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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찬 님의 서재입니다.

사내 이산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지찬
작품등록일 :
2022.01.02 22:13
최근연재일 :
2022.07.11 13:55
연재수 :
82 회
조회수 :
216,461
추천수 :
4,975
글자수 :
427,558

작성
22.02.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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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49
추천
63
글자
11쪽

11. 인연이 시작되다 ~ 12. 전투; 전설이 되다.

DUMMY

다시 시작된 훈련도 삼일 째인 수요일 오후 주.야간 사격훈련을 앞두고 점심을 먹고 내무반에서 총기 점검 중 토니의 호승심이 또 발동했다.


“우리 사격 점수내기 해야지”


궁금해하는 이산의 눈빛에


“주.야간 각 50발씩 총 100발을 쏘아 총 점수가 가장 높은 사람이 다 먹는 거야”


죠가 답을 주었다.


“단, 빌리는 10발을 더 주어 총 110발을 쏘지” 토니가 설명을 더 한 다음


“돈은 무장 구보와 같이 2등 50불, 3등 100불, 4등 150불로 하기로 하고”


끝을 맺자 이산이 웃으며 농담어린 찬성을 했다.


“여기는 돈 없으면 안되는 곳이네, 난 오케이”


“그래서 지금까지 내가 제일 많이 잃었어”


빌리가 인상을 쓰고 투덜대며 사격장으로 이동했다.


주간사격은 500m와 1km 두 거리의 표적에 각 25발씩을 쏘는 거고, 야간은 300m와 500m에 25씩을 쏘는 방식이었다. 조준경을 이용했고, 야간엔 투시경을 활용하는 저격사격 훈련이었다.


각각의 사로에 들어선 이들은 통제관의 지시에 따라 세발의 영점 조준사격을 한 후, 10발씩 총 5번의 주간사격을 실시하였다. 처음 500m 25발은 이산, 죠, 그리고 토니 모두 10점 만점 씩을 쐈고, 빌리도 500m는 25발을 쐈으나 10점 만점 20발, 나머지 다섯발을 9점 두발 8점 세발을 맞췄다.


1km 25발은 세명 모두 10점 만점을 쏘았으며 30발을 쏘는 빌리는 15발을 10점, 7발 9점, 8발을 8점에 맞췄다. 주간사격은 빌리가 519점이고 나머지셋은 500점 동점이었다.


저녁식사 후 야간사격은 300m 25발중 이산 25발 모두 10점, 죠와 토니는 24발 10점, 1발 9점을, 빌리는 25발중 10발 10점, 5발 9점, 10발 8점을 쏘았다. 500m 사격에선 이산 25발 모두 10점을, 죠는 23발 10점, 2발 9점을 토니는 22발 10점, 2발 9점, 1발 8점을 쏘았고, 빌리는 30발중 5발 10점, 5발 9점, 8발 8점, 12발 7점을 맞췄다. 주야간 총계는 이산 1,000점, 죠 997점, 토니 996점, 빌리 987점으로 20km 무장 구보에 이어 저격사격에서도 이산이 300불을 따게 되었다.


“괴물이네 괴물이야!”


빌리도 놀랐지만 죠와 토니는 정말 놀랐다. 이산이 만점을 받은 것이다. 주간사격은 자기들도 백발백중을 자신하지만 야간사격에서도 만점이라니, 죠와 토니는 서로 쳐다보며 고개를 흔들었다.


이산은 요즘 자신의 호흡이 더욱 깊어지고 안정되어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새벽마다 현무 할아버지에게 배워 20년 이상을 해오고 있는 단전호흡이 한층 더 깊어져 집중력과 침착성이 향상된 것 같았다. 오늘 사격도 전에는 이렇게 편하게 쏠 수가 없었는데, 오늘은 호흡이 안정되고 가늘어지면서 격발이 훨씬 수월했으며 특히 야간 사격에서는 시야가 밝아진 것 같았다.


“다음 번부터 난 깍두기나 할 테니 세분이서 하세요~” 빌리의 투덜에


“그럼 재미없잖아 그리고 우리는 한팀이고, 혜택을 더 줄게” 라며 토니가 달래자 죠가 이산에게


“그럼 빌리가 빠지면 안되지, 우리조의 센터인데, 안 그래? 산?” 웃으며 동의를 구하자


“당근, 빌리는 우리의 희망이지” 하면서 두 손가락으로 돈 세는 시늉을 하자 죠와 토니는 빌리를 보며 이산과 똑같이 손가락으로 돈을 세는 시늉을 하며 물었고, 빌리 역시 이산의 농담에 어이없다는 듯 보다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켐벨 중령으로부터 이산의 훈련성적을 보고받은 크롬웰 소장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성적에 감탄했다.


“역시 한국군 대단해, 탈바가지만 보더라도 우리 미군을 통틀어서라도 손으로 꼽을 정도니, 안그래? 캠벨”


“네! 저도 사실 무척 놀랐습니다. 이정도 성적은 처음 보는 거라서”


“사실 나도 몇 번 못 본 성적이야, 이제 작전에 투입해 봐”


“네, 알겠습니다, 부사령관님”


이산에 대한 계획된 신고식이 모두 끝나고 이젠 실전투입이 결정되었다.


12. 전투; 전설이 되다


적응하기 힘든 프로펠러 소음속에 이산은 일행과 함께 블랙호크 안에 앉아 있었다. 드디어 첫 임무를 나가게 된 것이다. 조장은 죠였으나 이산도 작전회의에 참가하여 작전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이산이 미군 소속이 아니고 파견된 한국군이었고, 이산의 신분은 개인 전술훈련 교관이었기에 작전 참가여부는 본인의 의사에 달려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작전참여를 거부하면 작전이 끝날 때까지 이산의 행동은 제약을 받게 되어있었다. 하지만 이산은 처음부터 작전을 나가지 않겠다는 생각을 아예 해보지 않았기에 죠, 토니, 빌리와 함께 이 헬기에 앉아있었다.


이번엔 단독작전이 아닌 엄호를 맡은 2개조 8명의 특수대원들이 옆 헬기에 타고 있었다. 그만큼 이번 작전이 위험하다는 반증이었다. 이번 작전은 파키스탄에서 활동하는 탈레반 지원세력과 칸다하르 지역 탈레반 지도부와의 회의 정보가 입수되어, 만남의 장소로 예정된 파키스탄 국경도시인 차만쪽 아프카니스탄 국경 산악지대로 출동하고 있었다. 이산일행의 임무는 도청이었고, 암살같은 추가임무는 엄호조가 맡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한시간 이상을 날아가 사전 정찰 자료에 나온 착륙 포인트에 내린 일행과 엄호조들은 어스름해지는 시간을 이용해 다시 한시간 정도를 걸어 산등성이를 넘은 후, 목표지점에 도착했다. 야간 투시경을 이용해 살펴본 지형은 계곡길을 사이에 두고 두개의 산등성이 마주보고 있는 형태로 이산 일행이 있는 곳이 조금 높아 보였지만 정확한 도청을 위하여 정상부근에서 약간 아래로 내려와 길 쪽으로 툭 튀어나간 부분에 소형 접시모양의 안테나와 도청기계를 설치하고 위장막으로 가렸다.


엄호조는 각 4명씩 도청조가 자리한 곳 왼쪽과 오른쪽으로 40~50m 정도 떨어져 길가 쪽으로 조금 내려간 곳에 매복하고 있었다. 도청 안테나가 설치된 위장막 안에는 빌리가 있었으며, 빌리 뒤 약 10m지넘 약간 오르막 능선 자그마한 바위 뒤로 이산이 위장막 안에 자리잡고 있었다.


9월말의 칸다하르는 낮에는 30도를 오르내리지만 밤에는 10도 아래로 떨어지고 특히, 이곳은 산악지대라서 영상을 간신히 넘기는 추운 날씨라 핫팩 지니고 있음에도 장갑 끝에 나온 맨 손가락들은 상당히 시려워 격발을 위하여 계속 풀어줘야 했다.


땅에는 칠흑 같은 어둠이 마치 검은 양탄자 같이 깔려 있지만 하늘엔 수많은 별들이 쏟아지듯 검은 양탄자를 수놓고 있었다. 위장막 안에 누워 하늘을 보고 있던 이산은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에 이곳이 전쟁터라는 사실을 잠시 잊을 뻔하였다.


칠흑 같은 어둠과 풀벌레 소리하나 없는 정적속에서도 시간은 흘러 어둠의 색깔이 조금씩 변해가고 있었고, 어둠의 색깔이 변해가는 만큼 대원들의 긴장도 짙어가고 있었다.


이산의 앞 빌리의 위장막이 꿈틀꿈틀 대는 것 같더니 빌리가 배를 땅에 대고 뒷걸음으로 위장막을 빠져나와 거의 기다시피 이산쪽으로 오더니 이산 뒤로 한참 올라가 자연현상을 해결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아프가니스탄의 어둠은 강한 태양의 빛에 급격하게 사라지며 새벽은 황당할 정도로 빨리 밝아왔다. 이산의 왼쪽 뒤편에서 급작스러운 자연현상을 해결하고 조심스럽게 오는 빌리의 소리가 자그마하게 들리고 있었고, 이젠 어둠이 거의 가신 어슴푸레한 새벽이 오고 있었다.


"윽"


'달가락’


'탕!'


이산이 있는 곳을 왼편으로 조금 떨어져 지나친 빌리가 갑자기 발을 잘못 디뎠는지 억누른 신음과 조그만 돌 구르는 소리가 새벽의 정적을 깨는 순간 자신의 총 조준경을 통해 반대쪽 능선을 바라보고 있던 이산의 눈에 반짝하는 것이 보이며 총소리와 동시에 이산도 조준경을 통해 보이는 빛을 향해 격발을 하였다.


‘피슝’


‘퍽’


소음기에 억눌린 총성과 동시에 반대쪽에서 총에 명중된 소리가 나며, 갑자기 양쪽 산등성이 능선에서 총탄들이 빗발치듯 쏟아졌다.


탈레반 저격수를 제거한 이산이 조준경으로 빌리를 보니 치명상을 입었는지 하복부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져서 간헐적으로 몸을 떨고 있었다.


“빌리! 정신차려!”


“빌리! 빌리! 퍽,퍽,퍽”


“이런! 씨발, 안돼! 빌리!”


귀에 낀 이어폰에서 죠와 토니의 가슴타는 소리들이 울리고 있었고, 이산의 입에서도 자신도 모르게 말이 터져 나왔다. 총탄은 여전히 빗발치고 있었지만 이대로 빌리를 두면 안되었다. 출혈을 막는 응급처치를 하지 않으면 과다출혈로 죽을 수밖에 없었다.


“죠, 토니! 내가 빌리에게 갈 테니 엄호해줘, 저격수를 잡아줘!”


이산이 구하러 간다고 말하자


“산! 안돼, 지금은 너무 위험해!” 죠의 만류에 이어


“그래! 산, 너까지 당하면 우린 모두 꼼짝없이 당해!” 라는 토니의 무전에


“지금 안가면 빌리는 죽어, 출혈이 너무 심해, 지금 갈테니 저격수 부탁해!” 라며 이산은 위장막을 나와 낮은 포복으로 좌측 앞쪽 10미터 정도에 쓰러져 있는 빌리에게 다가가기 시작하였다.


죠와 토니는 조준경을 통해 반대쪽 능선의 번쩍이는 빛이 보이면 총알을 박아 넣었다. 이제 자신들의 손가락에 이산과 빌리, 둘의 목숨이 달려있었다.


속으로 수없이 “퍽유”를 외치며 토니는 빌고 빌었다. 제발 이산과 빌리가 무사하길, 모든 신경을 조준경을 보는 눈과 방아쇠를 당기는 손가락에 쏟는 순간에도 빌었다. 죠는 오로지 잡아야 한다라는 일념밖엔 없었다. 하나라도 놓치면 이산과 빌리는 죽는다. 먼저 보고 먼저 맞춘다, 먼저 보고 먼저 맞춘다. 죠의 머릿속엔 이 말 밖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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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13. 회상 ; 꿈을 꾸다 +1 22.03.07 3,115 67 10쪽
27 13. 회상 ; 꿈을 꾸다 22.03.04 3,201 66 10쪽
26 12. 전투 ; 전설이 되다. 22.03.02 3,261 67 22쪽
25 12. 전투 ; 전설이 되다. 22.02.28 3,140 62 17쪽
24 12. 전투 ; 전설이 되다. 22.02.25 3,198 66 12쪽
» 11. 인연이 시작되다 ~ 12. 전투; 전설이 되다. 22.02.23 3,150 6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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