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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리로간다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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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리로간다
작품등록일 :
2020.05.11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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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0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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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10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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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인 169화

DUMMY

영수는 대학 친구를 만나기 위해서 오랜만에 지방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내려간 것이기에 영수가 어디로 이동했는지 아는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그가 도착한 곳은 한 시골 동네였다.

20가구도 되지 않는 이곳에 그의 친구가 있었다.


‘지태가 여기에 있다는 거군.’


우지태. 대학교에서 만나 친하게 지냈던 친구의 이름이었다. 집안 사정 때문에 늦게 복학한 영수처럼 그도 집안 사정 때문에 늦게 입학해서 학업에 힘을 쓰던 친구.

나이가 같고 집안 사정 때문에 힘들었던 아픔을 공유하면서 대학 생활내내 친하게 지내왔었다.


최근에 지인들에 대해 조사를 하다가 지태와 관련된 문서를 읽을 수 있었고 그 문서를 읽자마자 이곳으로 내려왔다.


영 케어러(YOUNG CARER)


자식이 생활이 힘든 부모나 조부모를 부양을 해야 하다 보니 자신의 미래를 포기하는 상황을 영 케어러라고 부르고 있었다. 때로는 파산으로 인하여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리고 우지태도 바로 영 케어러에 해당했다. 늙은 어머니를 위해서 고향으로 내려간 친구의 처지를 알자마자 내려온 영수.


“모두 여기에 대기하세요.”

“알겠습니다.”


경호원을 놔두고 친구 집으로 이동한 영수. 이내 낡은 담벼락과 낡은 철문이 그를 맞이하고 있었다.

시골집이라서 그런지 문은 열려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마루에 앉아 밥을 먹는 친구를 볼 수 있었다.


“누구?”

“나다.”

“어. 영수 아니야?”


밥을 먹다 말고 자리에서 일어나서 자신에게 다가오는 친구. 이내 영수를 반갑게 안아주고 있었다.


“하하하. 이게 얼마 만이냐.”

“그래. 잘 지내고 있었냐?”

“나야 죽지 못해 살아있지.”


우지태의 얼굴은 밭에서 일한 사람답게 얼굴이 타 있었다.


“얼굴 관리 안 하냐?”

“하하. 나이가 마흔인데 무슨 얼굴 관리냐. 그것보다도 네가 웬일이냐?”

“네 얼굴 보러 왔지.”

“오. 그래. 밥은 먹었고?”

“아직.”

“그럼 들어와라. 밥 푸고 숟가락만 있으면 되니까 조금 기다려봐.”


그러더니 녀석은 부엌으로 들어갔다. 그때 안방 문이 열리더니 머리가 하얀 할머니 한 분이 보였다.


“누구 왔어?”

“안녕하세요. 어머니. 지태 친구 하영수입니다.”

“어따. 사내가 아주 잘생겼구먼.”

“어. 엄마. 친구 녀석이 와서요. 지금 밥 드실래요?”

“오냐. 나도 밥 다오.”

“잠깐만 기다리세요.”


다시 주방으로 들어가는 녀석의 얼굴에서는 미소가 어렸다.


“이왕이면 된장국 끓여. 저기 밭에 있는 쑥하고 아랫집 이장 집에 가서 닭이나 한 마리 잡아 와라. 손님 왔는데 이것만 주다가 욕먹는다.”

“알았어요! 잠시 갔다 올게. 시간 괜찮지?”

“걱정하지 말고 갔다 와.”


녀석이 나가고 지태 어머니가 영수를 바라봤다.


“그래. 무슨 일로 왔나?”

“친구 보러 왔습니다.”

“친구라. 그래 무슨 일을 하는고?”


어르신들의 질문 시간이 도래했고 영수는 성심성의껏 이야기를 했다.


“그럼 내 부탁이 하나 있네.”

“부탁이요?”

“초면에 부탁하는 게 미안하지만 지금 자네에게만 할 수 있는 부탁이네.”


영수는 말없이 할머니를 쳐다봤다. 눈동자에서 느껴지는 할머니의 모습은 강직했다.


“네. 말씀해주십시오.”

“아들을 데리고 여기에서 떠나주게.”

“```.”

“아들 녀석이 날 부양하겠다고 여기에서 나가지 않아. 죽으면 흙이 될 몸인데 뭐 그리 신경을 쓰는지.”


하지만 얼굴에서는 아들을 사랑하는 어머니의 모습이 보였다.


“힘들지 않으세요?”

“그것보다 내 아들 내가 막는 것 같아서 가슴이 아파.”


늙은 생강이 맵다고 했나. 할머니는 알고 있었다. 자신 때문에 아들의 미래가 막혀 있다는 걸 말이다.


“아들은 말이야. 내가 마흔에 낳았어. 그래서 그런지 아주 이뻤어. 너무 이뻐서 나랑 평생 같이 살자고 어릴 때부터 농담했는데 그게 실현되니 참 거시기 한거여.”

“하하.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그래. 부탁해. 아들이 나를 떠나야 편하게 죽을 수 있을 것 같아.”


미련(未練). 아들을 향한 어머니의 미련이었고 어머니를 향한 아들의 미련이었다.

그리고 그 미련의 근본이 사랑이라는 것을 영수는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지태가 들어왔는데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어머니. 이장댁에서 닭죽 했다고 가지고 가라네요. 잠시만 기다리세요!”


나이가 들면 소화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자연스럽게 맵고 짠 음식을 피하게 되는 게 인간의 삶이었다.

어머니가 먹고자 할 때 조금이라도 빨리 먹기 편한 것을 드리기 위해서 달려온 거였다.

닭죽이 든 냄비를 커다란 대접으로 옮겨서 담았다.


“자자. 먹자고. 어머니도 어서 드세요. 맛이 아주 좋다고 이장님이 그렇게나 자랑하더라고요.”


반찬으로는 소금. 그리고 김치가 전부였지만 닭죽과 함께하니 진수성찬이었다.

그렇게 식사하고 나서야 안방으로 들어가시는 할머니.

이내 자리를 옮겨 집 근처 정자로 이동한 그들은 간단한 술과 주전부리를 가지고 와 자리에 앉았다. 자리에 앉자마자 소주잔에 소주를 따르는 지태.


“짠이다. 자식아.”

“시작부터 소주냐.”

“시작은 소주로. 그리고 마무리는 맥주 아니겠어?”


두 친구는 말없이 술잔에 든 술을 마시면서 주변 이야기를 시작했다.


“네가 부자 될 줄 몰랐다.”

“크크. 왜?”

“너는 모험을 할 성격은 아니잖아.”

“모험할 성격이 아니라고?”

“너는 99%의 성공과 1%의 실패가 있다면 1%의 실패로 주저하는 성격 아니었어?”

“너무 극단적인데? 이래 봬도 주식이나 복권도 한 사람이라고.”

“주식은 십만 원. 복권은 매주 5000원 아니었어?”


그 말에 입을 다무는 영수였다. 말 그대로 영수는 초 안전주의였다. 그러한 영수가 몇백억. 몇천억도 아닌 몇십조나 되는 거대한 사업을 진행해서 회장님이 되었다는 것은 언제 들어도 놀라운 일이었다.


“너는 성공할 가능성이 100%라 믿고 한 것 아니겠어?”

“나에 대해서 너무 잘 안다.”

“흥. 그것보다 온 이유가 뭐냐?”

“사람이 필요해서 말이야.”

“그래서 날 영입하려고 왔다는 거네?”

“응. 아무래도 네 도움이 절실하다.”

“뭘 하려고?”

“지금 네가 어머니 때문에 묶여있는 거잖아.”

“그렇지. 아무래도 어머니가 고령이시다 보니 누가 케어해주지 않으면 살기 힘들어해.”

“너 같은 경우를 두고 영 케어러라고 부르더라.”

“영 케어러? 그건 또 무슨 신조어냐?”

“젊음이가 늙은 부모나 조부모를 부양하다가 자신의 미래까지 포기하는 상황을 영 케어러라고 부르더라고.”

“```내 상황이네.”


녀석은 소주잔에 든 소주를 쭈욱 들이켰다.


“크음.”

“어머니도 너 데리고 가라더라.”

“키키. 그게 마음처럼 되는 게 아니라서 문제잖아.”


알고 있다. 분명 무엇이 미래를 위한 길인지를 알고 있지만, 미래를 위해서 현재를 포기할 수 없는 게 사람이었다.

만약 현재를 포기한다고 가정했을 때 미래가 행복할지 장담할 수 없었다. 오히려 죄책감에 더욱 힘들어질지도 몰랐다.


“그러기에 너에게 영 케어러 문제를 해결하는 대표를 맡기고 싶어.”

“영 케어러 대표?”

“내가 운영하는 청결재단은 국내에 도움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어. 고아. 미혼 부모, 장애인, 범죄피해자, 생활고로 힘들어하는 사람 등 여러 방면으로 도와주고 있지.”


청결재단은 영수가 보유한 회사와 협업을 통해서 국내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국민과 사회적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힘쓰고 있었다.


“영 케어러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어. 그래서 우리 청결재단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움직일 생각이야.”


현재 해외에서는 이 영 케어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상황파악 및 대응을 하고 있었다.

영국에서 파악한 영 케어러는 49만 명. 이들을 위해서 전담 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용돈을 지급하고 있었고 호주 23만 5천 명에게는 학비 보조금 지원 등 그들만의 방식으로 운영 중에 있었다.


하지만 학비 보조금 지원도 일 년에 255만 원이 최고였고 용돈도 1년의 48만 원밖에 되지 않았다. 한달에 4만원 밖에 안되는 액수였다.

턱없이 부족한 액수였지만 해외에서는 영 케어러에 대한 지원과 정책이 진행되고 있다는 게 중요했다. 앞으로도 이런 지원과 정책은 꾸준히 증가할 계획이었다.


독일에서는 가족 돌봄자에 대해서 간병 크레딧, 연금을 대신 내주는 납입 기간을 인정해주는 제도로 운영하고 있었다. 즉 사회적인 보상이 있었다.


“국내에서는 이러한 지원이 없어. 아니 통계조차 없다는 게 문제지.”


이러한 일을 담당해야 할 보건복지부에서는 실태 파악조차 못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걸 네가 하겠다고?”

“어차피 돈 벌어서 할 것도 없는데 이런 문제 해결하는데 쓰는 게 좋지 않겠어?”

“너 꿍쳐둔 돈 있냐?”

“어. 무슨 소리야?”


순간 심장이 덜컥거렸지만 차분하게 답하는 영수였다. 그리고 영수를 의심스럽게 바라보는 지태는 자기 생각을 정리해서 말했다.


“재벌들이 괜히 돈을 풀지 못하는 데 아니야. 한번 나간 돈은 돌아오지 않지. 특히나 투자가 아닌 기부와 관련된 일에는 말이야. 지금 네 행동은 천억을 번 재벌이 500원짜리 껌을 사는 것 같단 말이지.”

‘예리한 놈.’

“그런데 그것도 말이 안 되는 게 네가 기부한 액수만 해도 조 단위란 말이지. 그럼 숨겨둔 돈도 최소 그 열 배여야 할 텐데. 미국 복권에 당첨되어도 불가능한 일인데 말이야.”

“그 돈이 있다고 해서 내가 할 게 뭐 있냐. 그리고 비자금으로 100억 남겨 놓아서 노후는 걱정 없다.”

“하긴. 그 정도면 적당하겠네.”


이내 소주를 들이켠 유지는 오징어 다리를 씹어먹으면서 말했다.


“그래서. 어떻게 하고 싶은데.”




선호작, 추천, 댓글은 작가의 양분이 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이더스의 능력 완결*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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