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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약장수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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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전공약장수
작품등록일 :
2021.03.01 19:43
최근연재일 :
2022.06.01 21:36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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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829,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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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01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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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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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3쪽

신작 1화

DUMMY

녹스 RPG


중세풍 판타지 세계관의 가상현실게임으로 출시되었으며,


가상현실게임 중에서도 가장 현실적인 세계를 보여줬다면서 극찬받았다.


드디어 인류의 기술력은 여기까지 온 건가!!!


라는 느낌으로 출시한 순간부터 엄청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녹스 RPG를 극찬하던 사람들은 몇 시간 만에 욕하기 시작했다.


“미친 개발자 새끼들아! 이게 게임이냐!!!”


“이 좋은 기술력 가지고 만든 게 이거냐!!!”


현실적인 게임 참 좋지.


그런데 지나치게 현실적인 게임이라면?


밥 안 먹으면 배고파서 죽고,

잠 안 자면 졸려서 뻗어버리고,

싸우는 도중에 똥 마려워서 죽고,

상한 거 먹으면 하루종일 설사만 하는 불편한 현실까지 게임에 구현된다면?


그래.


여기까지는 그렇다고 치자.


이 정도로 현실적인 게임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니까.


진짜 드물기도 하고,

더럽게 불편한 시스템이긴 하지만,


있을 수는 있지.


그런데 하나만큼은 절대 용납할 수 없거든?


세상 어떤 게임이 통각 100% 구현하냐 이 미친놈들아!!!


고블린한테 학살당하는 감각까지 그대로 구현하면 어쩌라고!!!






**






그로부터 1년.


녹스 RPG는 똥겜이 맞다.


다른 불편함은 다 참을 수 있지만.


사냥하다가 죽을 때는?


진심으로 개발자 놈 옆에 있었으면 면상 한 대 갈겨줄 자신감이 충만할 정도로 엿 같았다.


하지만 이런 엿 같은 게임도 장점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애초에 장점 하나 없는 더러운 똥겜이었으면 1년 동안 하고 있지도 않았지.


오히려 장점이 너무 커서 이딴 단점이 있어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장점이란?

초 리얼리티한 현실감?


진정한 판타지 여행을 하고 있다는 만족감?


도심 속에서 빠져나와 자연을 만끽한다는 해방감?


다 틀렸다.


녹스 RPG의 진정한 장점!


그건 바로 리얼한 여자친구를 사귈 수 있다는 점이다!


그것도 엄청난 미모를 자랑하는 절세미녀와 사귈 수 있다!


현실에서는 절대 무리지만, 여기라면 가능하지.


판타지 소설이나, 이세계 전생 소설을 보면, 평범하다는 남주 놈이 여자 5~6명씩 끌고 다니면서 하렘 판타지를 즐기잖아?


여기도 마찬가지다.


내가 평범하면 뭐 어때?


레벨이 오르면 강해지고,

레벨이 오르면 돈도 많아지고,

레벨이 오르면 귀족도 될 수 있는 세계관.


적당히 사냥만 해도 강해지는 곳이 녹스 RPG다.


그리고 힘이 곧 권력인 세계지.


그런 세계에서 렙 높은 강한 주인공?


당연히 인기가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러니 소설 속에서만 보던 하렘 판타지를 나도 재현할 수 있다는 거대한 장점이 있지.



조금의 단점이 있다면...


온라인 게임이라는 점 때문에 주인공이 많다는 정도?


그 주인공 중에서도 랭킹 1위가 진짜 주인공이라는 것 정도?


실제로 공주님이라든가,

왕국 최강의 여기사라던가,

전설의 드래곤이라던가,


그런 것들을 데리고 다니는 건 랭킹 1위의 용사 칭호를 받은 녀석이지.


하지만 그딴 건 아무래도 좋았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들을 모은 하렘 판타지?


그딴 건 전혀 부럽지 않지.


지금의 나한테는 나만의 여신님이 있으니까.


내 취향을 100% 저격한 나만의 여신님!


아아...


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얼굴만 아름다운 게 아니다!


몸매만 아름다운 게 아니다!


내면의 아름다움까지 간직한 진정한 나의 여신님!


이런 쓰레기 같은 세계에서 날 지탱하고 있는 최애캐!


그런 그녀가 나와 함께하고 있고!


드디어 마지막 순간에 도달하고 있었다!


“이번 전쟁만 끝나면, 나랑 결혼하자.”


바로 결혼!


이번 전쟁만 끝나면 부부가 되어서 평생을 살아가는 거다!


비록 게임 속의 여자고,


데이터 덩어리에 불과한 여자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좋다.


이 여자라면 내 평생을 바칠 수 있다는 생각까지 했고,


이 여자라면 내 인생을 행복하게 만들어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러니 이번 전쟁만 끝나면 바로 결혼식을 치를 거다.



그럴 예정이었는데...



패배했다.


전쟁에서 패배했다.


녹스 RPG는 워낙 똥겜이라서 세계 멸망 이벤트가 수시로 열린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멸망은 잘 막았다.


애초에 못 막을 수가 없는데,


유저들은 죽으면 다시 살아난다.


그에 비해 세계를 멸망시키려는 녀석들은 죽으면 끝이다.


그러니 전황이 불리하더라도 계속 싸우면서 소모전으로 끌고 가면 반드시 이길 수 있었다.


죽을 때마다 개발자 녀석들한테 욕을 바가지로 하긴 했지만,


내 여친이 뒤쪽에 있다.


내가 좋아하는 세계가 뒤쪽에 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악을 쓰면서 어떻게든 버티면서 계속 싸웠고,


승리할 수 있었다.


그랬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세계를 멸망시키겠다고 찾아온 녀석은 단 1명.


[타락한 용사 리아]


아름다운 여기사의 모습이었지만,


사악한 표정으로 유저들을 학살하고 다니는 희대의 미친년.


첫인상은 딱 그런 년이었고,


검을 한 번 휘두를 때마다 유저들이 대량으로 썰려 나갔고,


손짓 한 번 할 때마다 유저들이 대량으로 불타버렸다.



그리고...


우리 중에서 가장 강했던 용사 녀석도...


한 방에 죽어버렸다.


너무나도 허무한 죽음.


전력으로 방어했음에도 산산조각나면서 죽어버렸다.


그렇게 우리 모두 전멸.


한순간에 몰살당했다고 생각해도 될 정도로 처참한 패배였다.


하지만 포기하진 않았다.


우리들은 몇 번이고 부활하는 유저.


전멸하더라도 다시 살아나서 싸우면 어떻게든 막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렇게 생각했는데...


우리가 부활했을 때는 이미 늦은 상태였다.


모든 인류가 학살당했고,

성은 불탔고,

세계는 멸망했다.


그리고...


내가 사랑했던 그녀까지 사망.



돈만 충분하다면 성당에서 죽은 NPC를 부활시킬 수도 있었지만...


성당까지 전부 다 파괴된 지금은 방법이 없었다.


게다가...


내 앞에 나타난 메시지는 더 절망스럽게 만들었다.



[인류는 멸망했습니다.]


[녹스 RPG의 서비스를 종료합니다.]








**








녹스 RPG의 서비스 종료 선언과 함께 현실로 돌아왔고,


로그인은 불가능.


진짜로 게임이 끝나버린 거였다.


정말 엿 같아서 개발사에 전화도 걸어봤지만...


없는 전화번호라고 한다.


젠장.


운영을 병신같이 하는 건 잘 알고 있었지만.


설마 서비스 종료 선언하고 바로 도망쳤다고?


그게 말이 돼?



하지만 진짜였다.


회사 전화번호를 포함해서, 회사의 모든 것이 소멸.


마치 처음부터 없던 것처럼 깔끔하게 사라진 상태였다.



그 덕분에 인터넷에서도 난리 났는데,


녹스 RPG 피해자 카페나, SNS 계정까지 개설되었고,


각종 욕이 난무하면서 개발사를 욕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 뭐하냐.


어차피 개발사 녀석들은 보지도 않을 텐데.


원래부터도 소통이라는 걸 안 하는 놈들이었다.


공식 사이트도,

문의 전화도,

고객 센터도,


전부 다 장식용이고, 매크로 답변뿐이었다.


녹스 RPG에 있는 NPC들은 전부 다 실제 사람 수준이라서 웃고, 울고, 화내고, 장난치는 다양한 감정을 보여줬지만,


이 빌어먹을 녹스 RPG 개발사는 NPC보다도 못한 수준의 대응 능력을 보여줬다.


누가 봐도 기계적인 음성에, 기계적인 반응뿐.


딱 봐도 매크로 써서 대응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을 정도로 성의라는 게 없었다.


그런 놈들이 짐 싸서 도주까지 했는데 인터넷 여론을 신경 쓸까?


절대 안 쓰겠지.


그러니 욕하는 건 의미 없고,


빡치는 마음에 잠깐 바깥 공기를 쌔면서 밤하늘을 감상했다.


그리고...


마음속에 쌓였던 후회가 한 번에 몰려왔다.



“하아... 진심으로 사랑했는데...”



내 최애캐.


내 여신님.


내 사랑.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했던 내 반쪽.


게임 속의 인물이긴 했지만,


실제로 대화해보면 게임 속인지, 현실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진짜 사람답고, 매력적인 모습이었던 여자친구였다.


녹스 RPG의 현실성을 항상 욕했던 나였지만,


사람의 현실성에는 감동할 정도로 뛰어난 모습이었지.


마을 사람 A 수준의 NPC조차도 각자의 인생이 있고, 감정이 있고, 생각이 있었다.


그런 세계였기에 진심으로 사랑했고,


사람들도 좋아할 수 있었다.


여긴 게임이 아닌 진짜 세계.


그렇게 생각할 정도로 현실적인 곳이었기에 목숨 걸고 지켰다.


내 여친이 있고,

내 친구가 있고,

내 동료가 있고,


내 인생이 있던 세계였으니까...


젠장...


생각해보면 현실이 더 똥겜이긴 했다.


필사적으로 공부해서 대학까지 졸업했지만,

남은 건 학자금 대출이라는 빚뿐이고,


최선을 다해 취업활동을 해봤지만,

지금 하고 있는 건 전공과는 상관없는 아르바이트뿐.


그에 비해 녹스 RPG는 좋았지.


뒤질 때마다 비명을 지를 정도로 아프긴 했지만...


노력하면 레벨 업이라는 결과가 있고,

사냥하면 대량의 금화가 손에 들어왔고,

친절을 베풀면 날 좋게 봐주는 사람들이 생겼다.


그리고 여자친구도 생겼다.


하아...


게임이라고 생각했을 때는 똥겜이었지만...


현실이라고 생각하니까 갓겜이었어...


할 수만 있다면 아예 그쪽 세계에서 살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세계였다고...


하지만 이젠 없는 거지?...



녹스 RPG 서비스 종료.


게임사는 도주.


이런 짓까지 한 게임이 다시 부활한다?


그거야말로 욕심이지.


그러니 포기하자.



이럴 때 트럭에 치여주면 녹스 RPG의 세계로 환생할 거라는 기대감도 약간 있지만...


그럴 리가 없지.


이세계 환생하고 싶다고 트럭에 몸을 던져서 자살한다?


소설은 소설이고,

현실은 현실.


그딴 꿈 같은 이야기가 현실로 찾아올 리가 없다.


게다가 이세계로 환생시킬 거라면 나보다 더 괜찮은 놈이 있잖아?


랭킹 1위였던 용사.


나 같은 어중간한 놈보다는 그런 놈을 데려가겠지.


그러니 난 얌전히 현실을 받아들이고 잊어버릴 준비를 시작했다.


마트에서 고기랑 채소 좀 사주고,

소금이랑 양념도 몇 개 사주고,

콜라랑 맥주, 소주까지 통 크게 사줬다.


돈도 얼마 없는 알바생일 뿐이지만,


그래도 오늘만큼은 푸짐하게 먹으면서 잊고 싶었으니까.


“하아... 대충 이 정도 사면 된 것 같고... 간식 좀 살까?...”


그리고 마지막.


힘든 일이 있을 때는 단 게 최고라고 했던가?


평소에는 비싸서 사먹지 않았던 딸기 파르페 아이스크림까지 구매했다.


편의점에서 파는 거라서 그렇게까지 비싼 건 아니지만...


그래도 아이스크림치고는 비싼 편이지.



이렇게 과소비하면 며칠 정도는 컵라면만 먹어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걱정도 들긴 했지만.


오늘만큼은 신경 쓰지 말자.


그렇게 생각하면서 양손 가득한 봉투를 든 채로 편의점에서 나왔다.


그랬는데...



너무나도 그리운 공간이 나타났다.


하얀색의 거대한 신전.


녹스 RPG를 처음 시작했을 때 왔던 곳이자,


녹스 RPG 대표 여신 아리엘이 있는 장소.


게임 시작할 때 설명을 들었던 장소이며,


죽었을 때 한 번씩 와서 잠시 대기하는 장소였기에,


녹스 RPG 유저라면 모를 수가 없는 장소였다.


그리고 신전 중앙에 앉아있는 아름다운 여성.


여신 아리엘.


하얗고 긴 머리카락은 마치 비단과도 같고,


맑고 투명한 눈동자는 보석과도 같고,


아름다운 외모는 인형과도 같은 녹스 RPG 대표 미녀 중 1명.


그런 그녀가 날 보더니 웃으면서 일어났고,


서서히 다가오면서 말했다.


“녹스 RPG는 재미있으셨나요?”


언제나 들었던 여신의 목소리.


하지만 녹스 RPG의 NPC들은 이쪽 세계가 게임이라는 걸 모른다.


게임이라는 개념도 없고,


게임이라고 설명해봤자 무슨 소리인지 알아듣지도 못한다.


그런데 저쪽의 아리엘 여신은 당당하게 녹스 RPG라고 말한다?


아...


그런 거구나?


니가 녹스 RPG 개발자구나?


여신의 탈을 쓴 개새끼구나?


어떻게 날 납치했고,


어떻게 여기로 끌고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딴 건 아무래도 좋다.


지금 내가 할 일은 단 하나뿐.


빌어먹을 개발자 새끼한테 한 방 먹이는 것뿐이니까!


“당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


“어금니 꽉 깨물어!”


퍽!!!


바로 여신의 면상에 혼신의 일격을 날려줬고,


내 일격을 맞은 여신은 뒤로 날아가면서 고통에 신음하고 있었다.


역시 녹스 RPG


개발자 놈이라도 통각 100%인 건 마찬가지구나?


아주 좋아.


그래야 내가 알던 녹스 RPG지.


그러니 좀 맞아야지?


통각 100% 같은 엿 같은 시스템을 개발한 걸 땅을 치고 후회할 정도로 패주마!


작가의말

신작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제목은 '시스템 악용하는 용사님' 입니다.


노벨O아 독점작이라서 다른 곳에서는 연재할 수 없지만,


그래도 관심있는 분들은 한 번 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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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작 1화 22.06.01 384 5 13쪽
426 424화 졸업식(완결) +2 22.06.01 321 6 14쪽
425 423화 기타 등등 2 +1 22.05.31 223 5 5쪽
424 422화 기타 등등 1 +1 22.05.30 227 5 11쪽
423 421화 3자매 이야기 22.05.29 242 5 12쪽
422 420화 강아지 여신님 22.05.28 235 6 9쪽
421 419화 이러면 친구가 생기는 거지? 22.05.27 226 7 9쪽
420 418화 최후의 방법 22.05.26 243 6 12쪽
419 417화 나리의 학교생활 +1 22.05.25 239 6 7쪽
418 416화 봉사활동의 결실 +1 22.05.24 241 6 11쪽
417 415화 빈민 캠프 22.05.23 247 6 13쪽
416 414화 소통은 중요해 22.05.22 241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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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409화 촌장님의 파티 22.05.17 242 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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