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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약장수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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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전공약장수
작품등록일 :
2021.03.01 19:43
최근연재일 :
2022.06.01 21:36
연재수 :
427 회
조회수 :
305,424
추천수 :
6,721
글자수 :
2,829,029

작성
22.05.13 19:47
조회
240
추천
6
글자
11쪽

405화 메리아의 인생

DUMMY

드래곤 전용 연구실.


대부분 드래곤이 인간 형태로 돌아다니면서 실험을 진행하고,


공룡에 흥미 있는 사람들도 도와주면서 돌아가고 있는 장소였다.


그런 장소 입구에서 은신을 푼 채로 벨을 눌렀다.


삐!


“누구십니까. 여긴 관계자 외에 출입금지구역입니다. 오늘 오기로 예정된 사람은 없으니, 신속히 나가주시길 바랍니다.”


“나야. 최현석.”


“최현석님?! 진짜 최현석님이십니까?!”


“맞으니까 문 열어줘.”


“사칭...같은 건 아닙니까? 아무런 연락 없이 이런 곳에는 왜...”


“오랜만에 밖에 나갈 일이 있어서. 겸사겸사 놀러 왔어.”


“알겠습니다. 바로 마중 나가겠습니다.”


남자는 말을 끝내자마자 문을 열었고,


그 앞에는 메리아가 있었다.


“종족의 대표자님께서 마중 나온 거야?”


“주인님이라면 당연히 제가 나와야죠.”


“그런데 말투... 바뀐 거지?”


“말투요?”


“예전에는 좀 더 느긋한 느낌의 말투였잖아.”


“그랬었죠. 하지만 여러 사람과 의사소통을 하면서 연구를 진행하는데, 그런 말투면 답답하잖아요? 그래서 노력 좀 했어요.”


“노력?”


“네. 말을 빨리하는 연습을 많이 했거든요. 예전에는 느리게 말해도 제가 답답하진 않으니까 괜찮았는데, 지금은 제가 답답해서 못 참겠더라고요.”


못 참겠다니...


하지만 이해는 됐다.


예전의 메리아는 모든 연구를 혼자 했고,


남이 자신의 말을 알아듣던, 알아듣지 못하던, 전혀 신경 쓸 필요 없었는데,


지금은 못 알아들었다가는 문제가 터진다.


예전에 사성그룹 연구원 중에서도 무언가 화학약품을 1mL 넣으라고 했는데,


말을 어눌하게 하는 바람에 1L를 넣어버린 대사건이 있었으니까.


뭘 하면 1mL를 1L라고 듣는지 이해가 되질 않았지만,


그 연구원 녀석 말하는 거 들으니까 이해했다.


말이 더럽게 느리고, 발음도 이상해서 1mL가 1L로 들릴 정도였으니까.


제대로 들어도 그 정도였는데,


바쁜 상황에서 들었다?


오해하기 충분한 상황이지.


그렇기에 사람들과 자주 소통하는 사람들은 발음이나, 억양에 조금 정도는 신경 쓸 필요가 있었다.


특히 과학자들은 단위 하나 잘못 들으면 대참사니까.


그러니 메리아도 비슷한 경험을 했고,


그 때문에 말투를 고쳤다.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지.


게다가 나도 이쪽이 듣기 편해서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말투 이야기만 하려고 온 건 아니죠? 뭔가 시키실 일이라도 있어요?”


“그런 거 아니야. 반쯤은 놀러 온 거니까.”


“그럼 나머지 반은요?”


“오는 길에 살짝 흥미로운 걸 봐서.”


“공룡 쪽인가요?”


“그것도 나쁘진 않았지만... 인간형 공룡처럼 생긴 것들이 공룡을 타고 다니면서 창을 던지더라고.”


“창이라고요?!”


“응. 몰랐어?”


“네. 어제까지만 해도 날카로운 돌을 던지는 거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었거든요.”


“그럼 오늘 발전한 건가? 그런 것치고는 꽤 능숙하게 쓰던데?”


“최현석님의 능력을 연구하면서 일부 정도는 쓸 수 있게 됐거든요. 완벽하진 않지만 시간의 힘을 쓸 수 있게 되었어요.”


“시간의 힘? 어떤 식으로 쓰고 있는데?”


“작은 세계를 창조하고, 세계의 시간을 가속화시켜서 종족이 어떤 식으로 진화하는지 보고 있어요.”


시간 가속이라.


그럼 못 본 건 하루지만,


실제로는 몇 년...


아니 몇 천 년이 흐른 걸지도 모르겠네.


그러니 어제까지는 돌 던지기로 사냥하던 놈들이,


하루 만에 창을 능숙하게 쓰는 것도 이해할 수 있었다.


하루 만에 그 정도로 발전한 거면 비정상적인 일이지만,


몇 천 년에 걸쳐서 발전한 거라면 이해할 수 있는 범주니까.


“그럼 인간형 공룡처럼 생긴 것들은 직접 창조한 종족이야?”


“네. 드래곤, 공룡, 인간의 유전자를 배합한 새로운 종족. 이름은 아직이지만, 다른 사람들은 리자드맨 같다고 표현하더라고요.”


“나도 그 생각했어.”


“그럼 임시 종족명으로 리자드맨이라고 해야겠네요.”


“그렇게 즉석으로 지어도 되는 거야?”


“어차피 임시니까요.”


“그럼 이름은 그렇다 치고, 종족 특징 같은 건 어때?”


“종족 특징이요? 음... 인간이랑 비교하는 편이 이해하기 좋으시겠죠?”


“응. 비교해서 설명해줘.”


“우선 마나량으로 보면 인간보다는 강하고, 드래곤보다는 약해요.”


“다른 건?”


“신체 능력도 인간보다는 강하고, 드래곤보다는 약해요.”


“나머지는?”


“번식력은 인간보다 약하고, 드래곤보다는 강해요.”


“대충 요약하면 인간이랑 드래곤 중간쯤 능력치를 가진 종족이란 것 같은데?”


“그렇게도 말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지성 쪽이 어떤지 모르겠어요.”


“지성?”


“네. 지금까지의 관찰 결과로는 지성이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결과물이 없거든요.”


“그 정도라고?”


“네. 쓰는 도구도 조잡하고, 언어도 없거든요.”


“언어가 없다고?”


“그게 제일 문제에요. 아무리 기다려도 말 한 마디 없고, 소리만 지르고 있다니까요?”


“하지만 리자드맨이 말하는 걸 들었는데?”


“말하는 걸 들었다고요?! 어떤 말을 했는데요?!”


“음... 유령 상태인 날 향해서 창을 휘두르며 ‘이상하군. 뭔가 기척이 느껴지는데. 착각인가.’ 라는 말을 했어.”


“그런 말을 했다고요? 리자드맨이 한글을 창조했을 리는 없는데... 설마 통역?!”


“왜?”


“지금까지 왜 그 생각을 못 했지?! 단순하게 소리만 지르는 게 아니야. 일정 패턴이 있고, 의미가 담겨있어. 그럼 언어가 되는 거야. 그걸 왜 이제 알았지?!”


“메리아?”


“감사합니다 주인님! 지금 바로 분석해야겠어요!”


메리아는 바로 뛰쳐나갔는데,


소리가 언어라는 생각을 못 했던 모양이다.


돌고래는 초음파로 소통하고,


개미 같은 건 호르몬으로 소통하는 듯이,


리자드맨에게도 리자드맨의 소통 방식이 있던 거겠지만,


인간 기준으로는 그냥 시끄러운 소음일 뿐.


그걸 언어라고 생각하긴 힘들긴 하지.


하지만 용사의 기본 능력 중 하나인 통역 능력이 발동했다는 건,


언어 체계가 잡혀있다는 걸 의미한다.


단순하게 소리만 지르는 게 아닌,


제대로 된 패턴이 있는 언어란 거지.


그런 사실을 이제야 알았기에 메리아는 바로 분석하러 가버렸는데...


음...


연구 소재를 찾은 건 좋지만...


다른 설명은 누구한테 듣지?


적당히 한 놈 잡을까?









**









“최현석님과 직접 대화할 수 있다니 영광입니다.”


“나도 안내해줄 사람은 필요했으니까.”


“네! 최선을 다해서 안내하겠습니다!”


적당히 돌아다니다가 만난 드래곤 남자는 엄청난 열정을 보이면서 감격하고 있는데,


뭔가 부담스럽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연구소 자체는 넓은 것 같은데, 지나가는 사람 하나 없네?”


“보통은 자기 자리에 앉아서 연구만 합니다. 움직일 때도 대부분 순간이동을 이용하는 탓에 돌아다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럼 넌?”


“전 움직이는 걸 좋아합니다. 그래서 순간이동 같은 것도 안 쓰고, 직접 걸어다니죠.”


그렇다는 건 이 녀석 말고는 붙잡을 놈도 없단 거네.


그럼 어쩔 수 없지.


약간 부담스러운 녀석이지만,


안내를 부탁할 수밖에.


“그럼 안내를 부탁할게.”


“네!”


“일단 국가 상황 좀 알려줘.”


“다들 공룡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구소를 제외한 나머지 영역을 12지역으로 나눠서 각각의 생태계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거대한 땅덩어리를 12등분해서 각각의 생태계를 만든 거구나?


시대에 따라서 공룡의 종류도 달랐으니까.


전부 다 연구하려면 각 시대별로 나눠서 키우고, 분석하는 과정이 필요하겠지.


“그럼 메리아랑 다른 드래곤들은? 잘 지내?”


“모두 열정적으로 연구하면서, 즐거운 인생을 보내고 있습니다!”


“연구 성과는?”


“화석으로만 존재했던 대부분의 공룡 복원을 끝냈습니다! 식물 쪽은 자료가 얼마 없어서 힘들었지만, 그 당시의 환경을 추측해서 비슷한 느낌으로 복원했습니다!”


“인간 사회에 쓸만한 상품은? 만든 거 있어?”


“고기로 써먹기 좋은 공룡을 선별해서 육류 가공 사업을 확장시켰습니다! 추가적으로 공룡 전용 동물원 개장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연구 결과에 비해 엄청나게 평범한 성과잖아?


하지만 나쁘지는 않지.


공룡 고기라고 하면 나름의 수요는 있을 테고,


공룡 동물원도 괜찮은 관광지니까.


다만


내가 들어볼 만한 건 여기까지가 끝이었다.


몇 번 더 이야기하긴 했지만,


나오는 결과물은 전부 다 즐겁게 연구 중이라는 게 끝.


애초에 공룡 복원이 목표였으니,


그쪽만 완료해도 엄청난 성과긴 하지만,


당장 돈이 될만한 결과물은 없었다.


굳이 결과물이 있다면...


본인들이 즐겁게 연구할 수 있는 공룡들의 낙원을 만들었다는 정도?


그나마 흥미가 있던 건 리자드맨인데,


그쪽은 이제 막 시작한 수준이라서 특별한 결과물이 없었다.


“그럼 대충 들었으니까 돌아갈게.”


“벌써 돌아가시는 겁니까?!”


“응. 메리아도 바쁜 것 같고, 잘 살아있는 것도 확인했으니까.”


“알겠습니다! 그럼 입구까지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됐어. 순간이동으로 갈 거니까.”


“실례했습니다!”


“아니야. 너도 수고하고, 잘 지내라.”


“감사합니다!”


바로 순간이동했다.


여기 와서 확인한 건 그렇게 많지 않았고,


메리아랑 이야기도 제대로 못 했지만,


이런 것도 나쁘진 않겠지.


메리아는 원래부터 그런 여자였으니까.


연구에 진심인 여자.


끝없이 지식을 탐구하는 여자.


남자친구 같은 건 전혀 없는 상태로 실험에만 몰두하는 여자.


그런 여자니까.


라고 생각했는데,


훗날 메리아의 결혼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결혼 상대는 본인들이 창조한 리자드맨 남성.


내가 봤을 때만 해도 돌로 만든 창이나 들고 다니던 원시인이었는데,


몇 년 뒤에 찾아온 리자드맨은 양복까지 입은 채로 예의를 갖추면서 인사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진정한 창조주님. 피조물이었던 제 일족은 창조주였던 드래곤님들과 영광스러운 교류를 시작했고, 결혼이라는 아름다운 결과까지 얻었습니다. 이날의 기쁨을 진정한 창조주님과 함께 해서 영광입니다.”


라고 말이다.


“음... 메리아? 진짜 결혼할 생각이야?”


“제 손으로 만든 종족과의 결혼생활. 가장 가까이에서 제 연구가 어땠는지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칠 수는 없잖아요?”


게다가 메리아도 좋아하는 눈치였는데,


고백한 건 리자드맨 쪽이었다.


아름다운 블랙 드래곤 메리아님의 비늘에 반했다고 했던가?


그랬다는데,


자신의 창조주한테 고백하는 용기에 감격해서 결혼을 결심했다고 한다.


물론 결혼생활을 하면서 자신이 창조한 종족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다는 게 주목적이긴 했지만,


그래도 서로 좋아한다는 점은 일치하니까.


축하해주면서 결혼식을 성대하게 열어줬다.


작가의말

자신의 연구 결과와 결혼한 메리아.


인공여자친구를 만들어서 결혼한 인류.


역시 애인은 만드는 게 답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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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2 420화 강아지 여신님 22.05.28 235 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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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 414화 소통은 중요해 22.05.22 241 6 11쪽
415 413화 그 때 만났던 엘프 22.05.21 249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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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411화 촌장님의 과거 22.05.19 260 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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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9 407화 누나의 결혼식 22.05.15 239 6 8쪽
408 406화 다시 찾은 마을 22.05.14 236 6 4쪽
» 405화 메리아의 인생 22.05.13 241 6 11쪽
406 404화 드래곤들의 국가? +1 22.05.12 257 6 4쪽
405 403화 아리아의 행복 22.05.11 242 6 7쪽
404 402화 엘프와 정령들의 놀이공원 판타지아 +1 22.05.10 252 6 10쪽
403 401화 근육 마법사 +1 22.05.09 253 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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