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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약장수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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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전공약장수
작품등록일 :
2021.03.01 19:43
최근연재일 :
2022.06.01 21:36
연재수 :
427 회
조회수 :
305,335
추천수 :
6,721
글자수 :
2,829,029

작성
22.05.22 16:33
조회
240
추천
6
글자
11쪽

414화 소통은 중요해

DUMMY

에리카랑 단둘이 앉아서 잠시 이야기했다.


“에리카. 여행은 즐거워?”

“응! 엄청 즐거워!”


“힘든 건 없고?”


“하나도 없어!”


“진짜?”


“있어봤자 사소한 것뿐이니까.”


“그 사소한 거라도 말해봐.”


“진짜 별거 아니니까 걱정할 거 없어.”


“그냥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을 뿐이야.”


“그럼... 다른 애들한테는 말하지 마. 알았지?”


“알았어.”


대체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말하지 말라고 하는데 말하러 갈 이유는 없지.


그러니 비밀을 지키겠다고 약속한 뒤에 얌전히 들었다.


“우선 잘 때마다 엄청 불편해!”


“잘 때? 어떻게 자는데?”


“여유로울 때는 텐트를 치고 자지만, 피곤하면 침낭 안에서만 자니까.”


“그럴 때 쓸 마도구 같은 건 없고?”


“침낭에 마법이 걸려 있어서 좀 더 편하게 잘 수 있도록 도와주긴 하지만... 그래도 침대보단 불편하니까.”


그렇겠지.


야외에서 아무리 편하게 잔다고는 해도, 실내보다 좋을 리가 없잖아?


하지만 인적 드문 유적지를 찾는 여행이다.


편한 숙소만 찾아다닐 수는 없겠지.


“그래서 조금 불만이야. 아무리 친구랑 다니는 여행이 좋다지만... 몸이 힘들어...”


“다른 곳에 가자는 의견 같은 건?”


“절대 안 돼.”


“왜?”


“다들 유적지 탐사에 진심인 애들이니까. 평범하게 놀러 다니자고 하면 싫어할 게 뻔하잖아.”


“그래도 한 번 정도는 말해보는 게 어때?”


“싫어.”


“들어줄 수도 있잖아? 싫어한다고 단정할 수도 없는 거고.”


“오히려 배려해줄 것 같아서 싫어.”


“배려해줄 것 같아서 싫다고?”


“내가 말하면 분명 다른 곳도 가겠지.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유적지라는 목적으로 모인 팀이잖아? 나 때문에 목적을 포기하고, 다른 곳에 시간을 쓰는 건 싫어.”


“팀을 방해하고 싶진 않단 거구나.”


“응. 게다가 고생하기는 해도... 새로운 걸 알아가는 즐거움이 있긴 해서 좋았으니까.”


“여행 자체가 싫은 건 아니란 거지?”


“싫진 않아. 움직일 때도, 잘 때도 벌레랑 함께하는 삶이 조금 불만이고, 추운 흙바닥에서 몸을 덜덜 떨면서 자는 게 불만이고, 매일 보존식만 먹으면서 제대로 된 식사는 언제 하나 싶은 생각이 들긴 하지만, 진짜 괜찮아!”


표정이랑 말은 전혀 안 괜찮은 것 같은데...


에리카도 신으로 각성한 존재.


하급이긴 하지만 신은 신이다.


그런 에리카가 힘들다고 할 정도면...


엘핀이랑 강민 형의 여행코스가 더럽게 하드코어한 수준이란 거겠지.


그러니 조금 정도는 도와줄까?


본인이 따라가고 싶어서 따라갈 뿐이라 개선 같은 건 필요 없다고 말하지만,


과연 불만인 게 에리카 1명뿐일까?


난 절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에리카한테 잠시 다녀오겠다면서 다른 엘프 여행자들을 만나러 갔다.







**







엘핀, 강민 형을 제외한 나머지 엘프들한테 1명씩 돌아가면서 질문했고,


하나의 결론에 도달했다.


다들 고대 유적지 탐사는 좋아하고,


새로운 역사적인 사실을 발견하는 걸 자랑스럽게 여기는 조사대원이긴 하지만,


힘든 건 힘든 거지.


서로 말은 안 하고 있지만,


엘핀이랑 같이 돌아다니는 건 상당히 힘들다고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원망하지는 않고 있는데,


엘핀의 탐색 능력은 누구보다도 뛰어난 수준이고,


아무도 찾지 못하는 고대 유적지를 빠르게 감지하면서 매일 새로운 여행을 제공하고 있었다.


가는 길 자체는 고생길일 수도 있긴 하지만,


새로운 장소를 탐구하고 싶다는 열정이 더 강렬하기에 기쁘게 돌아다니는 거지.


다만...


가끔은 쉬고 싶다는 게 모두의 생각이었다.


그래서 물어봤는데,


“쉬고 싶다면 그냥 한 번 정도 탐사에서 빠지면 되는 거 아니야?”


“그건 싫습니다.”


“왜?”


“새로운 발견을 하는 순간에 저만 빠지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럼 다 같이 쉬자고 말하는 건?”


“그건... 말을 꺼내기가 힘들어서요...”


대충 알겠네.


혼자 쉬는 건 싫다.


그렇다고 다 같이 쉬자고 말할 용기는 없다.


다른 사람들한테도 물어봤지만 대체로 비슷한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내가 나서줬고,


직접 엘핀을 찾았다.


마침 플레타랑 하던 이야기도 끝난 모양이었으니까.


“이야기는 다 끝났습니까?”


“네!”


“그래서 무슨 이야기 했어?”


“잠깐 옛날 이야기를 들려줬을 뿐입니다.”


“고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그렇겠네.


아무리 자료 조사를 해도, 고대에 살았던 사람한테 직접 듣는 쪽이 더 정확하니까.


그리고 굳이 저런 이야기를 한 이유도 대충 알겠는데,


에리카랑 이야기하면서 조사대원들의 고충을 들어볼 시간을 준 거겠지.


만약 엘핀이 옆에 있었다면 절대 말 못 했을 테니까.


그러니 지금부터는 내 일.


그동안 들은 이야기를 토대로 상황 좀 해결해야지.


라는 생각으로 엘핀 옆에 앉은 뒤에 이야기를 꺼냈다.


“그럼 이번에는 저랑 이야기 좀 할까요?”


“이야기요?!... 이번에는 무슨...”


“그렇게 떨 거 없어요. 그냥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들어볼 뿐이니까요.”


“어떻게... 지내는지요?...”


“네. 여행은 어때요? 즐거워요?”


“엄청 즐거워요. 예전에는 책임질 사람들이 많아서 자유롭게 돌아다니지 못했지만, 지금은 순수하게 인생을 즐기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매일 유적지를 찾고 있는 건가요?”


“네. 예전부터 고고학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게다가 뜻을 함께하는 동료들도 있어서 점점 더 빠져들고 있어요.”


“그래도 힘들지는 않나요? 이렇게 외진 곳까지 오려면 보통 힘든 게 아닐 텐데요?”


“그 정도는 감내해야죠. 정말 힘들지만, 유적지에 도착할 때마다 보여주는 동료들의 미소... 그걸 위해서라면 어떤 고생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거든요.”


“그 말은... 힘들긴 하단 거네요?”


“어떻게 안 힘들겠어요...”


“그럼 가끔씩 쉬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저도 그 생각을 하긴 했지만... 다들 지치지 않는 건지 의욕이 넘치더라고요. 팀원들이 그러는데, 리더가 어떻게 멈추겠어요. 제 몸이 닳아 없어지는 한이 있어도 움직여야죠.”


잠깐만...


그럼 엘핀도 그렇고,


팀원들도 그렇고,


에리카도 그렇고,


다들 남한테 피해주기 싫어서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고,


그 때문에 누구 1명 힘들다고 말하지 못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던 건가?


“그래도 민이가 조사대에 참가했을 때부터는 조금 편해졌어요. 힘쓰는 일은 전부 해주고 있고, 몬스터와의 전투나, 함정 대처도 해주고 있으니까요. 에리카도 잘 싸우기는 하지만, 모두를 지키면서 싸우는 건 민이가 더 능숙해서 믿음직해요.”


그렇겠지.


강민 형은 보디가드 출신이니까.


누굴 지키면서 싸우는데 특화된 사람이고,


나리한테 훈련도 받아서 어지간한 인간보다는 강하지.


단순 전투력만 보면 거의 중급 신 수준이거나, 그 이상이라고 할 정도인데,


그 정도면 하급 신인 에리카보다도 강할 거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이게 아니고,


모두가 쉬고 싶다는 거다.


그걸 알았으니 하나 제안 좀 해볼까?


“그렇게 힘들면 제안 하나 하고 싶은데 어떠십니까?”


“제안이요?”


“힘들지 않은 여행길을 다니면서, 유적지 탐사를 할 수 있는 장소가 있거든요.”


“그런 장소가 있어요?”


“네. 저희 세계 유적지는 관광자원으로서, 근처에 숙소도 있고, 식당도 많으니까요.”


“유적지 근처에 숙소랑 식당이 있다고요?!”


“관광지니까요.”


엘핀의 상식에서는 이상한 일이겠지만,


저쪽 세계에서는 당연한 거지.


고대 유적지라고 하면 중요한 관광자원 중 하나잖아?


외국인 관광객들 불러와서 돈 벌기 딱 좋은 사업 아이템을 두고 왜 방치하겠어?


그러니 국가 차원에서 개발을 주도하고,


유적지 주변에 숙소랑 식당 정도는 당연히 만들어둔다.


그래야 관광객들이 와서 구경하면서 놀 수 있으니까.


하지만 이건 지구 쪽의 일이고,


베르니카 제국에서는 유적지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개발해봤자 관광객을 불러올 매력이 떨어지니까.


애초에 지구 쪽 사람들이 이쪽 세계로 오는 이유가 뭐겠어?


마법을 경험하고,


엘프나, 정령 같은 이종족들을 보고,


그들의 문화를 체험하러 오는 거다.


고대 유적지를 관광 코스로 만들어두면 올 사람은 오겠지만,


더 훌륭한 관광자원이 있는데, 굳이 돈 써서 어설픈 관광지를 만들 이유가 없잖아?


그런 이유에서 고대 유적지는 찬밥신세.


엘핀처럼 관심 있는 사람이나 오는 그저 그런 장소일 뿐이었다.


그리고 이런 인식은 과거에도 마찬가지였는데,


10년 전만 해도 몬스터들이 사방에 널린 시대였다.


그런 시대에 고대 유적지를 찾아서 관광지로 만든다?


몬스터들이 산더미처럼 나오는 곳인데?


마을 방어도 힘든데 그런 구석까지 관광하러 간다?


말도 안 되는 일이지.


그렇기에 관광지 주변에 숙소랑 식당이 있다는 건 상당한 문화 충격이었고,


엘핀은 당황하면서도 흥분하고 있었다.


“진짜 그런 곳이 존재한다면... 반드시 가보고 싶어요!”


“좋네요. 그럼 다른 팀원들한테도 물어볼까요? 모두가 가고 싶다면 한동안 쉬운 여행길을 다니는 것도 좋을 테니까요.”


“네! 한 번 물어볼게요!”









**








팀원부터 에리카까지 당연하게도 찬성.


아주 열렬하게 엘핀의 의견을 지지했다.


그리고 내가 살짝 찔러줘서 각자의 고민을 말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다들 속으로만 생각했던 걸 이야기하고,


서로 생각하는 건 비슷했다는 걸 느끼고서 안타까워하면서도 웃어넘겼다.


좀 더 빨리 말했다면 빠르게 개선되었을 거라면서 안타까운 마음도 있었지만,


지금이라도 변할 수 있었다는 거에 안심하면서 웃은 거지.


반면


강민 형은 살짝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왜? 형은 불만이야?”


“엘핀이 간다면 그걸로 됐어.”


“그래도 아쉽다는 속마음이 다 보이는데?”

“그러냐?”


“그래 보여.”


“하아... 아쉬운 마음은 있지. 적당하게 훈련도 되면서, 구경할 것도 많았으니까.”


“적당한 훈련?...”


“탐사하러 갈 때마다 행군하는 느낌 들어서 훈련은 되더라, 게다가 전투 및 인명 구조는 실전이고, 항상 주변을 경계해서 그런지 살기를 느끼는 경지에도 도달했어.”


그런 훈련이 된다는 건...


다르게 말하면 탐사과정이 개빡쌔단 거잖아...


그런 의미에서 진짜 다행이네.


모두들 힘들었다고 말할 수 있어서.


형은 살짝 아쉬워하는 것 같지만...


여긴 탐사대지, 지옥 훈련소가 아니야...


작가의말

엘핀 탐사대 평소 일정 난이도 : 군대에서 매일 행군하는데, 야생동물이랑 몬스터들이 수시로 습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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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6 424화 졸업식(완결) +2 22.06.01 321 6 14쪽
425 423화 기타 등등 2 +1 22.05.31 223 5 5쪽
424 422화 기타 등등 1 +1 22.05.30 227 5 11쪽
423 421화 3자매 이야기 22.05.29 242 5 12쪽
422 420화 강아지 여신님 22.05.28 235 6 9쪽
421 419화 이러면 친구가 생기는 거지? 22.05.27 226 7 9쪽
420 418화 최후의 방법 22.05.26 243 6 12쪽
419 417화 나리의 학교생활 +1 22.05.25 239 6 7쪽
418 416화 봉사활동의 결실 +1 22.05.24 241 6 11쪽
417 415화 빈민 캠프 22.05.23 247 6 13쪽
» 414화 소통은 중요해 22.05.22 241 6 11쪽
415 413화 그 때 만났던 엘프 22.05.21 249 7 10쪽
414 412화 오랜만에 만난 사람 22.05.20 232 6 6쪽
413 411화 촌장님의 과거 22.05.19 260 6 10쪽
412 410화 만약 한스와 촌장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22.05.18 252 6 10쪽
411 409화 촌장님의 파티 22.05.17 242 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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