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2화 오랜만에 만난 사람
적당히 밖을 돌아다니면서 어딜 갈지 고민했다.
하지만 마땅히 생각나는 곳이 없었고,
그냥 집에 갈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랬는데...
플레타가 워프 게이트를 통해 넘어오면서 말했다.
“갈 곳이 없다면, 추천해드릴까요?”
“어디 괜찮은 곳이라도 있어?”
“장소, 사람 모두 흥미로운 곳이 있습니다.”
“그런 곳이 있어?”
“네. 분명 만족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곳이 있다면 가줘야지.
라고 생각하면서 플레타를 따라 워프 게이트로 걸어갔다.
그랬더니 등장한 장소는 유적지.
정확하게는 낡은 고성 느낌인데,
웅장하면서도, 멋진 외형.
이끼와 덩굴로 뒤덮이면서 엄청나게 낡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유적지라면 그런 점도 매력 포인트지.
그렇기에 외관은 합격.
사람 하나 없는 외진 곳이라서 느긋하게 구경하기도 딱 좋은 분위기라서 재미있을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문제는 사람.
플레타는 장소, 사람 둘 다 마음에 들 거라고 했으니,
분명 사람이 있긴 할 텐데,
사람의 기척 조차도 느껴지지 않는 수준이라 고요함 그 자체지.
그러니 사람을 볼 것 같지는 않았다.
“플레타. 사람이 있는 거 맞아?”
“네. 못 믿으시겠다면, 감지 마법이라도 써보는 건 어떠신가요?”
“그럼...”
잠깐 감지 마법을 사용했다.
주변의 모든 생명체부터 시작해서,
각종 마법 반응이랑 특정 아이템이나, 기계 장치까지 찾아내는 궁극의 감지 마법.
게임 능력이랑 섞인 탓에 정밀도도 올라가서 어지간한 건 다 찾아낼 정도였다.
하지만 마법 반응이라든가,
트랩 같은 건 전혀 없는 순수한 성 그 자체였다.
그래도 사람 반응은 확실하게 잡아냈지.
대충 8명 정도인가?
성 내부를 탐험하는 사람들 같은데,
저 중에 내가 흥미롭게 볼 사람이 있다는 거겠지?
“대충 찾았으니까 갈까?”
“네.”
**
플레타의 안내를 받으면서 적당히 구경하고,
적당히 돌아다니면서 위쪽에 있는 사람들을 따라갔다.
그런데 안내를 들어보니까...
이상할 정도로 자세히 알고 있네?
“플레타. 여기 와본 적이라도 있었어?”
“고대 시절의 이야기일 뿐이지만, 절 섬기던 마법사들이 살았던 성이거든요.”
“아쿠아가 유일신이 되기 전의 일인 거지?”
“네. 그때는 다양한 신을 믿었고, 신도들과 교류를 하기도 했었으니까요. 여기도 와본 적 있었어요.”
“그래도 신이 올 정도면 특별한 장소였던 거지?”
“특별하긴 했었죠. 모든 종족이 모여서 마법 연구를 하던 장소니까요. 재미삼아 와서 뭘 하는지 구경한 적은 있었어요.”
“그래서? 구경거리가 있긴 했어?”
“딱히 없더라고요. 연구하는 내용도 전부 아는 내용이고, 새로운 내용도 없었으니까요. 오히려 성 내부를 구경하는 게 더 새로운 경험일 정도였어요.”
“그래서 자세히 알고 있는 거구나.”
“네. 한 번 본 건 대부분 기억하니까요.”
성 전체를 돌아다녀봤다면 내부 지형 정도는 파악하고 있을 테고,
그런 플레타가 안내해준다면 길을 잃어버릴 염려는 없지.
다만
마법을 연구했던 곳인데 마도구 같은 건 안 남아있나...하는 아쉬움이 있긴 했다.
재미있는 장난감일지도 모르는 물건이라 하나쯤은 챙겨가고 싶었는데...
라고 생각했는데,
“마스터. 이 성에 있는 물건 하나하나가 전부 마도구입니다.”
“전부 마도구라고?”
“네. 예를 들면 여기 있는 물병. 꽃의 신선도를 유지하면서, 물을 자동으로 공급해주는 마도구였습니다.”
“마도구였었다... 그럼 지금은 아니란 거지?”
“네. 마도구도 수명이 있으니까요. 지금은 마법의 흔적조차도 없는 평범한 물병이죠.”
“그럼 볼 것도 별로 없겠네?”
“그나마 발견할 수 있는 거라고는... 고대 시절의 마법이 잠들어있는 연구 서적 정도겠네요.”
“책이 남아있어?”
“보존 마법과 보존 기술은 뛰어났던 시대니까요. 마법의 힘은 다했지만, 형태 정도는 남아있어요.”
“엄청 잘 보존했나 보네.”
“네. 아마 탐사대의 목적도 책 쪽이겠죠. 발견해서, 해석만 할 수 있다면 유용한 정보도 얻을 수 있고, 과거의 역사도 알 수 있으니까요.”
“역사라... 그럼 고고학자 집단인가?”
“그건 보시면 알 거라고 생각해요.”
만날 때까지는 알려주지 않겠다 이거지?
좋아.
서프라이즈 같은 걸 생각하고 있다면 적당히 넘어가야지.
그렇기에 이 이상은 물어보지 않았고,
주변을 구경하면서 사람이 모여있는 곳 근처를 향했다.
그러자 1명이랑 마주쳤는데...
엄청나게 익숙한 얼굴이 있었다.
“이런 먼지 날리는 곳에 왠 일이냐?”
“그럼 형이야 말로 여기 왜 있어?”
강민 형.
요즘 안 보인다 싶었는데...
여기 있었구나?
일 다 끝나면 판타지 세계를 여행하고 싶다고 했고,
중세시대 느낌의 성도 좋아하는 것 중 하나였으니까.
충분히 있을 수는 있었지만...
여기 있는 건 상상도 못 했지.
그렇기에 반가웠는데,
다른 1명이 강민 형한테 달라붙으면서 웃고 있었다.
“우리 민이~ 여기서 뭐해?”
“잠깐 진정해봐. 현석이도 있으니까.”
“현석이?... 최현석님?!”
강민 형한테 달라붙은 엘프 여성은 화들짝 놀라면서 바로 인사했는데,
저거 어디서 많이 본 느낌인데?
어디서 봤더라?
금발 머리의 전형적인 게임 속 엘프처럼 생긴 여성...
어디서 본 것 같은데?
- 작가의말
누구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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