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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해 님의 서재입니다.

죽은 회귀자를 대신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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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해
작품등록일 :
2023.06.22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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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15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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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길을 트는 자 (3)

DUMMY

오후 3시경.


우리가 1차 임시 거점으로 선택한 곳은 산호세 북부 외곽의 고속도로였다.


고속도로는 사방이 탁 트인 지형이었기에 기습에 대비하기 쉬웠고, 비상시에 레일건 차량으로 화력 지원을 받기에도 용이했다.


도로의 곳곳에 보이는 포격의 흔적과 버려진 차량으로 인해 도로다운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 단점이었지만, 도로를 정비하는 일은 우리의 로봇님들이 열심히 중장비를 움직여주고 계시는 덕분에 나름 수월하게 풀리고 있었다.


우리가 도와줄 일은 혹시라도 이상체가 다가올 때를 대비해 경계를 서는 것 정도.


그마저도 사실은 드론 차량에 탑재된 드론이 교대로 정찰과 충전을 반복하고 있기에 기습을 당할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덕분에 나는 드론 차량 근처에 놓인 접이식 의자에 앉아 두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며 실리콘밸리 계획의 세부 사항을 정리할 수 있었다.


내일은 코요테 강 쪽 수질 테스트 결과를 확인해야 했다. 부디 정수차로 정수가 되는 수준이길...


...지역 확보는 장기전일 텐데, 어떻게든 식수만 쓰면서 버틴다 쳐도 물을 제대로 못 쓰면 다들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닐 테니까...


...수원 확보를 하고 나면 산호세 중심가까지 내려가면서 산업시설들을 하나씩 체크하고...


...마지막으로 중심가에서 북서쪽으로 올라가서 스탠퍼드 대학까지 위험요소를 확인하면...


능력으로 정신력을 쓴 것과 피로가 겹친 탓일까.


나는 어느새 꾸벅꾸벅 졸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아직 해도 떨어지지 않았는데 잠을 자고 싶지는 않아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 정신을 차리려 하니, 근처에서 엘리자베스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피곤해 보이시는군요.”


그녀는 주머니에서 안대를 꺼내 건네며 말했다. 눈을 감고 있는 그림이 그려진 검은색 수면안대였다.


“오늘 일정은 불침번 말고 더 없으니, 한숨 주무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주무시고 계시면 저녁 식사 시간 때 깨워드리겠습니다.”


“괜찮아요.”


나는 손사래를 치며 사양했다.


“불침번도 아닌데 미리 자면 안 되죠. 잘 때 푹 자야 하루가 살만한 건데, 선잠 자는 건 좀 그래서요.”


“그러면 커피라도 한 잔 드시죠. 마침 저도 한 잔 마시려던 참이었습니다.”


“챙겨주면 저야 좋죠.”


그녀는 고개를 끄덕인 뒤 간이주방이 설치된 캠핑차량에서 유리병에 담긴 커피 두 병을 꺼내 하나를 내게 건넸다.


커피는 냉장고에 넣어뒀는지 차가웠고, 나는 병뚜껑을 열어 차가운 커피를 마시며 로봇이 일하는 방향을 바라봤다.


엘리자베스는 나를 향해 말을 건넸다.


“회사를 등록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아르고 컴퍼니라는 이름이던데, 맞습니까?”


“맞아요. 방주 시스템에 구색만 맞춰놓은 거긴 한데, 혹시 대박 날지도 몰라서 등록만 해 뒀어요. 지분은 균등분배로 해뒀고요.”


“회사라면 이윤이 있어야 할 텐데, 수익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신지.”


“그래서 인류를 복원하려는 거죠. 그럴싸하지 않아요? 동기도 확실하고.”


그 말에 엘리자베스는 쓴웃음을 지었다.


“막상 그렇게 되어도 수익을 내긴 힘드실 겁니다. 에리두의 인구 10만 명이 한 번에 전부 깨어난다고 해도 경제체계가 정립되려면 시간이 걸릴 테니까요.”


“그러면 기다렸다가 후손한테 물려주면 되죠. 아니면 선심 쓰듯이 공기업으로 전환한 다음에 기증해도 되고요. 어느 쪽이든 기껏 세상을 구했는데 빈털터리가 되는 것보단 낫지 않아요?”


“철저하시군요.”


“욕심이 많은 거죠. 돈 벌 궁리만 하는 거고.”


잠시 정적이 흘렀다.


엘리자베스는 차가운 커피를 마시며 중장비가 폐차를 치우는 걸 바라보고 있었다.


“제가 살던 시대에는... 전 세계가 계엄령이었습니다.”


그녀는 로봇을 보는 게 아니었다. 그녀가 보고 있는 것은 먼 과거였다.


“거리를 나가면 누가 언제 이상체가 될지 모르는 시대였으니, 로봇으로 전선과 생산시설을 유지하면서 전 국민이 군역에 종사하는 게 일상이었죠. 인공지능 윤리가 있으니, 적어도 치안 유지는 인간의 손으로 해야 했으니까요.”


들어본 적이 있었다.


인공지능 윤리.


그중 하나는 ‘인공지능이 사람을 해쳐선 안 된다’였고, 그렇기에 인류는 최후의 순간까지 인공지능이 사람을 혹시라도 공격하지 못하도록 온갖 억제장치를 집어넣는 데 자원을 투자했다.


혹시라도 놈들이 ‘실수’나 ‘오해’로 사람을 죽일 방법을 찾아낸다면 이상체가 아니라 기계의 손에 멸망할 수도 있었으니까.


나는 옛 지식을 곱씹으며 중얼거렸다.


“삭막한 시대였네요.”


“혹독한 시절이었어도, 나름의 낭만은 있었습니다. 미국은 이민자에게 관대했으니까요.”


그녀는 그렇게 말을 하며 지평선 너머를 향해 시선을 옮겼다.


“언제 어디서 어떤 사건이 터질지 모르는 시대이긴 했지만, 그래도 사람에게는 관대한 시대였습니다. 세상이 혹독할수록 사람끼리는 뭉쳐야 하니까요.”


멸망한 세상에서 회사를 차린다는 게 신기하게 들렸기 때문일까.


엘리자베스는 평소와는 달리 자기 얘기를 늘어놓았고, 나는 끝나가는 가을의 바람을 흘려보내며 그녀의 얘기에 귀를 기울였다.


“건물의 옥상에서 경계근무를 하고 있으면 지나가던 아이들이 손을 흔들어주던 게 기억납니다. 가끔은 집 앞에 꽃다발이 놓여 있을 때도 있었죠. 갓 구운 쿠키나 케이크, 빵을 받은 적도 있었습니다. 영국 출신 패잔병한텐 과분한 호의였죠.”


엘리자베스 그레이엄.


내가 그녀에 대해 알고 있는 사실은 그리 많지 않았다.


나이는 30대 초반. 머리카락은 빛바랜 회색. 엘리트 군인 출신. 사격 솜씨가 뛰어나고 군사지식에 조예가 깊다는 점 정도.


이는 그녀가 자신의 얘기를 별로 하지 않아서이기도 했지만, 우리 사이엔 굳이 과거 얘기를 깊게 캐묻지 않는 불문율 같은 게 자리 잡은 게 컸기 때문이다.


“사람처럼 생겼으면 모두 이웃이고, 이웃을 지켜주는 군인을 친구처럼 대해주었죠. 지역마다 다르긴 했지만, 대체로 그런 분위기였습니다. 결국 방주나 요새로 피난령이 나오기 전까진... 그런 날도 종종 있었죠. 어쩌면 인구밀도가 낮은 덕분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캘리포니아는 단독주택이 많았으니까요.”


과거를 캐물을수록 상처가 아려올 테니까.


누구나 흉터 하나쯤은 마음에 품은 채 깨어난 시대였으니까.


“이런, 말이 너무 길었네요. 혼자만 떠들어서 죄송합니다.”


“괜찮아요. 덕분에 잠도 깨고 좋네요. 재밌었어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녀는 로봇들이 길을 트는 모습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지금에야 안 거지만, 길을 만드는 건 의외로 설레는 일이더군요.”


“그래서 미국인들이 개척자 정신을 입에 달고 사는 거겠죠.”


나는 그렇게 말하며 커피를 홀짝였다.


“저야 물론 가짜 미국인이지만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니, 저는 자고 일어나니까 시민권이 생겨있던데요? 웃기지 않아요? 나는 될 생각도 없었는데.”


“사랑받으셨나 보군요. 가족분들에게.”


그 말에 나는 잠시 말문이 막혀 혀를 찼다.


그리고 커피를 한 모금 입에 머금은 뒤 쌉싸름한 맛이 혀에 물들길 기다렸다.


이윽고 커피의 향이 질리는 기분이 들자 나는 이를 목으로 넘기며 입을 열었다.


“그냥 제멋대로라서 그래요. 웃긴 집안이었거든요.”


“그렇군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얘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그럼 이만 계획에 보충할 사항이 있는지 확인해보러 가겠습니다.”


“저도 즐거웠어요. 화이팅.”


그리고 정보 보관 차량으로 떠나기 전, 엘리자베스는 무언가를 떠올렸는지 다시 고개를 돌렸다.


“아, 그리고 떠나기 전에 이걸 잊었군요.”


“뭔데요?”


“잠 깨는 이야기입니다.”


그녀는 여전히 의아해하는 나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다음부턴 혼자 계실 때 누군가 다가오면, 암구호라도 물어보시죠. 도플갱어 출몰지역의 생존수칙입니다.”


할 말을 끝낸 그녀는 차량을 향해 사라졌고, 나는 얼떨떨한 기분으로 주변을 살폈다.


“세츠나? 체리? 저기요? 여기 아무도 없어요?”


임시 베이스캠프에는 나와 엘리자베스 말고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귀신에라도 홀린 기분이었다.




*****



다행히 단체 실종의 미스터리는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풀렸다.


캐시는 침실 차량에서 낮잠을 자고 있었을 뿐이었고, 보리스와 메이는 고장 난 드론을 회수하러 다녀온 것이었고, 세츠나와 체리는 산책을 할 겸 드론으로 확인된 지역을 정찰하러 갔을 뿐이었다.


그리고 저녁 식사 시간.


다 같이 바비큐 화로 앞에 모인 뒤 내 얘기를 전해 들은 체리는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엘리자베스 씨도 재밌는 농담을 하시네요.”


“놀라셨으면 죄송합니다, 회장님.”


엘리자베스는 쓴웃음을 지으며 아포칼립스 시대의 농담에 대해 사과했다.


이에 나는 혀를 차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두 번 농담하면 심장 떨어질 거예요. 설마 도플갱어였나 싶어서 고민한 거 알아요?”


물론 나와 대화한 엘리자베스는 도플갱어가 아니었다.


도플갱어는 주변의 지형지물로 위장해서 다른 사람의 외형과 언행을 관찰한 뒤 이를 모방하는 이상체였으니까.


그러니 모방하는 사람이 한 번도 하지 않은 말은 할 수 없었고, 설령 하더라도 급조된 티가 날 정도로 버벅거리는 탓에 금방 들키게 된다.


무엇보다 저녁 식사 시간을 빌려 혹시나 싶은 마음에 모두에게 ‘세츠나 테스트’를 실시했지만 도플갱어로 보이는 사람은 없었다.


“아직 있을 수도 있어요.”


세츠나가 음산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가 지금 앉고 있는 의자일 수도 있고, 지금 굽고 있는 바비큐 꼬챙이일 수도 있죠. 아니면 저기 저 바위라던가...”


“그만, 그만. 밥 좀 먹자 제발. 이러다 체하면 책임질 거야?”


나는 그렇게 세츠나를 말렸고, 세츠나는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음소리를 흘렸다.


그리고 그런 세츠나의 모습을 보니 지난번에 그녀가 해 줬던 도플갱어 괴담 얘기가 떠올랐다.


주로 도플갱어 출몰지역을 다녀온 가족이나 군인의 이야기였는데, 해당 지역을 다녀온 뒤 도플갱어를 안 만나고 와서 다행이라고 안심한 순간 다음과 같은 연락을 받는 식이었다.


[엄마, 나 지금 바닷가인데 왜 버리고 먼저 갔어?]

[하사님. 지금 작전 지역 이탈했다고 난리입니다. 빨리 돌아 오십쇼!]

[아빠! 우리 가족 지금 다 쇼핑몰인데 혼자 차 끌고 가면 어떡해!]


...이런 괴담 사례를 늘어놓은 뒤 세츠나는 으스스하게 웃으며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였다.


‘어느 쪽이 도플갱어인지 모르겠는 게 포인트에요.’

‘지금 옆에 있는 우리 가족?’

‘아니면 저쪽에서 전화를 건 쪽?’

‘하진 씨는 어느 쪽인 것 같으세요?’


당시에 나는 시선을 회피하며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나는 초롱부름이나 도플갱어보다도 초롱초롱하게 눈을 빛내는 그녀가 더 무서웠다.


“무섭지 도플갱어...”


캐시는 바비큐를 질겅질겅 뜯어 먹으며 말했다.


“걔네가 막 엄청 공격적이고 그런 건 아니거든? 겁도 많고 조심성도 많단 말이야? 근데 사람 헷갈리게 하는 게 진짜 엿 같더라고.”


“뭐야, 언니도 만나본 적 있어?”


메이의 말에 캐시가 힘없이 웃었다.


“있지. 열여섯이었나. 길이 엇갈려서 나랑 똑같은 놈을 만났다니까? 그 녀석 입장에서도 진짜 재수 없는 경우였지.”


“어떻게 됐는데?”


“어떻게 하긴. 빵야빵야해줬지.”


캐시는 주머니에서 손을 꺼내 총 모양으로 만든 뒤 총을 쏘는 시늉을 했다.


“내 주머니에 총이 있었고, 걔 주머니에 든 건 살점으로 만든 가짜 총이었거든. 물론 진짜 총이었어도 내가 더 빨리 쏘긴 했겠지만.”


“오오.”


메이는 감탄했고, 나는 조용히 바비큐를 뜯었다.


역시 세기말 미국인.


도플갱어를 만나면 고민 없이 총부터 꺼낼 생각부터 하는구나.


21세기에 그런 괴물이 있었으면 나는 어버버하다가 놈한테 죽었겠지.


“그렇다고 너무 긴장하면 안 돼요.”


세츠나는 내 쪽을 바라보며 배시시 웃었다.


“제일 무서운 게 우리끼리 공격하는 거잖아요. 그렇죠?”


“맞지. 나도 사실 네가 제일 무서워.”


농담이 아니라 진심이었다.


만약 그녀가 우리 여섯 명을 도플갱어로 간주하고 칼을 뽑을 경우, 나는 우리 여섯이 5분 안에 전멸당하는 쪽에 전 재산을 걸 자신이 있었다.


무언가를 죽이려 들 때의 그녀가 얼마나 무서운진 시뮬레이션 훈련만 해 봐도 뼈저리게 알 수 있는 사실이었으니까.


“아무튼, 슬슬 도플갱어 얘기는 그만합시다.”


나는 그렇게 말하며 화제를 바꿨다.


“우리 속담에 이런 말이 있거든요.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고. 지금 어디서 도플갱어가 듣고 있을지 모르는데, 너무 자극하진 말자고요.”


겁이 났기 때문은 아니었다.


다만, 불길했을 뿐이다.


이런 예감은 보통 틀리지 않는 법이었으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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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기억술사 (1) +1 23.07.22 444 31 12쪽
34 아침 해 23.07.21 460 35 12쪽
33 새벽녘 (3) +1 23.07.20 466 34 15쪽
32 새벽녘 (2) +3 23.07.19 526 34 13쪽
31 새벽녘 (1) +1 23.07.18 530 33 13쪽
30 불면의 밤 (2) +5 23.07.17 565 40 15쪽
29 불면의 밤 (1) +4 23.07.16 570 33 13쪽
28 길을 트는 자 (4) +5 23.07.15 592 39 13쪽
» 길을 트는 자 (3) +5 23.07.15 600 3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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