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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종조 님의 서재입니다.

교주님께 보디가드로 채용됐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금종조
작품등록일 :
2024.05.09 12:51
최근연재일 :
2024.06.07 02:22
연재수 :
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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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85,773

작성
24.06.05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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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31. 화염방사기를 쓰는 성성이들.

DUMMY

지옥성 특별동 문이 서서히 닫힌다.

아기 분유통에 그려질 것만 같은 인형설삼들이 방긋방긋 웃는다. 닫히는 문 뒤편에서 대왕 성성이가 ‘우갹’하고 손을 흔든다.


“으아아악!”

“살려줘엇!”

“안돼! 나가지맛!”


그와 동시였다.

특별동 천장에 박힌 빙정이 무시무시한 냉기를 내뿜었다.


그렇게 한때 무림을 주름잡았었던 간귀 십삼마는 고통 속에 얼어붙었다. 닫힌 문 안쪽에서 인형설삼들은 몸을 돌렸다.


놀랍게도 표정이 돌변해 있었다. 핏빛 눈깔을 한 처키얼굴의 인형설삼들은 간귀 십삼마의 근육 깊숙이 박혀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것들은 간귀 십삼마의 생명력이 다할 때까지 신체의 영양분을 쪽쪽 빨아먹을 터였다.


간귀 십삼마에게 잘못이 있다면.

최악의 순간, 최악의 장소에서 최악의 상대를 만났다는 거였다.


지옥신교 제19대 교주 조현.

백년전 십대마교를 멸교시키고 황궁을 불태웠으며, 구대문파를 몰락시킨 자. 지옥마제 조현.


한편, 모두가 걱정했었던 일이 발생했다. 칠백구의 지옥강시들이 지옥성 최하층부터 층층 마다 날뛰면서 지옥성의 병사들을 해쳤다.


그 과정에서 sss급 죄수들이 탈옥하기도 했다.

임무에 충실한 지옥성의 병사들은 계속해서 죄수들의 탈옥을 알리는 전고를 ‘둥둥둥둥둥’두드렸다.


지옥마제 조현은 서둘러 지옥성주의 집무실을 찾았다. 이곳 지옥성의 책임자인 도역아는 벌써 도망가고 없었다.


그가 도피한 이유는 간단했다. 지옥마제를 두려워했거나 지옥강시를 두려워했거나. 아님 둘 다일 수도 있었다.


지옥성주의 최측근 병사 한놈을 붙잡아 주리를 틀었다.

녀석은 내키지 않은 표정으로 답했다.


“성, 성주님은 지금... 안전금고에...”

“거긴 벌써 확인했어! 그 작자 어디로 도망갔지?”

“아아... 저, 저는 잘... 모.. 모릅니다.”


‘숀’은 멱살을 틀어잡고 허리춤에서 글록을 뽑아 들었다.

그런 다음 놈의 한 손을 쏴버렸다. 활짝 핀 손바닥에 동전만한 구멍이 뚫린 지옥병사는 고통스럽게 답했다.


“컥, 성, 성주님은... 운령부로...”

“거짓말이면 가만 안 둔다.”


지옥마제 조현은 지옥성주 도역아의 재빠름에 혀를 내둘렀다.


현 상황을 종합해보니까. 이미 그 작자는 지옥성의 안전금고를 전부 털어서 마차에 싣고는 이곳 화산분지를 빠져나간 직후다.


‘숀’과 성성이들이 관저에 도착했다.

역시나 그곳도 텅 비어 있었다. 최고급 가구들이 전부 엎어져 있었다. 정신없이 떠난 게 분명했다.


요컨대 지옥성주 도역아는 놈이 성의 전 재산을 챙겨 식솔들인 마누라와 자식들을 데리고 도주 중이라는 뜻이었다.


그런 한편, 사태는 점차 통제 불능상태로 치달아갔다.


지옥성은 지하 구십구층의 초거대 감옥이었다. 앞서 말했지만 지옥성은 그 전체가 백년전 설계한 함정 기관들로 떡칠이 되어있었다.


명목상 지옥성의 병사들이 지킨다는 것이지. 실제로는 백년전에 설치된 무수히 많은 함정과 기관들이 죄수들을 가두어놓고 있는 거였다.


그 어떤 고강한 절세고수도 한번 발을 들여놓으면.

암흑에 눈이 멀고 독가스에 숨이 끊기고 만다.


빗발치는 화살과 암기들은 물론이고 탈옥자들이 결코 빠져나가지 못할 강력한 기관들이 층층마다 즐비했다.

또 암흑 속에는 수십, 수백의 갈림길이 있는 미궁 또한 존재했다.


지옥성의 함정과 기관은 병사들도 비껴가지 않는다. 자칫 실수하는 날에는 이들도 암기와 돌에 맞아 죽을 수 있었고.

한순간 길을 잘못 들어 밤이고 낮이고 미궁을 헤매며 울부짖는 동료들의 외침을 듣게 되는 수도 있었다.


오십년전 무림에서 자칭 절대자랍시고 군림했었던 자 또한 같은 운명에 처했었다. 정사련의 고수들에게 탄핵당해 지옥성에 갇히게 되었는데.


그는 복수심에 불타 절치부심 탈옥을 결행했다. 그렇지만 그 또한 미궁에 갇혀 길을 헤매다가 늙어 죽고 말았다.


웃긴 점은 지옥성의 그 누구도 그가 옥을 빠져나와.

늙어 죽을 때까지 미궁에 있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날, 지옥성의 강력한 함정체계와 보안체계가 무너졌다.


한데 한날 한시에 밀어닥친 칠백구의 지옥강시 때문이다.

이들은 살아있는 악귀처럼 지옥성에 출현했다.


백년전 제련된 이 지옥강시들은 지옥성 지하 구십구층을 층층마다 활보하며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이전에도 지옥성은 축축하고 불결하고 음습한 곳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그 차원을 훌쩍 뛰어 넘어섰다.

살이 썩는 악취와 극심한 공포. 살아있는 것은 뭐든 먹어치우는 강시들로 가득차 있었다.


사자머리와 불곰머리를 한 황금복과 공칠성이 어떻게든 수습을 해보려 애썼다.

하지만 믿을만한 수하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모든 게 확실치 않았다.


지옥마제 조현이 내준 노란부적이 붙은 지옥강시가 꽤 큰 힘이 된 것은 맞다. 그러나 부작용도 컸다.

지옥성에 있는 병사들은 그 부적붙은 지옥강시마저 적으로 규정해 공격했다.


오해를 풀기 위해 황금복과 공칠성이 직접 나섰다. 상황은 더 악화됐다.

목숨을 도외시한 채 칼을 치켜들고 공격했다.


“죽어라! 이 악귀같은 짐승 놈들!”

“어서 인간 흉내를 내고 그러느냐!”

“귀신은 속여도 우리는 속일 수 없닷!”


방어라인을 세운 병사들로서는 이럴 수밖에 없었다.

지옥마제 조현의 수하인 황금복과 공칠성은 이때 짐승의 낯짝. 그것도 병사들에게 공포심을 불러일으키는 포식자의 낯짝을 하고 있었다.


차분하게 대화할 상황이 아니었다. 그것은 노란 부적이 마빡에 붙은 지옥강시들도 매한가지다.


이들 부적 붙은 지옥강시들은 황금복과 공칠성의 명령에 절대 복종했다. 지옥마제 조현이 지휘권을 넘겨준 덕분이다.


하지만 이들 지옥강시도 지옥성의 병사들과 애초에 소통이 불가능했다.

지옥성의 병사들은 강시들한테 잡혀 먹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항거했다.


그 때문에 정작 막아야 될 칠백구의 강시는 놓치고.

아군인 황금복과 공칠성을 기관매복으로 공격하는 황당한 일도 발생했다.


결국, 이러한 복합적인 사건들로 인해 지옥성의 혼란은 더욱 가중됐다.

또 그 틈에 많은 수의 죄수들이 지옥성을 탈옥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지난 백년동안 지옥성이 정사련 하부조직에 있으면서 이 같은 대량 탈옥이 발생한 것은 최초였다.

또 옥을 깨부수고 나온 탈옥자들과 맞서다 죽어나간 병사들도 많았다.


그러다 마침내 지옥강시들은 지옥성 최상층부를 뚫어냈다.

인간 고기에 미친 강시들이 속속 지상에 출현했다. 그 탓에 사방에서 피해자들이 속출했다.


하지만 사체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잔혹한 지옥강시는 살아있는 인간을 그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지경까지 갈기갈기 작게 찢어버렸기 때문이다.

아니면 뼈째로 전부다 씹어서 먹어치웠거나.


사태가 이 지경이 되자 ‘숀’은 결단을 내렸다.

대왕 성성이를 데리고 다시 지옥성 리프트 기관에 올라탔다. 그런 다음 최하층까지 빠르게 내려갔다.

수송기 c-130허큘리스에 보관 중인 화염방사기를 죄다 긁어모아 가지고 나왔다.


“우갹, 우갹.”

“그래, 이 무기는 안전해. 너희가 사용해도 신의 벌은 받지 않을 거야.”

“우갹, 우갹.”

“알겠다고, 이 겁쟁이 녀석아!”

“우갹, 우갹.”

“진짜야, 병에 걸리지 않을 테니까, 걱정마, 이 무기는 불을 뿜는 거야. 우라늄 코팅탄을 쏘는 게 아니라고.”

“우갹?”


대왕 성성이는 멍청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했다.

‘숀’이 말한 우라늄 코팅탄을 이해했을 리 없다. 하지만 대왕 성성이는 이정도의 설명으로도 충분한 것 같았다.


대왕 성성이는 ‘숀’에게 넘겨받은 화염방사기로 무장했다.


여전히 ‘숀’의 생각은 확고했다.

헐리우드 영화 ‘혹성탈출’영향 때문인지 몰라도 신장 3미터에 육박하는 짐승들한테 총기를 내줄 순 없었다.


대신 화염방사기는 괜찮을 것 같았다.

그래서 대왕 성성이를 비롯한 성성이 특공 분대를 화염방사기로 무장시켜 지옥강시들을 막게 했다.


미해군 특수부대 ‘데브그루’의 ‘숀’ 또한 등 뒤쪽에 최신형 화염방사기를 멨다. 성성이들이 멘 것보다 좀더 소형화된 모델이었다.


전투 배낭은 테슬라사의 전기차 타이탄에 맡겨두었다.

‘숀’은 화염방사기와 철갑탄을 삽입한 자동화기로 무장했다.


그렇게 다시 지상으로 올라온 ‘숀’과 성성이 특공조는 지옥성의 전면 건물을 박살내고 뛰쳐나온 지옥강시들을 저지시켰다.


화염방사기가 불을 뿜었다.

지옥강시들이 화염에 휩싸여 섬뜩한 소릴 질러댔다.


사자머리 황금복과 불곰머리 공칠성. 지옥마제 조현은 온 전신에 불이 붙어서 난리 부르스를 추는 지옥강시 마빡에다 강시부적을 ‘철썩철썩’ 붙였다.


지옥강시들의 반응은 즉각적이다.

죄다 전기 코드가 빠진 기계처럼 한순간 작동을 멈췄다.


마침내 전쟁터 같았던 지옥성에 적막이 찾아왔다.

지옥마제 조현은 서둘렀다. 성성이들을 지옥성 분지 바깥 어둠에 휩싸인 밀림에다 풀어 놓았다.


대왕 성성이는 이번에도 화염방사기 특공조와 함께했다. 지옥마제 조현의 지시로 도망친 지옥성주 도역아를 체포하는 임무를 맡은 거였다.


“우갹! 우갹! 우갹!”


대왕 성성이의 표정은 확고했다.

교주 조현의 지시를 기쁘게 받아들였다. 한쪽 무릎을 꿇고 조현의 한손을 부드럽게 쥔 채 뽀뽀를 시도했다.


하지만 교주 조현이 그렇게 놔둘 성격이 아니다.

당장 대왕 성성이의 엉덩짝을 한쪽 발로 걷어찼다.


그런데도 대왕 성성이는 새하얀 이빨을 활짝 드러낸 채 ‘우갹, 우갹’ 외쳤다. ‘숀’은 그 꼴을 보고 이맛살을 구겼다.


이놈도 틀림없는 m성향인가 보다. 교주 조현에게 걷어차이거나 뺨을 맞았을 때, 더욱 좋아한다.


어찌됐든 대왕 성성이는 특공조와 함께 운남성 밀림으로 거침없이 들어섰다.

반면 황금복과 공칠성은 지옥성을 안정화시키는데 최선을 다했다.


앞서 지옥성주 도역아는 백년전부터 깐 운남성 도로를 이용했다. 성성이들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붉은 털 성성이들은 밀림을 우회하는 운남성 도로 말고 곧장 밀림을 가로질러서 갔다.


정글 원숭이 뺨치는 성성이들은 사람이 드나들 수 없는 밀림을 자기 방구석처럼 뛰어다닐 수가 있었다.

물론 밀림 곳곳에서 맹수들과 해충들이 성성이들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렇지만 그 어느 것도 성성이들을 곤경에 처하게는 하지 못했다.

맹수들은 껍질을 벗겨 그 가죽을 챙겼으며 해충들은 화염방사기로 불태워버렸다.


설사 그렇지 않았대도 상관없었다.

애초에 성성이들은 인간과 달랐다. 인간에게 치명적인 모기떼와 개미떼. 독사, 지네, 전갈 등에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았다.


마침내 대왕 성성이의 탐색에 지옥성주 도역아가 걸려들었다.

운령부와 얼마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서 포착됐다.


“우갹갹갹갹!”


대왕 성성이는 환호했다.

지옥성과 최단거리인 운령부 서쪽, 성문이 있는 쪽은 밀림에서 뻗은 한줄기 강이 가로막고 있었다.

한데 그 강은 보기보다 강폭이 넓었으며 물살 또한 대단했다.


앞서 도착한 지옥성주 도역아는 급류를 건널 배를 찾았다. 그러나 그게 쉽게 구해지지 않았다.

짐을 실은 마차를 버린다면 모를까. 그러지 못했기에 덧없이 시간만 지체했다.


지옥성을 출발한 마차에는 지난 세월 지옥성이 농업무역으로 축적한 금은보화가 잔뜩 실려 있었다.

웬만한 배는 마차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었다.


만약 지옥성주가 욕심을 버리고 적당히 짐을 실었다면, 진작 운령부에 닿았을 터였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고.


결국 운남성 밀림을 가로지른 대왕 성성이 특공조에게 둘러싸이고 말았다.


머리에는 ‘번쩍번쩍’ 빛나는 금관을 쓰고 새하얀 망토를 두른 대왕 성성이는 밀림의 덩굴을 붙잡고 빠르게 지상에 내려섰다.

그런 다음 양손을 허리춤에 얹었다. 강물이 떠나가라 웃음을 터뜨렸다.


“우갹갹갹갹!”


대왕 성성이의 수하들도 속속 도착했다.

그 한가운데 지옥성의 마차가 있었다.


마차 바퀴와 차축이 넓고 외관이 호화로운 마차에는 지옥성주 도역아와.

한때 살인청부업을 했었던 체격 좋은 마누라. 그리고 두 아들. 마차를 모는 마부 한 명이 타고 있었다.


“도대체 뭐야? 이 추악하게 생긴 원숭이들은.”


격분한 도역아는 마차 문짝을 덜컥 열고 밖으로 나왔다.

설마 이것들이 지옥마제 조현의 명령으로 저희를 사로잡으러 왔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이 망할놈들! 어떤 놈이 대장이냐. 너냐? 하얀 망토?”


지옥성주 도역아는 허리춤에서 젖빛 명검을 뽑아 들었다.

자신이 연성한 지옥흑검으로 분수도 모르고 길을 막아선 원숭이들을 도륙할 참이었다.


이때 마차 안쪽에서 중년여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 피바다는 만들지 말아요. 아침 먹은 게 올라올 거예요.”

“알았어. 맘 같아선 이것들 사지를 끊고 싶지만. 갈 길이 바쁘니까. 목만 살짝 따서 죽일게.”

“제발 좀 그렇게 해요.”


지옥성주 도역아는 한방에 끝장을 내려는 속셈으로 자신이 이룩한 최고 절기. 육성의 지옥흑검을 전개시켰다.

신검합일을 이루었기 때문에 처녀 젖살처럼 번쩍이던 운남산 명검은 순식간에 먹물을 들인것처럼 새카맣게 변색됐다.


헌데 그 순간이었다.


대왕 성성이가 수하 특공대원들에게 눈짓했다. 성성이 분대원들은 등 뒤쪽에 메고 있던 화염방사기를 뽑아 곧장 불을 토했다.


그렇게 지옥성주 도역아에게 지옥불을 선사했다. 삽시간 화염에 휩싸인 지옥성주는 ‘악악’ 비명을 질렀다.

한자리에서 디스코 댄스를 추다가 강물에 ‘풍덩’ 뛰어들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물속에서도 불꽃은 쉽게 꺼지지 않았다.


한참 물속에서 죽을둥살둥 허우적댄 다음에야 간신히 불을 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땐 이미 반쯤 익사한 상태였다.


이 같은 위기에 지옥성주의 마누라는 대경실색했다. 당장 곤경에 처한 남편을 구하려고 마차에서 뛰어내렸다.

첫째아들 ‘도원광’도 같이 달려 나왔다. 아직 열 살인 막내아들만 마차에 남아 울음을 터뜨렸다.


“이 개같은 원숭이놈들! 어서 내 남편을 살려내라!”

“아버님! 저 원광이 여깄습니다. 어서 물속에서 나오십쇼!”

“으앙! 아빠! 엄마! 형!”


지옥성주의 마누라는 백년전 지옥신교의 자객단체인 지옥살검대의 후예로서 살검에 자신이 있었다.

첫째아들인 도원광은 부친이 익힌 지옥흑검대신 무당파의 검공을 익히고 있었다.


지옥성주 도역아는 과거 지옥흑검을 익혀 출세길이 막혔었다.

그렇기에 첫째 아들은 그런 일이 없도록 아예 무당파의 검공을 얻어서 익히게 했던 거였다.


무당파의 검공을 얻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오랜 세월 각고의 노력 끝에 얻어진 결과물이었다.


첫째아들 도원광이 어린시절 무렵, 지옥성주인 그가 정사련 소속인 무당파의 검공을 얻으려고.

제 집안의 재산을 얼마나 쏟아부었는지 등뼈가 휠 지경이었다. 마누라가 알게 되면 당장 개거품을 물고 쓰러질정도로 큰 금액을 투자했었다.


하지만 이날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갔다.

붉은 털의 성성이들은 가차 없었다.


지옥성주 도역아에게 했듯이 지옥성주 마누라와 그의 첫째아들 도원광에게도 지옥불을 선사했다.

큰돈을 들여 연성한 무당파의 검공이 뭔지 확인할 시간조차 주지 않았다.


화염방사기가 토해낸 거대한 불꽃은 삽시간 이들을 삼켜 버렸다.


“으아아아아악!”


지옥성주의 마누라와 첫째아들도 강물 속에 ‘풍덩’ 뛰어들었다. 결국 반쯤 익사한 지옥성주와 그의 아내. 첫째아들은 성성이들에게 구원받았다.


“우갹! 우갹! 우갹갹갹갹!”


대왕 성성이가 마부에게 명령했다.

마부는 겁에 질려 고개를 끄덕였다. 생존본능이 발휘된 탓인지 대왕 성성이가 뭔 말을 하는지 알아먹었다.


마부는 벌벌 떨면서 지옥성주의 막내아들을 데리고 지옥성으로 복귀했다.


이처럼 지옥성주 도역아와 그의 아내. 첫째아들 도원광과 막내아들은 전부 지옥성으로 되돌아오게 되었다.

대형마차에 실은 지옥성의 금은보화와 함께.


지옥마제 조현은 지옥성의 집무실에서 지옥성주 도역아를 처음봤다.

짚불에 잘 구워진 살찐 쥐새끼 꼴을 하고 있었다. 온몸이 새카맣게 타 있을 뿐 아니라 흠뻑 젖어 있기도 했다.


지옥성주 도역아는 교주 조현 앞에 납작 엎드렸다.

자기는 죽어도 좋은데 제발 식솔들만은 살려달라 간청했다.


그러자 조현은 사자가죽이 뒤덮인 의자에 앉아 물었다.


“너 내가 누군지 알지?”

“아니오, 잘 모르겠습니다.”

“멍청하긴. 너는 내가 누군지도 모르는데 살려달라고 하는 거냐?”

“그, 그야, 지옥성의 새로운 주인이신...”

“완전히 바보는 아니로군. 그렇다면 내가 누구일 것 같아?”


지옥성주 도역아는 꿀 먹은 벙어라기 되었다. 한참 말이 없었다.

앞서 수십년간 자기가 대장 노릇을 하던 집무실에서 노예처럼 땅바닥에 머릴 처박고 조아리고 있었다.


단언컨대 자기한테 이런 수모를 겪게 할 자는 지옥성에 없었다. 앞서 지옥성 최하층에서 탈옥한 지옥마제 조현을 빼놓고는.


일순 도역아는 머리를 번쩍 들고 소리쳤다.


“헉, 말, 말도 안 돼! 당, 당신이 지옥마제?”

“왜? 뭐가 그렇게 못 미더운데?”

“죄, 죄수록에 따르면, 당신 나이가 벌써 백사십살은 훌쩍..”

“이 바보야, 반로환동을 할 수도 있는 거잖아.”

“하, 하지만 성별은...”

“흥, 규화보전이나 백화보전을 익힐 수도 있는 거지.”

“느헉.”


견문이 약한 지옥성주 도역아는 지옥마제 조현이 열게 된 귀문에 대해선 아는 바가 없었다.

하지만 규화보전이나 백화보전은 잘 알았다. 애초에 전 무림이 다아는 전설적인 무공비급이었다.


“자, 다시 묻겠다. 그럼 내가 누구지?”


지옥성주 도역아의 얼굴은 검댕이 칠이 되어있어 엉망진창이었다.

그는 두근대는 가슴을 진정시켰다. 양쪽 눈을 크게 뜨고 힘있게 외쳤다.


“지옥흑검대 후예인 속마 도역아, 지옥신교 제19대 교주이신 조현님을 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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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32. 강시접수. 24.06.07 2 0 16쪽
» 31. 화염방사기를 쓰는 성성이들. 24.06.05 4 0 18쪽
30 30. <절규하는 간귀 십삼마.> 24.06.04 4 0 14쪽
29 29. <도망치는 인형설삼.> 24.06.03 7 0 11쪽
28 28. 무시무시한 인형설삼(人形雪蔘). 24.06.02 6 0 13쪽
27 27. 간귀(奸鬼) 십삼마(十三魔). 24.06.02 4 0 14쪽
26 26. <주제도 모르고 까부는 자는 일찍 패가망신한다.> 24.06.01 7 0 17쪽
25 25. 가슴이 두근대는 지옥신교의 교주. 24.05.31 5 0 11쪽
24 24. 대명황제에게 <상방검>을 받은 지옥마제 조현. 24.05.30 5 0 13쪽
23 23. 지금부터 <강철호법>이 모시겠습니다. 24.05.29 5 0 13쪽
22 22. 재난현장에서 사체를 발굴하는 <숀 아머리.> 24.05.29 4 0 13쪽
21 21. 지옥속박(地獄屬縛) 24.05.27 8 0 12쪽
20 20. 염병할 ‘데브그루’놈들. 아직 살아있었네? 24.05.27 6 0 12쪽
19 19. 지옥원귀검(地獄冤鬼劍) 발동-. 24.05.26 7 0 14쪽
18 18. 바나나 탄창을 자동소총 구멍에 '찰카닥'삽입했다. 24.05.25 9 0 13쪽
17 17. 죄수번호, 삼육팔삼오구일(三六八三五九一)-! 24.05.24 10 0 14쪽
16 16. 지옥원귀공(地獄冤鬼功)을 연마하는 ‘숀 아머리’. 24.05.23 7 0 13쪽
15 15. 기력이 쇠한 데는 뱀고기가 최고! 24.05.22 6 0 12쪽
14 14. <성욕이 증가 되고 있습니다.> 24.05.22 8 0 11쪽
13 13. 정전협정에서 동맹협정으로. 24.05.21 11 0 12쪽
12 12. 우라늄 성분이 가득한 진여래신검(鎭如來神劍). 24.05.20 9 0 11쪽
11 11. <혹성탈출>의 한 장면. 24.05.19 9 0 12쪽
10 10. 뽀뽀를 부탁해도 되겠습니까. 24.05.18 8 0 12쪽
9 9. <죽일듯이 훈련하고, 훈련하듯 죽인다.> 24.05.17 10 0 13쪽
8 8. 대(大)소림사에서 제작한 108동인(銅人) 24.05.16 20 0 15쪽
7 7. ‘헬레이저’급 수도사들. 24.05.15 20 0 13쪽
6 6. 스테이크가 배달됐습니다. 24.05.14 21 0 12쪽
5 5. vip를 구출하라. 24.05.13 25 0 11쪽
4 4. 완벽한 ‘슬랜더’에게 저항하는 <숀 아머리> 24.05.12 27 0 11쪽
3 3. '슬랜더'지만 괜찮아. 24.05.11 38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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