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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종조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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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금종조
작품등록일 :
2024.05.09 12:51
최근연재일 :
2024.06.07 02:22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450
추천수 :
4
글자수 :
185,773

작성
24.06.03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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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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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29. <도망치는 인형설삼.>

DUMMY

지옥성에 끌려오기 십년 전.

간귀 십삼마는 당시 납치한 처녀만 백 명이 넘었었다.


간귀 십삼마는 처녀들을 아무도 모를 토굴에 가둬두었었다. 그런 채 소악부에 체포가 되었었다.

결국, 그 토굴에 있던 처녀들은 전부 굶어 죽고 말았다.


그래서 지금 간귀 십삼마 주위에는 아귀가 된 처녀 귀신들이 주위를 배회하고 있었다. 하지만 간귀 십삼마는 전혀 그걸 모르고 있었다.


전신 근육이 팽팽해진 간귀 십삼마는 양쪽 눈을 끔벅였다.


터져나간 수정관 밑에는 십여 벌의 방빙복이 있었고 그 방빙복과 같은 재질로 만들어진 고무 가방이 하나 있었다.


간귀 십삼마가 그걸 열어봤다. 고무 가방 안에는 사람 팔뚝만한 빙정이 번쩍번쩍 빛을 내고 있었다.


누군가 외쳤다.


“빨리 닫아. 빙정이라면 꼴도 보기 싫어.”


십삼마 모두가 고개를 끄덕인다.

이들은 굽은 등을 펴고 크게 괴성을 내질렀다. 초점을 잡느라 양쪽 눈을 치떴고 부릅떴다.


진짜 제대로 눈을 뜬 것은 십년만이다. 저희 앞에 쭉쭉빵빵한 처녀들이 있길 고대했지만 그것은 꿈처럼 요원한 일.


간귀 십삼마는 정사련의 개 노릇을 하는.

소악부(小惡府)의 집행관 놈들을 욕했다.


소악부 놈들은 늘 상 이렇게 지껄여댔다.


<작은 악(惡)으로 더 큰 악(惡)을 섬멸한다.>


“작은 악이든 큰 악이든 다 같은 악이지.”

“다를 게 뭐가 있지?”

“맞아, 세상천지에 헛소리도 그런 헛소리가 없지.”


간귀 십삼마는 온몸이 젖어있었다.

아직도 녹다만 얼음조각들이 이들 머리에 혹처럼 들러붙어 있었다. 간귀 십삼마는 저희 몸에 들러붙은 얼음조각을 제거했다.


일순간 공력을 일으켰다.

흠뻑 젖은 몸에 수증기가 ‘확’ 일면서 금세 뽀송뽀송 말라버렸다.


십년동안 얼어 있었지만 이들의 안광은 여전히 사납고 불쾌했다. 그리고 적의로 가득차 있었다.


“진짜, 믿을 수가 없네.”

“어떻게 찢어 죽일 놈이 단 한 놈도 없지?”

“화풀이할 놈이 없다니.”

“그래, 무척이나 안타까운 일이야.”


간귀 십삼마가 해동됐을 때, 주위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오랜 잠에서 깨어난 간귀 십삼마는 살인충동에 어쩔 바를 몰라했다.


만약 이때 이들 앞에 지옥성의 병사들이 있었다면.

그 어떤 말도 듣지 않고 모조리 허리를 반으로 꺾은 뒤, 화가 풀릴 때까지 박박 찢어서 죽였을 터였다.


“아, 머리가 깨질듯이 아픈데.”

“십년동안 꽁꽁 얼어있었으니까 그럴 만도 해.”

“십년동안 같은 꿈을 꿨어. 혼자서 자위하는 꿈.”

“젠장, 그건 아주 끔찍한 꿈이었네.”

“그에 비하면 난 아주 괜찮은 꿈을 꿨어.”

“무슨 꿈인데?”

“몸매가 무척 끝내주고 왕가슴인 여자랑 함께 있는 꿈.”

“그거야말로 부럽군.”

“부러워할 것 없어. 우리는 이제 꿈을 꾸지 않을 거거든.”

“그렇지. 꿈꿀 이유가 없지. 모든 게 현실이 될 거니까.”

“맞아, 꿈은 바보들이나 꾸는 거지.”


해동된, 간귀 십삼마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자신들이 정상적인 남자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거였다.

간귀 십삼마는 저희 한 손으로 불알을 점검했다.


십년전 소악부 놈들에게 체포됐을 당시. 소악부 놈들은 간귀 십삼마의 불알을 불에 달군 철판에 올려둔 채 가혹하게 고문했었다.

저희의 불알을 소불알 요리하듯 자글자글 불태웠었다.


“음음, 나는 정상이네.”

“나도 정상이야.”

“난 잘 모르겠는데.”

“난 이따가 써먹어 봐야 알겠어.”

“이 개같은 소악부 놈들. 그때 생각만 하면 아직도 소름이 끼쳐.”

“우리 모두 정상이야.”

“그걸 어떻게 알지?”

“우리 중에 목소리가 변한 놈이 한 놈도 없잖아.”

“그걸로 증명이 될까.”

“충분히 돼. 남성을 잃으면 목소리가 변하거든.”

“황궁에 있는 환관 목소리처럼 말이야.”

“맞아, 그런 식이지.”


간귀 십삼마는 다음으로 단전을 점검했다. 혹 단전이 망가졌을까봐 걱정했는데. 그 또한 말짱했다.


십년전 지옥성에 끌려왔을 때, 지옥성주 도역아는 이들을 인형설삼을 재배할 목적으로 단전에는 일절 손대지 않았었다.

인형설삼의 효능을 극대화 시키려면 밭이 되는 몸이 제일 중요했다.


내공이 있는 무림의의 육체에다 인형설삼을 심어 재배하면 그 효능과 값어치는 최소 백배 이상 상승한다.

간귀 십삼마는 양쪽 눈썹을 찡그렸다.


“음음, 뭔가 좀 이상한데.”

“불알과 단전이 멀쩡한데도 몸에 힘이 없어.”

“왜 이런 거지?”

“그건 지옥성 놈들 때문이야.”

“가사상태에 빠진 십년동안 인형설삼이 우리 몸에 들러붙어서 영양분을 쪽쪽 빨았거든.”

“해결방안은?”

“간단해. 우리 몸에 붙어 있었던 인형설삼 전부를 우리가 찾아서 먹어치우면 돼.”

“생각보다 간단하군.”

“그렇지. 우리 일은 늘 그런 식이지.”


간귀 십삼마는 곧장 행동 개시했다.

핏기어린 양쪽 눈을 부라리며 인형설삼을 찾고 또 찾았다.


앞서 말했다시피 가사상태에 빠진 십년간 이들의 체액과 공력을 인형설삼이 야금야금 뽑아먹으며 성장했었다.

그런 탓에 현재 간귀 십삼마는 몸이 꽤 허약해져 있었다.


다시 인형설삼을 복용하면 빈약해진 육체는 이전처럼 복구가 될 터였다.

그래서 간귀 십삼마는 눈을 뜨자마자 혈안이 돼서 인형설삼을 찾고 있는 거였다.


“읏흣흣흣흐, 이 쬐그만 놈들아, 다들 어디 숨었냐, 빨리빨리 나와라,”


이윽고 이들이 인형설삼의 사냥현장(?)에 등장했을 때. 특별동에서 해동된 다른 악당들은 대부분 숨이 끊겨 있었다.

처키 인형처럼 악독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인형설삼들한테 그 체액을 싹다 뽑아 먹힌 뒤였다.


간귀 십삼마는 조용히 인형설삼을 포위했다. 한쪽 구석에서 오들오들 떨고 있는 지옥성의 병사들을 곁눈으로 흘긋 봤다.


간귀 십삼마는 이들의 존재를 무시했다.

현재 중요한 것은 최대한 빨리 인형설삼을 복용하는 것이니까.


“잠깐만, 표정이 진짜 뭣 같은데. 저거 인형설삼이 맞아.”

“그래, 확실해. 인형설삼이야.”

“좋아, 멀리 가지 않았다니, 착한 녀석들이로군.”


때마침 인형설삼들과 간귀 십삼마의 시선이 마주쳤다.

간귀 십삼마는 이정도로 사람 좋은 얼굴을 할 수 있을까, 싶은 얼굴로 말을 붙였다.


“식사 중이라 너무 미안한데 말이지.”

“우리끼리 얘기 좀 나눠볼까.”

“그래, 십년동안 우리끼리 나누지 못한 말이 참 많았잖아.”


인형설삼들이 ‘씨익’웃었다.

건방짐과 경계심이 함께 돋보이는 웃음이다.


이때 간귀 십삼마가 빠르게 접근했다.

그러자 처키 얼굴의 인형설삼들은 죽어버린 악당들의 몸에서 민첩하게 빠져나왔다. 그러더니 어디론가 숨어버렸다.


다시 간귀 십삼마가 찾아냈을 때는 저희끼리 한데 뭉쳐있었다. 그 특유의 생글생글 웃고 있는 표정이었다.


이것들 모두 예쁘장한 아기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까지 귀여운 우리를 설마 해치려는 거냐며 애원하는 눈빛이었다.


“뭔가 꿍꿍이가 있어 뵈는데.”

“이것들이 어서 장난질이냐?”

“다른 놈들한테는 장난질이 통할지 모르지만.”

“우리한테는 절대 안 통한단다.”


간귀 십삼마가 야유하며 비웃었다.

그러자 생글생글 웃고 있던 인형설삼들의 표정이 확 돌변했다. 아까와 같은 처키 표정이 되어서 간귀 십삼마에게 덤벼들었다.


“옳지. 바로 이거야.”

“너희 스스로 우리 입에 들어온다면.”

“고통 없이 끝내주마.”


역시 간귀 십삼마가 대단하긴 대단했다. 수십마리(?)의 인형설삼과 정신없이 싸운다 싶었는데, 어느샌가 모조리 생포를 해버렸다.


간귀 십삼마는 포박당한 인형설삼을 한가운데 두고 복용할 준비를 끝마쳤다.

꽁꽁 묶인 인형설삼들이 마구 버둥댔다. 이윽고 우는 표정을 짓더니, 그 눈가로 끈끈한 인삼진액이 마구 떨어진다.


“야, 진액 흘리지 마. 아깝게.”

“그렇게 울어봤자 소용없다.”

“우리 몸속에서 영약이 될 준비나 해라.”


그런 이때였다. 갑자기 건물 입구를 통해 ‘우갸갸갹’하는 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불사도의 성성이들. 지옥성 최하층에서부터 지상까지 올라온 붉은 털을 가진 성성이들이었다.


이 붉은 털의 성성이들은 신장 3미터에 육박하는 괴물들이다.

간귀 십삼마가 대단타 하지만 평생 이런 괴물들과 맞상대해 본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당황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억, 저것들 다 뭐야?”

“성성이다! 성성이야!”

“성성이가 뭔데?”


사실 붉은 털의 성성이들은 지옥마제 조현과 함께 지상으로 올라왔다. 그런데 어디선가 진한 인삼 향이 맡아지는 것이 아닌가.


촉촉한 성성이 코는 개코를 훌쩍 뛰어넘는 후각이 있었다. 그래서 이곳까지 온 터였다.


그리고 바로 이들 눈앞에 백년에 한번 볼까말까한 귀하디귀한 인형설삼이 한무데기나 있었다. 횡재도 이런 횡재가 없었다.


“우갹! 우갹! 우갹! 우갹!”


붉은 털의 성성이들은 놀랍고 기뻐서 저희의 가슴을 양손으로 마구 두드렸다.

그런 뒤 곧장 인형설삼을 노리고 덤벼들었다.


중간에 간귀 십삼마가 나타나서 훼방 놨다.

분노로 꼭지가 돈 간귀 십삼마는 붉은 털의 성성이들과 적수공권으로 다투었다. 하지만 끝내 막지 못했다.

성성이들은 인형설삼을 싹다 훔쳐갔다.


“야이 개자식들아! 인형설삼 내놔라!”

“맙소사, 저것들 다뭐야?”

“성성이가 대소림사의 용조수를 쓸 줄 안다고?”

“그럼, 소림사에서 키우던 짐승들인가?”


붉은 털의 성성이들도 깜짝 놀랐다.

자기들이 선빵을 날려 용조수를 꺼내 썼음에도 인간들을 해치우지 못했다. 그래서 더 싸울 맘이 없어졌다. 그대로 도망쳤다.


“우약! 우약! 우약!”


순식간에 인형설삼을 빼앗긴 간귀 십삼마는 열통 터져 죽을 것만 같았다.

아직 십년간 꽁꽁 얼었던 몸을 회복하지 못해 전투력이 예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만약 계획대로 인형설삼을 복용했고.

또 이들 손에 칼 한자루만 쥐어져 있었다면 저 재수없고 못생긴 성성이들을 곱게 돌려보내진 않았을 터다.


그만큼 하북팽가의 파육도법은 중원에서도 악명이 자자했다.


“거기 서랏! 이 개같은 성성이 놈들아!”

“어서 저딴 성성이들이 튀어나왔지?”

“빨리 쫓아가자, 저것들이 인형설삼을 다 먹어치우기 전에!”


간귀 십삼마로서는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십년만에 해동되자마자 어디선가 홀연 나타난 짐승들. 그것들한테 인형설삼을 모조리 빼앗겨 버리다니.


간귀 십삼마는 분기탱천했다. 앞과 뒤도 살펴보지 않고 성성이들의 뒤를 바짝 쫓기 시작했다.


한편, 지옥성의 병사들은 혼이 쏙 빠진 얼굴로 시야에서 멀어지는 성성이들과 간귀 십삼마를 응시했다.


그러다 퍼뜩 정신을 차렸다.

부랴부랴 몸을 일으켜 도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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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32. 강시접수. 24.06.07 2 0 16쪽
31 31. 화염방사기를 쓰는 성성이들. 24.06.05 3 0 18쪽
30 30. <절규하는 간귀 십삼마.> 24.06.04 4 0 14쪽
» 29. <도망치는 인형설삼.> 24.06.03 6 0 11쪽
28 28. 무시무시한 인형설삼(人形雪蔘). 24.06.02 6 0 13쪽
27 27. 간귀(奸鬼) 십삼마(十三魔). 24.06.02 4 0 14쪽
26 26. <주제도 모르고 까부는 자는 일찍 패가망신한다.> 24.06.01 7 0 17쪽
25 25. 가슴이 두근대는 지옥신교의 교주. 24.05.31 5 0 11쪽
24 24. 대명황제에게 <상방검>을 받은 지옥마제 조현. 24.05.30 4 0 13쪽
23 23. 지금부터 <강철호법>이 모시겠습니다. 24.05.29 5 0 13쪽
22 22. 재난현장에서 사체를 발굴하는 <숀 아머리.> 24.05.29 4 0 13쪽
21 21. 지옥속박(地獄屬縛) 24.05.27 8 0 12쪽
20 20. 염병할 ‘데브그루’놈들. 아직 살아있었네? 24.05.27 6 0 12쪽
19 19. 지옥원귀검(地獄冤鬼劍) 발동-. 24.05.26 7 0 14쪽
18 18. 바나나 탄창을 자동소총 구멍에 '찰카닥'삽입했다. 24.05.25 9 0 13쪽
17 17. 죄수번호, 삼육팔삼오구일(三六八三五九一)-! 24.05.24 10 0 14쪽
16 16. 지옥원귀공(地獄冤鬼功)을 연마하는 ‘숀 아머리’. 24.05.23 7 0 13쪽
15 15. 기력이 쇠한 데는 뱀고기가 최고! 24.05.22 6 0 12쪽
14 14. <성욕이 증가 되고 있습니다.> 24.05.22 8 0 11쪽
13 13. 정전협정에서 동맹협정으로. 24.05.21 11 0 12쪽
12 12. 우라늄 성분이 가득한 진여래신검(鎭如來神劍). 24.05.20 9 0 11쪽
11 11. <혹성탈출>의 한 장면. 24.05.19 9 0 12쪽
10 10. 뽀뽀를 부탁해도 되겠습니까. 24.05.18 8 0 12쪽
9 9. <죽일듯이 훈련하고, 훈련하듯 죽인다.> 24.05.17 10 0 13쪽
8 8. 대(大)소림사에서 제작한 108동인(銅人) 24.05.16 20 0 15쪽
7 7. ‘헬레이저’급 수도사들. 24.05.15 20 0 13쪽
6 6. 스테이크가 배달됐습니다. 24.05.14 21 0 12쪽
5 5. vip를 구출하라. 24.05.13 25 0 11쪽
4 4. 완벽한 ‘슬랜더’에게 저항하는 <숀 아머리> 24.05.12 27 0 11쪽
3 3. '슬랜더'지만 괜찮아. 24.05.11 38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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