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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종조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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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금종조
작품등록일 :
2024.05.09 12:51
최근연재일 :
2024.06.07 02:22
연재수 :
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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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85,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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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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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26. <주제도 모르고 까부는 자는 일찍 패가망신한다.>

DUMMY

‘우우우우우우-.’

어디선가 늑대가 울부짖는다.


아프리카 오지나 다름없는 운남성 밀림 안쪽.

온갖 맹수들과 경쟁 관계인 식인종이나 살 것 같은 정글 안쪽에 지옥성이 자리잡고 있었다.


사방이 벽으로 둘러싸인 화산형 분지 한가운데에 삐죽 솟은 지옥성.

지금 그 지옥성에서 미친 듯한 전고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둥둥둥둥둥둥둥둥둥둥.>


새하얀 뼈조각처럼 보이는 만월은 아직 허공에 걸려 있었다.

이른 새벽의 지옥성은 여전히 짙은 어둠에 잠겨 있었다. 저 멀리서 동이 터오는 조짐만 희미하게 있었다.


“끙, 내가 미쳐!”


지옥성주 ‘도역아’는 끓어오르는 화를 참지 못했다.

삐걱대는 침상에서 벌떡 일어섰다.


널따란 침상 옆자리에는 궁둥이가 푸짐한 여편네가 코를 골며 자고 있었다.

전고 소리가 요란한데도 마냥 곯아떨어져 있었다.


지난 삼십년간 그와 한 이불을 덮어쓴 여편네는 한때 사내대장부 저리 가라 할 만큼 무공이 특출났었다.


백년전 ‘지옥살귀대’의 후예로서 쥐도 새도 모르게 살인하는 기술이 대단했다.

처녀 때는 고릴라처럼 덩치도 좋고 힘도 좋았다.


첫날밤에 도역아는 새신부 엉덩짝에 얼굴이 깔려 하마터면 숨질 뻔도 했었다. 호탕한 성격만큼 술도 말술이었다.


계속해서 전고 소리가 ‘둥둥둥둥둥’ 울리고 있었다.


“염병, 도대체 왜 저러는 거야?”


북치는 소리가 시끄럽기 짝이 없었다.

여편네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간밤에 부어라 마셔라 아주 끝장을 본 모양이었다.


반면 도역아는 입에 술 한방울 대지 못한다.

몸에 받지 않는 것도 있겠지만 술만 마셨다 하면 사고를 치는 게 문제다.


이십년전, 지옥성주에 처음 임명됐을 때.

축하주로 코가 삐뚤어지게 마셨다가 크게 사고를 친 적이 있었다.


지옥성에 수감된 죄수들을 다짜고짜 밖으로 끌어내 탈출을 도운 적이 있었다. 물론 진짜로 도운 것은 아니고.


술김에 죄수들을 밀림에 풀어놓고 그들을 다시 뒤쫓으며 잔혹하게 사냥을 한 게 문제였다.


이 같은 보고가 정사련 지휘부에 들어갔다.

그래서 지옥성주에 임명된 첫날 모가지가 날아갈 뻔했다. 하지만 도역아의 부친이 발 벗고 나서 일을 해결했다.


집안 재산을 죄다 정리해서는 정사련의 주요 인사권자들한테 소눈깔만한 진주와 보석 등의 뇌물을 한 수레쯤 갖다 바친 것이다.

그렇게 당시의 문젯거리를 없는 것으로 만들었다.


“젠장, 그때 부친의 손에 맞아 죽을 뻔했는데.”


지옥성주 도역아는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었다.

그의 양쪽 귀를 찌르는 전고 소리는 지옥성의 죄수가 탈옥했을 때나 나는 소리였다.


“이 망할 자식들. 만약 헛것을 보고 이랬다면, 아주 요절을 내놓겠어.”


지옥성주 도역아는 군기빠진 수하들을 가만두지 않겠다며 별렀다.


비단옷으로 지어진 지옥성 제복을 잘 차려입은 뒤.

그 위엄에 걸맞은 보검을 가죽 요대 옆에 비껴찼다. 흰젖 빛깔을 뽐내는 운남산 명검이었다.


지옥성주 도역아는 옆방으로 갔다. 꿀잠 자는 막내아들 뺨에 뽀뽀를 ‘쪽’하고 나섰다.

관저 밖에는 하인들이 벌써 말을 준비해놓고 있었다.


“성주님, 지옥성에 큰 문제가 생겼나 봅니다.”

“나도 귀가 있다.”


도역아는 양쪽 눈을 부라렸다.

하인들의 입을 다물게 한 뒤, 얼른 말에 올라탔다.


지옥성이 자리잡은 분지 안쪽은 일단 화산지대이기도 했지만, 오래전부터 관리가 철저히 되어있었다.

그렇게 막 수풀이 우거지진 않았다.


“여편네가 깨서 물으면 일찍 출근했다고 해. 아침은 지옥성에서 먹을 거니까. 그런 줄 알고.”


이 같은 지옥성주의 말에 관저의 하인들은 그러겠다고 대답했다. 도역아가 말고삐를 잡고 흔들었다.

건장한 말은 재빨리 몸을 틀어 질주하기 시작했다. 목적지는 언제나 지옥성이다.


“잇히이이이이힝.”

“그래, 알겠다. 너도 아침은 지옥성에서 해결하자.”


잠을 설친 그는 달리는 말 위에서 연신 하품했다.

일전에 그는 관저 밖에 있는 닭장에서 닭들이 마구 울어대는 통에 한참 동안 불면증에 시달린 적이 있었다.


참다못한 그는 그 닭들을 전부 없애버렸다.

사실 그 닭들은 중년에 어렵게 얻은 열 살짜리 외아들이 키우는 애완 닭들이었다.

이놈들이 이른 아침마다 울어대는 통에 정말 미쳐버리는 줄만 알았다.


지옥성주 도역아는 매일 아침 이빨을 박박 갈았다.

열 살짜리 외아들을 생각해서 한 석달은 버틴 것도 같다. 하지만 더는 참지 못했다.


잠을 설치는 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어린 아들이 옆에서 빽빽 울든지 말든지 수십마리 닭들을 한꺼번에 진흙을 발라 야무지게 구워버렸다.


겉에 묻은 진흙을 ‘탈탈’ 털어내고 닭털을 전부 뽑아서 훈김이 모락모락 나는 닭고기를 어린 아들에게 찢어줬다.


어린 아들은 한참을 울더니 맛있게 받아먹었다.

그 이후, 지옥성주 도역아는 한 열흘쯤 걱정 없이 잤다.


그런데 맙소사. 이날 아침.

또다시 도역아를 열 받게 하는 놈이 있었다.


간밤에 지옥성에서 당직을 선 어떤 놈이 비상사태에나 두드리는 엄청나게 큰 전고를 쳐때리고 있는 거였다.


“도대체 언놈인지 그놈 낯짝을 함 봐야겠어!”


도역아는 지옥성에 도착하자마자 전고소리가 울려 퍼지는 전각으로 향했다.

석등에 불이 환히 밝혀져 있었다.


그곳에는 지옥성의 병사들이 안절부절못한 채 정신없이 전고를 두드리고 있었다.

활활 타오르는 불꽃이 이들의 얼굴을 어지럽게 핥고 있었다.


관저에서 나왔을 때만 해도 당직을 선 놈에게 자초지종을 캐물으려 했다. 그런 다음에나 혼을 내려 했었다.


하지만 오는 도중에 열불이 더 뻗쳤다.

그래서 도역아는 자초지종 따윈 상관없이 당직이 누구냐고 물었다.


그러자 한 놈이 앞으로 나섰다.


“어젯밤 당직은 접니다, 성주님.”

“아, 그러냐.”


도역아는 다짜고짜 당직 간부를 흠씬 두들겨 팼다. 주위에 도열한 병사들이 그를 뜯어말렸다.


“아씨. 이거 놔! 안 놓냐? 놓으라고!”


한참 주먹질을 한 뒤 도역아가 물었다.


“대체 뭐 때문에 이런 거야? 수감된 죄수들이 폭동이라도 일으켰어?”


그는 아직도 화가 풀리지 않았다. 자기가 지옥성주에 임명된 지 어언 이십년이 지났건만.

여태껏 탈옥자는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아니, 지난 백년동안 탈옥에 성공한 자는 아무도 없었다.


그랬기에 그는 설마 탈옥자가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헌데 얼굴이 퉁퉁부은 당직자가 억울한 눈빛으로 ‘예’라고 답했다.


“진짜로 탈옥이라고?”

“지금 두 번째로 말씀드리는 겁니다.”


지옥성주 도역아는 한순간 숨이 턱 막혔다.

수하인 당직자는 지금 현재 지옥성 최하층 수감자들이 탈옥했다고 보고했다.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지옥성주는 가슴이 철렁했다. 충격이 커서 곧장 졸도할 뻔했다.

지옥성주 도역아는 최하층 수감자에 대한 정보가 곧잘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수하들에게 물었다.


“잠, 잠깐만, 그래서, 누가 탈옥을 했다고?”

“백년전 수감됐었던 지옥신교 교주 조현 및 불사도의 성성이들. 그리고 정체불명의 짐승들입니다.”


“느헉.”


한순간 지옥성주 도역아는 머리가 ‘핑’ 돌았다.

현기증이 일자 옆에 있는 수하들이 그를 부축했다.


“야, 놔봐, 놔봐.”


지옥성주 도역아는 양손으로 얼굴을 ‘벅벅’ 문질렀다.

어찌할 바를 모른 채 제 자리에서 발만 동동 굴렀다. 당장 지옥성 바깥에 도움을 청했다.


관청이 있는 운남성. 운령부 부윤에게 연통을 넣어 당장 관군들을 소집해달라고 요청했다.


운령부는 지옥성에서 제일 근접한 곳으로 운남성에 있는 도시중 제법 인구가 많은 도시에 속한다.


그래도 안심이 안 되어서 사법권을 쥔 안찰사와 행정을 책임지는 포정사에게도 전령을 보냈다.

초대 ‘정사련주’가 명나라 2대 황제인 주현태가 된 이후, 정사련은 관부와 밀접한 연계를 맺고 있었다.


지옥성주가 도움을 요청하면 관부는 신속히 움직일 터였다.


이곳 지옥성에는 중원 각지에서 죄를 짓고 온 무림의 흉악범들이 득실득실했다.

따라서 이를 막지 못하면 당장 피해를 보는 것은 운령부의 백성들이다. 반드시 올 거라고 봤다.


지옥성주 도역아는 서둘러 집무실로 향했다.


백년전에 작성된 죄수록을 금고에서 꺼내 들었다. 지옥성주로 첫해를 보냈을 때, 심심해서 꺼내보았다가 이십년만에 다시 들춰보는 거였다.


사람 몸통만한 죄수록에는 백년전 수감된 지옥신교 제19대 교주 조현의 용모파기와 그가 익힌 마공목록이 적혀 있었다.


또 죄수록에는 그가 한때 얼마나 악랄하고 흉악했었던 범죄자였는지를 알려주는 초대형사건들이 조목조목 열거되어 있었다.


지옥성주 도역아는 지옥마제 조현의 악행이 적힌 대목을 읽다가 눈앞이 아찔해졌다.

‘끙’하는 소리와 함께 두터운 죄수록을 닫았다.


대체 그 작자가 어떻게 백년동안 빛 한점 들어오지 않는 지옥성 최하층에서 살아남았는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처녀 젖만큼이나 달콤한 공청석유를 매끼 밥 먹듯이 처먹어도 이렇지는 못했을 것 같았다.


“다시 묻자. 정말 탈옥한게 최하층 수감자들이 맞아?”

“그렇습니다, 성주님.”

“그럼, 지옥강시는 어떻게 됐어?”

“저희한테 지옥강시가 있었습니까?”

“끙, 내 말을 말아야지. 그럼 쌍두 독각화망은?”

“예? 쌍두 독각화망은 그저 전설 아니었습니까?”

“전설 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지옥성주 도역아는 양쪽 눈썹을 찌푸렸다.

직급이 낮은 수하들은 1급 기밀문서인 죄수록을 열람할 자격조차 없었다.


그래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것들이 뭔가 대단한 착각을 하는 게 아닐까, 하고.

하지만 그게 아니란 것이 속속 밝혀졌다.


지옥성 최하층 탈옥자들이 각층에 있는 병사들을 순식간에 물리치며 상층부에 오르고 있었다.

그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도역아의 등줄기에서는 진땀이 폭포수처럼 흘러내렸다.


“보고드립니다! 탈옥자들이 지하 60층을 돌파했습니다!”

“보고드립니다! 탈옥자들이 지하 50층을 돌파했습니다!”

“보고드립니다! 탈옥자들이 지하 40층을 돌파했습니다!”


기겁한 도역아는 집무실 책상을 두드리며 소릴 질러댔다.


“멍청하게 있지들 말고, 가서 좀 막아라! 막아!”


결국 지옥성주 도역아는 자기가 직접 나서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지 않으면 좀처럼 일이 해결되지 않을 거라고 봤다.


그래서 지난 이십년간 방구석에 처박아뒀었던 중장갑주를 허둥지둥 몸에 걸치기 시작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주제도 모르고 까부는 자는 일찍 패가망신한다.>


이제까지 그의 신조는 이러했다.

지금 현재 돌아가는 분위기를 보아 하니까,


여기서 잘못 깝치면 패가망신 수준이 아니라. 내일 당장 병풍 뒤쪽에서 향냄새를 맡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년전에 수감됐었던 교주가 멀쩡히 걸어 나온다면.

이제껏 지옥성주로 배부르고 등 따시게 지낸 자신을 가만 놔두지 않을 것 같았다.


“이런 젠장, 정말로 내가 부귀영화를 누렸다면 당장 죽어도 억울하지나 않을 텐데.”


그랬다.

전날까지 도역아는 집무실에서 등뼈가 부러져라 일을 했었다.


이곳 지옥성은 중원무림의 태두 정사련의 한조직으로 그 어떤 범죄자들이 들어오든 그것들을 교화시키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하지만 정작 그의 임무는 죄인들을 교화시키는 게 아니었다.

이 빌어먹을 지옥성이 어떡하든 잘 굴러가게 만드는 데 있었다.


현재 지옥성은 돈 먹는 하마였다.


죄인들을 무작정 잡아 죽인다면 돈들 일은 없겠으나. 정사련에서는 그 어떤 1급 죄인이나, 정치범도 그냥 죽이는 법이 없었다.


악랄한 고문으로 사람을 사람이 아닌 형체로 만들었다 해도. 일단은 지옥성에 십년 이상 가둬두어야만 직성이 풀렸다.


정사련의 최고 지도부는 사람을 괴롭히는 진정한 고문은.

그가 품고 있는 모든 희망을 빼앗는데 있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렇지. 남들이 이곳을 지옥성이라 부르지만, 진짜 나쁜놈들은 죄다 정사련 본부에 있지. 암. 나는 죄가 없어.”


백년전 지어진 지옥성은 본래 지옥신교 총단이었다.


그 옛날 신실한 교도들이 밤낮없이 땅을 파고 들어가 건축한 지하 구십구층의 지옥성은 적들의 공격을 방어하는 데 가공할 능력을 발휘했다.


천년간 딱 한번 함락되었을 뿐이다. 백년전 이곳 지옥성을 너무도 잘아는 부교주란 놈에 의해서.


아무튼 지옥성 최하층인 구십구층은 지옥신교의 최고위급 고수들이 한데 모여 제사를 지내고 회의를 하는 곳이었다.


그러나 백년전 지옥신교 제19대 교주 조현이 대명제국의 역적이 되어 체포되자 지옥신교는 쫄딱 망했다.

그야말로 쑥대밭이 되었다.


백만에 가까운 금군이 총단을 포위하여 십일을 버텼지만 더는 버티지 못하고 함락이 되었다.


이후 지옥신교 총단은 지옥성으로 명칭이 바뀌어서 오늘날까지 정사련의 한축을 담당하게 된 것이다.

어쨌든 지옥성에는 죄인들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


무기수들이야 어차피 죽은 목숨들이라 신경쓸 것이 없지만.

다른 놈들은 무조건 형 집행이 끝날 때까지 관리를 잘해야 했다.


뼈에 거죽만 붙여놓은 모양새로 바닥에 누워 똥만 찍찍 사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다.

치매에 걸려 지 부모도 못 알아보는 한이 있더라도 명줄은 붙여놓아야만 했다.


정사련에서 검열이라도 나오는 날은 지옥성주 도역아는 그야말로 죽을 맛이 될 정도로 바삐 뛰어다녀야 했다.


이렇듯 지옥성을 관리하자면 역시나 문제는 돈이었다.


지옥성에는 백년전 멸교된 십대마교의 기술자들과 황궁의 대학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개발한 함정기관들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었다.


그 함정기관들은 지금도 무리없이 작동되고 있었다.

그렇다는 말은 계속해서 지옥성주가 돈을 쏟아부어 유지보수를 해주었다는 말이 된다. 그 유지보수비용은 가히 천문학적이었다.


어디 그뿐인가. 앞서 말했다시피 지옥성에는 죄수 십만이 투옥되어 있었다.


그 수감된 십만 죄수들이 처먹을 식량부터 병에 걸리면 그 치료할 처방약들까지 모든게 구비되어 있어야 했다.

이렇듯 돈이 없으면 지옥성은 파산이었다.


“아, 내가 앓느니 죽지.”


지옥성 병사들에게 들어가는 급여는 또 어떤가. 이놈들은 매년 급여를 올려달라면서 징징댔다. 어쩔때는 병기를 들고 농성했다.


지옥성 층층마다 관리자들이 아주 생난리를 피웠다. 수감된 죄수들과 짜고서 감옥 안을 점거하는 등의 난동까지 폈다.


그때마다 지옥성주 도역아는 무력행사로 이것들을 찍소리 못하게 만들었다.

그 탓에 지옥성 병사들의 급여는 십년째 동결중이다.


이쯤되면 지옥성 병사들도 더럽다며 일을 그만둘 만도 한데 그런 자는 거의 없다시피했다.

왜냐하면 이들에게 그 옛날 지옥신교의 무리라는 주홍글씨가 붙어 있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에 가면 지금 받는 급여조차도 받을 수가 없다.

알게 모르게 차별받기 일쑤다.


지옥신교 후예라는 편견이 있어 그런 것인데. 그 편견을 깨부술려면, 무조건 절정급 고수는 되어야 한다.


그 정도가 되면 지옥성을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정사련에서 인정하는 절정고수가 되면 중앙에 차출되어서 고수행세를 할수 있고. 또 그에 따라 출세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절정고수라도 자격제한은 있다.


혹여 지옥신교의 마공을 익혀 고수가 된 자는 정사련에 차출될 자격이 애초에 박탈되므로.

무슨 짓을 하든 정사련에서 인정하는 방파의 무공을 얻어서 연마해야 한다. 그렇게 실력을 쌓아야 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도역아는 백년전 ‘지옥흑검대’ 출신 조부를 둔 후손이었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지옥흑검’을 배워 익혔다.


“젠장, 그때, 다른 무공을 얻어 배웠다면, 이 촌구석을 벗어나 정사련 본부가 있는 곳에 가서 출세했을 텐데.”


지옥성주 도역아는 지옥흑검을 연마한 것을 평생 후회했다.


바로 그때였다. 갑자기 집무실 문짝이 ‘쾅’하는 소리와 함께 벌컥 열렸다.

얼굴에 피칠갑을 한 수하들이 안쪽으로 들어섰다.


“뭐, 뭐야?”

“성주님 큰일났습니다!”

“지, 지옥마제가.. 벌, 벌써... 왔다고?”

“지옥마제가 아니고 지옥강십니다!”

“헉, 지, 지옥강시?”


지옥성주 도역아는 지옥강시라는 말에 다시금 수하들을 살펴봤다. 그랬더니 정말 온몸 곳곳이 깨물리고 뜯어먹힌 흔적이 있었다.


백년전 지옥신교가 제련한 지옥강시는 살인에 환장한 십대마교조차 쩔쩔맬 정도로 극악했었다.


그런 흉악한 지옥강시를 지난 백년동안 지옥성에서 철창 안에 있는 죄수들을 구경만 하면서.

간수 노릇을 한 놈들이 막아낼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지, 지옥강시가 총 몇구야?”

“예, 지금까지 파악된 것만 칠백굽니다!”

“컥, 칠, 칠백구!”


도역아는 입을 떡 벌렸다.

백년전 지옥신교 교주 조현은 지옥강시 일백구만 데리고 대소림사를 쑥대밭으로 만든 적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지옥강시가 칠백구라니. 정말 경악할만한 숫자다.


“야, 안 되겠다! 도망가자!”

“예?”

“이 한심한 놈들아! 도망가자는 말도 못 알아듣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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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32. 강시접수. 24.06.07 2 0 16쪽
31 31. 화염방사기를 쓰는 성성이들. 24.06.05 3 0 18쪽
30 30. <절규하는 간귀 십삼마.> 24.06.04 4 0 14쪽
29 29. <도망치는 인형설삼.> 24.06.03 6 0 11쪽
28 28. 무시무시한 인형설삼(人形雪蔘). 24.06.02 6 0 13쪽
27 27. 간귀(奸鬼) 십삼마(十三魔). 24.06.02 4 0 14쪽
» 26. <주제도 모르고 까부는 자는 일찍 패가망신한다.> 24.06.01 7 0 17쪽
25 25. 가슴이 두근대는 지옥신교의 교주. 24.05.31 5 0 11쪽
24 24. 대명황제에게 <상방검>을 받은 지옥마제 조현. 24.05.30 4 0 13쪽
23 23. 지금부터 <강철호법>이 모시겠습니다. 24.05.29 5 0 13쪽
22 22. 재난현장에서 사체를 발굴하는 <숀 아머리.> 24.05.29 4 0 13쪽
21 21. 지옥속박(地獄屬縛) 24.05.27 8 0 12쪽
20 20. 염병할 ‘데브그루’놈들. 아직 살아있었네? 24.05.27 6 0 12쪽
19 19. 지옥원귀검(地獄冤鬼劍) 발동-. 24.05.26 7 0 14쪽
18 18. 바나나 탄창을 자동소총 구멍에 '찰카닥'삽입했다. 24.05.25 9 0 13쪽
17 17. 죄수번호, 삼육팔삼오구일(三六八三五九一)-! 24.05.24 10 0 14쪽
16 16. 지옥원귀공(地獄冤鬼功)을 연마하는 ‘숀 아머리’. 24.05.23 7 0 13쪽
15 15. 기력이 쇠한 데는 뱀고기가 최고! 24.05.22 6 0 12쪽
14 14. <성욕이 증가 되고 있습니다.> 24.05.22 8 0 11쪽
13 13. 정전협정에서 동맹협정으로. 24.05.21 11 0 12쪽
12 12. 우라늄 성분이 가득한 진여래신검(鎭如來神劍). 24.05.20 9 0 11쪽
11 11. <혹성탈출>의 한 장면. 24.05.19 9 0 12쪽
10 10. 뽀뽀를 부탁해도 되겠습니까. 24.05.18 8 0 12쪽
9 9. <죽일듯이 훈련하고, 훈련하듯 죽인다.> 24.05.17 10 0 13쪽
8 8. 대(大)소림사에서 제작한 108동인(銅人) 24.05.16 20 0 15쪽
7 7. ‘헬레이저’급 수도사들. 24.05.15 19 0 13쪽
6 6. 스테이크가 배달됐습니다. 24.05.14 21 0 12쪽
5 5. vip를 구출하라. 24.05.13 25 0 11쪽
4 4. 완벽한 ‘슬랜더’에게 저항하는 <숀 아머리> 24.05.12 27 0 11쪽
3 3. '슬랜더'지만 괜찮아. 24.05.11 38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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