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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쿤1 님의 서재입니다.

처용과 용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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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쿤1
작품등록일 :
2015.03.24 22:14
최근연재일 :
2015.03.29 22:27
연재수 :
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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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17
추천수 :
224
글자수 :
257,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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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3.29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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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변혁의 소용돌이 24

DUMMY

푸른 초원이 넓게 펼쳐져 있다. 한가운데는 연못이 있었고 산세가 험한 침엽수림이 울창한데 차양 막을 친 황실의 거처가 있었다. 차양으로부터 이십 리 밖에 군사들이 진을 치고 황실의 상춘객들을 보호하고 있었다.


“황후마마. 여긴 팔경의 하나인 수룡연이라고 합니다. 참 아름답지요?”


“곱긴 하다만...........”


황후로 불리는 경비는 바로 요임금의 모친이다. 제곡에게 시집을 가서 삼년이 넘었는데도 태기가 없자 고향인 이기국으로 돌아와 잠시 소풍을 나온 터였다. 황후의 몸으로 임신을 하지 못한 죄책감은 소풍을 나온다고 해서 쉽게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이왕 심신을 달래기 위해 이곳에 왔으니 궁에서의 일은 잊는 게 좋지 않겠느냐? 비록 제곡의 됨됨이가 괴팍하기로 소문이 났지만 너와 한동안 멀리 떨어져 있으면 다시 생각이 날것이 분명하다. 괜히 조바심을 낼 필요도 없다. 정 안되면 돌아가지 않아도 좋아. 이 애비 곁에서 평생 살아도 괜찮은 거야. 안 그러냐?”


“아바마마. 괜히 소녀를 안심시키려 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괜히 그랬다간 포악한 제곡이 우리 기국에 해를 끼칠 수도 있어서 싫습니다. 소녀는 다시 돌아갈 겁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약속했던 황제국과 기국의 선린을 유지하는 데 일조할 겁니다.”


경비의 굳은 심정을 확인한 황제는 막사로 돌아갔고 경비만 홀로 호수 한가운데로 물놀이를 나갔다. 경비는 현재 황후로 사는 것이 만족스럽지 않은 것을 생각하며 처신이 어렵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닫고 있었다.


“절대 그런 내색은 하지 말거라.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고 하질 않더냐? 제국과 우리 이기국이 너와 제곡의 혼인으로 안정을 맞고 있지만 백여 년 전까지만 해도 서로 원수지간이었단다. 지금 안정된 거로 보이는 것은 일시적일 수 있단 말이다. 그러니 이런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선 너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해라. 아버님도 이젠 연로하셔서 전쟁을 지휘하실 여력이 없단다. 이 상황에서 다시 전쟁이 고개를 든다는 것은 명확한 파멸을 불러오는 일이라는 걸.”


어머니로부터 들은 내용은 그녀를 옴짝달싹 못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경비는 난간에 턱을 괴고 멍하니 구름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늘은 막 저녁 무렵으로 진입하고 있었다. 멀리 수평선엔 붉은 노을이 넓게 퍼졌다. 뭔가 특이한 움직임에 경비는 몸을 바로 세웠다.


“아앗! 저게 뭐지?”


“마마! 뭘 보셨나요?”


보필하던 상궁이 가까이 다가왔다.


“저기 말야. 하늘에서 뭐가 빠르게 움직였어. 구름은 아닌 것 같아.”


경비는 수평선 근처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상궁은 웃으며 대답했지만 경비로서는 수긍이 가지 않았다.


“물고기가 높이 솟아오르는 것을 본 모양입니다.”


“아냐, 내가 물고기하고 구름도 분간 못할 줄 알고?”


경비는 자길 바보취급하자 화가 났다.


“황공하옵니다. 마마님. 그런 뜻이 아니옵고 여기 호수는 물고기들이 높이 치솟는 곳이랍니다.”


“빛에 반사되지 않고 구름 뒤에서 뭔가 커다란 움직임이 있었단 말이오.”


“소신은 못 보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아기씨마마.”


“자세히 잘 보라구.”


“마마께서 심약해져서 헛것이 보일수도 있을 겁니다.”


“정말 나를 그 정도로밖에 못 보겠어?”


“죄송합니다. 마마.”


“몰라.”


모두들 시큰둥해져 시선을 떨구고 뱃전을 내려다보았다. 그러나 여전히 경비는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다. 멀리 구름 뒤로 기다란 물체가 움직이는 것처럼 하늘거렸다.

석양이 짙어지자 붉은색 형체가 꿈틀거리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가 되었다.


“저길 봐! 진짜라고!”


경비가 큰 소리로 용을 가리켰지만 그 용은 호수로 뛰어들었다. 물결이 출렁거렸고 물보라가 일었다. 다른 사람들은 여전히 용의 존재를 확인하지 못하였다. 경비는 그러나 용이 물속에 뛰어든 것을 다시 말할 수가 없었다.


‘흐음~. 내가 정말 헛것을 보았나?’


“마마님. 소신에게 뭐라고 하셨나요?”


“아닐세.”


물속에서 위로 고기가 솟구친다.


“아! 저기!”


“네. 소신도 보았습니다. 여기가 날아다니는 물고기들이 많이 관찰되는 호수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저건 물날치라고 합니다.”


“물날치요? 날치의 한 종류인가요?”


“날치는 바다에 살고 물날치는 이 호수처럼 민물에 사는 종류입니다.”


“그러면 날치와 유사한 민물고기란 말이죠?”


“네.”


“그런데 그 물고기는 사람을 보고 웃나요?”


“웃다뇨, 아기씨?”


“믿기지 않을지 모르지만 물에서 떠올라 허공에 떠 있을 때 나와 눈이 마주쳤는데 활짝 웃는 게 보였어요.”


“예에~. 호호호! 아기씨 재미있습니다.”


“농이 아니라니까.”


순간 물날치떼들이 물위로 뛰어 올랐다. 여러 마리가 동시에 또는 순차적으로 뱃전을 시위라도 하는 양 높이 뛰어 올랐다.


“아기씨. 여기 호수는 물날치는 물론이고 많은 종류의 어종들이 물위로 솟구치기로 유명합니다. 그런데 그 날치가 아기씨를 보면서 웃었다고요.”


물날치떼가 소요를 일으키는 사이에 상궁의 뒤로 많은 종류의 어종들이 포물선을 그리며 경쟁적으로 솟아올랐다가 사라졌다.


“정말이라니깐!”


“네. 아기씨. 날치 한 마리가 우리 아기씨를 보면서 활짝 웃을 수도 있을 겁니다. 미색을 완벽하게 갖추신 마마님을 본다면 아니 혹할 피조물이 또 무엇이 있겠습니까?”


“됐어!”


경비는 단단히 삐쳐서 홱 돌아앉았다. 이때 붉은 용이 경비의 바로 앞에 나타났다. 그러나 경비를 제외하곤 아무도 그 사실을 알지 못한다. 오직 경비만이 용의 존재를 알고 있을 뿐이다. 거대한 붉은 용은 하늘을 가득 메웠다.


“으허허허헉!”


처음 미꾸라지 만했던 용은 점진적으로 커지며 경비의 면전에 얼굴을 디밀었다. 경비는 다가오는 용을 보며 놀라 입을 벌리고 숨을 쉬지 못했다. 그러나 상궁은 뒤돌아 앉아 피곤한 듯 하품을 하고 있었다.

용은 뱃전에서 바로 호수로 입수했다. 큰 물보라가 배를 집어삼킬 듯이 일었지만 아무도 그 느낌을 갖지 못한 모양이다. 경비는 두려움으로 난간을 부여잡고 눈을 질끈 감는다. 물결은 경비를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뒤덮었다. 경비는 물에 흠뻑 젖어 공포에 떨었다. 그러나 아무도 그 느낌을 갖지 못하고 경비를 안쓰러운 듯이 바라볼 뿐이었다. 그들의 눈에는 명백히 경비의 몸은 물방울 하나 묻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에게는 물결마저도 잔잔한 고요한 석양이었던 것이다.


“마마님, 이제 시간도 많이 지나 곧 어두워질 테니 그만 들어가시죠.”


“그, 그래. 그만 들어가 쉬고 싶다.”


“사공은 배를 돌려라!”


“네이!”


배는 곧 선착장에 닿았고 붉은 하늘은 서서히 개었다. 조각달이 처마 끝에 걸리자 편전의 호롱불들이 소등되고 대전에는 왕과 왕비가 이불속에서 낮은 소리로 대화를 나눈다.


“저러다 영영 제곡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하고 내쳐지는 건 아닌지 걱정이 돼서요.”


“그렇게 된다면 제곡과 나 사이에 천하를 두고 전쟁을 한다는 것을 삼척동자라도 다 알거니 그런 일은 없을 거요.”


“비록 오랑캐의 나라지만 제곡의 심성은 좋다고 들었는데 그게 아닌가 보옵니다. 우리가 순영이를 괜히 그놈에게 준 것은 아닌지 속이 다 상합니다.”


“왕가의 혼례가 당사자의 마음으로 되는 건가요, 어디? 다 정치적인 수가 있어서 그리된 것이니, 잘 살고 못 사는 것은 운입니다. 빨리 후손이라도 생겨야 그런 생각이 줄어들 거요. 그만 걱정하고 이제 잠을 좀 청해 보시오.”


“벌써 예와 있은 지 한 달이나 됩니다. 빨리 귀국을 요청하는 사절이 와야 돌아갈 텐데....... 예, 폐하. 이제 잠을 자겠습니다. 어서 주무사와요.”


경비는 잠을 자다 꿈을 꾸었다. 모로 누운 그녀의 눈두덩은 자주 꿈틀댔다. 붉은 광채가 찬란한 바닷가에서 경비 혼자 배에 타고 있었다. 뱃전에서 물로 몸을 기울여 물속을 들여다보니 뱀을 닮은 붉은 물고기가 유유히 전진하다가 물 표면을 향해 돌진했다. 붉은 물고기는 어느새 붉은 용이 되었고 용은 물 표면을 뚫고 높이 솟아오른다. 용의 몸통은 거대한 기둥으로 바다를 둘로 갈라놓았다. 경비는 혼절할 정도로 놀랐지만 허공을 대회전한 용의 머리통이 다시 돌아오며 경비의 얼굴 가까이로 다가오면서 부드러운 인상으로 보이자 거짓말처럼 이내 경비는 안도했다. 그리고 용의 몸은 점점 줄어들면서 뱃전으로 튀어 올랐다. 용의 몸이 바닥에 닿는 순간 사람으로 변한다. 붉은 주단으로 만든 옷을 입은 귀공자가 그녀 앞에 섰다.


“아악!”


“놀라지 마시오. 헤치지 않습니다.”


“사람입니까? 귀신입니까?”


“귀신은 본 적이 있습니까? 내가 귀신이면 어쩔 겁니까?”


“아니오. 아닙니다. 귀신을 본 적은 없지만 지금도 몹시 놀랍고 두렵습니다.”


“아까도 말했지만 저는 당신을 헤치지 않습니다. 안심하십시오. 놀라게 해서 죄송합니다만 당신을 보고 싶어서 하늘에서 왔습니다.”


“하늘에서요? 그러면 당신은 천군이십니까?”


“천군? 그렇소. 나는 천손입니다. 잠시 놀러 나온 겁니다. 뱃놀이를 하시는 당신의 모습에 반해 안 내려올 수가 없었습니다.”


“하늘에서 소녀의 얼굴을 어떻게 보았습니까? 아까 낮에 뱃놀이를 하긴 했는데 그때 정말 제가 본 것이 맞습니까? 커다란 용을 보았었습니다. 사람들은 제 말을 믿지 않고 제가 심약해서 헛것을 보았다고만 생각하더라고요. 저도 그런 게 아닌가 하고 제 자신을 의심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정말이었단 말이죠? 아! 정말!”


경비는 황홀경을 느꼈는지 온 몸을 바르르 떨었다. 표정은 또한 온화하면서도 밝았다. 그러나 아직 천손인 적룡을 살짝 경계하고 있었는지 약간 굳어 있었다.

망설이는 경비에게 다가간 용신은 가볍게 그녀를 안았다. 그녀는 결코 두려워하거나 회피하지 않고 아득해지는 하늘에서 별 부스러기가 쏟아지는 환상을 경험한다. 여인은 이마에 맺힌 땀을 소매로 훔쳐낸다.


“장차 아기가 생길 겁니다.”


“아기가요? 제가 아기를 갖게 된다는 말씀이시죠?”


“두려운가요?”


“그럼 아이의 부모는 누구입니까?"


경비는 사실 본내를 비쳤다.


"네. 사실. 두렵고........게다가 전 태기가 서질 않아 고민인데 아기가 생긴다면 반가운 일이지만, 이보다 더 반가울 순 없지만.........네. 정말 반가운 일입니다.”


"뭘 고민하시나요?"


경비는 더이상 깊은 속내를 말하지는 못했다.


“당연히........우리 아기입니다.”


이미 그 속을 들어가본 것처럼 적룡은 그윽한 눈빛으로 경비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에 압도당한 경비는 숨이 막혀왔다. 가슴이 심하게 방망이질쳐댔다. 심장이 입밖으로 튀어나올 것같은 떨림이 그에게 전달될까봐 두려웠다.


“제가 못된 인간으로 손가락질 당하는 것은 두렵지 않습니다.”


“결코 그런 일을 당하지는 않을 겁니다. 저를 믿으십시오.”


“우리의 주군인 제곡은 결코 인자하신 분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 아이 앞에서만은 그런 성정은 내비치지 못할 겁니다. 사실 이 아이는 우리의 아이가 아닙니다.”


경비는 놀라 눈이 커다래졌다.


"우리의 애라고 하시지 않으셨나요? 저도 그렇게 느꼈습니다. 사실......."


“하늘이 점지해준 아이입니다. 물리적으로는 당신과 나의 몸을 통해 나온 천자이지만 장차 인류에 희망을 줄 요량으로 인간들에게 보내는 하늘의 선물입니다.”


“그게 어떻게 가능한가요?”


“지금 우리가 경험한 내용을 믿을 수 있습니까?”


“예, 그건...... 믿습니다.


경비는 고개를 마구 끄덕였다. 눈물을 흘렸는지 영롱한 방울이 눈망울에서 한 방울 떨어져 나갔다.


“저는 결코 부정한 여자가 아닙니다.”


“바로 그겁니다. 하늘이 점지하는 것은 바로 그런 예언입니다. 예시입니다. 믿음으로 이 아이를 지키십시오. 아이에게 줄 이름이 있으니 반드시 이 이름으로 불러야합니다.”


용신은 붉은 수첩을 내민다. 경비는 조심스레 수첩을 열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놀라서 잠에서 깨어났다. 온몸은 물에 빠진 듯 땀에 젖어 있었고 베개머리맡에는 비단수첩이 있었다. 손으로 잡고 들어 올리자 수첩은 반지로 변하며 경비의 손가락에 자리를 잡는다. 반지를 들여다보면 보석 속에 투명하게 이름이 적혀 있었다.


묘향산 자락에 있는 작은 암자에 허곡이 정좌하고 있었고 도선은 잠시 찾아온 과객인 듯 밖에 서있었다.


“그대는 여기에 터를 잡는 게 좋을 듯한데 용케도 찾았군.”


“다 선사님 가르침 덕입니다. 어서 자리에 오르시죠.”


허곡은 앉은 자세를 풀고 상석을 스승에게 권했다.


“됐네. 여기 앉지.”


도선은 툇마루에 걸터앉으며 행랑을 내려놓았다. 허곡은 익숙한 자세로 차를 끓여 내놓았다.


“여기가 자네에게 맞는 자리이긴 한데 불도를 닦을 생각도 하지 않으면서 산속을 택할 이유가 뭔가?”


“굳이 불도니 천도니 할 이유가 따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서 천교를 시행하는 사람들을 많이 봐와서 한번 무리를 이끌어볼 생각입니다.”


“천교를 하시겠다. 불교가 대거 밀려오고 있는 형상을 보면서도 말이지?”


“부족한 소승을 이끌어주십시오.”


“자네가 부족하다면 부족한 거고 자네가 충분하다면 충분한 걸세. 나 같은 땡중한테 뭘 더 배우려나?”


둘의 대화는 여기에서 끝이 났다. 도선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허곡도 배웅하기 위해 두어 걸음 나가니 느닷없이 도선이 뜬금없는 말을 했다.


“내가 삼년 후에 다시 올 테니 그땐 나를 따르라.”


허곡은 고개를 숙여 긍정했다.


“시중에 요사스런 말들이 나도는데 아마 자네 친구들이 저지른 일들 같아.”


느닷없는 도선의 일갈에 허곡은 잠시 멍해졌다.


“제 친구들이라면.........”


“지금 왕이 됐지.”


“아!”


“허나 다 부질없다.”


“무슨 일이 있습니까, 사부님?”


“지금 금강산에서도 천교가 일어나고 있고 또 백성들은 가뭄에 먹거리가 없어 아전을 털어 굶은 배를 채우려 하고 있다네. 허허허! 그런데 거기다 대고 옛날 그 요임금 시절의 이야기를 흉내나 내고 있으니.......”


“친구들은 하나같이 배고픈 심정을 모르니 그럴 수밖에 없을 겁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그 친구들은 더 높은 욕심만 생각하고 있어.”


“그건 무슨 말씀?”


“떠도는 말들을 잘 살펴보면 의도적인 냄새가 나거든.”


“소제는 바깥출입을 안 한지 오래돼서 소식을 들은 게 없습니다.”


“만파식적 얘기가 언제 적 얘긴데 다시 돌고 있고 요임금 얘기는 또 언제적 얘긴데 다시 돌고 있거든. 사람들은 그 얘기를 분간을 못해. 당연히 누군가가 지금의 왕실이 위엄을 가질 거라고 믿게끔 조작을 한 거지.”


도선은 신라 전역에 불고 있는 유언비어의 횡행에 관한 말들을 모두 들려주었다. 당나귀귀에 얽힌 설화와 호박씨 공주 이야기, 뱀이 궁궐에 들어간 이야기와 지렁이가 명주실에 꿰어 죽은 이야기, 만파식적이야기, 적룡이 이기후에게 임신을 시킨 이야기, 해중릉의 용이 동해의 용이 된 이야기 등등.


“그걸 응렴 그 친구가 만들어 유포한다는 말씀이십니까?”


“안 그러면 누가 했겠어. 당나귀귀 애기도 같은 거고. 뱀을 끌어안고 잔다는 말도 다 그렇잖아.”


“그럼 앞으로 세상은 어떻게 바뀐다고 보십니까?”


“내가 보기엔 신라가 위험해. 아는 자들이 손을 써야지. 그대로 방치하면 장차 백제나 고구려에 먹힐 수가 있겠어.”


“아직도 백제와 고구려가 있습니까, 스승님?”


“이름이야 어떻든 백제는 백제를 이어가려고 할 거고 고구려는 고구려를 이으려고 하니 다 매한가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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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변혁의 소용돌이 23 15.03.29 504 7 28쪽
29 변혁의 소용돌이 22 15.03.29 320 7 17쪽
28 변혁의 소용돌이 21 15.03.28 585 7 17쪽
27 변혁의 소용돌이 17 +1 15.03.27 529 9 13쪽
26 변혁의 소용돌이 16 15.03.27 465 5 17쪽
25 변혁의 소용돌이 15 15.03.27 261 7 14쪽
24 변혁의 소용돌이 14 15.03.27 614 7 15쪽
23 변혁의 소용돌이 13 15.03.27 648 8 21쪽
22 변혁의 소용돌이 12 15.03.27 586 6 20쪽
21 변혁의 소용돌이 11 15.03.27 589 8 32쪽
20 세기말 증후 37 15.03.24 665 10 26쪽
19 세기말 증후 36 15.03.24 228 5 25쪽
18 세기말 증후 35 15.03.24 484 5 25쪽
17 세기말 증후 34 15.03.24 471 8 18쪽
16 세기말 증후 33 15.03.24 479 7 17쪽
15 세기말 증후 32 15.03.24 420 6 17쪽
14 세기말 증후 31 15.03.24 355 7 22쪽
13 세기말 증후 29 15.03.24 610 6 17쪽
12 세기말 증후 28 15.03.24 697 4 18쪽
11 세기말 증후 27 15.03.24 418 9 20쪽
10 세기말 증후 26 15.03.24 579 5 27쪽
9 세기말 증후 25 15.03.24 597 8 18쪽
8 세기말 증후 24 15.03.24 454 10 20쪽
7 세기말 증후 23 15.03.24 248 6 15쪽
6 세기말 증후 22 15.03.24 460 7 5쪽
5 세기말 증후 21 15.03.24 480 9 15쪽
4 세기말 증후 14 15.03.24 657 9 26쪽
3 세기말 증후 13 15.03.24 611 9 10쪽
2 세기말 증후 12 15.03.24 619 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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