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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쿤1 님의 서재입니다.

처용과 용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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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쿤1
작품등록일 :
2015.03.24 22:14
최근연재일 :
2015.03.29 22:27
연재수 :
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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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14
추천수 :
224
글자수 :
257,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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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3.24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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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세기말 증후 32

DUMMY

침묵의 탑은 높이 자라는 두 기둥이 있고 그 기둥을 중심으로 사막의 독수리들이 모여 괴기스런 소리를 내며 산 사람을 위협했다. 한 기둥은 남성을 위한 배지이고 보다 낮은 봉우리는 여성들을 위한 무덤이다.

다섯 명의 검은 수의를 입은 조로아스터 교도들이 시신을 싸맨 나뭇잎과 헝겊으로 만든 허름한 관을 운구한다. 조로아스터교는 인류의 가장 오래된 종교라고 알려져 왔다. 짜라투스투라라고도 하고 배화교라고도 한다. 말 수레를 입구에 묶어두고 침묵의 탑 정상으로 관을 머리위에 이고 오르는 장례의 모든 절차를 무사히 마친 일동은 관에서 시신을 꺼내 너른 바위위에 내려놓는다.

바위주위에는 방치된 검은 유골들이 먼지를 뒤집어쓰고 나뒹굴고 있었다. 하늘에는 독수리들이 선회하면서 장주들이 빠져 나가길 기다리고 있었다.

장례위원들은 시신을 내려놓고 움막 뒤로 몸을 숨겼다. 그러자 독수리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시신을 향해 돌진했다. 사방으로 뼈가 튄다. 하늘 한 가운데 있는 뜨거운 태양이 검은 그림자로 가려진다. 사방이 어두워진다. 까마귀 소리가 음산하게 퍼진다. 별이 밤하늘을 수놓고 회전한다. 다시 사자자리가 가운데 들어오고 그 아래 길게 횃불이 올라가고 더 그 아래는 작업 중인 야쿱의 3형제가 자식들과 모두 모여 있었다.


“이븐 라이스!”


야쿱이 무거운 소리로 막내를 불러 세웠다.


“예, 형님.”


“네가 내일부터 장에 나가 소문 좀 챙겨와야겠다. 우리 한번 제대로 해보자.”


“그래야죠. 형님! 그런데 소문이라면 정보를 말씀하시는 거죠? 어떤 정보죠?”


“첫째! 아랍상단이 여길 지나는 날짜를 확인해라! 그리고 둘째! 그들이 가지고 오는 품목도 알아야지.”


아무로가 먼저 두 가지를 제시했다.


“그래. 목표는 분명하다. 아랍의 상단이다. 그런데 여기 초승달 지역을 지나가는 자들은 말고 멀리 다른 지역을 지나가는 놈들 이어야 한다.”


야쿱이 확인하듯 강경하게 못 박았다.


“케스케르처럼?”


“케스케르는 거론하지 마! 그 자는 실패한 거고 앞으로 그 이야긴 하지 마라. 재수 옴 붙는다. 우린 성공해야지. 반드시 작전을 잘 세워 성공해서 보란 듯이 잘 사는 거다.”


“예, 형님! 드디어 저의 꿈을 실현시킬 날이 다가옵니다. 반드시 성공하도록 아랍상단의 움직임을 알아내겠습니다.”


이븐은 너무도 바라던 일들이 진행된다는 설렘에 흥분된 감정을 제대로 감추지 못했다.


“반드시 아랍 상단이다. 페르시아 출신들이라면 할 필요 없어. 일단 체르케스가 똘똘하니 데리고 다니고,”


아무로가 깜짝 놀라 상체를 젖히자 야쿱은 안심하라는 듯이 손을 내저어 아무로를 제어했다.


“작전 개시할 준비가 되면 체르케스를 돌려보내. 그럼 우리가 함께 가서 하나만, 한 마리만 하면 충분해.”


“알았습니다. 지금 당장 떠나죠. 어차피 오아시스에 가려면 하루는 더 걸리니까.”


“그래라. 가능하면 반달지역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라! 거기라면 틀림없이 놈들이 올 거고 거긴 우리가 환하니까 작전을 다시 점검할 필요도 없이 바로 행동개시하면 되니까, 놈들이 그리로 갈 것이 확실하다면 지체 없이 체르케스를 보내. 그러면 우리가 매복하겠다.”


“알았습니다. 형님.”


“체르케스에게는 가면서 충분히 설명해주고 작전에 차질 없도록 잘 지도해, 여기 애들은 내가 지금 설명할 테니.......”


“뭐 애들을 동원할 필요가 있을까요?”


아무래도 아무로는 자신의 아들들이 많이 동원되다 보니 걱정이 많았다.


“애들도 다 컸고 하나라도 더 있으면 좋지, 안 그러냐?”


“형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애들은 다 정의감이 투철하고 능력이 있으니 탈 없을 겁니다.”


이븐이 자신 있게 아무로의 등을 두드렸다.


“그럼 그럼. 우리 애들이나 자네 아이들이나 다 잘 컸지. 게다가 결혼해서 아이도 있고 이를 데 없는 대장부지. 장차 라이스가계를 이끌어 가려면 이번 일은 반드시 참여해야지. 대장부 아닌가? 체르케스도 이 기회를 통해 사나이로 거듭 나는 거니 걱정하지 말거라.”


야쿱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아무로를 안심시켰다.


“걱정하지 않습니다. 애도 다 컸죠.”


“이븐, 그만 지체하고 빨리 행장을 갖추고 떠나라!”


“알았습니다. 형님! 곧 다녀오겠습니다.”


이븐은 고개를 숙여 반절을 하고 뒤로 돌아 나가며 조카를 호기롭게 불렀다.


“체르케스? 체르케스 어디 있냐?”


체르케스가 뒤에 있다가 대답을 하며 뛰어 나왔다. 한손엔 자신이 만든 청동검이 들려 있었다.


“아직 장이 서진 않았지만 만날 사람도 있고 해서 미리 간다. 그러니 그건 들고 가도 좋다. 아무 염려 말아라. 당연히 사탕은 사주지. 걱정 마세요, 형수님.”


이븐은 가볍게 형수에게 고개를 숙였다.


“이거요, 삼촌?”


체르케스는 자신의 청동검을 쓰다듬었다.


“너의 첫 공예물인데 손수 보관 해야지. 그리고 사막에서 도둑을 만날지 모르니 네 무기로 준비는 해야지.”


“아, 예에~. 이것 봐. 무섭지?”


체르케스는 호다람에게 칼을 들어 뽑아 보이며 위협을 가했다.


“엄마! 무서워!”


호다람이 말로는 엄마를 부르지만 체르케스 곁을 벗어나지 않았다. 호다람은 엄마의 치마 뒤로 몸을 숨기고 머리만 내놓는다. 체르케스는 치장을 마치고 비루먹은 말 잔등에 올라타 인사를 한다. 둘은 말을 타고 나간다. 식구들은 따라 나와 손을 흔들며 배웅한다. 호다람은 체르케스의 일거수일투족을 놓치지 않고 쳐다본다. 체르케스가 석양을 바라보며 사라지는 모습이 호다람의 눈에 클로즈업되어 들어왔다.

초승달지역은 행상들이 가장 선호하는 교통로이면서 언덕이 굽이져 있어 비박하기도 알맞은 천혜의 장소였다. 야쿱이 꼭 찍어서 이곳을 작전구역으로 정하란 것은 그들 삼형제가 어릴 때부터 지나 다녔고 지형이 눈에 익은 것도 한몫했다.

이븐은 아랍의 상단이 이곳을 지날 것을 미리 짐작하고 즉시 체르케스에게 명해 집에 다녀오도록 하고 오늘 밤 만나기로 한 것이다. 이븐은 초승달지역에서 가장 높은 지역을 눈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그곳을 주둔지로 삼지 않은 이유는 같은 이유로 아랍상단도 그곳을 지키려 하기 때문이란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븐은 바위가 많고 물이 없는 천형이 숨기는 좋다는 것을 알았다.

멀리서 야쿱과 형제, 자식들이 대거 넘어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모래언덕 너머로 검은 군대가 깃발을 휘날리고 온다는 환상은 별것 아니었다. 바로 지금의 모습이 바로 그 환상의 모습인 것이었다. 이븐은 남모르게 흐르는 눈물이 있었다는 것을 느꼈다. 야쿱일행은 바위언덕에서 조우하고 지형을 살핀 후 아랍상단을 포위했다.


“여기에서 새벽까지 번을 선다.”


상단의 호위무사가 하급무사들에게 명을 내렸다.


“야곱! 벤지! 케로로!”


“예!”


세 명이 호명되자 스멀거리듯 앞으로 나왔다. 상단의 대부분은 이미 깊은 잠에 빠졌고 낙타들도 엎드려 잠에 들었다.


“헌데 우리만 번을 섭니까? 평소엔 다섯 명씩 번을 서지 않았습니까? 숫자가 좀 부족한 거 같습니다.”


호명된 케로로가 자신 없는 표정으로 말을 열었다. 화를 낼 것 같던 호위무사는 오히려 이들을 격려했다.


“좀 부족하지만 대상께서는 오아시스에서 묵으신다고 굳이 그러시니 그쪽도 경계를 해야지. 힘들겠지만 어떡하겠어. 너희들밖에 내가 믿을 데가 없지 않니?”


“뭐 일이 있겠습니까? 우리가 무기도 있고 헌데.”


오히려 벤지는 결연한 각오를 한 것처럼 다부지게 말했다.


“그래, 좋다! 머리하고 꼬리에 하나씩 번을 서고.”


호위무사는 벤지의 눈을 보고 믿음이 갔던지 눈을 반짝였다.


“그래! 그렇게 긍정적으로 세상을 보는 눈이 필요한 거다. 너희들도 평생 이렇게 호위무사로 살 게 아니라면 한번쯤은 대상을 이끌고 동방으로 진출할 생각을 꿈으로 키워라. 꿈은 구체적일수록 다가오는 게 확실한 거야. 나도 이일을 한지 15년이 되었지만 꿈을 향해 매진하는 자세, 적극적이기 때문에 지금의 위치에 있는 거야. 너희들도 다름없다. 어떤 일을 맡겨도 수행할 수 있다는 믿음직한 자세. 그래야 좋은 일이 나에게로 오는 거다. 케로로는 여기 중군에 있어. 수시로 왕래하면서 잠자는 놈 있나 잘 살펴.”


“알겠습니다.”


호위무사 두 명이 무리의 끝에 서있었고 한 무사는 양쪽으로 왕래하며 불침번을 서고 있다. 케로로는 한 곳에 한참 서서 주위를 살펴본다. 벤지가 멀리 창검에 힘을 주어 매듭을 짓는 모습이 보이자 케로로는 고개를 끄덕이며 무리의 끝으로 간다. 야곱이 잠이 올 것 같아 눈을 껌벅이고 있다. 케로로가 다가가 그의 등을 두드린다.


“술이라도 한 모금 마시면 좋겠어. 피곤해 미치겠는걸.”


야곱은 체로로인 것을 확인하고 고개를 흔들었다.


“이봐. 피곤할 때 술은 더 안 좋아. 차라리 하비스차를 마셔봐, 저기 달여 놓은 거 같이 마실까?”


“아니, 그래 고마워. 여기서 움직이지 못하니 한 잔 같다 줘.”


“그래 기다려. 내가 가져올게.”


케로로가 움직이는데 언덕 아래로 깊은 그림자 속에 이븐과 그의 일행이 엎드려 있었다. 이븐은 즉각 손을 들어 신호했다. 모두가 작전개시를 실행하자 이븐이 제일 먼저 달려들어 혼자 있는 벤지의 입을 틀어막았다.

반대쪽에 서있는 야곱에게는 아무로가 달려들어 입을 틀어막았다. 케로로는 전혀 인기척을 느끼지 못한 채 눈은 하비스 차가 끓고 있는 화덕을 향하고 있었다. 걸어가면서 허리를 편 그는 야곱이 눈을 감고 졸지나 않는지 궁금해 뒤를 돌아보았다. 이미 야곱은 절명해 바닥에 쓰러져 있었고 그 앞에 덩치 큰 아무로가 피 묻은 단도를 뒤로 잡으며 던질 준비를 했다. 케로로는 당황해 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칼을 빼들었다. 그때 언덕배기에 엎드려 있던 케르네가 단도를 던진다. 케로로의 머리통을 관통한다. 야쿱은 대열을 반대로 질주해 맨 뒤에 있는 낙타의 연결 줄을 끊고 일으켜 세웠다.

낙타가 소리를 치며 일어나자 아무로와 이븐은 말의 고삐에 연결된 줄을 모조리 칼로 끊으며 달아난다. 야쿱은 짐 실은 낙타의 등에 올라타 달리기 시작한다. 한 마리의 낙타가 일어서자 주르르 나머지 낙타들도 잠에서 깨어나 일어선다. 말들은 고삐가 풀리자 주인을 태우지도 않고 빈 등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잠에서 깨어난 상인들은 말을 잡으려 했지만 이븐과 아무로에게 막힌다.

순간 체르케스와 케르네는 움직이는 낙타를 뒤쫓아 잽싸게 올라탔다. 이븐과 아무로는 조카들의 민첩한 행동에 놀라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다시 뒤로 돌아가 그들이 안전해질 때까지 상단사람들이 말을 타고 덤비지 못하도록 위협을 하며 두 아들을 엄호했다.


“아니! 체르케스가 낙타를 탔어!”


이븐은 마치 자기가 한 것인 양 들떠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저 녀석이 위험하게?”


하지만 아무로는 자식의 안위가 우선이라는 듯 걱정스러운 표정이었다.


“위험하긴요. 용맹스러운데요? 하하하!”


“나도 봤어. 아주 훌륭했어, 체르케스. 뒤를 부탁하네.”


야쿱이 가까이 다가와 체르케스의 용맹을 칭찬하고 자신의 엄호를 부탁했다.


“형님! 어서 가십시오.”


이븐이 씩씩하게 야쿱을 배웅했다.

야쿱과 체르케스, 케르네가 낙타를 타고 멀리 사라지는 것을 확인하고 아무로와 이븐이 말을 돌린다. 순간 바닥에 엎어져 있던 벤지가 이를 악물고 비틀거리며 일어선다. 벤지는 칼을 들어 소리를 지르며 이븐의 등을 향해 덤벼들었다. 기합소리에 이븐과 아무로가 뒤를 돌아다보니 한 발작 뒤에 벤지가 칼을 휘두르는 모습이 보였다. 이븐은 전광석화와 같은 칼부림으로 벤지의 몸을 베어 쓰러뜨린다. 벤지는 이븐을 끌어안듯이 쓰러졌다.

잠에서 깨어나 상황을 파악한 상단사람들이 소리를 지르고 난리를 피우자 나머지 무리들이 잠에서 깨어난다. 그들은 남은 말을 타고 흩어진 낙타를 잡으러 다니느라 분주했지만 혼란을 틈타 이븐과 아무로는 무사히 탈출했다.


“호위들은 모두 어디 있어?”


상단의 대행수의 책임을 가진 소행수가 화를 참으며 부하들을 불렀다.


“여기 케로로가 죽었습니다.”


“여기 야곱이 죽었습니다.”


“벤지도 당했습니다.”


“말들의 고삐를 모두 잘랐습니다.”


“크흑! 완전히 당했다. 이런 낭패가!”


“여기 발자국이 있습니다.”


“어서 뒤를 밟자!”


야쿱 일행은 밤새 세 마리의 낙타와 세필의 말을 달려 오아시스에서 호라산의 반대편으로 멀리 사라졌다. 추격자들은 횃불을 들고 말발굽을 찾아 오아시스 근처를 헤매고 있었다. 아침 해가 떠올라 사방이 밝아지자 야쿱의 뒤를 쫓던 상인들은 그만 발자국을 놓치고 만다. 여기저기로 낙타와 말의 발자국으로 어수선한 작은 오아시스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게 미로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밤이 이슥해서 마을로 들어온 야쿱은 낙타 등에 실린 물건을 마당에 부렸다. 잠시 후 말을 몰고 세 명이 들어오고 조금 후에 낙타를 몰고 케르네가 들어왔다. 마을 사람들은 서서히 흥분이 고조되어간다. 낙타 등에서 내린 물건들은 그들이 평생을 구경해보지 못한 귀한 상품들이었다. 호다람은 물건보다는 체르케스의 안부가 더 궁금해서 자주 뒤를 돌아다보았다.


“호다람은 체르케스만 기다리는구나?”


호다람은 얼른 고개를 돌려 물건에 눈길을 주었다. 다른 어른 여자들은 음식을 준비하느라 바쁘게 일손을 움직였다.


“체르케스는 아마 내일쯤 들어올 거야.”


야쿱이 말을 하자 아무로의 아내와 호다람이 모두 한숨을 내쉬었다.


“아니 왜 같이 들어오시지 않구요?”


걱정과 원망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지만 야쿱은 냉정하게 잘랐다.


“남자가 일을 하다보면 목숨을 잃는 것도 다반사야.”


“오늘 이 고기를 다 먹어도 되는 거죠?”


지슬로우는 재빨리 화제를 돌렸다.


“그럼. 오늘 같은 날은 아마 또 없을 지도 몰라. 가장 크게 잔치를 열자구. 우리 라이스가의 장정들이 역사적인 일을 한 중요한 날이다.”


야쿱도 자신이 순간적으로 말을 심하게 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곤 흔쾌히 말했다.


“술도 있으니 마을 사람들 다 모이게 해요. 그리고 오늘 체르케스가 성인식을 제대로 했어요.”


이븐이 체르케스에 대해 발설을 하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아무로의 아내는 체르케스가 큰일을 했다는 말은 죽지 않았다는 말로 확신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성인식은 내년이나 돼야 하지.”


더욱이 아무로마저 대수롭지 않게 아들 일을 말하자 믿음은 확고해졌다.


“뭘 날짜를 따져요. 형님. 어제와 같이 장한 일을 했으니 바로 성인이 된 거죠.”


이븐이 자랑스럽게 말했다.


“무슨 일인데요 그게, 막내삼촌?”


“모이게 할 것도 없어요. 이미 다 모였는걸요? 그런데 체르케스가 왜 이렇게 늦죠? 체르케스 오빠가 무공을 세웠다는구나. 호다람아!”


아무로의 아내는 지슬로우를 매우 고마운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무공?”


“체르케스가 이미 벌써 사내가 다 됐어요. 굉장히 용감하고 용의주도해서 일을 깔끔하게 처리하고 있어요. 내가 다시 봤다니까.........”


“그래도 어린 애가........ 아무 일도 없어야 할 텐데........”


아무로의 아내는 조바심이 나서 두 손을 마주 비볐다.


“오빠가 새로 만든 큰 칼도 가져갔어.”


호다람은 의기양양해서 어깨를 으쓱거렸다.


“체르케스는 걱정하지 않아도 돼. 단지 그 녀석이 지리를 잘 모르니 조금 늦을 뿐이야.”


야쿱이 퉁명스럽게 말을 했다. 이 소리를 기화로 아무로의 아내의 환호성을 질렀다.


“걱정 하지 마.”


지슬로우는 동서의 손을 꾹 눌러 잡으며 안심시키려했다.


“형수님, 체르케스 걱정은 마세요. 이제 녀석은 장가를 가도 될 만큼 사내구실을 할 수 있겠더라고요.”


“장가라니요? 이제 어린 앤데..........”


마을사람들을 위한 대규모의 잔칫상이 차려졌다. 그들이 수십 년을 구경도 못했던 산해진미들로 상이 꾸며졌고 밝은 횃불이 마을 전체를 밝혔다.


“저기 체르케스다!”


마을사람들이 소리쳤다.


“체르케스가 왔다.”


“어디?”


“저기 마을 어귀에 낙타를 타고 오잖아!”


“벌써 왔어?”


야쿱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체르케스가 살아 돌아왔다.”


“아니! 그럼 살아서 오지, 내 말을 뭘로 들은 거야?”


이븐이 화를 내며 받았다.


“신통해서 그런 게지.”


아무로가 술잔을 기울이며 흡족해했다.


“지리에 어두워 내일이나 온다더니........”


지슬로우가 말을 하며 동구 밖으로 달려 나갔다. 아무로의 아내도 달려가고 그 뒤를 따라 마을 사람들과 호다람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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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변혁의 소용돌이 16 15.03.27 465 5 17쪽
25 변혁의 소용돌이 15 15.03.27 261 7 14쪽
24 변혁의 소용돌이 14 15.03.27 613 7 15쪽
23 변혁의 소용돌이 13 15.03.27 648 8 21쪽
22 변혁의 소용돌이 12 15.03.27 586 6 20쪽
21 변혁의 소용돌이 11 15.03.27 589 8 32쪽
20 세기말 증후 37 15.03.24 665 10 26쪽
19 세기말 증후 36 15.03.24 228 5 25쪽
18 세기말 증후 35 15.03.24 484 5 25쪽
17 세기말 증후 34 15.03.24 471 8 18쪽
16 세기말 증후 33 15.03.24 479 7 17쪽
» 세기말 증후 32 15.03.24 420 6 17쪽
14 세기말 증후 31 15.03.24 355 7 22쪽
13 세기말 증후 29 15.03.24 610 6 17쪽
12 세기말 증후 28 15.03.24 696 4 18쪽
11 세기말 증후 27 15.03.24 418 9 20쪽
10 세기말 증후 26 15.03.24 579 5 27쪽
9 세기말 증후 25 15.03.24 597 8 18쪽
8 세기말 증후 24 15.03.24 454 10 20쪽
7 세기말 증후 23 15.03.24 248 6 15쪽
6 세기말 증후 22 15.03.24 460 7 5쪽
5 세기말 증후 21 15.03.24 480 9 15쪽
4 세기말 증후 14 15.03.24 657 9 26쪽
3 세기말 증후 13 15.03.24 611 9 10쪽
2 세기말 증후 12 15.03.24 619 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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