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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쿤1 님의 서재입니다.

처용과 용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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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쿤1
작품등록일 :
2015.03.24 22:14
최근연재일 :
2015.03.29 22:27
연재수 :
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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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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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
글자수 :
257,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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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3.24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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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세기말 증후 33

DUMMY

사람들이 우루루 일어나 마을 어귀로 나간다. 호다람은 맨발로 부지런히 동구 밖으로 나간다. 이미 체르케스는 낙타를 몰고 어귀에 당도해 마을 사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어스름한 조명에 늠름한 체구의 체르케스가 들어서고 있다. 호다람이 달려가니 낙타에서 내린 체르케스가 그녀를 높이 안아 올린다. 호다람은 활짝 웃으며 즐거워한다.


“어머, 어쩜! 늠름한 게 진짜 사나이 다 됐네.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단 말이 진짜야.”


“그러게. 지금 당장 장가를 들여도 되겠어.”


“누가 체르케스의 각시가 되려나?”


“지슬로우가 맘에 들어 하는 걸 보니 아마도 야콥의 막내딸이 유력하겠지?”


“아유~ 그 여우같은 호다람! 지금 안겨서 복에 겨운 표정 짓고 있잖아!”


“짐을 개봉해봐라!”


야쿱이 큰 소리로 호령을 했다.


“자! 이 짐을 어디에 부릴까요?”


체르케스가 어쩔 줄 몰라 하고 머뭇거렸다.


“네가 제일 마지막으로 왔는데 먹을 게 많이 나와야 할 텐데........”


횃불을 밝히고 체르케스의 낙타에 실린 내용물을 확인했다. 유리구슬과 그릇 등이 한 짐이 나왔다. 사람들의 탄성이 터졌다.


“뭐야 이건? 먹지도 못하는 건데........”


다음 짐을 개봉하자 석류와 피스타치오 한 보따리가 나왔다. 나쁘지는 않았는지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지켜보았다. 다음 보따리에서는 수정, 진주, 에메랄드, 다이아몬드 등의 진귀한 보석들이 쏟아져 나왔다. 숨을 쉬지 못할 정도의 환희에 눌려 조용히 있었다. 다음의 짐에서는 구수라고 불리는 카펫이 돌돌 말려 있었다. 식구들은 먹을 것을 기대했던지 금은보화가 나왔어도 별로 반기는 기색이 없었다.


“우선 이걸로 요기나 하세요. 석류를 말린 거니까 이건 보관했다가 나중에 먹기로 하고 피스타치오는 지금 먹기 딱 좋네요.”


“이건 보석들인데 다 모양이 다르네요?”


“이건 수정이고 이건 진주, 이놈은 에메랄드고 요건 다이아몬드란다. 다 비싼 거지.”


야쿱의 입은 체르케스가 대견해서 함지박 만하게 벌어졌다.


“예, 형님. 이 낙타가 가장 비싼 물건을 싣고 있었군요. 이건 구수인데 수놓은 게 정말 정교합니다. 꽤 비싸게 팔 수 있는 물건입니다.”


석류와 피스타치오를 가운데 모아놓고 잔뜩 쪼개 놓았다. 말린 양고기와 술도 내왔다. 모두들 바쁘게 먹었다.


“시장에 내다 팔 수 있는 거라면 유용하겠군요.”


“다 돈이 될 만한 물건들만 가져온 거니 다 그만한 값어치가 있을 거야.”


“보석들은 식량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가치가 있는 거야.”


“일단 장이 설 때까지는 내가 가져온 음식으로 연명하면 되니까.”


“삼촌은 음식이 있어요?”


“아껴 먹으면 보름은 너끈하지. 말린 고기는 오래 보관할 수 있으니.”


“여보! 여긴 마르지 않은 고기들도 있는데 어떡할까요? 다 먹어 버릴 수는 없고........”


“이건 팔려는 물건이 아니고 자기들의 식량이었던 모양이군. 동굴에 두지.”


잔치는 며칠을 두고 계속 이어졌다. 호라산에 살던 사람들은 과거의 영화로운 페르시아의 경험은 없지만 선대로부터 들어왔던 게 있기 때문에 그 영광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야쿱의 특단의 결심에 이은 전광석화와 같은 결행에 따른 결과물은 마을 사람들이 흥분하기에 충분했다. 혹시나 그 막대한 재물을 계속해서 얻을 방법을 찾을 수 있지는 않은지 궁금해 했다.


“아무로!”


야쿱이 동생을 따로 불러냈다.


“형님! 무슨 일로 저를 불렀습니까?”


“이븐은 경솔해서 일을 그르칠 수가 있으니 네가 직접 꼼꼼하게 일을 처리했으면 좋겠다.”


“무슨 일을 해야 하는데요, 형님?”


“보석 중에 값이 싼 걸로 가지고 가서 우리가 당분간 먹고 사는 데 중요한 기물들을 사 오너라.”


“그 기물들이 무엇인데요?”


“그거야 장에 나가봐야 알지.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사오면 되는 거고.”


“그런 거라면 저나 이븐이나 별반 차이가 있겠습니까?”


“소문이 나면 안 되지.”


아무로는 젊은이들과 나이든 사람들을 고르게 섞어 구매사절단을 챙겼다. 길을 떠나자 이븐이 심통이 난건 당연했다.


“야! 이놈아! 네가 일을 잘 하는 것은 과격하고 힘을 써야할 때라는 것을 호라산 사람들이면 다 알 거다.”


“그러면 제가 오히려 더 필요하죠.”


“지금은 우리가 사람들의 눈앞에 나서면 위험할 때다. 너는 그게 위험하기 때문에 내가 걱정이 돼서 널 이번 일에서 제외시킨 거야. 이해할 수 있겠니?”


“만약에 시장 통에서 싸움이라도 난다면 그땐 어떻게 하실 거예요?”


“아무로도 그런 건 대처할 수 있어. 지금은 가장 필요한 게 안전이야. 안전.”


아무로가 사흘 만에 돌아왔다. 일행이은 모두 말을 탔고 대열의 뒤로는 낙타 등에 잔뜩 물건을 싣고 돌아왔다. 낙타로 연결된 줄 안쪽으로는 염소와 양들이 묶여 있었고 마차까지 달려 있어 마을이 생기고 아마 가장 큰 규모가 되었을 것임은 분명했다.


“형님. 제가 잘못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멋진 복안이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형님. 정말 이렇게 기쁜 일은 처음입니다. 마치 새로 태어난 것 같은 기분이에요.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이 안 되네요.”


“이 맛에! 그래, 바로 이 짜릿한 맛에 장사치들은 그렇게 평생을 떠돌며 사는 걸 용인하는 거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 보기에 처량한 장돌뱅이 생활이 바로 이런 극적인 기분을 맛 볼 수가 있기 때문이야. 그 조그만 돌조각 몇 개가 이렇게 푸짐한 선물로 둔갑을 하다니.......”


아무로는 두 팔을 벌려 이븐을 끌어안았다.


“형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 정도면 마을 사람들을 모두 불러 내 잔치를 열고 배불리 먹고 마시며 몇날 며칠을 놀 수 있겠다.”


야쿱이 어울리지 않게 형제들의 기분을 맞춰주었다.


“그럼 오늘 아예 마을 잔치를 할까요?”


“그럼 마을 사람들에게도 이 물건들을 나눠줘야 하잖아?”


“그건 생각해봐야겠다. 물건이 풍족해지면 쉽게 낭비할거고 그러면 또 보석을 직접 장에 내다 팔아야 하는 데 그건 너무도 위험해. 내가 이 많은 물건들을 가지고 온 게 그저 쉽게 된 것만은 아니다.”


“아따 형님! 그게 무슨 걱정이라고, 정 그러면 장에 나가는 것은 제가 담당할게요.”


“파는 일은 아무래도 위험하니 지금은 먹거리를 잘 분배하는 게 제일이다. 일단 밖에서 조용해질 때까지는 우리는 쥐 죽은 듯이 조용히 지내야 해. 일단 최소한의 양식만 돌리도록 하자.”


야쿱이 최선의 대책을 내놓았다.


“그게 나을 거예요.”


아무로도 야쿱의 대책에 동의했다.


“그렇다고 이왕 다 보았는데 아예 잔치를 하는 게 낫죠.”


“우리만 먹을 게 아니라면 소문이 안 날 수는 없을 거예요. 그렇다면........”


“외부로 알려지면 곤란할 거야.”


야쿱도 순간적으로 소심해졌다.


“햐! 이거! 환장하겠구먼! 보석과 음식을 바꿀 때만해도 기분이 이렇지 않았는데.......”


이븐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됐어! 그만해! 잔치는 생략하고 조촐하게 음식이나 돌리는 걸로 하자.”


테이블에 고기와 야채를 가득 모아놓고 마을의 잔치가 벌어진다.


“자! 여러분. 그간 아랍의 지배가 오래 되어 우리 파르스는 고통스럽게 하루하루를 살았습니다. 우리 같은 흙부스러기 백성들이야 거들먹거리는 귀족들에게 빌붙는 게 남들처럼 쉬운 게 아니니 먹고사는 문제가 바로 우리의 생사를 결정짓는 일이었습니다. 먹고 사는 문제는 천대를 받고 사는 것이나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은 설움보다 더 큰 것입니다. 막말로 개처럼 부려도 먹을 것만 해결된다면야 얼마든지 참죠. 안 그렇습니까?”


아무로가 연단에 서서 일장연설을 시작하자 마을사람들은 크게 환호했다.


“그런데 지금은 먹을 것도 아득해요. 언젠가는 해결이 될 거란 기대감도 없다고요. 잘 사는 놈들이야, 하루 세끼가 아니라 네 끼 다섯 끼를 처먹는다 해도 그건 그놈들 얘기야. 우리하고는 생각하는 게 다르니까........ 우리는 한 끼만 먹을 수만 있어도 살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금 뭡니까? 여러분 5월 부림절 이후로 곡기를 느껴보셨나요? 자! 이걸 보세요.”


아무로가 두 팔을 벌려 테이블을 가득 채운 음식을 가리켰다. 사람들은 연설이 빨리 끝나고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되기만을 기다렸다. 여기저기서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이게 이 모든 음식들이 어제 우리 라이스 가문의 장자들이 오아시스에서 저 간악한 아라비아 대상의 보따리를 털어 그 속에서 나온 물건을 팔아 마련한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가 얻은 보물을 조금만 팔아도 우리 마을 사람들이 평생을 호의호식하며 살 수 있습니다. 자! 일단 마음껏 드십시오.”


야쿱이 인민들의 배고픔을 즉각 해결해 버렸다. 진지하게 연설을 준비했던 아무로는 뒤통수를 긁적이며 연단을 내려섰고 여자들은 마을 사람들이 먹기 좋게 음식을 제공했다.


“그러면 앞으로 우리는 계속 이런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겁니까, 아무로 라이스?”


시무룩하게 연단을 내려가는 아무로에게 솔깃한 말을 했지만 아무로는 대답할 수가 없었다. 이건 아무래도 야쿱의 몫이었던 것이기 때문이었다.


“먹을 수 있죠. 당연히......... 아무 부담 가지지 말고 맘껏 드시오. 음식이 다 떨어지면 내가 또 장을 보면 되니까.......”


야쿱이 대답을 하려니 약간 자신 없는 부분이 생기기 마련이었다. 야쿱은 일단 말을 마쳤지만 약간 미진하단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보물이 얼마나 많기에 그렇게 많은 음식을 마련한다는 거야?”


마을사람이 퉁명스럽게 야쿱의 자신 있단 말을 받았다.


“보물은 얼마든지 있어. 그리고 장에서 산 곡식과 고기들도 아직 많이 있으니 배불리 먹고 이따 나눠주는 음식들을 싸가지고 가.”


“시장에서 음식을 사들이는 일은 불편하지는 않습니까?”


“조금 불편하기는 하지만 돈이면 안 되는 게 없는데 누가 황금을 마다하겠어?”


“보관하고 있는 음식과 보석들이 다 동이 나면?”


“동이 나면? 아이, 뭘 그때까지 생각을 하나? 지금 행복하면 그만이지. 안 그래요? 자! 사양하지 말고 맘껏 들어요. 어서!”


야쿱은 길게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 서둘러 자리를 마치려 하였다. 사람들이 어느 정도 배불리 먹고 난 후 음식을 쌓아 놓은 곳간에서 이븐은 마을 사람들에게 곡식자루를 챙겨주었다. 마을 사람들은 희희낙락하면서 줄을 서서 받아갔다.


“이거 아무리 훔친 물건이라고 해도 마을 사람들을 배부르게 해주니 자네들은 의적일세 의적이야. 10년도 넘었어, 이렇게 배부르게 먹어봤던 기억이........”


“아무렴. 의적이지. 이건 나라님도 하지 못할 일을 한 거니까.”


“훔친 걸로 생색을 내니 기분은 좋다만 그래도 자꾸 훔쳤다고 말하지 말라니깐. 훔친 게 아니라 되찾은 거라니깐?”


“그래요. 장차 클 애들에게도 훔쳤다는 말은 듣기 안 좋은 거야. 애들은 대대로 정직을 가장 큰 가르침으로 듣고 왔는데 훔쳤다고 하니까 괜히 우리가 다 뭔가를 잘못한 거 같잖아. 없이 사는 것도 서러운 데 죄를 지은 것 같잖아!”


“우리들은 나라님도 구제 못할 가난을 구제한 의적이라고 의적!”


“내가 알기로는 나라님보다도 더 훌륭하고 고귀한 일을 한 거야. 나라님이라야 자기 배부른 일밖에 더했어?”


“아무렴! 자기 배불릴 고민만 해댔지, 역사적으로나 뭐로나.”


손뼉을 치며 좋아서 흥분하고는 했지만 훔쳤다는 말에 체르케스와 그의 형제들이 언짢은 표정을 한다. 마을 사람들은 그런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바로 말을 한다.


“거봐. 이 애들도 표정에 단박에 나오잖아. 우리가 아랍 놈들에게 모든 걸 빼앗겼는데 찾을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고. 그게 이삼백 년이나 그랬는데, 그런데 아랍 놈들의 낙타 한 마리 훔치다가 목을 잘리는 일도 있었고 얼마나 억울해. 그런데 아랍 놈들의 낙타를 뺏는 것은 훔치는 게 아니라 잃었던 물건을 되찾는 거라고. 암! 원래는 우리 꺼였다고! 라이스 가문은 역대 왕들이나 그 어떤 장군이나 귀족들도 하지 못했던 위대한 일을 한 거라니깐.”


주민은 벌떡 일어서서 자신 있는 표정으로 당당하게 소릴 지른다.


“그러니까 의적이지. 이제 라이스 가문만 혼자서 그 일을 하지 말고 우리 모두 단체로 의적을 하는 게 어때? 그게 더 좋다니까.”


마을사람들이 이제 돌아가며 이야기를 했다. 야쿱 삼형제는 이제 관전하기만 하는 지경이 되었다. 마을 사람들의 대부분은 아무로의 일도 자랑거리였고 삼형제의 약탈사건도 큰 자랑이었다. 주제는 일회성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지속적인 운동이 되는 방향으로 발전시키자는 취지였다. 이야기를 마치고 마을사람들이 서서히 돌아갔다.


“아! 이제야 좀 한산해지는구나. 좀 쉬었어?”


야쿱이 아무로의 어깨를 주물렀다.


“예, 형님. 뭐 일한 게 뭐 있다고 쉽니까?”


“장보고 음식 접대하고 나눠주고 하는 것도 다 일이지. 하지만 기분 좋게 한 거라 그런지 전혀 힘이 들지 않지?”


“사람들이 참 좋아하는 것을 보니 나도 모르게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런 기분은 전에는 전혀 느껴보지 못했던 거야. 행복이 이런 건가? 가슴 한 쪽이 아련해지고 왠지 눈물이 날 것 같았어.”


“형님도 그런 기분이 드셨습니까? 저도 그랬습니다. 그게 부끄러운 것이라 내색을 하지는 않았지만 정말 눈물이 핑 돌았어요.”


아무로가 솔직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이븐은 놀라서 반쯤 누워 있던 자세를 바꾸어 벌떡 자리를 차고 일어났다.


“모처럼만에 느껴보는 해방감이 이런 건가 보다.”


야쿱이 아무로의 등을 어루만지며 따뜻하게 말했다.


“저는 살면서 이렇게 신나는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해방감이랑 행복감은 같은 건가 봐요. 그 둘의 차이점이 뭔지 전혀 찾지 못하겠어요. 전에 제가 청동검을 처음 만들어냈을 때의 그 기분하고 상단의 낙타를 뺏는데 성공했을 때의 그 기분은 정말 이루 말로 표현할 수가 없는 환상적인 것이었습니다. 참! 그러고 보니 바로 체르케스가 처음으로 청동검을 만들지 않았습니까? 경황이 없어서 조카들이 뭘 하고 있는지도 신경을 못 썼습니다. 낙타도 처음으로 뺏어 타는데 성공했고........”


“그런 걸 가지고 뭘 신경을 써. 뭐가 대단하다고........”


“아닙니다. 형님. 사소한 것 같지만 체르케스한테는 세상의 문이 열리는 기쁨이 있는 날입니다. 나도 그 일이 바로 어제 일처럼 뇌리를 스치며 기억나곤 했는데 앞으로 체르케스한테는 그 일들이 자주 보일 겁니다. 그래서 자신감도 생길 거고요. 우린 그를 축하해 주어야 합니다. 그러고 보니 내가 가장 행복했던 때가 바로 칼을 만들었을 때랑 좋은 일을 했을 때인데, 우리 체르케스는 그 두 가지 큰일을 동시에 이루었으니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놈이었을 겁니다. 아들이 성인이 된 것을 당연히 축하를 해 주어야죠.”


이븐은 마치 자신의 아들을 칭찬하듯이 말을 했다.


“야! 이놈아! 체르케스가 내 아들이지 왜 네 아들이냐?”


“사람들이 다 체르케스는 날 닮았다고 하지 않습니까? 형님은 무슨 복으로 그렇게 아들자식들이 많습니까? 이제 체르케스는 나한테 넘기십시오.”


“야! 넌 결혼한 마누라가 멀쩡히 살아 있는데 거기서 얘길 해야지 왜 엉뚱한 곳에서 아들을 달라고 해? 체르케스가 무슨 물건이냐?”


“하하하! 제가 키우면 진짜 훌륭한 장군으로 만들 자신 있다니까요?”


“진짜 문제입니다. 형님. 애들에게 아무 설명도 하지 않았는데 나중에 반발을 하지는 않을는지요?”


“쟤들도 다 컸어. 성인이라고. 체르케스와 호다람이 아직 어려서 설명이 필요하긴 하지만 어제 녀석들 제 할 도리는 다 하더라구. 만약 어린애로 취급해 하나하나 설명하면서 이해시키려 들면 오히려 애들이 반항할 거라구. 지금도 체르케스가 걸음걸이도 바뀌고 호다람을 약올리며 놀던 모습이 없어졌잖아.”


“아니 형님들만 무슨 말씀하시는 거예요. 이 동생을 따돌리고?”


이븐이 두 형들의 사이로 비집고 들어왔다.


“의적단 얘기!”


간단하게 던지듯 얘기했다.


“의적단 뭐요? 아비틴 황태자 얘기?”


분위기가 갑자기 무거워졌다.


“아비틴? 그 자식이 의적이냐?”


아무로가 이를 갈며 웃었다.


“아닐걸요? 그냥 황태자가 나중에 돌아온다는 환상.........헉!”


이븐은 혼자 말을 받다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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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변혁의 소용돌이 23 15.03.29 504 7 28쪽
29 변혁의 소용돌이 22 15.03.29 320 7 17쪽
28 변혁의 소용돌이 21 15.03.28 584 7 17쪽
27 변혁의 소용돌이 17 +1 15.03.27 529 9 13쪽
26 변혁의 소용돌이 16 15.03.27 465 5 17쪽
25 변혁의 소용돌이 15 15.03.27 260 7 14쪽
24 변혁의 소용돌이 14 15.03.27 613 7 15쪽
23 변혁의 소용돌이 13 15.03.27 647 8 21쪽
22 변혁의 소용돌이 12 15.03.27 586 6 20쪽
21 변혁의 소용돌이 11 15.03.27 588 8 32쪽
20 세기말 증후 37 15.03.24 665 10 26쪽
19 세기말 증후 36 15.03.24 228 5 25쪽
18 세기말 증후 35 15.03.24 483 5 25쪽
17 세기말 증후 34 15.03.24 470 8 18쪽
» 세기말 증후 33 15.03.24 479 7 17쪽
15 세기말 증후 32 15.03.24 419 6 17쪽
14 세기말 증후 31 15.03.24 355 7 22쪽
13 세기말 증후 29 15.03.24 609 6 17쪽
12 세기말 증후 28 15.03.24 696 4 18쪽
11 세기말 증후 27 15.03.24 417 9 20쪽
10 세기말 증후 26 15.03.24 579 5 27쪽
9 세기말 증후 25 15.03.24 596 8 18쪽
8 세기말 증후 24 15.03.24 454 10 20쪽
7 세기말 증후 23 15.03.24 248 6 15쪽
6 세기말 증후 22 15.03.24 459 7 5쪽
5 세기말 증후 21 15.03.24 480 9 15쪽
4 세기말 증후 14 15.03.24 656 9 26쪽
3 세기말 증후 13 15.03.24 611 9 10쪽
2 세기말 증후 12 15.03.24 619 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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