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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884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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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3884
작품등록일 :
2012.11.10 21:49
최근연재일 :
2016.12.31 21:49
연재수 :
27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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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3,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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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17
글자수 :
1,341,677

작성
16.04.06 22:22
조회
352
추천
6
글자
6쪽

59화

DUMMY

1765년 4월 17일.


1759년부터 시작된 기근은 6년이 넘도록 이어지면서 전 세계를 위기로 몰아넣었다. 그것은 인류가 일찍이 겪어보지 못한 대재앙이었다.

기후는 평소와 다를 것이 없는데 오직 토지만이 기력을 잃고 죽어갔다. 땅이 생기를 잃으니 땅에서 생명을 얻어가는 작물들도 덩달아 죽어갔다. 아무리 완벽한 환경을 조성해주어도 그때 잠깐일 뿐, 돌아서면 모든 것이 허탕이었다.

버티다 못한 시골 사람들은 도시로, 도시로 떠나왔지만 온 나라의 시골이 말라비틀어지고 있는 마당에 도시인들 먹을게 있을 리가 없었다. 그들이 얻어간거라곤 체력이 떨어진 틈을 파고든 전염병 뿐이었다.

앞길이 캄캄해진 유랑민들은 이따금씩 도적떼로 돌변하곤 했지만 그도 오래가지 못했다. 아무도 먹을 것을 가진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아사(餓死)할 위기에 몰린 사람들은 먹을 수 있는거라면 무엇이든 먹었다. 처음에는 가축, 다음에는 풀뿌리와 나무 껍질을 벗겨먹었으며 그조차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하자 하나, 둘, 무기를 들고 일어나 과거에는 필사적으로 피해다니던 지역들을 들쑤시기 시작했다. 마지막까지 건들고 싶지 않았던 최후의 먹잇감, 괴물들을 사냥하기 위해서 말이다.


" 꾸웨에에엑! "


괴물과 사람이 서로 잡아먹지 못해 안달난 이 비참한 시대에 혼자서 오지를 탐험하는 간 큰 여자가 있었다.


" 딱 좋을때 나와줬는걸. "


은빛으로 빛나는 인상적인 머리카락과 유달리 왜소한 체구를 가진 그 여자는 민둥산의 중턱에서부터 그녀를 향해 돌진해오는 거대한 괴물을 보고 반색을 하며 웃었다.

맷돼지 머리에 길쭉한 도마뱀의 몸을 지닌 그 괴물은 신장 7m, 몸길이 27m의 거대한 덩치를 자랑했다. 게다가 단순히 덩치만 큰 것이 아니라 강철처럼 단단한 비늘로 전신을 감싸고 있어서 걸어다니는 사실상 성벽이나 다를 바 없는, 농담으로라도 만나고 싶지 않은 괴물 중의 괴물이었다.


" 읏차! "


투쾅!


그러나 이 걸어다니는 성벽은 하늘 높이 도약한 소녀가 가볍게 집어던진 은빛 창에 여지없이 관통되고 말았다.

투창에 목이 끊어진 괴물은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그대로 혀를 빼물고 축 늘어져버렸다. 가진 바 힘에 비해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허무한 최후였다.


" 잘 먹겠습니다. "


소녀는 죽은 괴물의 시신으로 다가가 목의 절단면에 은빛 창을 꽃아넣었다. 그러자 창날에 시뻘건 줄이 돋아나더니 괴물의 시체가 급속도로 말라비틀어지기 시작했다. 이윽고 포식을 마친 창이 뽑혀나오자 한계까지 쥐어짜인 시체는 더 이상 형상을 유지하지 못하고 가루가 되어 부서져버렸다.


" 으음~! 제법 뿌듯한걸. 이걸로 며칠이나 더 버틸 것 같아? "


[싸우지만 않으면 앞으로 한달 정도.]


" 좋았어! "


그거라면 그녀의 목표인 대사막을 횡단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도중에 싸움이 벌어진다면 계산이 틀어지겠지만, 상대를 죽이고 생명력을 갈취하면 되는 일이었기에 딱히 큰 문제랄 것도 아니었다.

주먹을 불끈 쥐고 좋아하는 그녀의 머릿속에 한심하다는 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이, 주인 아줌마.]


" 누가 아줌마야! "


콰앙!


그녀는 신경질적으로 창을 내던졌다. 딱히 큰 힘을 쓴 것도 아니었지만 흙먼지가 자욱하게 피어오르면서 함께 사람 하나쯤은 거뜬히 들어갈 구멍이 뚫렸다. 동시에 짜증이 그득한 창의 비명소리가 여자의 머릿속에 울려퍼졌다.


[갸아아아악! 하지마! 하찮은 흙바닥 따위에 나를 처박지 마! 내 가치가 떨어지는 것 같잖아!]


" 시끄러워 고철자식아! 되지도 않는 헛소리나 주절거리는 네놈한테는 거기가 딱 맞아! "


[제기랄, 헛소리는 무슨! 29살이나 먹은 여자를 아줌마라 부르지 그럼 뭐라고 부를까!? 솔직히 이제와선 노처녀라 부르기도 너무 늦... ]


" 갸아아아아아악! "


쾅!쾅!쾅!쾅!쾅!


[갸아아아악! 하지마! 하지말라고! 생명 없는거에 날 내려치지 마~!]


치부를 관통하는 일침에 여자는 이성을 잃고 창을 바닥에 마구 후려갈겼다. 그랬다. 겉보기엔 이제 10대 중반이나 될까 싶은 외모의 이 여자는 사실 올해로 29살이 되었다. 애시당초 생명력을 자원으로 사용하는 그녀에겐 별 의미도 없는 숫자에 불과했지만 그럼에도 나이를 지적당하는건 그녀의 최대 역린이었다.


" 헉, 헉... 다음에 이러면 똥무더기에 처박아버릴거야. "


[.....]


한동안 쓸데없이 에너지를 낭비하면서 주변을 황폐화시키던 여자는 정신적인 충격으로 말문이 닫혀버린 창을 손가락만한 크기로 줄여서 주머니에 집어넣고는 등 뒤에 짊어진 배낭에서 지도를 꺼내 바닥에 펼쳤다.


" 흐음... 벌써 엘프의 영역에 들어선건가. 그래봤자 보이는건 괴물뿐이지만. "


6년이나 이어진 이상사태 때문에 본래 숲이었던 이 일대는 풀 한포기 없는 맨땅으로 변해버렸다. 그나마 아직 사막이 되지는 않았지만 식물들이 사라진 이상, 그것도 시간문제일 뿐이다. 이런 쓸모없는 땅덩어리에 버티고 있어본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아무도 없는게 정상이고 이따금씩 보이는 괴물들이 이상한 것이었다. 하기야 그러니까 괴물인거겠지만.


" 좋아, 이 속도대로라면 이틀 안에 대사막에 들어서겠어. "


세상의 한중간에 있다고 일컬어지는 대사막은 들어간 사람은 있어도 나온 사람은 없다고 일컬어지는 죽음의 땅이었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가장자리를 지나는 것은 괜찮지만 중심부로 일정 이상 들어간 사람들은 예외없이 소식이 끊겼다고 한다.

그녀는 드워프들의 땅에서 이 이야기를 전해듣고 대사막을 횡단하기로 결심했다. 원래부터 세상을 돌아다니면서 온갖 비경들을 탐험하는게 여행의 목적이었는데다 아직 아무도 다녀온 적이 없다는 사실이 모험심을 자극했기 때문이었다.


" 과연 뭐가 있을까? "


그녀는 모처럼 가슴이 두근거리는걸 느끼며 힘차게 발걸음을 내딛었다.


작가의말

에피소드를 대충 두 개 정도 짤라내버렸습니다.


완성도는 떨어지겠지만 어차피 이제와서 만회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솔직히 빨리 완결을 내고 싶은 생각뿐입니다.


하... 원래 기획은 이게 아니었는데 참. 어쩌다 이렇게 된건지.


역시 역량에 안 맞는 짓은 하는게 아니에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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