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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884 님의 서재입니다.

하얀기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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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3884
작품등록일 :
2012.11.10 21:49
최근연재일 :
2016.12.31 21:49
연재수 :
270 회
조회수 :
623,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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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17
글자수 :
1,341,677

작성
16.12.31 21:49
조회
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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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글자
3쪽

에필로그

DUMMY

결과적으로 말해서 나는 사라지지 않았다.

딱히 실패한 것도, 돌발사태가 벌어진 것도 아니다. '나'는 그 날 내내 쿨쿨 잠들어 있었고, 차원이동 마법은 아예 사용되지도 않았다. 내가 이세계에서 건너온 일족들이 저지른 일들을 모두 '없던 일'로 만들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내가 불로불사의 요정이 되는 미래는 원인부터 송두리째 사라져버렸지만 딱히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기거나 하지는 않았다.

원인을 - 뭐, '영역'을 펼쳐보면 바로 알겠지만 그건 너무 시시하니까 - 추측해보자면 아마 공간 지배의 경지에 도달해서 그런게 아닐까 싶다. 원인이 사라진 결과를 제거하는 것도 결국은 공간이 수행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 여기까지 들었으면 눈치챘겠지.


솔직히 말해서 예상했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예상한 결말 중에서 최악의 결말이 딱 들어맞은 상황이라 하겠다. 하여간 옛날부터 무슨 계획을 세우면 제대로 풀리는 법이 없어요. 그러나 예상만했지 딱히 대책을 세워둔건 아니라서 앞길이 막막한 것은 매한가지다.


" 아빠, 거기서 뭐해? "


" 궁상떤다. "


" 뭐야, 그게. "


구석에 앉아서 궁상떨고 있었더니 엘리가 등 뒤에서 고개를 불쑥 들이밀었다. 있는 그대로 말했더니 천하 한심한 것을 보는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봤다. 그리고는 내 팔을 붙잡고 질질 끌고가면서 쓸데없이 활기찬 목소리로 설교했다.


" 그렇게 바보처럼 시간을 허비하니까 사는게 지겹니 뭐니 그러는거잖아. 얼른 일어나! 세상은 즐거움으로 가득 차 있지만 손을 뻗지 않으면 붙잡을 수 없다고! "


좋은말이긴 한데 말할 상대를 잘못 골랐다. 나는 즐거움을 모르는게 아니라 너무 즐겨서 질려버린 쪽이다. 그러나 뭐, 당분간은 괜찮겠지. 어차피 달리 할일도 없고. 이 아이가 수명을 마치는 그 날까지는 질질 끌려가줘도 좋으리라. 한 만년, 이만년은 괜찮겠지. 그리고 소일거리는 하나 더 있다.


멀리 시야를 넓혀서 헐래벌떡 학교로 뛰어가는 두 소년의 모습을 바라본다.


아무것도 아닌, 그저 어디에나 있는 평범한 고등학생들이다. 별다른 재능도 없고, 재산도 없고, 그저 막연한 꿈, 그나마 한 놈은 시시하기 짝이없는 꿈이고, 또 한 놈은 허무맹랑한 허께비 같은 환상에나 사로잡혀있는, 평범하다기보단 좀 한심한, 그러나 내가 바라고 동경했던 모습들을 지켜보는 것이다.


뭐, 길어봐야 백년.


눈 깜빡하면 끝나버리는 짧은 소일거리지만...


그래도 그 동안은 내일 해를 웃으면서 기다릴 수 있으니까.


지금은 그걸로 됐다.






- 하얀 기사의 이야기 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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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필로그 +8 16.12.31 871 9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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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8 86화 +9 16.11.02 398 6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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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 66화 +2 16.05.15 450 9 12쪽
247 65화 +5 16.05.10 415 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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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5 63화 +1 16.04.24 540 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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