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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884 님의 서재입니다.

하얀기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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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3884
작품등록일 :
2012.11.10 21:49
최근연재일 :
2016.12.31 21:49
연재수 :
270 회
조회수 :
623,047
추천수 :
8,717
글자수 :
1,341,677

작성
16.10.10 16:33
조회
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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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4쪽

84화

DUMMY

사각사각...


새하얀 종이 위를 낡은 깃털 펜이 춤춘다. 펜 끝이 지나간 자리에는 길쭉한 상흔처럼 검은 줄이 그어진다. 줄과 줄이 만나 글자를 이루고 글자와 글자가 모여 문장을 이룬다. 춤을 마친 펜이 내려온 무대에는 멋드러진 서체의 흘러간 이야기가 선명하게 남았다.


" 작업은 잘 되어가요? "


" 아, 응. "


내용을 다시 한번 점검해보던 테오도르는 곁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펜을 내려놓고 돌아섰다. 더 이상 별궁 시녀가 아니게 되었는데도 여전히 시녀 행색을 하고 있는 델핀이 웃으면서 따뜻한 차를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 아무래도 옛날처럼 정보를 쉽게 얻을 수가 없어서 자료가 좀 엉성하긴 하지만 그래도 어찌어찌 역사책이라 할만한 물건은 나올 것 같아. "


" 후후, 연대기 작가가 옆에 따라붙는걸 그렇게나 질색하시던 분이 역사책을 쓰고 있다니 왠지 묘하네요. "


" 하하하... "


왕실의 일원에겐 태어나자마자 그의 일대기를 서술할 연대기 작가가 붙는다. 그들은 일평생 주인을 따라다니며 일거수 일투족을 최대한 기록한다. 보셰트 왕가의 일원인 테오도르에게도 엘버트라는 연대기 작가가 있었다.


" 싫어서 도망다녔던건 아니야. 정말 좋은 녀석인걸. 하지만 도저히 비밀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 못 되는걸 어떻해. "


" 하긴, 왕자님의 일이라면 뭐든지 기록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었죠. "


" 천상 연대기 작가였지. 그 친구와 비밀을 공유했으면 아마 이렇게는 안 됐을걸. "


개인 연대기는 본인이 사망하기 전까진 누구에게도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세상만사 다 그렇듯이 원칙이라는게 항상 지켜지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테오도르는 정치적으로 충분히 불만을 가질만한 입장과 신분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작성하는 엘버트 자신조차 모르는 사이에 여러번 연대기를 검사당했다고 해도 이상할게 없었다.


" 이렇게라는건 어떻게인가요? "


" 응? "


뜬금없는 반문에 테오도르는 차를 마시려다 말고 델핀을 돌아보았다. 그녀는 평소처럼 웃고 있었지만 묘하게 느낌이 달랐다. 보통 때는 온화하게 지켜보는 듯한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은근히 비웃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 누구냐!? "


그 미묘한 차이를 대번에 알아챈 테오도르는 즉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서랍 안에 넣어두었던 호신용 권총을 번개같이 뽑아들었다. 그러나 델핀으로 둔갑한 불청객은 자기를 향해 겨눠진 총구를 신경조차 쓰지 않은 채, 자기 할말만 늘어놓았다.


" 조용한 시골 영지에서, 영민들이 죽어라 일해서 번 곡식을 버러지처럼 뜯어먹고, 아름다운 쌍둥이들을 양 옆에 낀 채, 고상한 취미 생활을 즐기면서 늙어가는 삶이라. 생각했던 것보다 소박하네. "


화르륵!


말이 끝나는 것과 동시에 화염이 모든 것을 불태웠다. 눈 한번 깜빡일 시간이 지났을 뿐인데 저택은 온데간데없고, 먼 옛날에 보았던 사막의 풍경이 펼쳐졌다. 곧이어 불청객을 뒤덮고 있던 델핀의 허물이 아래쪽에서부터 불타 사라지며 본 모습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 마, 말도 안돼... 그럴리가 없어! 너, 넌 분명히 그때 죽었잖아! "


그 모습을 본 테오도르는 경악하여 온몸을 벌벌 떨면서 부정했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이미 오래전에 이 사막에서 숨을 거두었던 자. 천하의 『기사』들이 네 사람이나 손을 잡고서야 겨우 타도할 수 있었던 인류의 적. 결코 이 시대에 살아있을 리가 없는, 살아 있어서는 안 되는 역사상 최악의 살인마.


" 아르모어 폰 피르쉬어! "


그 저주받을 사내가 티끌만큼도 변하지 않은 모습으로 건재하게 서 있는 현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으니까.


" 내가 죽었다고? "


망자의 이름으로 불린 사내는 피식 웃으며 반문했다. 그리고 조롱하듯이 덧붙였다.


" 아직 잠이 덜 깬 모양이군. 세수라도 하는게 어때? "


" 잠... 모든게 다 꿈이었다는거냐!? "


" 꿈이라, 고작 그런거랑 같은 취급을 당하면 섭섭하지. 그건 또 하나의 현실이야. 내가 적당히 처리되어준 것 외엔 무엇 하나 현실과 다르지 않아. 방금 전까지 거기에 있었던 너라면 이해할 수 있을테지. "


테오도르는 부정할 수 없었다. 그것은 확실히 꿈 따위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나도 정밀했으니까. 도중에 깨워지지 않았다면 숨이 끊어지는 그 순간까지도 현실이 아니라는걸 눈치채기는 커녕, 의심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 대체 무슨 속셈이지? '


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상대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머리를 굴렸지만 곧 그만두었다. 지금 중요한건 저 미친놈이 무슨 생각으로 기행을 저질렀냐가 아니라 지금 그가 처한 상황과 할 수 있는 일을 파악하여 반격하는 일이다.


' 몸은... 내 몸이군. 젠장, 내 꿈을 보고 알아낸건가? 그럼 델핀과 이네스도 이미 당했거나 어딘가에서 꿈을 꾸고 있겠군. 제기랄, 그럼 적기사는? 어떻게 됐지? 빼앗겼나? '


테오도르는 시험삼아 손가락 끝에 아주 한순간, 자그마한 불꽃을 만들어보았다. 불꽃은 그의 의도대로 가볍게 쥔 주먹 속에서 한순간 열기를 내뿜고 사라졌다. 이것으로 적기사가 건제할 뿐만 아니라 여전히 그의 소유로 남아있다는 것이 증명됐다.


촤악!


그 사실을 확인한 테오도르는 지체없이 적기사의 오른팔을 소환해 기습을 시도했다. 능력을 『기사』의 출력으로 전환하고, 그 출력을 오른팔 하나에 집중시킨 뒤, 전력을 다해 장검을 내리친다.


카앙!


칼날은 정확히 아르모어의 정수리에 명중했다. 충격을 이기지 못한 바닥이 주저앉고 막대한 충격파가 주변을 집어삼켰다. 그러나 그게 다였다. 칼날은 아르모어를 두 쪽내기는 커녕, 두피조차 뚫지 못했다. 흑기사의 팔다리조차 두부처럼 베어버렸던 공격이 고작 사람 피부 하나를 가르지 못하고 멈춰선 것이다. 이 말도 안되는 현실에 테오도르는 어처구니가 없어서 입을 딱 벌렸다.


" 아, 그러고보니 이런 장난감도 있었지. "


여전히 칼날을 통해 막대한 힘이 가해지고 있음에도 아르모어는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태연히 말하면서 손가락으로 머리 위의 칼날을 가볍게 톡 건드렸다. 그러자 장검과 장검을 들고 있던 적기사의 팔이 눈 깜짝할 사이에 마나 단위까지 분해되어 사라져버렸다.


" 말도 안돼. "


더 이상 능력이 발현되지 않는다는걸 확인한 테오도르는 다리가 풀려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달리 뭘 할 수 있겠는가? 상대는 손짓 하나로 『기사』를 파괴해버리는 괴물인데. 간단히 방해물을 치워버린 아르모어는 테오도르에게 다가가며 이야기를 계속했다.


" 궁금한 점이 많겠지. 왜 이런 짓을 하는걸까? 왜 나만 여기 있는걸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된걸까? 그 궁금증을 풀어주기 전에, 잠깐 내 이야기를 좀 하지. "


그가 발을 디딜때마다 잔잔한 수면 위에 돌을 던진 것처럼 주변의 공간이 심하게 일렁거렸다. 일렁거림은 걸음 수가 더해질 때마다 심해지더니 다섯 걸음째가 되자 아예 사물을 분간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그러나 여섯번째 걸음을 내딛는 순간, 일렁거림은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사막 대신 전혀 새로운 풍경이 펼쳐졌다.


그것은 도시였다.


낡고, 초라하고, 조잡한 건물들이 즐비하게 널려있다. 세계 어느 도시를 가도 흔히 볼 수 있는 빈민가의 풍경이다.

그 하잘 것 없는 보금자리에서 허름한 차림의 사람들이 쏟아져나와 피곤함이 뚝뚝 묻어나는 얼굴로 어디론가 털래털래 걸어갔다.

아르모어는 그 사람들의 뒤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테오도르도 내키지 않았지만 버티고 서 있어봐야 뭐가 되는 것도 아니었기에 할 수 없이 뒤를 따랐다.


" 내 인생은 과오의 연속이었어.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망치고, 죽음으로 몰아넣었지. 내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이 말이야. 난 그걸 없애고 싶었어. 시간을 되돌려서, 나라는 존재를 이 세계에서 지워버리려고 했지. "


테오도르는 아르모어의 목적을 듣고서야 그가 왜 『제단』을 이용해 대량 학살을 저질렀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악랄한 발상에 치를 떨었다.


' 자신이 승리하면 어차피 학살은 없었던 일이 되니까 상관없고, 패배하더라도 인류의 존속이 곤란할 수준의 인명 피해를 내버린다면 승리자 역시 시간을 되돌리든, 어떻게 하든, 죽은 사람들을 되살리는 소원을 빌 수 밖에 없다 이거군. '


실제로 『소원의 열쇠』를 손에 넣은 청기사는 그 시궁창 같은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 시간을 되돌리는걸 선택했다. 하지만 그렇다면 또 하나의 의문점이 생긴다.


' 어째서 이놈은 백기사를 포기한거지? '


지금의 아르모어가 학살한 인간은 기껏해야 백만 단위를 넘지 않았다. 대부분의 인류를 『제단』에 바쳤던 본래의 역사와는 비교할 수도 없이 약해진 상태인 것이다. 그럼에도 『기사』 따위로는 감히 범접할 수도 없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즉, 제 아무리 청기사가 2체의 『기사』를 흡수했다 하더라도 본래의 역사에서 백기사를 파괴한다는건 불가능한 일이란 뜻이다.

그런데도 청기사가 『소원의 열쇠』를 손에 넣었다면 그건 아르모어 자신이 백기사를 포기했다는 이야기 밖에 되지 않는다.


' 어차피 시간을 되돌린다고 하더라도 자기 자신이 되돌리는게 훨씬 더 확실할텐데. '


그가 별로 달갑지 않은 답에 도달하는 것과 거의 동시에 아르모어가 말을 이었다.


" 하지만 그조차도 다 헛짓이었지. 설령 시간을 되돌린다 할지라도, 내가 이 세계에서 사라진다 할지라도 변하는건 아무것도 없어. 몇 번을 되돌리든, 몇 번을 되살리든, 세계수는 멈추지 않으니까. "


" 세계수? "


" 아, 신경쓰지마라. 너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다. "


대단히 상관있어보였지만 아르모어는 세계수에 대해서 더 이상 이야기할 생각이 없는지 노골적으로 화재를 바꾸었다.


" 그보다 이제 슬슬 기억이 좀 나지 않나? "


" 그게 무슨 소리냐? "


" 아직도 기억이 안 나나보군. 하긴, 이상할 것도 없나. 너에게 있어서 이 도시는 딱히 기억해야 할 만큼 가치있는 곳이 아니었을테니까. "


그 말을 들은 테오도르는 주변을 다시 한번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러나 아무리 살펴봐도 낮설게만 느껴질 뿐, 낮익은 풍경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


" 여기를 봐라. "


그런 테오도르를 보면서 쓴웃음을 지은 아르모어는 발걸음을 멈추고 오른쪽을 가르켰다. 그곳에는 낡았지만 제법 큰 목조 건물이 자리잡고 있었다.

자랑스럽게 내건 커다란 간판 한켠에 포크와 나이프가 그려져 있는걸 보니 아마 하층민들을 상대로 장사하는 싸구려 음식점인 모양이다.


" 내 인생에서 얼마 되지 않는 '잘 풀리던 시절'에 경영하던 가게다. 기괴한 표정이군. 왜? 안 어울리나? 나름대로 번창했는데 말이지. 직원들도 다들 좋은 사람들이었고, 하루하루가 즐겁고 충실한... 정말 좋은 시절이었어. 고작해야 3년도 채 안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


쿵!


말을 마치는 것과 동시에, 아르모어는 발을 강하게 한번 굴렀다. 그러자 도시가 바닥에서부터 하늘 높이 치솟은 첨탑까지 순식간에 불타 사라지고 거대한 호수로 변해버렸다.

두 사람이 딛고 선 곳도 호수 한복판의 수면으로 바뀌었지만 신기하게도 빠지지 않고 땅 위에 있는 것처럼 서 있을 수 있었다.


" 자, 이제는 기억이 좀 나나? "


" 여기는... 설마... "


방금 전의 도시는 전혀 짚히는 곳이 없었지만 이 거대한 호수는 분명히 낮설지 않았다. 그가 기억을 더듬어 정답에 거의 도달했을 즈음, 아르모어가 한발 앞서 답을 공개했다.


" 그래, 네가 파멸시킨 무바라크다. "


" 커억! "


억센 손아귀가 테오도르의 목을 틀어쥐었다. 그 상태로 힘을 주어 들어올리자 성인 남자의 몸이 썩은 나무 토막처럼 가볍게 딸려올라온다. 목에 압력이 가해지자 숨통이 턱 막혔다. 그는 필사적으로 발버둥치며 저항했지만 당연히 아무 소용 없었다.


" 네가 무바라크에 개입하지 않은 역사에서도 나는 헛된 소원을 쫒아 과오를 거듭하고 있었다. 결국, 네가 있건 없건 이곳에서의 행복은 어차피 깨진다는거겠지. 그리고 네가 더 많은 희생을 예방하기 위해 무바라크를 파멸시켰다는 것도 알고 있어. 비록 올바른 수단은 아니지만, 당시 네가 쓸 수 있던 수 중에서는 최선이었지. 아마 나라도 그렇게 했겠을거야. 하지만, "


" 컥... 컥! "


" 인간이라는게 어차피 결과가 같을거라고 해서, 또 물을만한 잘못이 없다고 해서 다 이해하고 넘어갈만큼 이성적인 동물은 아니잖아. 안 그래? "


뿌드득!


그가 힘을 주자, 테오도르의 목 뼈는 잠시도 버티지 못하고 맥없이 부러졌다. 그럼에도 왕자는 숨이 끊어지지 않았다. 죽을만큼 괴로운데도 숨이 끊어지기는 커녕, 의식이 점점 더 또렷해지는 괴이한 현상까지 벌어졌다.


" 미리 사과하도록 하지. 지금부터 네게 벌어질 일은 그냥 화풀이다. 합당한 이유는 아무것도 없어. 그러니 육신이 사라지고 영혼이 흩어지는 그 순간까지, 마음대로 원망하도록 해라. "


풍덩!


얼음장처럼 차가운 얼굴로 할 말을 마친 아르모어는 축 늘어진 테오도르의 몸을 호수 속에 내던졌다. 커다란 물기둥이 치솟고, 왕자의 몸이 아래로, 아래로, 점점 가라앉았다. 그리하여 더 이상 빛이 들어오지 않는 곳까지 가라앉았을 때,


번쩍!


사방팔방에서 시뻘건 안광이 일제히 번뜩였다. 테오도르는 공포에 질린 와중에도 그것들이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다는걸 깨달았다. 거의 동시에, '그것'들은 무력한 테오도르에게 일제히 달려들어 무자비하게 물어뜯기 시작했다.


***


작가의말

아르모어가 끝내겠다고 한 시점부터 다 꿈입니다. 어휴, 길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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