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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빼미 님의 서재입니다.

스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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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돌빼미
작품등록일 :
2016.08.05 15:38
최근연재일 :
2017.12.23 23:50
연재수 :
244 회
조회수 :
141,802
추천수 :
1,985
글자수 :
1,433,061

작성
16.09.01 21:00
조회
856
추천
11
글자
13쪽

1부 검은 성벽 - 마굴 (9)

DUMMY

제호의 말을 들은 관영과 마크는 난감해하면서 빈센트의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고, 이에 빈센트는 두 사람이 왜 자신의 눈치를 보는지 모르겠다는 듯이 물었다.


“왜 그러는가?”


관영은 방에 있는 다른 사람들을 한 번씩 쳐다본 후 빈센트에게 대답했다.


“···저희의 임무를 말해도 괜찮을까요?”

“상관없네. 나도 윤성과 진아에게 털어놓은 상태 아닌가? 별로 내 눈치 볼 것 없어. 자네들이 이야기한다면, 나야 공범들이 생기니 좋지. 아하하!”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대답하는 빈센트의 반응에 오히려 관영과 마크는 서로를 바라보며 더욱 난감해했고, 제호는 그런 두 사람에게 답답하다는 듯이 말했다.


“무슨 중대한 이야기기에 그러십니까? 저희가 알면 안 되는 건가요?”

“조용히 해. 대장님도 생각 중이시잖아!”


혜진이 제호를 제지하면서 말했고, 제호는 관영과 마크가 자신들에게 숨기는 것이 있었다는 것이 마음에 안 든다는 듯이 윤성과 진아를 가리키면서 구시렁댔다.


“저기 있는 두 사람은 알고 있는 내용이라잖아. 그럼 별로 중대한 비밀이 아닌 것 아니야?”


혜진은 입술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면서 조용히 하라고 신호를 보냈지만, 제호는 윤성과 진아가 알고 있는 사실을 자신들은 모르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불만이 가득한 듯 보였다.


제호는 이제까지 관영과 마크를 세상이 이렇게 된 후 함께 사람들을 지키며, 이 안식처를 만들어낸 동료이자 은인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자신들에게 숨기는 게 있었다는 것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저도 제호처럼 두 분이 말씀하지 않으신 내용이 궁금하긴 하네요.”


종인이 말을 꺼내면서 제호의 의견에 힘을 보탰고, 제호는 자신의 편을 들어주는 종인을 바라보며 기뻐했지만, 곧이어 자신에게 향한 종인의 말에 다시 얼굴을 구겼다.


“하지만 너도 두 분을 너무 닦달하지 마. 아까 말씀하신 내용을 보면 쉽게 이야기할 수 없는 내용인 것 같으니까. 두 분 모두 일단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실 것 아니야?”


불만은 있었지만 종인의 말에 반박할 수 없었기 때문에 제호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두 사람이 말을 해줄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듯 팔짱을 낀 채 벽에 기대어 섰고, 혜진은 그런 제호의 옆에 가서 그의 어깨를 살짝 치면서 말없이 나무랐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자 결심을 했는지 관영이 입을 열었다.


“나와 마크는 ‘BIRD’라고 불리는 특수대원의 일원이다. 아까 빈센트 박사님이 우릴 부른 호칭은 우리의 코드 네임이지. 내가 ‘호크’고, 마크가 ‘크로우’다.”

“어느 곳의 특수대원이라는 말씀이죠?”


종인은 관영의 설명을 들으며 질문했고, 난감해하는 관영을 대신해 마크가 대답했다.


“생추어리다.”

“생추어리? 그게 뭐야?”

“멍청아. 세계적인 대기업이잖아!”


제호의 질문에 혜진이 어이없다는 듯이 대답을 해줬고, 그런 두 사람에게 신경을 쓰지 않은 채 마크는 설명을 이어나갔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우린 이 재앙을 일으킨 사태를 파악하고, 그것을 막으려고 온 거야. ‘BIRD’에 속한 대원은 호크 대장님과 나뿐이었지만, 여기 계신 빈센트 박사님을 포함해서 10명 정도 이 검은 성벽 안으로 들어왔지.”

“처음부터 이 사태에 휘말린 건 아니라는 말씀이네요?”


종인의 질문에 관영과 마크는 고개를 끄덕이며 질문에 대한 답을 해줬고, 종인은 계속 질문을 이어나갔다.


“그럼 어째서 두 분만 이곳으로 오시게 된 겁니까?”

“감염체들, 그러니까 괴물들의 습격을 받아서 부대가 갈라지게 되었지. 나와 대장님은 그 습격에서 살아남았지만, 다른 대원들은 대부분 잡아먹힌 후였거든. 우리들만이라도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이곳으로 오게 된 거다.”

“그러시다가 저희를 구해주신 것이고요?”

“그렇지.”


혜진은 마크의 대답을 들으면서 이상하다는 듯이 물었다.


“그런데 왜 두 분은 이곳으로 오시게 된 거에요? 백룡역이 이 재앙을 막는 것과 관계가 있나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장소가 로스트 킹덤이었고, 그곳으로 향하던 중에 이곳에 도착하게 된 거다.”

“이곳에 도착하고 보니 괴물들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보게 됐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 도와주게 되었고, 결국 이곳에 눌러 살게 된 거다.”


마크의 대답에 관영이 추가 설명을 해주었고, 윤성은 종인에게 물었다.


“여기도 힘든 상황이었나요?”

“뭐 그렇죠. 이런 세상에서 어디든 안 그렇겠냐만은···. 두 분이 오시기 전까지는 네 개 정도 되는 그룹으로 나누어져서 싸우고 있었으니까···. 그러다 두 분 덕분에 그룹들이 하나로 합쳐지고, 지금의 안식처가 만들어진 거예요.”

“저희의 은인이시죠.”


혜진이 두 사람을 가리키면서 말하자, 관영과 마크는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대답했다.


“우리는 은인 같은 게 아니야. 언제나 말했잖아. 우린 그런 대접을 받을 사람들이 못돼.”

“언제나 말씀하셨던 그 말씀의 이유가 말할 수 없는 임무라는 것과 관련된 거죠?”


종인의 질문에 관영은 고개를 끄덕였고, 잠시 크게 한숨을 쉰 다음에 대답을 해줬다.


“스컬지라는 병기의 유출 사고로 인해 이런 재앙이 벌어졌고, 생추어리는 그걸 숨기기 위해 블랙 캐슬을 한국 정부에 지원해줘서 이곳을 막아버린 거네. 우린 그 스컬지에 대한 조사를 하러 온 것이고. 할 수만 있다면 그걸 막으려고 온 거지.”


종인은 어느 정도 예상했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제호와 혜진은 관영의 말에 크게 놀랐고, 제호는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관영에게 말했다.


“···이 사단을 만든 게 그 생추어리인지 뭔지 하는 기업 탓이라는 겁니까?”


관영은 힘겹게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제호는 그런 관영에게 화를 내면서 다가가려 했지만, 혜진에 의해서 일시적으로 가로막혔고, 혜진은 제호를 막아서면서 관영과 마크를 돌아보며 말했다.


“정말이세요? 정말 생추어리 때문에 우리가 이런 지옥에서 살고 있는 거라고요?”

“정확하게는 로스트 킹덤에 있는 생추어리의 생체병기 실험실에서 유출된 스컬지라는 병기 때문이지···.”

“그게 뭐가 다르다는 거예요!”


마크의 대답에 제호는 화를 내면서 마크에게 주먹을 휘둘렀고, 마크는 피하지 않은 채 순순히 제호의 주먹을 맞아주었다. 이미 그 내용을 알고 있던 윤성과 진아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마음속으로는 제호의 기분을 알 것 같았다.


“당신들의 그 잘난 기업 때문에 우리 어머니가···. 우리 어머니가!”


제호는 계속 마크에게 주먹을 휘둘렀고, 마크는 꿈쩍도 하지 않은 채로 제호의 주먹을 계속 맞아주고 있었다. 혜진이 말리고 있었지만, 제호는 이번에는 혜진이 말리는 것도 개의치 않은 채 계속 마크를 때리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마크를 계속해서 때리던 제호는 결국 눈물을 흘리며 주먹에서 힘이 빠진 듯, 이제는 마크에게 손을 가져다 대는 정도로 건드리고 있었고, 마크는 그런 제호에게 말했다.


“기분은 좀 풀렸나?”

“···풀리기는 개뿔!”


제호는 마크의 질문에 화를 내며 그의 멱살을 잡았다. 두 사람 간의 신장 차이가 많이 나서 제호가 마치 마크에게 매달려 있는 것 같은 우스운 모양새였지만, 아무도 그 모습을 보고 웃음을 터트리지 않았다.


“왜 나한테 얻어맞으면서도 가만히 있는 겁니까?! 왜 반격 한 번 하지 않는데요?! 맞아봐야 아프지도 않다는 겁니까!”


마크는 자신에게 매달려 있는 제호를 살며시 안아주면서 대답했다.


“···아프다. 그동안에 맞아봤던 그 어떤 주먹보다도 아파···.”

“웃기지 마요!”


제호는 자신을 안아주는 마크의 손길을 거부하면서 바깥으로 나가려고 했고, 도중에 관영과 눈이 마주치자 잠시 멈칫했지만, 자신의 시선을 회피하는 관영의 모습에 이를 갈면서 방문을 거칠게 박차며 바깥으로 향했다. 그런 제호의 모습에 관영과 제호의 뒷모습을 번갈아 보며 안절부절못하는 혜진에게 종인이 다가가 말했다.


“얼른 네 남편 쫓아가. 내가 여기서 다 듣고, 너희들한테도 말해줄게.”

“하지만···.”

“괜찮다. 혜진아. 제호에게 가서 그 녀석을 위로해주렴.”

“···네.”


관영의 말에 혜진은 제호의 뒤를 쫓아 방을 나섰고, 종인은 혜진이 그를 붙잡는 것을 확인한 후 방 안으로 다시 들어오면서 관영과 마크에게 말했다.


“이해하십시오. 아무래도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이 났나 봅니다. 원체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녀석이다 보니···. 그래도 혜진이가 위로해주면 금방 풀어질 테니까. 별다른 걱정은 안 하셔도 될 겁니다.”


관영은 의연하게 대답하는 종인에게 물었다.


“자네는 화가 나지 않나? 우리가 소속된 기업이 그런 짓을 저질렀는데?”

“그게 뭐라고 화가 납니까? 물론 그 사건으로 저희 부모님도 돌아가시긴 했지만, 대장님과 마크 형님이 스컬지라는 걸 유출 시킨 것도 아니잖아요? 화를 낸다면 그걸 유출 시킨 사람한테 화를 내야겠죠.”


종인의 대답에 윤성은 순간 뜨끔했지만,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은 채 아무 말 없이 그들을 지켜보기만 하고 있었다.


“그렇게 생각해주니 고맙네.”


관영은 종인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하고 있었고, 마크 또한 종인에게 머리를 숙이며 감사를 표했다. 종인은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이 징그럽다는 듯이 온몸을 비틀면서 말했다.


“으엑. 그만두십시오. 전 오글거리는 게 정말 싫습니다. 하하하.”


종인의 행동에 관영과 마크는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고, 빈센트는 그런 두 사람에게 헛기침을 하면서 주의를 끈 후 말했다.


“그래도 좋게 끝나는 것 같아서 다행이군. 나는 자네들이 이곳에 있는 게 불행 중 다행이라고 생각하던 참이었네.”

“저희가 이곳에 있는 게요?”


마크가 빈센트의 말에 의문을 표했고, 빈센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했다.


“그래. 나는 아직 우리 임무가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하거든.”

“임무를 속행하실 생각이십니까?”


관영이 빈센트에게 물었고, 빈센트는 윤성을 가리키면서 대답했다.


“저기 뛰어난 사람이 한 명 더 있지 않나? 처음에는 우리 둘이서 가려고 생각했지만, 그게 도무지 불가능할 것 같아서 말이야. 다른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이곳에 자네들이 있다니···. 그야말로 하늘의 도우심 아니겠는가?”


관영과 마크는 빈센트의 말에 자연스럽게 윤성을 바라보았다. 빅 핸드를 죽였다면 그가 평범한 사람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는지, 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이며 빈센트의 의견에 수긍했지만, 마크가 의문이 있는지 빈센트에게 질문했다.


“무슨 방법이라도 있으신 겁니까? 저희도 이곳에 와서 여러 방면으로 생각해 봤지만, 저희 두 사람만으로는 임무를 속행하는 게 불가능해 보였거든요.”

“지켜야 할 사람들도 있고 말이지.”


빈센트의 말에 관영과 마크는 정곡을 찔렸다는 듯이 빈센트의 얼굴을 피했다.


“아니, 아니. 자네들을 책망하는 게 아니야. 내가 있던 곳은 정말이지 지옥 같았거든. 하지만 여기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니 자네들이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다고 느끼고 있네. 정말 잘한 일이야.”

“···그렇게 생각해 주시다니 감사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로스트 트레인이 있는 곳을 완벽하게 방어하고 있지 않나? 아주 잘했네.”


빈센트의 말에 관영은 빈센트의 의도를 알겠다는 듯이 말했다.


“이 로스트 트레인을 이용하실 생각이십니까?”

“그래. 이곳에서 로스트 킹덤까지는 일직선 아닌가? 그리고 지하에 있으니 감염체들의 침입도 적을 테고.”

“저희도 그 생각을 안 한 건 아니지만···.”


관영과 마크가 빈센트의 의견에 난색을 보이자 빈센트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두 사람에게 물었다.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건가?”


관영은 잠시 망설이다가 빈센트에게 대답했다.


“감염체들이 아주 없는 건 아닙니다.”


마크는 관영의 의견에 동조하면서 추가로 설명을 했다.


“오히려 아주 많다고 할 수 있죠.”


두 사람의 말을 들은 윤성과 빈센트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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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부 검은 성벽 - 마굴 (9) 16.09.01 857 11 13쪽
34 1부 검은 성벽 - 마굴 (8) 16.08.31 882 11 12쪽
33 1부 검은 성벽 - 마굴 (7) 16.08.31 833 11 12쪽
32 1부 검은 성벽 - 마굴 (6) 16.08.30 864 10 12쪽
31 1부 검은 성벽 - 마굴 (5) 16.08.30 1,004 14 13쪽
30 1부 검은 성벽 - 마굴 (4) 16.08.29 1,086 13 12쪽
29 1부 검은 성벽 - 마굴 (3) 16.08.29 958 11 12쪽
28 1부 검은 성벽 - 마굴 (2) 16.08.26 1,033 13 12쪽
27 1부 검은 성벽 - 마굴 (1) +1 16.08.25 1,224 14 13쪽
26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25) 16.08.24 1,189 16 13쪽
25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24) 16.08.24 1,125 16 12쪽
24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23) 16.08.23 1,165 14 13쪽
23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22) 16.08.22 1,120 15 13쪽
22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21) 16.08.22 1,092 13 12쪽
21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20) 16.08.19 1,041 15 13쪽
20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19) 16.08.19 1,267 14 13쪽
19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18) 16.08.18 1,070 14 14쪽
18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17) 16.08.17 1,231 14 13쪽
17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16) 16.08.17 1,315 18 14쪽
16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15) 16.08.16 1,325 20 12쪽
15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14) 16.08.16 1,397 19 15쪽
14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13) 16.08.14 1,438 23 13쪽
13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12) +4 16.08.14 1,637 21 12쪽
12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11) 16.08.14 1,628 25 12쪽
11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10) 16.08.14 1,643 24 13쪽
10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9) 16.08.13 1,811 26 13쪽
9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8) 16.08.12 1,816 28 14쪽
8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7) 16.08.11 1,973 27 13쪽
7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6) +1 16.08.11 2,229 34 12쪽
6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5) +3 16.08.10 2,352 2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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