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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빼미 님의 서재입니다.

스컬지

웹소설 > 일반연재 > SF, 현대판타지

완결

돌빼미
작품등록일 :
2016.08.05 15:38
최근연재일 :
2017.12.23 23:50
연재수 :
244 회
조회수 :
141,741
추천수 :
1,985
글자수 :
1,433,061

작성
16.08.26 20:05
조회
1,032
추천
13
글자
12쪽

1부 검은 성벽 - 마굴 (2)

DUMMY

음식을 먹으면서 빈센트에게 모든 이야기를 들은 진아는 후련한 표정으로 물을 마시고 있었고, 빈센트는 윤성을 원망스럽다는 듯이 노려보고 있었다.


“아직도 꽁해 계세요? 그런 비밀 이야기 좀 했다고, 설마 생추어리에서 우리를 죽이려고 찾아오겠어요?”

“···다 녹음되고 있단 말이야.”

“어쩔 수 없었던 상황이라고 둘러대세요. 꼬우면 지들이 여기로 찾아오던가.”


빈센트는 뚱한 표정을 지은 채 진아의 말에 더는 대답하지 않았고, 윤성은 그런 빈센트의 모습에 만족스럽다는 듯이 평온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식사를 어느 정도 마치자 아이들은 하나 둘씩 잠이 들기 시작했고, 잠이 든 아이들을 자신의 옆에 데려온 진아는 하품을 하면서 말했다.


“저희도 이제 그만 자죠? 아, 불침번은 돌아가면서 서는 게 낫겠죠?”

“제가 할 테니 두 분은 편안하게 주무세요.”


진아는 놀라면서 윤성에게 말했다.


“괜찮겠어요? 제대로 쉬지도 못했었잖아요?”

“아까 차 안에서 잤더니 잠이 오질 않네요. 괜찮으니까 두 분은 편안히 주무세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윤성의 본심은 자신이 잘 때마다 다가왔던 검붉은 연기가 다시 튀어나와 또다시 자신을 악몽의 세계로 인도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하지만 진아에게 내색하지 않으면서 거짓 미소를 띠웠고, 진아는 윤성의 미소가 거짓이라는 걸 단박에 알아차렸지만 깊게 묻지 않은 채 말했다.


“그럼 부탁드릴게요. 혹시 졸려서 자야겠다 싶으시면 저를 깨우세요. 교대해 드릴게요.”


윤성은 여전히 거짓 미소를 띠운 채 진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고, 진아는 빈센트를 돌아보면서 말했다.


“영감님은 저 멀리 떨어져서 주무세요.”

“뭐? 왜?”

“잘 때 영감님이 무슨 짓을 할 줄 알아요? 전 기본적으로 남자는 노인이라고 해도 안 믿습니다.”

“···너무 하는구먼. 남의 비밀까지 다 들어 놓고선···.”

“그건 그거. 이건 이거. 안녕히 주무세요!”


말을 마친 진아는 아이들의 옆에 누웠고, 빈센트는 투덜대면서도 진아와 아이들에게 멀찍이 떨어져서 잠을 청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이 모두 눕는 것을 확인한 윤성은 자연스럽게 시선을 비와 어둠이 가득한 바깥으로 향했다.


빗줄기와 함께 시간이 흐르면서 윤성의 눈에 저 멀리 빗속에서 꿈틀대면서 움직이고 있는 그림자가 보였고, 윤성은 이를 갈면서 생각했다.


‘또다시 시작되는가 보군. ···지긋지긋하다 정말.’

‘다시 만나서 반가워. 학살자 나으리.’


거리가 상당히 떨어져 있는 데도 검붉은 연기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윤성은 진저리를 쳤다.


‘조금만 기다려. 내가 곧 당도할 테니 말이야. 너에게 보여주고 싶은 게 많아.’

‘제발 다가오지 마! 저리 꺼져!’

‘캬하하. 비를 맞은 내 모습이 너무 추해서 그런가? 괜찮아. 나의 몸은 금방 마를 테니까 말이야.’


검붉은 연기는 흉측스럽게 움직여대면서 천천히 윤성에게 다가왔고, 윤성은 여전히 그 검붉은 연기가 보이자마자 몸이 움직여지지 않는다는 것에 절망하기 시작했다.


‘짠! 이렇게 다가왔네.’


검붉은 연기는 윤성의 입장에서는 며칠이 흐른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기나긴 시간 동안 꿈틀대면서 결국 윤성에게 당도했고, 도착하자마자 윤성의 주변으로 몸을 펼치기 시작했다.


‘제발 그만해! 나에게 원하는 게 대체 뭐야?!’

‘나를 거부하지 않는 것. 난 너에게 보여줘야 하는 게 너무나도 많거든···.’


검붉은 연기는 긴 손을 만들어 자고 있는 진아를 향해 뻗기 시작했고, 그 모습을 본 윤성은 분노하면서 검붉은 연기에게 말했다.


‘그만둬! 그녀에게 손대면 가만두지 않겠다!’

‘나를 거부하는 것이 이 여자 때문인가?’


검붉은 연기는 자신의 손으로 진아의 얼굴을 매만지면서 말했다.


‘이 여자가 너에게 어떤 존재 이길래? 이 여자가 너에게 어떤 의미 이길래?’

‘그녀에게 손대지 말라고 했잖아!’


검붉은 연기는 다시금 윤성과 닮은 얼굴을 만들어 진아에게 들이대면서 윤성을 더욱 도발하기 시작했다.


‘이 자식이!’

‘이 여자를 사랑하나?’


윤성은 검붉은 연기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은 채 현재 유일하게 자신의 마음을 내보일 수 있는 눈빛으로 검붉은 연기를 죽일 듯이 노려보고만 있었다. 검붉은 연기는 그런 윤성의 반응에 재미있다는 듯이 얼굴을 일그러트리면서 말했다.


‘정말인가? 고작 이런 여자를?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네가 무슨 상관이야!’


윤성의 말에 검붉은 연기는 긴 혀를 내밀면서 진아의 얼굴을 핥기 시작했고, 진아는 뭔가가 느껴지는 것처럼 기분 나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윤성은 눈에서 피가 나올 정도로 검붉은 연기를 노려보며 외쳤다.


‘그만두지 못해!’

‘고작 이런 여자를 사랑하다니···. 나 자신에게 실망하는 날이 또 오는군.’


윤성의 외침을 무시한 채 진아의 얼굴을 계속 핥아대던 검붉은 연기는 진아에게서 벗어나 자신을 죽일 듯이 노려보는 윤성에게 다가가 말했다.


‘어서 우리의 기억을 되찾아야겠어. 고작 이런 여자에게 마음을 빼앗기다니···. 나 자신에게 너무 실망스러워 죽을 지경이야.’

‘웃기지 마! 넌 내가 아니야! 내가 그런 구역질이 날 것 같은 구더기처럼 생겼다고?!’


윤성은 자신의 말에 검붉은 연기의 얼굴이 점점 굳어지기 시작하자, 신이 난 듯 말했다.


‘더럽고! 추악해! 그 마트에 있던 왕이라고 자부하던 쓰레기보다도 못해! 네가 보여주고 있는 게 진실일지라도 그건 전부 과거야! 현재의 난 너와 달라! 난 너 같은 구더기가 아니야!’


검붉은 연기는 윤성의 독설을 들은 후 무표정한 얼굴로 윤성의 얼굴에 자신의 손을 올리며 말했다.


‘그렇게까지 자신을 부정하지 마. 난 너야. 네가 아무리 부정을 해도 난 너야.’


검붉은 연기가 자신의 얼굴을 만져대자 윤성은 더는 마음의 소리도 내보내지 못한 채 그저 눈빛으로만 저항하고 있었고, 검붉은 연기는 갑자기 얼굴이 갈라지더니 윤성의 얼굴을 잡은 채로 자신의 안으로 끌고 가면서 말했다.


‘아직 부족해. 넌 더 많은 걸 봐야 해.’


윤성은 검붉은 연기의 안으로 끌려 들어가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저항하려 했지만, 몸에 힘이 전혀 들어가지 않았고, 결국 맥없이 검붉은 연기의 이끌림에 따라 검붉은 연기의 안으로 끌려들어 갔다.


검붉은 연기의 안으로 끌려들어 간 윤성의 눈앞에 다양한 홀로그램 화면이 떠 있는 회의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윤성은 그 방에서 의자에 앉아 있었는데 그 앞에는 원형으로 된 거대한 테이블이 있었고, 테이블마다 일정한 간격으로 사람들이 앉아 있었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그 사람들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시간이 흐른 뒤 홀로그램 화면이 닫히자 윤성은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자신의 앞에 있는 사람들에게 말했다.


“자! 이 신병기의 소개는 이것으로 마칩니다. 어떻게들 보셨습니까?”


윤성의 질문에 한 여성이 대답했다.


“스컬지라고 했나요? 이 신병기 이름이?”

“예. 그렇습니다.”


윤성은 자신만만하게 얼굴에 미소를 띠우며 그 여성에게 대답했고, 이에 그 여성은 마음에 안 든다는 듯이 말했다.


“너무 위험한 것 같군요.”

“어째서입니까? 이제까지와는 다르게 현장에서 직접 병기들을 조달할 수 있고, 저희가 컨트롤도 할 수 있는 상품인데요?”

“물론 그 점은 메리트가 있겠죠. 거기까지만 놓고 보면 분명히 괜찮은 상품입니다. 하지만···.”

“하지만?”


그 여성이 마지막에 말한 단어가 마음에 안 든다는 듯이 윤성이 따라서 말했고, 여성은 그런 윤성의 반응은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이 말을 이었다.


“당신이 주장하는 이 실험이 문제겠죠. 그리고 개량 건도 그렇고요.”

“확실한 실험을 해야 확실한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 확실한 실험이라는 게 일반인들이 사는 도시에 스컬지를 살포하는 겁니까?”


여성의 싸늘한 말에 윤성은 답답하다는 듯이 외쳤다.


“어느 실험이든 희생은 필요한 겁니다! 이 스컬지라는 병기가 더욱 완벽해지기 위해서는 이런 실험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도시의 일반인들을 섬멸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병기이니, 그 환경에서 실험해야 맞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때 다른 남자가 윤성의 말에 끼어들었다.


“이 실험을 시행했다고 칩시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죽게 되었다고 쳐요. 그런데 우리 회사가 이것을 살포했다는 게 밝혀지면? 그땐 어쩌실 겁니까?”

“알려질 리 없습니다! 우리 회사의 정보통제 능력을 아시지 않습니까?!”

“100%라고 장담할 수 있는 건 없습니다.”


남자는 싸늘하게 말하며 윤성의 의견에 반박했고, 이에 다른 남자도 발언했다.


“만약 이 실험이 우리 회사에서 주도한 것이 알려지면, 우리 회사는 이제까지 이루어놓은 업적들을 송두리째 날려버리게 될 겁니다.”


윤성은 그 의견에 반박하려고 했지만, 가장 지위가 높아 보이는 노인이 그를 제지하면서 말했다.


“고작 생체병기 하나를 실험하는 데 회사의 운명을 걸 수는 없습니다. 그럼 일단 절차대로 진행하겠습니다. 이 스컬지라는 상품의 실험에 찬성하시는 분?”


방 안에 있던 12명의사람 중에 손을 들고 있는 사람은 윤성밖에 보이지 않았고, 노인은 그 광경에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그럼 이 실험은 기각하는 것으로 결정하겠습니다. 윤성 로드? 만약 이 상품을 실험하고 싶다면, 다른 방법을 마련하세요. 그럼 이만 회의를 마치겠습니다.”


노인이 말을 마치자마자 방 안의 사람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기 시작했고, 윤성은 아무도 없는 회의장에서 분풀이를 하듯 책상을 내리치면서 중얼거렸다.


“머리가 꽉 막힌 늙은이들 같으니라고···. 이 실험이 성공하면 우린 새로운 세계도 창조할 수 있단 말이야!”


한참을 책상을 내리치며 울분을 토하던 윤성은 뭔가 결심했다는 듯이 로드들이 앉아 있던 자리를 차례대로 노려본 후 중얼거렸다.


“저런 놈들의 의견 따위는 상관없어···. 실험은 예정대로 진행···.”


회의실에 있는 윤성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회의장의 공간이 일그러지기 시작했고, 꿈속의 윤성은 뭔가를 계속 중얼거리고 있었지만, 아무런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 일그러짐 속에서 현실의 윤성이 고개를 내밀며 계속 중얼거리고 있는 꿈속의 윤성의 멱살을 잡아채면서 외쳤다.


“이제 그만해! 아까도 말했지! 넌 내가 아니야!”


현실의 윤성의 외침에 꿈속의 윤성의 몸이 조각조각 떨어지기 시작했고, 그 떨어진 조각들에서 검붉은 연기가 튀어나오며 윤성에게 말했다.


‘아직도 그 소리야? 이제 그만 받아들여. 계속 이렇게 과거를 두려워하면서 제대로 잠들지도 못하는 자신이 원망스럽지 않나?’

“원망? 그래 원망스럽다!”


윤성은 검붉은 연기의 목을 낚아채면서 힘을 주면서 외쳤다.


“이런 과거도 원망스럽고! 그 과거를 깨우려는 너도 원망스럽다! 그리고 무엇보다···.”


말을 흐린 윤성은 허공에 손을 내밀었고, 그 허공에서 빛으로 이루어진 도끼가 나타나자 윤성은 울분을 토해내면서 말을 이어나갔다.


“이런 과거를 가지고 있는 나 자신이 원망스럽다!”


말을 마치며 윤성은 도끼로 검붉은 연기의 얼굴을 내리쳤고, 도끼에서 눈부신 빛이 뿜어져 나오며 검붉은 연기의 몸이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이에 검붉은 연기는 괴롭다는 듯이 꿈틀대면서 윤성을 노려보았고, 혀를 날름거리면서 말했다.


‘캬하하. 결국은 너의 과거를 인정하는군. 잊지 마. 결코 잊지 마. 네가 인정함으로써 나는 사라지지만. 결코 잊지 마. 네가 과거에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검붉은 연기는 말을 끝마치며 녹아서 사라졌고, 윤성은 자신을 괴롭히던 검붉은 연기의 최후를 보았지만, 세상이 끝난 듯한 절망적인 얼굴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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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1부 검은 성벽 - 마굴 (9) 16.09.01 856 11 13쪽
34 1부 검은 성벽 - 마굴 (8) 16.08.31 881 11 12쪽
33 1부 검은 성벽 - 마굴 (7) 16.08.31 833 11 12쪽
32 1부 검은 성벽 - 마굴 (6) 16.08.30 864 10 12쪽
31 1부 검은 성벽 - 마굴 (5) 16.08.30 1,003 14 13쪽
30 1부 검은 성벽 - 마굴 (4) 16.08.29 1,086 13 12쪽
29 1부 검은 성벽 - 마굴 (3) 16.08.29 958 11 12쪽
» 1부 검은 성벽 - 마굴 (2) 16.08.26 1,033 13 12쪽
27 1부 검은 성벽 - 마굴 (1) +1 16.08.25 1,224 14 13쪽
26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25) 16.08.24 1,189 16 13쪽
25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24) 16.08.24 1,124 16 12쪽
24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23) 16.08.23 1,164 14 13쪽
23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22) 16.08.22 1,120 15 13쪽
22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21) 16.08.22 1,091 13 12쪽
21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20) 16.08.19 1,041 15 13쪽
20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19) 16.08.19 1,266 14 13쪽
19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18) 16.08.18 1,070 14 14쪽
18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17) 16.08.17 1,231 14 13쪽
17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16) 16.08.17 1,315 18 14쪽
16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15) 16.08.16 1,324 20 12쪽
15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14) 16.08.16 1,397 19 15쪽
14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13) 16.08.14 1,437 23 13쪽
13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12) +4 16.08.14 1,637 21 12쪽
12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11) 16.08.14 1,628 25 12쪽
11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10) 16.08.14 1,643 24 13쪽
10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9) 16.08.13 1,811 26 13쪽
9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8) 16.08.12 1,816 28 14쪽
8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7) 16.08.11 1,972 27 13쪽
7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6) +1 16.08.11 2,228 34 12쪽
6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5) +3 16.08.10 2,351 2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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