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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빼미 님의 서재입니다.

스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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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돌빼미
작품등록일 :
2016.08.05 15:38
최근연재일 :
2017.12.23 23:50
연재수 :
244 회
조회수 :
141,738
추천수 :
1,985
글자수 :
1,433,061

작성
16.08.29 21:30
조회
1,085
추천
13
글자
12쪽

1부 검은 성벽 - 마굴 (4)

DUMMY

윤성의 말을 들은 빈센트는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면서 윤성에게 다가와 그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고맙네···. 정말 고맙네.”


두 사람의 모습을 본 진아는 이상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두 분이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계신 거예요?”


감동에 젖어있는지 대답을 하지 않는 빈센트를 대신해서 윤성이 진아의 질문에 대답했다.


“어제 박사님께 대충 이야기를 들으셨죠? 이 재앙을 일으킨 원흉에 대해서.”

“네. 스컬지라고 했나? 무슨 바이러스 같은 것 말이죠?”

“그걸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 그리고 제가 그걸 도우려는 거구요.”


진아는 깜짝 놀라면서 빈센트를 보면서 말했다.


“영감님. 어제 저한테는 그런 말씀 해주시지 않았잖아요?”


이에 빈센트는 냉정한 목소리로 진아에게 대답했다.


“자네는 위험하니까···. 괜히 희망을 주고 싶지 않았지.”

“그럼 윤성씨는 괜찮고요?”

“그럼. 그는 뛰어나니까···.”


빈센트는 윤성의 어깨를 두드리면서 말을 이었다.


“그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난 분명히 그가 ‘BIRD’라고 생각하네. 그렇지 않고서야 말도 안 되는 회복력과 괴물들을 잡는 실력이 설명되지 않지.”


진아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빈센트의 말에 수긍하면서도 기분이 조금 상한 듯이 말했다.


“저는 평범하다는 말씀이죠? 그럼 박사님은요?”

“나야 이 검은 성벽 안에서 그 방법을 실행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니까.”


진아는 빈센트의 말에 반박할 수 없다는 걸 깨닫고, 툴툴거리며 말했다.


“그렇군요. 그럼 이제 우리는 어디로 가면 되는 거예요?”


진아의 물음에 윤성이 대답해 주었다.


“로스트 킹덤으로 갈 거예요.”

“로스트 킹덤이라면···. 그 공룡들 있는 동물원이요?”

“예. 그곳에 스컬지를 조종하는 컴퓨터가 있다고 하시더군요.”


윤성과 진아가 대화하는 사이에 빈센트는 뭔가 골똘히 생각에 잠기더니, 갑자기 잡화점으로 달려가 그나마 멀쩡해 보이는 종이와 펜을 들고 온 후 끊임없이 종이에 무언가를 적어나가기 시작했다. 윤성은 그런 빈센트를 잠시 쳐다본 후 진아에게 말했다.


“그곳에 도착해서 컴퓨터의 프로그램을 멈추는 게 이 사태를 종결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래요.”


진아는 윤성의 설명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하지만 스컬지라는 것들이 그 동물원에서 개발되었다고 한다면, 그 동물원이 현재 검은 성벽 안에서 제일 위험한 곳 아닌가요?”


진아는 말을 마친 후 아이들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아이들을 데리고 가기엔 너무 위험한데···.”

“그렇죠. 그래서 일단 다른 생존자들을 찾아서 진아씨와 아이들을 맡긴 후에 떠날 생각이에요. 물론 아이들을 부려먹고 있던 그 마트 같은 곳이라면 맡기지 않겠지만···.”


진아는 윤성의 말을 들은 후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또 다른 질문을 시작했다.


“그런데 그 동물원에 있다는 컴퓨터가 아직 작동할까요? 검은 성벽이 생긴 이후부터 전기공급이 끊어졌는데?”


윤성은 진아의 말에 그걸 미처 생각 못 했다는 듯이 자신의 머리를 손바닥으로 쳤다.


“쓸모없는 걱정일세.”

“네?”


뭔가를 끊임없이 적고 있던 빈센트가 갑자기 두 사람의 대화에 끼어들자, 윤성과 진아는 깜짝 놀라면서 물었다.


“쓸모없는 걱정이라뇨?”

“그전에 하나 물어볼까? 마트에서 아이들이 식량을 어디서 가져왔었나?”


윤성과 진아는 고개를 돌려 잠시 서로를 바라보았고, 진아는 조용한 목소리로 윤성에게 말했다.


“저 영감님 갑자기 왜 저런 걸 묻는 거예요?”

“설명하실 때 저런 스타일이시더라고요. 뭔가를 질문하고, 그 질문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그다음에 본론.”


진아는 마음에 안 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 후 빈센트에게 대답했다.


“냉동 창고였죠.”

“그 냉동 창고가 여전히 작동하던가?”

“네. 그러니까 식량을 제대로···아!”

“눈치가 빨라서 다행이군.”


하지만 윤성은 두 사람과는 다르게 도저히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고, 빈센트는 한심하다는 듯이 말했다.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데, 그 냉동 창고가 어떻게 작동을 하고 있었겠나?”


윤성은 그제야 알아들었다는 듯이 손뼉을 쳤고, 빈센트는 신나게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생추어리에서 만든 건전지 같은 기계가 있는데, 하늘에서 떨어지는 번개에서 전기를 일부 흡수하는 기계지. 번개가 안 치더라도 풍력이나 지열로도 작동되니 누가 부수지만 않았다면 아직도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을 거야. 그 냉동 창고에도 그게 달려있었던 거고.”


빈센트는 윤성과 진아를 부른 후 자신이 노트에 그린 것을 보여주면서 말했다.


“동물원에서 생체 병기를 만들고 있는 건물은 ‘바빌론 타워’라고 하는 이 건물이네. 뭐 밖에서는 보이지 않는 건물일세. 하늘이 아니라 지하 쪽으로 뻗어있거든. 거기엔 아까 말한 기계가 다수 설치되어 있으니 컴퓨터가 작동하지 않는 일은 없을 거야.”


빈센트는 확신에 찬 표정으로 말을 이어나갔다.


“컴퓨터가 고장 나지 않았다는 건 괴물들을 보면 알 수 있지. 만약 컴퓨터가 고장이 났다면 스컬지는 자동으로 프로그램을 바꿔버리네. 생물처럼 행동하는 것에서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학살하게끔 말이야. 그렇게 되면 스컬지에 감염된 괴물들은 아이들까지 공격하기 시작하네. 떠올려보게 우리가 주차장에서 만났던 괴물들도 아이들을 공격하지 않았잖아? 번화가의 괴물은 또 어땠지?”


윤성은 빈센트의 말에 잠시 생각에 잠겼다. 진아와 아이들이 있을 때 괴물과 대치상황이긴 했지만, 아이들을 노렸던 건지는 분간이 되지 않았다.


“잘 모르겠습니다. 그때 진아씨도 같이 있는 상황이어서···.”

“그래? 그럼 진아에게 묻지. 자네가 번화가에 나가 있을 때 괴물이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나? 아니면 무작정 덤비려고 했었나?”


진아는 자신이 아이들을 데리고 있을 때의 괴물의 움직임을 떠올려 본 후 대답했다.


“천천히 아이들을 살피면서 다가오고 있었어요.”

“그럼 아직 컴퓨터는 멀쩡히 작동하는 상태야. 그 괴물의 공격대상이 진아였는데 아이들이 가까이 있으니까. 따로 공격할 틈을 노리고 있었던 거야. 학살 모드로 전환되어 있었다면 아이들이 있건 말건 무조건 공격해서 잡아먹으려고 했었을 테니까.”


윤성은 빈센트의 설명을 들으면서 계속해서 떠오르는 의문에 더 이상 못 참겠다는 듯이 질문을 시작했다.


“그런데 박사님. 왜 괴물들이 아이들은 공격하지 않는 겁니까?”


빈센트는 당연한 걸 뭘 물어보냐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렇게 프로그램이 입력되어 있으니까 그렇지.”

“아니, 그러니까. 왜 그런 프로그램이 입력되어 있냐고 묻고 싶은 겁니다.”


윤성의 말에 빈센트는 이해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해 주었다.


“그건 나도 몰라. 만든 사람이 그렇게 프로그램을 입력해 놨다고 하니까. 그런가 보다 하는 거지. 음···아이들까지 죽이는 건 양심에 걸린다든가···. 뭐 그런 거겠지.”

“그럼 번화가의 괴물도 스컬지로 인해 만들어진 녀석이에요?”


진아가 빈센트에게 한 질문에 윤성은 스컬지에 감염된 괴물 중에 그런 놈이 여럿이 있다면 대단히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자신도 모르게 긴장하기 시작했다.


“응? 그건 아니야. 내가 알기론 그놈은 다른 사람이 만든 거야.”

“그럼 왜 그놈은 아이들을 공격하지 않은 거죠?”

“그 동물원에 있던 생체병기들은 모두 스컬지와 동일한 나노 머신이 주입되었어. 그것만 있어도 생체병기를 컨트롤하기 편하니까. 물론 스컬지에 감염된 놈들처럼 맹목적으로 프로그램의 명령만 따르게 하는 건 힘들지.”


빈센트의 설명을 들으며 진아는 이해가 안 간다는 듯이 재차 질문했다.


“근데 차라리 스컬지라는 것에 사람들이 감염되게 해서 세뇌하는 것이 더 낫지 않아요?”


빈센트는 진아가 그런 질문을 해서 놀랍다는 듯이 잠시 눈썹을 치켜뜬 후 대답했다.


“스컬지의 감염 대상에 사람들을 설정할 수 없는 이유가 있었다고 하더군. 바로 사람에겐 스컬지의 컨트롤이 먹히지 않고, 그 컨트롤에 저항을 한다더군. 스컬지의 지배에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면서 결국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더군.


진아는 얼굴을 찌푸리면서 말했다.


“그 회사는 인체실험도 해요?”

“아니. 거기도 인체실험은 금지되어 있어. 다만 시뮬레이터 상으로 스컬지의 지배를 거부하고, 그로 인해 스컬지가 과부하를 일으키며 변형 자체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더군. 변형 자체가 되지 않으니 사람에게 스컬지를 심는 것은 낭비가 아니겠나? 동물들은 실험에 성공했으니, 그쪽을 변형시키는 걸로 결정이 난 거야. 개나 고양이가 감염된다는 것만으로 무기로서의 능력은 성공이라고 할 수 있었으니까.”

“왜 개나 고양이가 감염된다는 것으로 성공이라고 하는 건데요?”


빈센트는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자네들이 본 괴물들은 대부분 개나 고양이가 변형된 개체만 보았을 뿐이지, 스컬지는 다섯 종류의 동물들에게 적용이 된다고 하네. 그 대상들은 대부분 사람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애완동물들이 대부분이고···. 자, 한번 생각해보게. 사람 다음으로 각 나라에 가장 많은 동물들이 무엇이겠는가? 쥐의 수만 따져도 각 나라의 인구수는 가볍게 넘을 걸?”


윤성은 질린다는 표정으로 나지막하게 말했다.


“···사람을 죽이는 데는 확실한 무기로군요.”

“그렇지. 병사들이 투입되지 않아도 되니, 우리 쪽에는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으니 말이야.”


진아는 새로운 의문이 든다는 듯이 빈센트에게 질문했다.


“그런데요. 스컬지라는게 그 로스트 킹덤에 있는 동물들을 감염시킬 일은 없나요? 거기에 있는 동물들은 하나같이 개나 고양이는 상대도 되지 않을 정도로 강한 동물들이잖아요?”

“아, 그런 문제도 있지···.”


진아의 질문을 들은 빈센트는 한참을 뜸을 들이며 입을 열지 못했다. 윤성과 진아는 빈센트의 침묵에서 큰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한참 후에 빈센트는 무겁게 입을 열기 시작했다.


“근본적으로 스컬지가 감염 무기로써 만들어졌으니, 동물원에 있는 고대 생물들도 대상에 들어갔겠지. 당장에 공룡 한 마리를 감염시키기만 해도 엄청난 괴물을 만들어 낼 수 있을 테니까. 내가 들은 자료도 최근 게 아니니···. 그곳에 어떤 괴물들이 넘쳐흐를지는 나도 잘 모르겠네.”


빈센트는 불안한 눈빛으로 윤성을 쳐다보면서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자네가 죽인 번화가의 괴물도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의 괴물이 있을지도 몰라.”


윤성은 자신이 번화가의 괴물을 죽인 것도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또다시 그 괴물을 죽일 수 있냐고 묻는다면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없었다. 그 괴물과 싸우면서 죽음의 문을 여러 번 두들겨봤던 윤성은 빈센트가 말한 불안요소를 생각하면서 말했다.


“···저희 두 사람만으론 불가능하군요. 도와줄 사람들이 필요해요.”


빈센트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윤성의 의견에 동조했고, 윤성은 차라리 일행이 도망쳐 나온 마트와는 다르게 살아가는 생존자들을 찾아서 자신들을 받아달라고 무릎을 꿇고 사정하는 것이 더 낫겠다고 생각을 했다.


로스트 킹덤에 간다는 것이 말이야 쉽지만 어떤 위협이 기다리고 있을지 알 수 없었고, 그 위협은 길 가다 주운 도끼 한 자루로 해결할 수 있는 레벨이 아닌 것 같았다.


윤성은 한숨을 쉬면서 빈센트와 진아에게 말했다.


“일단은 이동하죠. 계속 이곳에 있을 수는 없으니까.”

“그래요. 일단 이동하죠.”


진아는 윤성의 말에 동의하며 움직이기 시작했고, 일행은 휴게소에서 찾은 식량과 생필품들을 챙겨서 트럭의 짐칸에 실은 후 휴게소를 떠났다. 비가 그친 맑은 하늘에 햇살이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지만, 윤성 일행이 타고 있는 트럭은 절망감이 가득 차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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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1부 검은 성벽 - 마굴 (9) 16.09.01 856 11 13쪽
34 1부 검은 성벽 - 마굴 (8) 16.08.31 881 11 12쪽
33 1부 검은 성벽 - 마굴 (7) 16.08.31 833 11 12쪽
32 1부 검은 성벽 - 마굴 (6) 16.08.30 864 10 12쪽
31 1부 검은 성벽 - 마굴 (5) 16.08.30 1,003 14 13쪽
» 1부 검은 성벽 - 마굴 (4) 16.08.29 1,086 13 12쪽
29 1부 검은 성벽 - 마굴 (3) 16.08.29 958 11 12쪽
28 1부 검은 성벽 - 마굴 (2) 16.08.26 1,032 13 12쪽
27 1부 검은 성벽 - 마굴 (1) +1 16.08.25 1,224 14 13쪽
26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25) 16.08.24 1,189 16 13쪽
25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24) 16.08.24 1,124 16 12쪽
24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23) 16.08.23 1,164 14 13쪽
23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22) 16.08.22 1,120 15 13쪽
22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21) 16.08.22 1,091 13 12쪽
21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20) 16.08.19 1,041 15 13쪽
20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19) 16.08.19 1,266 14 13쪽
19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18) 16.08.18 1,070 14 14쪽
18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17) 16.08.17 1,231 14 13쪽
17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16) 16.08.17 1,315 18 14쪽
16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15) 16.08.16 1,324 20 12쪽
15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14) 16.08.16 1,397 19 15쪽
14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13) 16.08.14 1,437 23 13쪽
13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12) +4 16.08.14 1,637 21 12쪽
12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11) 16.08.14 1,628 25 12쪽
11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10) 16.08.14 1,643 24 13쪽
10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9) 16.08.13 1,811 26 13쪽
9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8) 16.08.12 1,816 28 14쪽
8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7) 16.08.11 1,972 27 13쪽
7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6) +1 16.08.11 2,228 34 12쪽
6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5) +3 16.08.10 2,351 2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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