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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돌빼미
작품등록일 :
2016.08.05 15:38
최근연재일 :
2017.12.23 23:50
연재수 :
244 회
조회수 :
141,916
추천수 :
1,985
글자수 :
1,433,061

작성
16.08.14 21:33
조회
1,628
추천
25
글자
12쪽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11)

DUMMY

윤성과 진아가 생기도 없이 그저 자신들을 바라보기만 하는 사람들과 대치하고 있던 상황이 어느 정도 지났을 때. 위층에서 캉캉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 소리는 점점 아래층에 가까워지고 있었고, 정지해버린 에스컬레이터에서 알루미늄 배트로 에스컬레이터 바닥을 치면서 내려오는 자들이 보였다. 네 명으로 이루어진 그 남자들은 윤성과 대치하고 있던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꽤 좋아 보이는 옷을 입고 있었고, 선글라스와 비싸 보이는 액세서리들로 자신들을 치장하고 있었다.


그 남자들은 천천히 윤성과 진아 쪽으로 다가오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남자들이 내려오는 것을 본 이후 양옆으로 멀찍이 물러나기 시작했다. 진아의 뒤에 숨어있던 아이들은 남자들이 다가오는 것을 본 후부터 얼굴에 점점 공포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네 명의 리더인 듯 맨 앞에서 분위기를 잡고 있던 형길은 배트를 들고, 진아와 같은 기종으로 보이는 총을 어깨에 맨 채로 윤성을 위아래로 기분 나쁘게 쳐다본 후 진아를 노려보면서 말했다.


“뭐야? 저 새끼는?”


형길이 입을 열자 진아의 얼굴에는 자동적으로 그를 경멸하는 표정이 떠올랐고, 단아한 얼굴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어디서 물어 왔냐? 저 새끼는? 애들 따라서 나간다고 하더니 죽지도 않고, 개뼈다귀 같은 놈을 데리고 왔네?”


형길은 진아를 노려보면서 비열한 웃음을 흘렸고, 진아는 여전히 얼굴에서 드러나는 그를 향한 경멸의 감정이 가득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입 좀 닫아줄래? 넌 입에서 너무 비린내가 나는 것 같아.”

“이 년이 돌았나!”


비열한 웃음을 흘리던 형길은 진아의 도발에 화를 내며 진아에게 배트를 휘둘렀다. 하지만 진아는 가볍게 자신을 향하는 배트를 피한 후 형길의 다리를 걸었고, 형길은 큰 소리를 내면서 바닥에 넘어졌다. 형길의 뒤에 있던 세 명은 형길이 넘어짐과 동시에 총을 내밀며 진아를 겨누었지만 진아는 그런 세 명이 같잖다는 듯이 말했다.


“총 들이대서 어쩌게? 니들이 그걸 쏠 베짱이나 있냐? 여기에서 가장 귀한 것 중에 하나가 총알인데. 그걸 허락도 안 받고 나한테 쏘겠다고? 웃기고 앉아있네.”


진아의 말에 총을 겨누고 있던 세 명은 안절부절못하면서 서로 눈치만 보기 시작했고, 그런 세 명이 답답하다는 듯이 형길이 몸을 일으키면서 외쳤다.


“쏴버려 그냥! 언제까지 저 계집애를 두려워할 건데? 그냥 총알 한 발이면 저년은 죽어!”

“그래. 잘 쏴서 맞추면 죽겠지.”


진아는 자신의 총을 들이대면서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니들 중에 한두 놈이 죽는 것도 각오할 수 있다면 말이야.”


진아의 협박에 쫄았는지 세 명은 조심스럽게 총을 내리면서 뒤로 슬금슬금 물러났고, 형길은 그런 세 명이 답답하다는 듯이 일어나서 진아의 머리에 총을 겨누며 말했다.


“언제까지 이년한테 휘둘릴 건데? 왜? 폐하께서 역정 내실 것 같아서 그러냐?”


자신의 일행을 향해 짜증난다는 듯이 말한 형길은 진아에게 자신의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대면서 말했다.


“이 미친 것이··· 가뜩이나 이 근처에 식량이 떨어져서 고민인데. 이게 식량은 많이 안 가져올지언정 입을 늘리고 있어? 미쳤냐? 엉? 미쳤냐고?!”


진아는 잠깐 한숨을 쉰 후 형길이 자신에게 겨누고 있던 총을 재빠르게 쳐내면서 그의 팔을 낚아챈 후 바닥으로 내다 꽂아버렸다.


“커헉!”


형길은 생각지도 못한 진아의 공격에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던져졌고, 진아는 자신의 총으로 형길을 겨누면서 말했다.


“언제나 말했지? 여자라고 무시하지 말라고. 아무렴 훈련받은 내가 총 들고 설치는 양아치들보다 못할 것 같아?”


형길은 자신에게 총을 겨누고 있는 진아를 불안한 눈으로 바라보면서도 그녀를 향한 비난을 멈추지 않았다.


“혼자 고귀한 척은 다 해 먹으면서 남자를 물어와? 밥값도 못하는 년!”

“···그리고 말했지? 내 앞에서 입 놀릴 때는 조심하라고!”


진아는 총을 바꿔 쥔 후에 개머리판으로 형길의 얼굴을 후려쳤다.


“끄아악! 이런 미친···.”


고통에 비명을 지르며 얼굴을 부여잡고 나뒹군 형길은 자신이 맞는 것을 지켜만 보고 있는 주변의 사람들에게 외쳤다.


“뭐해? 이 쓸모없는 놈들아! 애들이라도 붙잡아! 밥 처먹고 싶지 않은가 보지?!”


형길의 일갈에 눈에 생기가 없던 사람들이 마치 좀비들처럼 천천히 아이들에게 다가가기 시작했고, 윤성은 아이들을 자신의 뒤에 숨긴 후 자신들에게 다가오고 있는 사람들을 피하기 시작했다.


진아는 아이들이 위험한 상황에 빠지자 형길을 때리는 것을 멈추고, 그쪽으로 시선을 뺏겼다. 그리고 그 틈을 타 형길은 진아가 들고 있던 총을 향해 몸을 던져 악착같이 그녀에게서 총을 빼앗으려고 시도했다.


“너희들도 도와! 이 멍청이들아!”


형길은 여전히 뒤에서 우물쭈물하고 있는 자신의 일행들이 답답하다는 듯이 외쳤고, 형길의 외침에 세 명은 그제야 진아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진아는 그 광경에 자신과 실랑이를 벌이던 형길을 총과 함께 밀어낸 후 재빠르게 윤성 쪽으로 합류했고, 진아의 총을 뺏는 데 성공한 형길은 입가에 흐르는 피를 닦으면서 총을 들어 진아를 겨누면서 말했다.


“참 매서워. 여자 주제에 말이야···. 폐하께서 네년이 애새끼들 따라 나가겠다고 할 때 왜 너한테 총을 주셨는지는 모르겠다만···. 이제 네년도 끝이다!”


형길은 진아를 향해 비열한 웃음을 지으면서 방아쇠를 눌렀지만, 총에서는 딸깍이는 소리만이 울리고 있었고, 형길은 다시 총을 만져대면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너 진짜 머리가 나쁘다. 니들이 그걸 넘겨줄 때 총알을 다 빼고 줬던 게 기억 안 나니?”

“이익!”


여유롭게 자신을 조롱하는 진아의 모습을 보며 이를 간 형길은 진아에게서 뺏은 총을 버리고, 자신의 옆에 있던 치선의 총을 빼앗아 진아에게 겨누며 웃었다.


“어때? 이 총에는 확실하게 총알이 들어있거든? 어디 다시 한 번 지껄여봐라!”


진아는 형길의 말에 대답하는 대신에 자신의 오른쪽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형길은 진아의 몸짓이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겠다는 듯 갸우뚱거렸지만, 곧 진아의 옆에 있던 윤성이 없어진 것을 확인한 후 고개를 두리번거리려다가 얼굴에 강한 일격을 받으며 나가떨어졌다.


형길이 쓰러지자 그의 뒤에 있던 레게머리를 하고 있는 이환이 윤성을 향해서 배트를 휘둘렀다. 윤성은 몸을 숙여 배트를 피한 후 재빨리 뒤로 돌아서 주먹을 내질렀고, 이환은 윤성의 주먹에 맞은 후 코피가 터지면서 바닥에 쓰러졌다.


이환의 뒤에 있던 모자를 쓰고 있는 치선은 놀란 표정으로 윤성을 쳐다보았고, 윤성은 그런 치선에게 옆차기를 선물해 주었다. 배를 맞은 치선은 몸이 뒤로 뜨면서 나가떨어졌고, 순식간에 세 명이 당하자 피어싱을 주렁주렁 달고 있던 재웅은 호주머니에서 칼을 꺼내고 윤성과 대치하기 시작했고, 윤성은 그런 재웅을 향해 씩 웃으면서 허리에 꽂아 두었던 도끼를 꺼냈다.


칼을 들고 있던 재웅은 윤성이 도끼를 꺼내자 얼굴이 하얗게 질렸지만, 본능적으로 손에서 칼을 내려놓지 않으려고 했고, 윤성은 그런 재웅을 향해 도끼를 휘둘렀다. 도끼는 정확하게 옆면으로 재웅이 칼을 들고 있는 손을 강타했고, 그 일격에 뼈가 부러진 듯 재웅은 비명을 지르면서 쓰러졌다.


재웅이 공격을 받은 사이에 이환과 치선은 각자 코와 배를 움켜잡으면서 일어섰다. 두 사람은 화가 났는지 둘이서 함께 윤성에게 돌격하려 했지만 윤성은 간단하게 도끼를 두 사람 쪽으로 내밀면서 위협을 가했고, 이에 이환과 치선은 윤성이 들고 있는 도끼를 보고 쉽게 덤벼들지 못했다. 재웅의 비명소리만이 현장에서 나돌고 있을 때 형길이 윤성에게 외쳤다.


“그 도끼 내려놔! 이 좆같은 새끼야!”


윤성이 돌아보니 형길은 어느새 총을 움켜쥐고, 아이들에게 겨누고 있었다. 하지만 윤성은 그런 형길에게 손가락으로 뒤를 가리켰고, 형길은 윤성의 손짓을 본 후 재빨리 고개를 돌렸지만 이미 자신의 몸은 진아의 엎어치기에 의해서 허공을 돌고 있었다.


“으아악!”


또다시 바닥을 향해 진한 포옹을 한 형길을 뒤로 하고, 진아는 형길이 떨어뜨렸던 총을 주운 후 말했다.


“안전장치도 풀지 않으면서 겨누기만 하면 총이 나가는 줄 아니? 진짜 머리 안 좋다. 너희들은···.”


총의 안전장치를 푼 진아는 쓰러진 형길의 뒤통수에 총을 가져다 댄 후 말했다.


“어때? 이번에는 총알이 들어있는 총인데?”

“히이익···.”


형길은 자신의 뒤에서 느껴지는 진아의 살의에 반응하듯 몸을 떨기 시작했고, 잠시 후 진아는 코를 막은 채 떨고 있는 형길에게서 떨어지면서 말했다.


“다 큰 사내놈이 오줌이나 싸고 있냐? 진짜 한심하다.”


바닥에 쓰러진 형길은 공포로 인해 다리 사이에서 물줄기를 만들어내기 시작했지만 진아에 대한 공포로 인해 수치심을 느끼지 못하는 듯 그저 바닥에 쓰러진 채로 계속 몸을 떨고만 있었다. 진아는 그런 형길에게 싸늘하게 말했다.


“그동안 그 남자 밑에서 알랑거리면서 참 즐거웠지? 네 맘대로 행동할 수 있었으니 말이야. ···하지만 이제 그것도 오늘부로 끝이야!”


진아는 자신의 아래에서 오들오들 떨고 있는 형길을 향해서 총의 방아쇠에 걸려있는 손가락에 힘을 주면서 말했다.


“잘 가. 쓰레기.”

“진아씨! 멈춰요!”


윤성의 외침이 들리자 행동을 멈춘 진아는 싸늘한 눈으로 윤성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왜요? 지금 쓰레기 처리하는 중이라 바쁜데.”

“아무리 그래도 사람을 죽이는 건···.”

“하! 제삼자는 빠져요! 그동안 이놈이 한 짓을 생각하면 몇 번을 쏴 죽여도 분이 풀리지 않아요!”

“진아씨!”


진아는 짜증이 난다는 듯 윤성에게 적의를 드러내면서 말했다.


“기억을 잃으신 우리 은인님께서는 여기에서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 알기나 하세요?! 이놈이 어떤 짓들을 했는지 경험해 봤어요?! 아무것도 모르면 끼어들지 말아요!”

“···아이들이 보고 있지 않습니까.”


윤성의 말을 들은 진아는 고개를 돌려 자신을 보면서 떨고 있는 아이들을 발견했고, 서로를 껴안은 채 오들오들 떨고 있는 그 모습을 본 진아는 순간 갈등이 생긴 듯했지만 이를 갈면서 다시 형길을 노려보며 윤성에게 말했다.


“저 아이들에게 한 짓이 더 용서가 안 돼요!”


말을 마치며 진아는 방아쇠를 당겼다.


“탕!”


총알이 발사되는 소리가 마트에 울려 퍼졌고, 진아는 자신의 팔에서 피를 쏟아내면서 쓰러졌다. 그 광경에 놀란 윤성은 진아에게 달려갔고, 진아는 피가 흐르는 팔을 부여잡은 채 자신에게 총을 쏜 대상을 노려보았다.


윤성이 진아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수염을 길게 늘어뜨린 중년의 남자가 권총을 쥔 채로 에스컬레이터를 내려오고 있었고, 그 남자는 여유로운 얼굴로 말했다.


“뭐가 이렇게 시끄러운 건가?”


남자가 내려오자 마트에 있던 사람들은 윤성과 진아를 제외하고는 전부 무릎을 꿇으며 고개를 땅에 처박은 채 남자를 맞이했고, 윤성은 기묘한 그 광경에 진아에게 물었다.


“저 남자는 누구죠?”


진아는 여전히 그 남자를 노려보면서 이를 갈며 대답했다.


“자기 스스로 왕이라고 부르는 미친놈이에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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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1부 검은 성벽 - 마굴 (9) 16.09.01 859 11 13쪽
34 1부 검은 성벽 - 마굴 (8) 16.08.31 884 11 12쪽
33 1부 검은 성벽 - 마굴 (7) 16.08.31 834 11 12쪽
32 1부 검은 성벽 - 마굴 (6) 16.08.30 864 10 12쪽
31 1부 검은 성벽 - 마굴 (5) 16.08.30 1,004 14 13쪽
30 1부 검은 성벽 - 마굴 (4) 16.08.29 1,086 13 12쪽
29 1부 검은 성벽 - 마굴 (3) 16.08.29 960 11 12쪽
28 1부 검은 성벽 - 마굴 (2) 16.08.26 1,035 13 12쪽
27 1부 검은 성벽 - 마굴 (1) +1 16.08.25 1,225 14 13쪽
26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25) 16.08.24 1,191 16 13쪽
25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24) 16.08.24 1,125 16 12쪽
24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23) 16.08.23 1,165 14 13쪽
23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22) 16.08.22 1,120 15 13쪽
22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21) 16.08.22 1,092 13 12쪽
21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20) 16.08.19 1,041 15 13쪽
20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19) 16.08.19 1,267 14 13쪽
19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18) 16.08.18 1,070 14 14쪽
18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17) 16.08.17 1,231 14 13쪽
17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16) 16.08.17 1,315 18 14쪽
16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15) 16.08.16 1,325 20 12쪽
15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14) 16.08.16 1,397 19 15쪽
14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13) 16.08.14 1,438 23 13쪽
13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12) +4 16.08.14 1,638 21 12쪽
»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11) 16.08.14 1,629 25 12쪽
11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10) 16.08.14 1,643 24 13쪽
10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9) 16.08.13 1,811 26 13쪽
9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8) 16.08.12 1,816 28 14쪽
8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7) 16.08.11 1,973 27 13쪽
7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6) +1 16.08.11 2,231 34 12쪽
6 1부 검은 성벽 - 작은 왕국 (5) +3 16.08.10 2,355 2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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