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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빼미 님의 서재입니다.

스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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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돌빼미
작품등록일 :
2016.08.05 15:38
최근연재일 :
2017.12.23 23:50
연재수 :
244 회
조회수 :
141,780
추천수 :
1,985
글자수 :
1,433,061

작성
16.10.12 21:53
조회
605
추천
11
글자
13쪽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15)

DUMMY

실험실에서 일어난 불길과 연기들 사이로 붉은 눈을 가지고 있는 짐승 한 마리가 낮은 목소리로 마크를 향해서 으르렁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짐승은 마크에게 경고의 의미가 가득 담겨져 있는 말 한마디를 내뱉었다.


“···비켜.”


마크는 윤성이 뿜어대고 있는 살벌한 기운에 잠시 주눅이 들었지만, 어차피 자신은 곧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계속 되새기면서, 마음속에 자리를 잡으려고 하는 두려움을 몰아내려 애썼다.


“내가 이곳을 지키고 있는 게 그리 놀랍지는 않은가 보군?”


이에 윤성은 코를 찡그리면서 대답했다.


“너희들의 악취가 저 안에까지 퍼지고 있었으니까.”

“하하하. 그래? 하긴 안 씻은 지 오래됐으니···. 냄새가 나기도 하겠군.”


마크는 윤성의 대답이 자신을 비꼬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윤성은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이야기한 것이었다.


윤성의 몸에 잠들고 있던 스컬지가 숙주인 윤성의 격렬한 분노와 끓어오르는 증오를 양분으로 삼아 활동을 시작하면서 그의 몸을 변형시켰을 때. 윤성은 갑작스럽게 흘러들어오는 냄새들과 여러 가지의 소리들이 제공하는 정보의 홍수에 잠시 정신을 잃을 뻔했다.


육체가 변화한 윤성은 전보다 모든 감각들이 예민해진 상태였고, 자신에게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로 흘러들어오는 정보들과 잠시 동안 사투를 벌여야 했다. 그리고 아주 잠시의 시간이 지나자, 윤성은 자신에게 흘러들어오는 정보들을 통제할 수 있었고, 그 정보가 어떤 것인지도 판가름을 할 수 있었다.


그 정보를 바탕으로 윤성과 로그는 실험실의 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생추어리 대원들의 공격을 알아차리고 무사히 대피할 수 있었고, 이어진 폭탄 세례에서도 로그가 윤성을 감싸 자신의 촉수로 방패를 만들어준 덕분에 폭발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 수가 있었다.


예민해진 청각 덕분에 윤성은 바깥에서 들려오는 그 늙은 괴물과 관영, 그리고 마크의 대화도 들을 수 있었고, 마크가 자신과 로그를 막기 위해서 실험실의 문 앞에 남은 것을 알았고, 현재 그에게서 풍겨 나오는 죽음의 냄새 때문에 마크가 생명을 불태우면서 싸우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말한다. 비켜.”

“···그럴 수는 없지. 나도 이런 똥개 짓을 하는 데는 이유가 다 있으니까.”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씁쓸한 웃음을 보인 마크는 손에 쥐고 있던 개틀링 건을 들어 올려서 윤성을 향해 발사하기 시작했다.


마크의 개틀링 건이 회전하면서 불을 뿜어대기 시작하자, 윤성과 로그는 날렵하게 양쪽으로 갈라졌는데, 마크는 로그 쪽은 쳐다도 보지 않은 채로 오직 윤성만을 겨냥하면서 총구를 움직였다. 하지만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마크의 공격을 윤성은 너무나도 쉽게 피해대고 있었다.


“그만둬! 내가 죽이고 싶은 녀석은 당신이 아니야!”

“하하하! 그렇게 변해버리고서도 아직 인정이라는 게 남아있나?”


마크는 워 아머의 어깨에 내장되어 있는 마이크로 미사일들을 윤성에게 퍼부으면서 외쳤다.


“너무 무르군!”


마이크로 미사일들이 그물처럼 윤성을 포위하면서 덮쳐오자, 윤성은 실험실에서 찾았던 자신의 오래된 파트너인 실버리움 도끼를 꺼내 들었다. 이 도끼 역시도 그 빌어먹을 늙은 괴물이 자신의 실험을 위해서 남겨둔 연극의 소품일 것이 분명했지만. 윤성은 개의치 않았다.


자신의 손에 제일 익은 무기이기도 했지만, 이 연극을 만들어낸 저 오만한 제작자에게 자신이 준비한 소품으로 인해서 최후를 맞이하게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윤성은 빈센트에 대한 분노를 숨김없이 드러내면서, 제일 먼저 자신을 향해서 덮쳐오는 마이크로 미사일을 향해서 도끼를 휘둘러 정확하게 마이크로 미사일의 추진 구를 잘라버렸다.


앞으로 나아갈 힘을 잃어버린 마이크로 미사일은 바닥을 향해서 떨어지다가 다른 마이크로 미사일과 충돌을 했고, 폭발이 일어나면서 근처에 있던 다른 마이크로 미사일도 그 영향을 받아서 연쇄적으로 터져나가기 시작했다.


“···굉장하군.”


윤성의 움직임을 보면서 순수하게 감탄을 하던 마크는 이를 악물면서 워 아머에 장착되어 있는 모든 마이크로 미사일을 연달아 윤성에게 발사하면서 외쳤다


“하지만 아직 멀었다!”


윤성은 당황한 기색도 없이 자신을 향해서 파도처럼 몰려오는 마이크로 미사일들을 향해서 뛰어올랐고, 마이크로 미사일들을 발로 살짝 밟으면서 자신에게 닥친 죽음의 파도를 뚫고 나가기 시작했다.


한순간이라도 실수하면 그대로 목숨이 날아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오히려 윤성은 여유롭게 자신이 밟고 있는 마이크로 미사일의 주변에 있는 다른 마사일들의 추진 구를 모두 잘라내었고, 아주 잠시 후에 윤성은 상처 하나도 없이 멀쩡한 모습으로 마크의 앞에 섰다. 그리고 그런 윤성의 뒤에서 목표를 놓쳐버린 마이크로 미사일들은 의미 없는 연쇄폭발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연쇄폭발로 인해서 태어난 어마어마한 양의 연기는 증오스럽다는 듯이 빠르게 윤성을 집어삼키기 시작했고, 그 연기는 윤성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는다는 듯이 마크도 삼켜버렸다. 짙은 연기 속에서 마크는 자신을 노려보는 윤성의 붉은 눈을 발견했고, 불타는 듯한 그 붉은 눈을 보고 있자니, 자신도 모르게 등에서 식은땀이 흐리기 시작했다. ‘BIRD’가 된 이후로 이런 긴장감은 처음 이었다.


‘이미 사람이라고 할 수가 없군···. 이런 야수는 처음이야···.’


마크는 긴장이 되면서도 희열을 느끼고 있는 스스로에게 씁쓸함이 들었다. 관영과 함께 ‘BIRD’에서 수많은 임무를 함께 해오면서 관영에게 자주 들었던 자신의 가장 큰 단점이 스멀스멀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다.


투쟁심. 마크는 강한 자들을 만나게 되면 그들과 1대1로 맞붙어 보고 싶어 하는 강한 욕구를 느끼곤 했고. 언제나 관영과 함께한 임무에서 실패하는 경우는 마크가 이 투쟁심을 억누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BIRD’가 됐으면서도 결코 버리지 못한 자신의 인간적인 부분 중 하나였다.


“하하하! 최곤데?!”


하지만 이젠 이 전투가 자신의 마지막 임무였다. 게다가 이 임무에 성공하던, 실패하던, 이 싸움이 자신의 생의 마지막이 될 것이었다. 생의 마지막인 최후의 싸움에 이런 강한 상대를 만나게 되다니 마크는 피가 끓어오르는 듯했다.


마크가 자신의 생을 아무리 돌아보면서 떠올려 보아도, 윤성만큼 강한 자는 만나보지 못했었다. 고백하자면, 윤성이 바질리스크를 죽였을 때부터 언젠가 그와 한 번만 싸워보고 싶은 욕구가 샘솟았지만, 임무를 생각해서 가까스로 그것을 억눌렀었다.


“하지만! 이제는 거릴 것이 없다!”


마크는 억눌렀던 투쟁심을 폭발시키면서 연기 속의 붉은 눈을 향해서 개틀링 건을 쏘아대기 시작했다. 또다시 자신을 향해서 쏟아지는 총알의 폭풍 속에서 붉은 눈의 짐승은 기묘한 붉은 그림을 연기 속에서 그려대면서 마크의 공격을 가뿐히 피하고 있었다.


‘그래. 맞지 않으리라는 건 알고 있었다.’


이미 마크는 개틀링 건을 이용한 첫 번째 공격을 통해서 윤성에게는 이런 형태의 공격이 먹히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의미해 보이는 공격을 계속하는 건. 윤성의 시선을 개틀링 건에 집중시키려는 속임수였다. 비록 윤성이 개틀링 건을 쉽게 피해내고는 있지만, 저런 움직임을 보이기 위해서는 높은 집중력을 요구할 것이었다.


그래서 마크는 개틀링 건으로 윤성의 시선을 끌면서 워 아머에 내장되어 있는 ‘미스트 붐’이라고 불리 우는 안개 형태의 폭탄을 내보낸 후에 불을 점화하여 분진폭발을 일으킬 생각이었다. 자신은 단단한 워 아머 덕분에 분진폭발에서 무사할 것이었지만. 맨몸 상태인 윤성은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타죽을 것이 뻔했다.


‘이미 미스트 붐이 연기와 완벽하게 뒤섞인 상황이니. 아무리 움직임이 빠르다고 해도...’


타이밍이 됐다고 생각한 마크는 왼손에 장착되어 있는 화염방사기를 작동시켰고, 곧이어 지하 탑을 뒤흔들 정도의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콰아앙!”


워 아머를 입고 있었기 때문에 마크는 통구이 신세는 면할 수 있었지만, 폭발이 일으킨 엄청난 충격으로 인해서 벽으로 날아가 처박혀 버렸고, 곧바로 입에서 한 모금의 피를 토해내기 시작했다.


“쿨럭쿨럭. ···녀석은 날아가 버렸나?”


마크는 정신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면서, 개틀링 건부터 찾아서 손에 쥐었고, 투구를 조종하여 폭발이 끝난 열기의 지대에서 생명 반응을 살폈다.


[생명 반응 감지되지 않음.]


투구에서 반경 500m 안으로 생명 반응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매세지가 나오자, 마크는 안도의 한숨을 내뱉으면서 지하 탑에 울려 퍼질 정도로 큰 웃음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내가 이겼다. 어떠냐? 어떤 기분이냐? 이 빌어먹을 악마 자식아!’


어머니의 치료가 중단되는 일이 생길지도 모르기 때문에 속으로만 빈센트에 대한 통쾌함을 외쳐댄 마크는 빈센트를 제대로 엿 먹였다는 생각에 기분이 절로 좋아지면서, 비록 이기적인 생각이었지만, 자신이 배신한 안식처의 사람들의 원한을 조금이라도 풀어준 기분이 들었다.


“지쳤다···.”


손에 들고 있던 개틀링 건을 땅에 내려놓은 마크는 그대로 땅에 쓰러지고 싶었지만, 그때, 워 아머의 투구에서 경고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오른쪽에서 빠르게 접근 중인 생명 반응이 있음]


마크는 투구의 안에서 보이는 모니터 화면의 오른쪽 부분에 빨간 화살표가 뜨기 시작하자마자, 다시 개틀링 건을 들어 올리면서, 쉽게 마음을 놓아버린 자신을 탓했다.


‘젠장! 맞아. 윤성에게 호의적이던 생체병기도 하나 있었지!’


재빨리 자신의 오른쪽으로 향해서 개틀링 건을 발사하려던 마크는 자신의 눈앞에 보이는 짐승의 모습에 놀라서, 개틀링 건의 방아쇠를 당기는 타이밍이 2초 정도 늦고 말았다.


“크억! 젠···장!”


마크가 본 광경은 연기를 뚫고서 자신에게 돌진해 오는 윤성의 모습이었다. 물론 그가 살아있다는 사실이 마크를 놀라게 한 것이 아니었다. 자신을 향해서 돌진해 오던 윤성의 모습은 굉장히 처참했다. 몸에서는 피를 주룩주룩 흘려대고 있었고, 얼굴에는 뼈가 드러나 보였다. 하지만 제일 놀라웠던 것은 자신에게 돌진해 오는 그 순간에도 그 모든 상처들이 빠르게 치유가 되고 있었던 것이었다.


윤성은 빠르게 마크에게 접근하여, 실험실에서 나온 이후로 자신을 계속 귀찮게 만든 마크의 개틀링 건을 향해서 실버리움 도끼를 휘둘렀고, 마크의 개틀링 건은 커다란 원통형의 총구가 깨끗하게 잘려나가 버렸다. 그리고 윤성은 자신에게 큰 고통을 선사해 준 마크를 향해서 발차기를 먹였고, 무거운 워 아머를 착용하고 있던 마크는 몸이 공중에 떠오르면서, 자신이 아까 처박혀 있던 벽 쪽으로 다시금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커억···. 사람이라고 할 수는 없는 녀석이군···. 과연 그 늙은 악마가 만들어 낸 녀석이다. ···넌 충분히 괴물이야.”


마크는 자신의 노림수에서도 살아남았을 뿐만 아니라, 보통 사람이라면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상처를 입은 채로 움직이던 그 모습과 그 상처들조차 빠르게 치료를 하고 있는 윤성이 더 이상 사람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역시 그 늙은 악마가 만들어 낸 창조물은 하나같이 죄다 지옥에서 올라온 악마 같은 놈들뿐이었다.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나? 난 그 빌어먹을 늙은이가 이곳을 떠나기 전에 잡아야 한다.”


윤성의 말을 들으면서, 마크는 그에게 대항하는 것을 거의 포기해버렸다. 그는 자신이 도저히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하지만 윤성에게 고개를 끄덕이려던 마크는 워 아머의 투구를 통해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이를 갈면서, 다시금 몸을 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하하하. 그래?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마크는 자신의 어머니의 이름인 ‘벨라’라는 이름을 붙인 실버리움 정글도를 꺼내 들면서 윤성에게 자신의 답을 들려주었다.


“하지만 나와의 춤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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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16) +1 16.10.13 608 11 13쪽
»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15) 16.10.12 606 11 13쪽
63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14) 16.10.11 580 13 12쪽
62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13) 16.10.10 615 9 14쪽
61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12) 16.10.07 547 12 13쪽
60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11) 16.10.06 713 10 14쪽
59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10) 16.10.05 600 10 12쪽
58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9) 16.10.04 688 12 13쪽
57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8) 16.09.30 640 11 13쪽
56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7) 16.09.29 664 11 13쪽
55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6) 16.09.28 821 9 13쪽
54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5) 16.09.27 639 10 14쪽
53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4) 16.09.26 680 11 14쪽
52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3) 16.09.23 599 9 12쪽
51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2) 16.09.22 688 10 12쪽
50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1) 16.09.21 726 10 13쪽
49 1부 검은 성벽 - 마굴 (23) 16.09.20 804 10 13쪽
48 1부 검은 성벽 - 마굴 (22) 16.09.19 617 10 12쪽
47 1부 검은 성벽 - 마굴 (21) 16.09.16 741 9 12쪽
46 1부 검은 성벽 - 마굴 (20) 16.09.15 702 10 12쪽
45 1부 검은 성벽 - 마굴 (19) 16.09.14 673 11 12쪽
44 1부 검은 성벽 - 마굴 (18) 16.09.13 685 10 12쪽
43 1부 검은 성벽 - 마굴 (17) 16.09.12 666 12 13쪽
42 1부 검은 성벽 - 마굴 (16) 16.09.09 650 11 12쪽
41 1부 검은 성벽 - 마굴 (15) 16.09.08 655 10 13쪽
40 1부 검은 성벽 - 마굴 (14) 16.09.07 652 12 13쪽
39 1부 검은 성벽 - 마굴 (13) +1 16.09.06 698 12 13쪽
38 1부 검은 성벽 - 마굴 (12) 16.09.06 690 12 13쪽
37 1부 검은 성벽 - 마굴 (11) 16.09.02 867 10 12쪽
36 1부 검은 성벽 - 마굴 (10) 16.09.02 769 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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