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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빼미 님의 서재입니다.

스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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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돌빼미
작품등록일 :
2016.08.05 15:38
최근연재일 :
2017.12.23 23:50
연재수 :
244 회
조회수 :
141,770
추천수 :
1,985
글자수 :
1,433,061

작성
16.09.14 21:00
조회
672
추천
11
글자
12쪽

1부 검은 성벽 - 마굴 (19)

DUMMY

원정대는 첫 번째 목적지인 로스트 트레인의 정비소를 향해 처음의 진영대로 이동을 시작했다. 관영은 이동 중에 정비소 쪽으로 던진 빛기둥 사이로 스치듯이 비친 뭔가를 발견했고, 이에 깜짝 놀란 관영은 자신이 뭔가를 본 쪽을 주시했지만, 그곳에서는 더 이상 아무런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았다.


‘뭔가 심상치 않군. 큰일인데···. 나이트 와치를 착용하기엔 빛이 너무 강한데···.’


좋지 않은 느낌이 든 관영은 원정대에게 잠시 멈추라는 신호를 보냈고, 천천히 몸을 낮추라는 신호를 연이어 보내면서 정비소를 살피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보지 못했던 나머지 사람들은 관영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았지만, 그가 시키는 대로 일단 몸을 낮추었다. 그리고 관영의 명령에 유일하게 형일만이 자신이 본 광경이 자꾸 떠올라서인지 불안해하고 있었다.


원정대의 일원 중에 이상한 것을 먼저 알아차린 것은 윤성이었다. 빛기둥이 멀리 있는데다가 그렇게 빛이 강하지 않아서 정비소를 다 비추지는 못하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비소의 한쪽 구석에 빛이 아예 영향을 행사하지 못하는 곳이 존재하고 있었다.


마치 그 곳만 어떤 물건이 놓여있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고, 이상하다는 생각에 그곳을 계속 주시하고 있던 윤성은 깜짝 놀라며 관영에게 속삭였다.


“대장님. 저쪽.”


관영을 비롯한 원정대는 갑자기 구석을 가리키는 다급한 표정을 짓는 윤성에게서 뭔가를 느꼈는지 일제히 그가 가리킨 곳을 주시했고, 일제히 경악을 금치 못했다.


물건이 가리고 있는 것처럼 빛이 영향을 보이지 못하던 정비소의 구석에서 뭔가 거대한 것이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뱀이 움직이는 것처럼 스르륵 움직이고 있었는데, 그 움직이는 무언가는 원정대에게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윤성은 왼손에 총을 들고, 오른손으로 허리에 메여져 있던 도끼를 쥐었다. 다른 원정대들도 조금씩 움직이고 있는 어둠을 향하여 일제히 총을 겨누었고, 관영은 수신호로 어둠 속에서 움직이는 무언가와 반대되는 쪽으로 이동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일행은 조금씩 발을 떼면서 움직이는 어둠의 반대쪽으로 이동을 시작했고, 어느 정도 원정대와 가까워진 어둠 속의 무언가는 갑자기 멈춰서 그 자리에서 더는 움직이지 않았고, 원정대는 아직 긴장을 풀지 않은 채로 최대한 벽에 붙어서 천천히 한 발자국씩 이동하기 시작했다.


어둠 속의 무언가가 있던 자리와 거리는 상당히 떨어져 있었지만, 원정대의 총구들은 여전히 어둠 속의 무언가가 있던 곳을 겨냥하고 있는 채였다.


원정대가 숨을 죽인 채로 최대한 소리 없이 이동하던 그때, 일행의 맨 앞에 있던 형일이 갑자기 원정대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비명도 없이 갑자기 눈앞에서 형일이 사라지자 당황하기 시작한 일행의 눈에 공중에 매달려 있는 형일의 다리가 보이기 시작했고, 관영은 그 광경을 보자마자 원정대에게 외쳤다.


“뛰어!”


공포스러운 광경에 원정대는 진영이고 뭐고, 냅다 달리기 시작했고, 관영은 도주하는 원정대를 향해 경고의 외침을 질렀다.


“몸을 너무 높게 들지 마!”


관영은 원정대의 가장 뒤에 자리를 잡은 후에 잘 보이지 않는 어둠 속의 무언가 에게 총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총알에 맞아서 기분이 나빴는지, 형일을 들고 있던 어둠 속의 무언가는 형일의 시체를 땅에 내동댕이치면서 괴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 괴성을 들은 종인은 그 존재가 무언인지를 깨달았다. 자신이 이 마굴에서 들었던 소름 끼치던 그 목소리였다. 원정대를 습격한 그 존재는 종인에게 엄청난 공포를 선사했던 그 목소리의 주인이 분명했다.


원정대는 관영을 따라서 어둠 속의 괴물을 향해 총을 갈기면서도 빛기둥이 있는 쪽을 통해서 정비소를 향해 달리고 있었고, 헐레벌떡 달리다가 힘에 부친 빈센트가 넘어지자, 윤성은 다급하게 그를 허리에 낀 다음에 계속 달리기 시작했다.


짐과 빈센트 때문인지 윤성이 원정대 중에서 제일 뒤로 처지면서, 관영과 나란히 서게 되었고, 그때 윤성은 뭔가가 자신의 뒤쪽으로 다가오는 것이 느껴지자, 옆에 있던 관영을 덮치면서 앞으로 몸을 던졌다. 선로에 깔린 돌들 때문에 몸이 무척이나 아팠지만, 그것을 느낄 새도 없이 윤성과 관영의 위로 공기를 가르는 날카로운 소리가 들려왔고, 관영은 급히 몸을 일으키면서 윤성에게 외쳤다.


“어서 뛰게! 어서! 들고 있는 짐은 그냥 버려!”


윤성 역시 급하게 몸을 일으키면서 배낭을 벗어 던진 다음. 빈센트를 어깨에 걸친 후에 총을 들어 자신의 뒤를 향해서 갈겨대면서, 정비소를 향해서 달려 나갔다.


다른 사람들은 이미 정비소에 도착하여 관영과 윤성을 기다리고 있었고, 두 사람이 오는 것을 확인한 마크는 손을 뻗어 온 힘을 다해 관영과 윤성을 위쪽으로 잡아당겼다. 다행히 선로와 정비소 간의 폭이 크지 않았고, 정비소 위쪽으로 올라온 원정대는 바로 앞에 있는 계단을 발견하고, 계단을 향해 다시금 뛰기 시작했다.


계단에 도착한 원정대의 머리 위로 채찍 같은 거대한 괴물의 꼬리가 날아와 벽을 깨부쉈고, 원정대는 비명과 욕을 내뱉으면서도 정신을 다잡고, 오로지 계단 위를 목표로 삼아 뛰어 올라갔다. 겨우 계단 위에 도착한 원정대는 숨을 헐떡이면서도 자세를 잡고, 계단 입구를 향해 총을 겨누었다. 채찍 같은 괴물의 꼬리가 다시 계단을 강타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원정대 중 그 누구도 안심하지 않았다.


계단을 통해서 마굴의 주인의 그림자가 드러나고, 마굴의 주인이 외치는 괴성이 계단을 통해서 증폭돼서 원정대에게 들려오고 있었다. 원정대가 긴장하며 계단 입구에서 마굴의 주인과 대치하고 있는 사이에 고통에 찬 신음소리를 내면서 몸의 여기저기를 만져대던 빈센트는 믿을 수 없다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세상에나···. 저건 바질리스크잖아?”

“바질···뭐요?”


워낙 급박한 상황이라 잘 알아듣지 못했는지 형기가 짜증을 내면서 빈센트에게 되물었고, 마굴의 주인의 정체를 깨달은 빈센트는 원정대 중에서 가장 먼저 차분해 지고 있었지만, 얼굴에 떠오른 공포는 원정대 중에서 제일 커 보였다. 침을 꿀꺽 삼키면서 빈센트는 원정대를 향해 말했다.


“바질리스크. 얼핏 보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저런 꼬리를 가지고 있는 건 바질리스크 밖에 생각할 수 없어.”

“뭡니까? 그 바질리스크 라는 건?”


종인이 여전히 총을 계단 아래에 겨눈 채로 빈센트에게 물었고, 빈센트는 긴장이 되는지 연신 침을 꿀꺽 삼키면서 말했다.


“바질리스크는 전차들을 상대하기 위해 만들어진 생체 병기야. 생추어리에서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놈이지. 미군에서 의뢰를 해서 만들어진 놈인데. 탱크가 상대가 안 될 정도로 무시무시한 놈이네. 몸길이가 12m 정도 되고, 포탄이나 총에도 상처를 입지 않을 정도로 현존하는 어떤 생물보다 단단한 비늘로 온몸을 보호하고 있지. 무기는 몸길이의 절반을 차지하는 긴 꼬리인데. 칼날 같은 것이 꼬리에 달려있어서 한번 휘두르면 탱크의 장갑을 잘라버릴 정도로 예리하네.”

“그렇게 덩치가 크면 느리지 않나요?”


진아가 빈센트의 설명에 끼어들면서 질문했고, 빈센트는 전혀 아니라는 듯이 손사래를 치면서 말했다.


“전혀 느리지 않네. 뱀처럼 긴 몸에 다리가 여러 개가 달려있는데, 생각보다 엄청 민첩하지. 테스트에서 혼자서 전차 3대를 박살 낸 놈이야. 물론 실험에 쓴 전차가 3대 일 뿐이라 그렇게 된 거지. 전차가 더 있었으면 아마 더 많이 박살낼 수 있었을걸? 바질리스크의 능력을 본 미군에서 그 후에 본격적으로 생추어리에 생체 병기를 더 의뢰하기 시작했으니까.”

“그러면 저희는 꼼짝없이 여기에 갇혔다는 말인가요?”


윤성이 절망적인 목소리로 빈센트에게 질문하자, 빈센트는 눈을 감은 채로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고, 원정대의 멤버들은 하나같이 탄식을 내뱉었다. 하지만 빈센트는 아직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이 말했다.


“그런데 저게 왜 한국에 있는 거지? 양산화가 결정되면서 미국 지부에 있어야 할 놈인데···.”

“아마 저놈에게도 적용되는지 실험해보려던 것이 아니었을까요?”


윤성이 빈센트의 의문에 답을 알겠다는 듯이 말했고, 이에 빈센트는 윤성에게 물었다.


“그게 무슨 소린가?”

“스컬지 말이에요. 저놈에게도 적용하려는 데이터가 있었던 게 아니었을까요?”

“스컬지를 저놈에게? 아아. 그럴 수도 있겠군. 스컬지의 활용도는 엄청나니까···. 전쟁에서 다치면 스스로 치유하게 만들 수도 있을 테니 말이야···. 이런 젠장! 빌어먹을 놈들 같으니! 왜 저걸 여기다 풀어놓은 거야!”


분통을 터트리면서 빈센트는 주먹으로 바닥을 내리쳤고, 주먹이 찢어지면서 피가 나오고 있었지만, 그 아픔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분노하고 있었다. 바질리스크가 더는 공격하지 않는 것을 확인한 관영은 일행에게 손짓하며 총을 내려놓게 했고, 이에 긴장이 풀어지면서 원정대는 모두 땀으로 온몸을 적시고 있었다. 윤성은 총을 내려놓으면서도 계단 아래쪽을 계속 주시하고 있었다. 바질리스크의 그림자는 더는 보이지 않았지만, 왠지 아직도 바깥에서 자신들을 노리고 있을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아주 심각한 문제가 생겨버렸군요.”


관영이 빈센트에게 허탈한 목소리로 말하자, 빈센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절망에 쌓인 목소리로 말했다.


“이래서는 오지도 가지도 못하고 갇히게 생겼군.”

“무슨 말씀입니까? 이 정비소에서 바깥으로 나갈 수 있는 곳이 없습니까?”


형기의 불만 섞인 목소리에 빈센트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정비소에서 바깥으로 통하는 곳은 없을 거야. 여기로 오기 전에 백룡역에 있는 자료들을 찾아봤는데, 정비소로 들어오려면 로스트 트레인의 입구와 출구를 이용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어.”

“대체 뭘 이딴 식으로 만들어 놓은 거야!”


형기가 화를 내면서 빈센트의 멱살을 잡아채자, 깜짝 놀란 종인은 형기를 말리기 시작했다.


“그만해! 지금은 이럴 때가 아니잖아!”

“내 동생이 죽었어! 게다가 우리도 이제 오도 가도 못한 채 꼼짝없이 괴물의 먹이가 되게 생겼는데 지금 진정하게 됐어?!”


실랑이가 계속되자 관영은 머리가 아픈지 손으로 이마를 부여잡기 시작했고, 윤성은 자신이 싸웠던 번화가의 괴물을 떠올렸다. 그때의 경험과 지금의 느낌을 비교해보니 바깥에 있는 바질리스크는 번화가의 괴물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위험한 존재라는 느낌을 받았다.


‘전차를 상대하는 괴물이라니···.’


윤성은 원정대원들이 모두 덤빈다고 해서, 그리고 그 안에 ‘BIRD’가 두 사람이 있다고 해서 바질리스크를 이길 수 있다고는 전혀 생각되지 않았고, 상황은 한없이 절망적이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여전히 빈센트의 멱살을 잡은 채로 화를 내고 있는 형기를 본 윤성은 욱하는 마음에 몸을 일으켜 형기에게 다가가 그의 손을 낚아채면서 말했다.


“여길 이렇게 설계해 놓은 게 박사님의 잘못은 아니지 않습니까?”

“뭐야? 오호. 너도 한패다 이거지?”


윤성이 자신을 말리자, 빈센트의 멱살을 놓으면서 형기는 윤성에게 주먹을 휘둘렀지만, 윤성은 형기가 내민 주먹을 잡은 채로 몸을 회전시켜 형기를 바닥에 패대기쳤고, 그대로 손목을 비틀면서 다시 말했다.


“이제 그만하시는 게 어떻습니까?”


형기는 비명을 지르면서도 윤성의 말을 순순히 따를 생각이 없다는 것처럼 윤성을 노려보고 있었고, 결국 관영이 다가와서 윤성의 어깨에 손을 올리면서 말했다.


“이제 됐네. 그만 놓아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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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16) +1 16.10.13 608 11 13쪽
64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15) 16.10.12 605 11 13쪽
63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14) 16.10.11 580 13 12쪽
62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13) 16.10.10 615 9 14쪽
61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12) 16.10.07 547 12 13쪽
60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11) 16.10.06 713 10 14쪽
59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10) 16.10.05 600 10 12쪽
58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9) 16.10.04 688 12 13쪽
57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8) 16.09.30 640 11 13쪽
56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7) 16.09.29 664 11 13쪽
55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6) 16.09.28 821 9 13쪽
54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5) 16.09.27 639 10 14쪽
53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4) 16.09.26 680 11 14쪽
52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3) 16.09.23 599 9 12쪽
51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2) 16.09.22 688 10 12쪽
50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1) 16.09.21 726 10 13쪽
49 1부 검은 성벽 - 마굴 (23) 16.09.20 804 10 13쪽
48 1부 검은 성벽 - 마굴 (22) 16.09.19 617 10 12쪽
47 1부 검은 성벽 - 마굴 (21) 16.09.16 741 9 12쪽
46 1부 검은 성벽 - 마굴 (20) 16.09.15 702 10 12쪽
» 1부 검은 성벽 - 마굴 (19) 16.09.14 673 11 12쪽
44 1부 검은 성벽 - 마굴 (18) 16.09.13 685 10 12쪽
43 1부 검은 성벽 - 마굴 (17) 16.09.12 665 12 13쪽
42 1부 검은 성벽 - 마굴 (16) 16.09.09 650 11 12쪽
41 1부 검은 성벽 - 마굴 (15) 16.09.08 655 10 13쪽
40 1부 검은 성벽 - 마굴 (14) 16.09.07 652 12 13쪽
39 1부 검은 성벽 - 마굴 (13) +1 16.09.06 698 12 13쪽
38 1부 검은 성벽 - 마굴 (12) 16.09.06 690 12 13쪽
37 1부 검은 성벽 - 마굴 (11) 16.09.02 867 10 12쪽
36 1부 검은 성벽 - 마굴 (10) 16.09.02 769 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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