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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빼미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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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돌빼미
작품등록일 :
2016.08.05 15:38
최근연재일 :
2017.12.23 23:50
연재수 :
244 회
조회수 :
142,742
추천수 :
1,985
글자수 :
1,433,061

작성
16.09.09 21:00
조회
651
추천
11
글자
12쪽

1부 검은 성벽 - 마굴 (16)

DUMMY

밤하늘 아래에서 술을 계속 마시던 두 사람은 결국 아침에 코를 골며 바닥에 누워서 자고있는 채로 사람들에게 발견되었다.


“···이걸 둘이서 다 마신 거야?”


사람들의 웅성거림을 듣고 현장에 도착한 혜진과 제호는 두 사람의 주변에 널브러져 있는 술병을 들어 올리며 어이없다는 듯이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고, 하품을 하면서 슬금슬금 다가온 종인은 혜진이 들고 있는 술병에 놀라면서 말했다.


“와! 이 독한 술을 둘이서 다 마신 거야?”

“···완전 자기들 방인 것처럼 자고 있네. 어떡하지?”

“뭘 어떡해. 일단 대장님은 나랑 종인이가 방에 옮겨 놓을 게. 이 녀석은 계속 여기서 자던가 말던 가.”


아직 윤성에게 감정이 남아있는지 제호가 툴툴거리며 말하자, 혜진은 제호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찍으면서 말했다.


“어떻게 여기서 계속 자게 놔둬. 가서 언니나 불러와.”

“언니? 어제 온 그 여자? 벌써 그렇게 친해졌냐?”


제호의 말에 혜진은 답답함에 두통이 오는지 자신의 이마를 만져대면서 대답했다.


“그럼 어제 춤출 때 내가 왜 언니 손을 잡고 나왔겠냐? 생각 좀 하고 살라고! 생각 좀!”


혜진의 분노와 짜증이 담긴 말에 제호는 조용히 입을 다물었지만, 입술을 삐쭉 내밀면서 자신의 불만을 표현하고 있었고, 그런 제호를 본 종인이 혜진에게 말했다.


“그냥 네가 데리고 와. 우리가 여길 지키고 있을 테니까. 아무래도 여자가 있는 방에 남자인 우리가 가는 건 좀 그렇잖아?”

“···알았어.”


혜진은 아직도 입술을 삐쭉 내밀고 있는 제호를 째려본 후에 진아를 데리러 갔고, 종인은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말했다.


“대장님은 저희가 데리고 갈 테니까. 여러분들은 이제 일들 보세요!”


종인의 말에 모여든 사람들 중 몇몇은 현장을 떴지만, 관영을 걱정하는 것인지, 아니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해서인지, 사람들은 현장을 쉽게 떠나지 않았다. 이윽고 혜진의 손에 끌려 온 진아는 바닥에서 코를 골면서 자고 있는 두 사람을 발견하고, 표정이 싸해지더니, 얼어붙을 것 같은 목소리로 혜진에게 물었다.


“···이 두 사람 언제부터 이러고 있었어? 왜 이러고 있는 거야?”


진아가 화가 단단히 난 모습을 처음 보게 된 혜진은 두려움에 뒷걸음질을 치면서 제호가 들고 있는 술병을 손가락으로 가리켰고, 그 술병을 본 진아는 살벌한 기운을 풍기면서 중얼거렸다.


“이 인간들이···.”


진아의 살벌한 기운에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두려움에 몸을 떨었고, 진아는 바닥에 있는 윤성에게 다가가서 뺨을 두들기며 그를 깨우려 시도했다.


“윤성씨? 이봐요. 일어나 봐요.”

“으···음. 싫어. 난 더 잘 거야···. 아줌마는 저리 가요. 음냐.”


윤성의 잠꼬대를 들은 진아는 머리에서 이성의 끈이 끊어졌고, 그대로 주먹을 윤성에게 내리꽂으면서 외쳤다.


“영원히 자게 만들어줄까!”


진아의 주먹이 윤성에게 내리꽂히면서 뭔가가 부러지는 소리가 난 후에 윤성은 더 이상 코를 골지 않은 채 마치 죽은 사람처럼 힘없이 축 늘어졌고, 사람들은 그런 진아를 두려워하면서 그녀와 시선을 맞추려고 하지 않았다.


진아는 그런 사람들 사이에 있는 것이 쪽팔렸는지, 윤성의 멱살을 잡아 그를 들어 올려서 어깨에 멘 후에 혜진에게 다가갔다. 혜진은 진아의 화난 모습에 얼어붙어 있었지만, 그녀의 뒤에 숨어있는 제호와 종인에 의해서 떠밀리듯이 진아와 마주했고, 혜진은 떨리는 목소리로 진아에게 말했다.


“어···언니. 무슨 하실 말씀이라도?”

“이따가 식사할 때 아이들 좀 돌봐줘. 난···.”


진아는 어깨에 메고 있는 윤성의 머리카락을 쥐어 잡으면서 말을 이었다.


“이 인간 좀 손봐주게.”

“아···네. 언니 알았어요. 제가 잘 돌봐줄게요. 헤헤헤···.”

“그래. 부탁해.”


진아는 윤성을 어깨에 멘 채로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고, 그녀가 지나갈 때마다 사람들은 재빨리 그녀와 시선을 마주치지 않기 위해서 고개를 돌리면서 현장에서 도망치기 시작했다. 아직 얼어있는 혜진의 뒤에 숨어있던 제호는 자신의 옆에 숨어있는 종인에게 말했다.


“···종인아.”

“···왜?”

“혜진이보다 무서운 사람은 처음 봤어.”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해.”


혜진은 진아의 모습이 건물 안으로 사라지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아직도 자신의 뒤에 숨어있는 제호와 종인에게 여전히 코를 골며 자고 있는 관영을 가리키면서 조용히 말했다.


“···옮겨.”


제호와 종인은 혜진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관영을 업은 후에 자리를 떠났고, 모든 사람들이 떠난 현장에는 관영과 윤성이 마셨던 술병만이 덩그러니 남아있었다.


시간이 한참 흐른 후에 윤성은 아픈 머리를 부여잡으며 눈을 떴다. 눈을 뜬 윤성은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진아의 모습을 발견했고, 진아의 무서운 얼굴에 자동으로 몸이 움츠러들면서 진아에게 질문했다.


“지···진아씨? 왜···왜 그래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윤성씨가 눈을 뜨면 어제 술 마신 곳으로 내려오라고 대장님이란 분이 전해달라고 하더군요.”


윤성은 관영의 말을 전해준 진아가 여전히 무서운 얼굴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자, 침을 크게 꿀꺽 삼킨 후에 조심스럽게 말했다.


“저기, 진아씨? ···저한테 뭐 화나신 것 있나요?”

“아니요? 그런 거 없는데요? 어서 나가보시기나 하세요.”


윤성의 질문에 진아는 웃으며 대답해 줬지만, 윤성은 그 웃음마저도 두려워졌고, 다급하게 옷을 찾아 입은 후에 쏜살같이 진아가 알려준 장소로 내려갔다.


어제 술을 마신 장소에 도착하니 관영은 숙취가 없다는 듯이 밝은 얼굴로 윤성을 맞이했고, 제호와 종인은 윤성이 멀쩡한 것이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잘 잤나? 다름이 아니라 자네 실력을 좀 보고 싶어서 말이야. 스케빈저들을 썰어버린 것을 보면, 근접전 실력은 충분한 것 같지만, 사격 실력이 어떨지 모르니까. 한 번 테스트를 해보려고 하네.”


윤성은 총을 쏜다는 것이 내키지는 않았지만, 고개를 끄덕이면서 관영과 함께 사격장으로 이동했다.


“저기에 있는 깡통을 맞춰보게. 마음 편하게 먹고 해. 별로 어렵지 않으니까.”


어제 같이 술을 마시면서 많은 이야기를 해서인지, 관영은 윤성을 친근하게 대해주고 있었고, 덕분에 윤성은 편안한 마음으로 총을 쥔 후에 깡통을 노리며 방아쇠를 당겼다.


“타 앙!”


윤성이 총을 쏜 소리가 사격장에서 울려 퍼지고 있었지만, 윤성이 목표로 했던 깡통은 멀쩡했고, 오히려 깡통에서 멀리 떨어진 나뭇가지가 부러져 바닥으로 떨어졌다. 예상치 못한 그 광경에 사격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잠시 얼어있었고, 관영은 헛기침을 하면서 윤성을 위로했다.


“아직 몸이 안 풀린 걸 수도 있으니. 계속 쏴보게.”


윤성은 이후로도 계속 깡통을 향해 총을 쐈지만, 신기에 가까울 정도로 깡통을 맞추지 못하고, 주변의 나뭇가지나 벽만 주구장창 맞춰대고 있었다. 그 희한한 광경에 종인은 관영에게 귓속말로 말했다.


“그때 대장님이 말씀하셨던 부작용이 있는 게 아닐까요?”

“흠, 그럴지도 모르지.”


관영은 종인의 말을 들은 후에 윤성에게 다가가 물었다.


“자네 혹시 저 깡통을 볼 때 흐릿하게 보이거나, 흔들리는 것처럼 보이나?”

“네? 아니요. 정확하게 보이는데요?”


윤성의 대답을 들은 관영은 제호와 종인을 향해 손으로 엑스 표시를 보였고, 그것을 본 제호가 중얼거렸다.


“···도대체 얼마나 센스가 없는 거야.”

“저렇게 못 맞추는 사람은 처음 봤어.”


종인은 윤성이 스케빈저들을 상대로 얼마나 잘 싸웠는지 직접 눈으로 봤기 때문에 안타까워하고 있었고, 제호는 자신이 윤성보다 나은 것이 하나라도 있다는 것에 기뻐하며 우쭐거리고 있었다. 그때, 두 사람의 뒤에서 누군가 총을 쐈고, 윤성이 계속 노리고 있던 깡통이 ‘깡’ 소리를 내면서 하늘로 튀어 올랐다.


사격장에 있던 사람들은 깜짝 놀라면서 뒤를 돌아봤고, 그곳에는 혜진과 함께 사격장에 도착한 진아가 총을 든 채로 서 있었다. 진아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총을 연달아 쏘면서 사격장에 있는 표적들을 모두 맞췄고, 진아의 뛰어난 사격 솜씨에 사격장의 모든 사람들이 놀라기 시작했다.


평상시의 제호의 성격이라면 또 불같이 진아에게 화를 냈겠지만, 아침에 진아가 분노한 모습을 봐서인지 찍소리도 못한 채로 진아와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애쓰고 있었고, 종인은 놀랍다는 듯이 진아에게 말했다.


“굉장히 잘 쏘시네요? 저렇게 표적을 한 자리에서 빠르게 다 맞추는 걸 본건 대장님 이후로 처음인데요?”


제호와 혜진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종인의 의견에 동조했고, 윤성과 함께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온 관영은 진아의 의도를 알겠다는 듯이 그녀에게 질문했다.


“로스트 킹덤으로 따라갈 생각인가?”

“네.”


짤막하지만 단호한 진아의 대답에 놀란 윤성이 뭐라고 말을 할 새도 없이 진아가 관영에게 물었다.


“솜씨 있는 사람은 많을수록 좋은 게 아닌가요?”


진아의 질문에 관영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면서 생각에 잠겼고, 다급해진 윤성은 진아의 손을 잡아서 사격장의 외곽으로 그녀를 데려온 후에 화가 난 듯이 말했다.


“무슨 생각이신 거예요?”

“방금 말한 대로에요.”


윤성은 답답하다는 듯이 말했다.


“그곳이 얼마나 위험한지 몰라서 그래요? 게다가 아이들은 어쩌고요?”


진아는 잠시 윤성의 눈을 피하면서 말했다.


“이곳이라면 아이들은 괜찮을 거예요. 혜진이도 있고요. 그리고 그곳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지겹도록 들어서 알고 있어요.”

“그런데 그런 위험한 곳을 왜 가려고 해요!”


결국, 윤성은 참지 못하겠는지 진아에게 큰소리로 외쳤고, 진아는 화를 내는 윤성의 손을 잡으면서 나지막하게 말했다.


“소중한 사람이 돌아오길 기다리고만 있는 건 싫어요.”


진아의 말을 들은 윤성이 말문이 막힌 듯이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고, 잠시 후에 관영이 그들에게 다가와 진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후회하지 않겠나?”


진아는 굳은 결심을 한 표정으로 관영에게 대답했다.


“따라가지 않는 게 더 후회될 거예요.”

“알겠네. 그럼 함께 가지.”


관영의 말에 윤성이 다급하게 반대의 입장을 표명했다.


“대장님! 진아씨는 여자인데 그런 위험한 곳에 데려간다는 건···”

“여자인 것은 중요하지 않아. 그곳으로 가겠다는 의지가 중요하지. 능력이 없었다면 딱 잘라 거절했겠지만, 이 아가씨는 충분히 전력이 돼.”


관영은 진아를 가리키면서 말을 이었다.


“솔직히 내 대원 중에서도 그곳을 가겠다고 지원한 사람은 제호와 종인 단 둘 뿐이었네. 그런데도 진아양은 여자의 몸으로 지원했어. 위험을 무릅쓰고 그곳으로 가고 싶어 하는 이유가 뭔지 자네는 알겠나? ···뭐 그 이유가 뭔지는 뻔히 보이는 것 같지만.”


윤성은 관영의 의견에 크게 반발하면서 물었다.


“뭡니까?! 그 뻔히 보이는 이유라는 게?!”

“그건 직접 물어보게. 내가 이야기하는 것은 결례를 범하는 일이야. 두 사람이 이야기를 하고, 확실하게 마무리를 짓도록 하게.”

“하지만 대장님!”


관영은 못 말리겠다는 표정을 지은 후에 윤성에게 다가가 그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그리워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하는 게 어떤 건지는 어제 봤지?”


말을 마친 관영은 웃음기가 가득한 얼굴로 사격장을 떠났고, 윤성과 진아를 제외한 사람들은 두 사람의 눈치를 보면서 하나 둘씩 관영의 뒤를 따라나섰다. 자신들밖에 남아있지 않은 사격장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면서도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로 하늘만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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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16) +1 16.10.13 612 11 13쪽
64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15) 16.10.12 610 11 13쪽
63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14) 16.10.11 583 13 12쪽
62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13) 16.10.10 619 9 14쪽
61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12) 16.10.07 549 12 13쪽
60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11) 16.10.06 718 10 14쪽
59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10) 16.10.05 606 10 12쪽
58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9) 16.10.04 693 12 13쪽
57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8) 16.09.30 644 11 13쪽
56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7) 16.09.29 670 11 13쪽
55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6) 16.09.28 825 9 13쪽
54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5) 16.09.27 643 10 14쪽
53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4) 16.09.26 685 11 14쪽
52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3) 16.09.23 603 9 12쪽
51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2) 16.09.22 694 10 12쪽
50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1) 16.09.21 731 10 13쪽
49 1부 검은 성벽 - 마굴 (23) 16.09.20 808 10 13쪽
48 1부 검은 성벽 - 마굴 (22) 16.09.19 622 10 12쪽
47 1부 검은 성벽 - 마굴 (21) 16.09.16 745 9 12쪽
46 1부 검은 성벽 - 마굴 (20) 16.09.15 704 10 12쪽
45 1부 검은 성벽 - 마굴 (19) 16.09.14 678 11 12쪽
44 1부 검은 성벽 - 마굴 (18) 16.09.13 686 10 12쪽
43 1부 검은 성벽 - 마굴 (17) 16.09.12 671 12 13쪽
» 1부 검은 성벽 - 마굴 (16) 16.09.09 652 11 12쪽
41 1부 검은 성벽 - 마굴 (15) 16.09.08 661 10 13쪽
40 1부 검은 성벽 - 마굴 (14) 16.09.07 656 12 13쪽
39 1부 검은 성벽 - 마굴 (13) +1 16.09.06 701 12 13쪽
38 1부 검은 성벽 - 마굴 (12) 16.09.06 695 12 13쪽
37 1부 검은 성벽 - 마굴 (11) 16.09.02 869 10 12쪽
36 1부 검은 성벽 - 마굴 (10) 16.09.02 774 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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