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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빼미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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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돌빼미
작품등록일 :
2016.08.05 15:38
최근연재일 :
2017.12.23 23:50
연재수 :
244 회
조회수 :
142,737
추천수 :
1,985
글자수 :
1,433,061

작성
16.09.19 21:00
조회
621
추천
10
글자
12쪽

1부 검은 성벽 - 마굴 (22)

DUMMY

관영은 종인이 말하는 것을 듣지 못했다는 듯이 아무런 대답 없이 종인을 부축하여 조작실로 향하려 했지만, 종인은 몸부림을 치면서 관영의 부축에서 벗어난 후에 다시 힘겹게 입을 열어 말했다.


“제가···. 제가 미끼가 되겠습니다.”


관영은 그런 종인을 쳐다보지도 못한 채로 그저 안 된다는 듯이 그럴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연신 가로 저어댔다. 하지만 종인은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렇게 다리가 잘린 채, 채로 앞으로 뭘 할 수··· 있겠습니까? 제가 하겠습니다. ···저에게 맡겨 주세요.”


관영은 자신의 삶을 포기하는 듯한 종인의 말에 그의 멱살을 잡으면서 화를 냈다.


“지금 다리를 못 쓰게 되었다고, 앞으로의 삶을 포기하겠다는 건가!”

“종인아! 포기하면 안 돼! 살 수 있어! 살 수 있다고!”


마크도 관영의 옆으로 다가와 종인을 설득하였지만, 종인은 상처에서 오는 고통에 의해서인지, 아니면 자신을 생각해 주는 관영과 마크 때문인지 모를 눈물을 주르륵 흘리면서 말했다.


“아, 앞으로 더 힘든 일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이런 다리로 걸리적···거리고 싶지··· 않습니다.”


종인은 자신의 멱살을 잡고 있는 관영의 손을 살며시 잡으면서 힘이 없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리고 그 목소리는 이미 모든 것을 포기한 듯한 느낌을 주었다.


“이제 그만···. 부모님을 만나러 가게··· 해주세요.”


그 말을 들은 관영은 종인의 멱살을 움켜쥐고 있던 손에서 점점 힘이 빠지기 시작했고, 마크는 고개를 숙이며 좌절하기 시작했다.


종인이 모든 것을 받아들이겠다는 눈빛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자, 관영은 비통한 표정을 지으면서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고, 종인은 그런 관영을 힘겹게 감싸 안으면서 말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대장님···.”


그리고 멀쩡한 손으로 좌절하고 있는 마크의 손을 잡으면서 말했다.


“언제나···. 고맙게 생각하고···. 있었어요. 형님···.”


짧은 작별 인사를 마친 종인은 윤성을 바라보면서 힘겹게 말했다.


“저 좀···. 도와주시겠어요? 대장님이나 마크형님은 힘드···실 것 같으니까.”


하지만 윤성은 두 사람과 마찬가지로 고개를 숙인 채로 슬퍼하고 있었고, 이에 종인은 목에 힘을 주며 윤성에게 외쳤다.


“시간이 없어요···. 빨리요!”


종인의 혼신의 외침을 들은 윤성은 몸을 움직였고, 떨리는 손으로 종인을 부축하기 시작했다.


“고마워요···. 대장님에게서 ···연막탄 스위치와 폭렬탄을 좀 가져다주세요.”


종인의 부탁을 들은 윤성이 관영에게 다가가려 하자, 진아가 윤성을 가로막으며 자신이 가져오겠다는 눈빛을 보였고, 아직도 눈물을 흘리고 있는 관영에게 다가가 연막탄 스위치와 폭렬탄을 그의 몸에서 찾은 후에 종인에게 가져다주었다.


종인은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억지로 참고 있는 진아를 보면서 중얼거렸다.


“만약···아주 만약에···. 이 재앙을 멈추게 되면···. 제 동생에게 이걸 좀 전해주세요.”


종인은 진아가 가져다 준 연막탄을 작동시키기 위한 스위치와 바질리스크를 상대하기 위한 폭렬탄을 챙긴 후에 진아에게 두 개의 반지를 내밀었다.


“부모님의 유품···이에요. 먼저···가서 미안하다는···말도 전해주세요.”


종인은 고통을 억지로 참아내면서 미소를 지었고, 결국 진아는 종인에게 두 개의 반지를 받아들면서 울음을 터트렸다.


자신의 희생을 슬퍼하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종인은 윤성의 부축을 받으면서, 거치대가 설치되어 있던 계단으로 내려갔다.


힘겹게 종인을 부축하면서 내려간 윤성은 일단 바질리스크의 움직임을 파악하려고 했다. 아직 계단 바깥에서는 폭렬탄으로 인해 연기가 가시지 않고 있었는데, 그 연기 사이로 바질리스크가 뼈를 씹어 먹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뼛속까지 떨리게 만드는 그 소리가 너무 듣기 싫었던 윤성은 귀를 틀어막고 싶은 행동을 가까스로 참아내며 종인을 부축했다.


거치대가 있는 곳에 도착하자 종인은 윤성에게 손짓으로 자신을 내려달라고 했고, 윤성은 착잡한 심정으로 종인을 내려주면서 그를 거치대의 뒤쪽으로 내려놓아서 그의 몸을 일부라도 숨겨주었다.


윤성의 도움을 받으며 몸을 힘겹게 움직여 자리를 잡은 종인은 핏기가 없는 새하얀 얼굴로 윤성을 바라보면서 이제는 잘 나오지 않는 목소리로 힘겹게 말했다.


“고···마···워요.”


윤성은 차마 종인을 바라보지 못한 채로 눈을 질끈 감고 계단 위로 올라왔다. 관영과 마크는 아직도 고개를 숙인 채로 눈물을 흘리고 있었고, 그런 관영과 마크의 팔을 잡아 올리면서 윤성이 외쳤다.


“종인씨가 목숨을 걸고 만들어 주신 기회를 그냥 버리실 겁니까?!”


윤성의 말을 들은 관영은 자신의 눈물을 닦아내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조작실 쪽의 계단으로 향했고, 마크는 아직 슬픔을 떨쳐내지 못하겠다는 듯이 종인이 내려간 계단을 보면서 구슬픈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종인아.”


윤성은 그런 마크를 억지로 잡아끌면서 조작실 쪽의 계단으로 데려왔고, 관영을 비롯한 사람들이 중간 지점에서 대기하고 있는 것을 보았는데, 모두가 새파랗게 질린 얼굴을 하고 있자 일행들을 돌아보면서 물었다.


“왜 그러세요?”


윤성의 질문에 빈센트는 계단의 바깥쪽을 가리켰고, 잠시 후에 계단 입구 쪽에서 바질리스크가 머리를 계단 안으로 들이밀다가 재빠르게 머리를 다시 빼내는 행동을 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원정대를 자극하려는 것인지 혀에는 제일 처음에 사망했던 형일로 추측되는 사람의 시체가 매달려 있었고, 바질리스크가 얼굴을 들이밀 때마다 관영이 총을 발사하려고 했지만, 그 타이밍마다 머리를 빼는 기이한 행동에 원정대는 혼란에 빠졌고, 빈센트는 침착하게 바질리스크의 행동을 추측했다.


“저놈···. 아무래도 아까 폭렬탄을 맞아서 경계를 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아프긴 했었나 보군요.”


관영은 이를 갈면서 중얼거렸고, 계속 자신들을 놀리는 듯이 머리를 들이미는 바질리스크를 보며 극심한 분노를 숨기지 않고, 표출하고 있었다.


결국, 장난이었는지 모를 행동을 하던 바질리스크는 귀찮다는 듯이 혀를 휘둘러서 벽에 형일의 시체를 처박았고, 수박이 깨지는 것 같은 소리와 함께 피와 골수가 온 벽으로 튀었다.


원정대는 잔혹한 그 광경에 분노하면서도 저절로 몸이 떨릴 정도로 소름이 끼치는 것을 느꼈고, 이에 자신이 노린 대로라는 듯이 바질리스크가 긴 혀로 벽에 묻은 피를 핥아 먹기 시작했다.


“개자식! 우릴 가지고 놀고 있어!”


마크가 바질리스크의 행동에 치를 떨면서 외쳤고, 원정대는 바질리스크의 행동을 보면서 공포의 감정을 불태우는 극심한 분노로 자신들의 심장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한편, 바질리스크는 이 사냥감들을 사냥하기 위해서 그동안 굶었던 보람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 사냥감들이 자신의 공격에 쉽게 당하지 않고, 저항을 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마치 게임을 하는 것 같이 느껴져서 즐겁기까지 했다.


벽에 뭍은 피를 핥아 먹던 바질리스크는 형일의 시체를 다시 혀로 잡아서 계단 바깥으로 꺼낸 후에 일부러 원정대를 자극하기 위해서 계단 입구에 얼굴을 드러내며, 형일의 시체를 조금씩 뜯어먹기 시작했다. 바질리스크는 형일의 시체를 뜯어먹으면서 이제 원정대가 어떤 노림수를 사용할지 흥미롭다는 듯이 원정대를 주시하고 있었다.


여전히 원정대를 주시하면서 시체를 뜯어먹고 있는 바질리스크를 바라보고 있자니 더 이상은 참지 못하겠다는 듯이 마크와 윤성이 몸을 일으키자, 관영은 분노로 얼굴을 일그러트리면서도 윤성과 마크의 어깨에 손을 얹은 후에 기다리라는 눈빛을 보냈다.


자신들의 어깨에 올라와 있는 관영의 손에서 가까스로 참고 있는 관영의 인내심을 느낀 두 사람은 다시 몸을 낮추고, 바질리스크에게 눈을 떼지 않았다.


바질리스크와 원정대가 계단에서 대치하고 있던 그때, 반대쪽 계단에서 총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바질리스크는 총소리를 듣자마자 형일의 시체를 먹던 것을 멈추고, 또 어떤 재미있는 게임을 할 것인지 기대된다는 듯이 반대쪽 계단 쪽으로 시선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리 와···. 이리 와···. 나랑 놀자···. 빌어먹을 놈아···.”


종인은 계단에서 누운 채로 이를 악물면서 바질리스크의 신경을 자신에게 돌리기 위해서 아무 곳에나 사격을 가했고, 종인의 생각이 먹혀들었는지 계단에 비치는 바질리스크의 그림자가 점점 커지고 있었다.


“헤헤. 그래···. 잘 왔다···. 나랑 놀자···.”


바질리스크의 신경을 자신에게 돌리는 데 성공한 것을 안 종인은 떨리는 손으로 총의 위쪽 덮개를 열고, 폭렬탄을 장전했다. 그리고 폭렬탄의 장전을 끝내자마자 종인은 계단 안으로 고개를 들이민 바질리스크의 거대한 눈과 시선이 마주쳤다.


“···하하. ···진짜 더럽게 못생겼다. 너···.”


종인은 바질리스크가 알아들을지는 알 수 없었지만, 현재 자신의 솔직한 심정을 이야기했고, 핏기가 없는 얼굴로 총을 들어 바질리스크의 얼굴을 겨냥한 후에 방아쇠를 당겼다.


폭발탄은 정확하게 바질리스크의 얼굴로 날아갔고, 이윽고 굉음을 내면서 터져나갔다. 바질리스크는 설마 종인도 폭렬탄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기 때문에 정통으로 폭렬탄을 맞았고, 괴성을 지르면서 고통스러워하기 시작했다.


워낙 가까운 곳에서 폭렬탄을 맞은 탓인지, 바질리스크의 거대한 눈을 보호하던 투구의 덮개가 일부 파손되었고, 바질리스크는 연기를 헤치면서 분노한 표정으로 종인을 노려보았다.


종인은 그런 바질리스크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왠지 모를 웃음이 터져 나왔고, 큭큭 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바질리스크는 자신을 보고 웃고 있는 종인의 모습에 잠시 어이가 없었지만, 신경 쓰지 않겠다는 듯이 종인이 두려워하던 소리를 내면서 천천히 입을 벌리기 시작했다.


아쉽지만 다음 폭렬탄을 장전할 만한 힘이 종인에게 남아있지 않은 것 같았고, 종인은 자신의 품에 있는 연막탄과 연동된 스위치를 작동시킨 후에 폭렬탄을 한 손에 꼭 쥐었다.


종인은 바질리스크의 입에서 나온 혀가 자신의 바로 앞까지 다가오자, 떨리는 목소리로 웃으면서 말했다.


“···와라.”


바질리스크는 종인을 혀로 낚아챈 후에 이리저리 흔들면서, 계단의 벽에 부딪히게 했고, 벽은 종인의 상처에서 나오는 피로 인해 붉은색으로 물들어 가고 있었다. 아득히 멀어져 가는 정신 속에서 종인은 이를 악물며 폭렬탄을 작동시켰고, 마지막으로 자신이 가장 보고 싶은 사람의 이름을 속삭였다.


“···혜진아.”


바질리스크가 정신을 잃은 종인을 계단에서 빼내고, 자신의 입에 밀어 넣으려고 하는 타이밍에 종인이 필사적으로 손에 쥐고 있던 폭렬탄이 터졌다. 바질리스크는 그 영향으로 입에 화상을 입었고, 혀가 사방으로 육편을 날리면서 터져나갔다.


“끄아아악!”


바질리스크는 입에서 느껴지는 극심한 고통에 비명을 토하면서 정비소에서 구르기 시작했고, 눈도 영향을 받았는지, 계속 껌뻑거리면서 얼굴을 이리저리 흔들기 시작했다.


“지금이야! 어서 움직여!”


기회를 포착한 원정대는 재빠르게 계단에서 튀어나오면서 로스트 트레인에 몸을 실었고, 타이밍이 좋게 연막탄들이 작동하면서, 회색 연기가 원정대의 움직임을 가려주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의 도움을 받으며, 헐레벌떡 운전석에 앉은 빈센트는 로스트 트레인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어서 도망쳐야 해요!”


관영이 빈센트에게 독촉하듯 말했고, 곧이어 로스트 트레인이 소음을 발산하면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꽉 잡아! 이제 출발하네!”


하지만 로스트 트레인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소리와 관영과 빈센트의 외침에 바질리스크가 반응했다. 바질리스크는 자신의 몸을 상하게 한 사냥감들에 대한 분노와 증오로 온몸이 타오르기 시작하는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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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16) +1 16.10.13 612 11 13쪽
64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15) 16.10.12 610 11 13쪽
63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14) 16.10.11 583 13 12쪽
62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13) 16.10.10 619 9 14쪽
61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12) 16.10.07 549 12 13쪽
60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11) 16.10.06 718 10 14쪽
59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10) 16.10.05 606 10 12쪽
58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9) 16.10.04 693 12 13쪽
57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8) 16.09.30 644 11 13쪽
56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7) 16.09.29 670 11 13쪽
55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6) 16.09.28 825 9 13쪽
54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5) 16.09.27 643 10 14쪽
53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4) 16.09.26 685 11 14쪽
52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3) 16.09.23 603 9 12쪽
51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2) 16.09.22 694 10 12쪽
50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1) 16.09.21 731 10 13쪽
49 1부 검은 성벽 - 마굴 (23) 16.09.20 808 10 13쪽
» 1부 검은 성벽 - 마굴 (22) 16.09.19 622 10 12쪽
47 1부 검은 성벽 - 마굴 (21) 16.09.16 745 9 12쪽
46 1부 검은 성벽 - 마굴 (20) 16.09.15 704 10 12쪽
45 1부 검은 성벽 - 마굴 (19) 16.09.14 677 11 12쪽
44 1부 검은 성벽 - 마굴 (18) 16.09.13 686 10 12쪽
43 1부 검은 성벽 - 마굴 (17) 16.09.12 671 12 13쪽
42 1부 검은 성벽 - 마굴 (16) 16.09.09 651 11 12쪽
41 1부 검은 성벽 - 마굴 (15) 16.09.08 661 10 13쪽
40 1부 검은 성벽 - 마굴 (14) 16.09.07 656 12 13쪽
39 1부 검은 성벽 - 마굴 (13) +1 16.09.06 701 12 13쪽
38 1부 검은 성벽 - 마굴 (12) 16.09.06 695 12 13쪽
37 1부 검은 성벽 - 마굴 (11) 16.09.02 869 10 12쪽
36 1부 검은 성벽 - 마굴 (10) 16.09.02 774 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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