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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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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돌빼미
작품등록일 :
2016.08.05 15:38
최근연재일 :
2017.12.23 23:50
연재수 :
244 회
조회수 :
141,782
추천수 :
1,985
글자수 :
1,433,061

작성
16.09.08 21:00
조회
655
추천
10
글자
13쪽

1부 검은 성벽 - 마굴 (15)

DUMMY

비록 분위기에 휩쓸려 술 상대를 해주기로 했지만, 관영에게서 받은 술의 색깔이 녹색인 것을 알게 된 윤성은 범상치 않은 그 색깔에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관영을 쳐다봤고, 자신을 의심스럽게 쳐다보는 윤성을 향해 웃어준 관영은 잔을 들어 입에 술을 한 모금을 털어 넣었다.


“크아!”


녹색의 술을 마신 후에 관영은 얼굴을 찡그리면서 탄성을 내뱉었고, 윤성은 관영의 반응을 보고 있자니 더 불안한 마음이 들면서 손에 들고 있는 술을 마시는 것이 점점 더 꺼려졌다.


“···이 술 마셔도 괜찮은 겁니까?”


관영은 입가를 닦으면서 윤성의 질문에 대답해주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맛이 좋다고 할 수는 없는 술이야. 무엇으로 만들었는지는 나도 모르지만, 여기 주민 중에 술을 만들어 봤다고 하는 사람이 준 선물이네. ···내용물은 비밀이라고 하는 걸 보면 그렇게 입에 담기 좋은 재료는 아닌 것 같지만, 이런 술이라도 있는 게 다행이지 않겠나?”


술병을 다시 한 번 바라보면서 관영은 말을 이었다.


“···마시지 않으면 버틸 수가 없는 세상이니 말이야.”


말을 마치며 다시 술을 따라 마시는 관영이 쓸쓸해 보인 윤성은 눈을 감고, 술을 한 모금을 들이켰다. 쓴맛을 가득 담긴 녹색의 액체가 윤성의 목을 휘어 감으며 식도로 내려가기 시작했고, 술이 지나간 식도가 뜨거워지면서 온몸에 쓴맛이 가득 차오르자 윤성은 사레가 들린 듯이 콜록거리기 시작했다. 관영은 그런 윤성을 보고 웃으면서 그의 등을 두드려 주며 말했다.


“꽤 맛이 쓰지? 그래도 익숙해지면 이만한 맛도 없다네.”


윤성은 기침이 멈추지 않아서 관영의 말에 반박할 수가 없었고, 관영은 껄껄거리면서 다시 술을 한 모금 들이켰다.


기침이 어느 정도 가라앉은 윤성은 얼굴이 빨개진 채로 눈물을 흘리면서 겨우 몸을 일으켰고, 기침이 가라앉은 윤성에게 관영은 다시 술을 권해 보았지만, 윤성은 다시는 마시고 싶지 않은 마음에 다급히 손사래를 쳤다. 관영은 그 모습을 보며 재미있다는 듯이 웃어댔고, 안정을 되찾은 윤성은 관영을 향해 원망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식도가 불타는 줄 알았네요. 너무 독한 거 아닙니까?”

“하하하! 본래 술은 독해야 제맛인 것 아니겠나?”


윤성은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관영의 의견을 부정했고, 관영은 혼자서 잔을 기울이며 조금씩 녹색의 술을 비워나가기 시작했다. 윤성은 그의 옆에서 말없이 자신들의 앞에 펼쳐진 농지를 구경하고 있었고, 관영은 그런 윤성에게 말했다.


“어떤가? 참 잘 만든 밭이지?”

“그러게요. 식물들이 참 다양하게도 자라고 있네요. 씨앗들은 어디서 구하신 건가요?”


관영은 술을 들지 않은 손으로 건물을 한 바퀴 훑으면서 대답했다.


“이곳이 예전에 큰 쇼핑몰이어서 그런지 뒤지면 안 나오는 게 없다네. 사람들과 거주지를 만들다가 한 가게에서 씨앗들을 발견했는데, 왠지 버리기 아까워서 사람들에게 말해서 공원을 밀어내고, 이 농지를 만들었지.”


말을 마친 관영은 자랑스럽다는 듯이 두 팔을 벌리며 농지를 가리켰고, 그 과정에서 윤성은 달빛을 받아 빛나고 있는 관영의 목걸이를 발견했다. 관영 같은 남자가 착용하기엔 너무 유치해 보이는 그 목걸이가 신기했던 윤성은 관영에게 목걸이를 가리키면서 물었다.


“그 목걸이는 뭐예요?”


갑작스러운 윤성의 질문에 관영은 술기운에 약간 붉어진 얼굴로 자신의 목걸이를 내려다본 후에 목에서 목걸이를 풀어 윤성에게 내밀었다. 목걸이는 별 모양을 하고 있었는데, 별 모양의 가운데에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귀여운 동물 캐릭터가 그려져 있는 목걸이였다.


“어때 예쁘지 않나? 내 딸이 6살 때 내 생일 선물로 사줬던 목걸이라네. 여기를 이렇게 누르면···.”


말을 흐리며 관영이 목걸이의 끝을 살짝 누르자 목걸이가 열리기 시작했고, 그 안에서 관영의 가족사진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게 사랑하는 내 아내고, 이 아이가 신이 주신 보물인 내 딸이지.”

“귀엽게 생겼네요. 몇 살이죠?”

“이 목걸이를 선물로 줄 때 찍었던 가족사진이니까. 이제 20살이야. 임무 때문에 몇 번 만나지 못했지만, 집으로 귀가할 때마다 언제나 행복을 선사해 주는 고마운 존재들이라네.”


윤성은 관영의 말을 듣고 나니 이 유치한 목걸이가 그에게 중요한 보물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급히 그에게 목걸이를 돌려주었다.


관영은 돌려받은 목걸이를 목에 건 후에 숨겨두었던 피리를 꺼내서 애처로운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처음 듣는 노래였지만, 아름다운 노래였고, 달빛과 별빛이 내려앉은 농지에 관영이 연주하는 노래가 가득 차오르면서 잠시 다른 세상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좋은 노래네요. 마음이 편해지는 느낌이 드는 것 같아요.”

“하하. 알아주니 고맙군.”


노래를 마친 관영은 자신의 연주를 좋게 평가해주는 윤성에게 그리움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고마움을 표시했고, 딸이 주었다는 목걸이를 계속 만지작거리던 관영은 그리움에 취했는지 눈시울이 붉어지고 있었다.


“가족 분들이 보고 싶으신가요?”

“응? 아아. 미안하네. 나이가 드니 괜히 마음만 약해지는군.”


윤성의 질문에 눈에 맺힌 눈물을 닦으면서 관영이 대답했고, 윤성은 그런 관영의 감정이 자신에게 전해지는 것만 같아서 울적한 마음에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어둠이 깔린 하늘에서 자신들의 존재를 뽐내고 있는 수많은 별들을 보면서 윤성은 생각했다.


‘나에게도 나를 보고 싶어 하는 가족들이 있을까?’


자신의 가족도, 심지어 자기 자신에 대한 기억도 나지 않는 윤성은 자신의 딸을 그리워하는 관영이 왠지 부러워졌고, 누군가를 그리워할 수 있다는 것이 윤성의 입장에서는 큰 축복인 것처럼 느껴졌다.


‘날 그리워할 사람이 있는지 생각나지 않아···.’


울적한 마음이 든 윤성은 관영이 내려놓은 술병을 집어 술을 한 모금 들이켰다. 여전히 속이 타들어 가는 느낌이 들었지만, 그래도 처음보다는 버틸 만했고, 이 술이 주는 고통으로 인해서 잠시 동안은 마음속의 고통을 잊을 수 있었다. 윤성은 아마 관영도 마음속의 고통을 잊기 위해서 이런 독한 술을 마시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네는 보고 싶은 사람이 없나?”


관영의 질문에 윤성은 씁쓸한 얼굴로 고개를 가로저었고, 관영은 아차 싶다는 표정으로 윤성에게 바로 사과를 했다.


“아, 맞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지···. 미안하네.”

“괜찮습니다.”


윤성은 자신에게 고개를 숙여 사과하는 관영의 모습이 부담스러웠는지, 화제를 바꾸기 위해서 관영에게 다른 것을 질문했다.


“어떻게 이런 안식처를 만들어 내셨습니까?”

“왜? 다른 곳은 이 안식처와 많이 다른가?”


의미심장하게 반대로 질문을 해오는 관영에게 윤성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했다.


“제가 처음 있었던 곳은 한 미친놈 때문에 사람들이 다 죽은 눈을 하고 있었어요. 희망도 없고, 의욕도 없고, 아이들을 이용해서 식량을 가져오게 시키질 않나, 자신의 기분이 내키는 대로 사람들을 고문하지 않나···. 하지만 여기는 다르네요. 너무나 달라요.”

“이런 곳에선 대부분 다 그렇지. 법을 집행할 사람도 없고,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니까. 오로지 힘만 있다면 자신이 내키는 대로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어버렸으니까.”


관영은 안식처를 돌아보면서 말을 이어나갔다.


“여기도 다를 바가 없는 곳이지···.”


관영의 말에 윤성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물었다.


“다를 바가 없다니요? 제가 보기엔 희망과 웃음이 넘쳐나는 곳인데요?”

“그것도 결국 나와 마크가 힘으로써 이루어놓은 것이지.”


관영은 잠시 한숨을 쉰 후 천천히 입을 열고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맨 처음에 여기에 도착했을 때 이곳이 워낙 넓어서인지. 여러 파벌로 나뉘어서 싸움을 벌이고 있더군.”

“종인씨에게 들었습니다. 그걸 없앤 게 대장님과 마크씨라고···.”

“물론 우리가 그렇게 하긴 했지. 처음에 나와 마크는 우리에게 덤비는 사람들을 때려눕혔고, 자연스럽게 우린 그 파벌 중 하나를 흡수하게 됐네. 그리고 다른 파벌의 두목들도 굴복시키고 이 안식처를 우리 손에 넣게 됐어.”


잠시 말을 멈추고, 술을 한 잔 입에 털어 넣은 관영은 씁쓸한 얼굴로 말을 이어나갔다.


“나는 그때 사람들은 모아놓고 말했지. 우리는 정부에게 버림을 받아서 검은 장벽이 만든 감옥 안에 갇힌 것이고, 우리가 살 방법은 이곳에서 삶의 터전을 만드는 수밖에 없다고. 함께 할 사람은 남고, 함께 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떠나라고 말했네. 그래서 떠날 사람은 떠나고, 남은 사람들이 노력해서 겨우 이곳을 만들어 낸 거야.”

“잘하신 일이네요.”


관영은 다시 한 번 건물을 훑어보면서 말했다.


“아니지. 결국은 나와 마크도 힘으로써 이곳을 굴복시키고 우리 마음대로 안식처를 이렇게 만든 거야. 여기서 떠난 사람들 중에는 나와 마크가 힘을 써서 쫓아낸 자들도 있었네. 그 사람들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

“···하시고 싶은 말씀이 뭔지 모르겠습니다.”


관영은 갑자기 섬뜩한 표정으로 윤성을 쏘아보며 말했다.


“결국! 사람들이 사는 곳은 힘을 가지고 있는 자가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거야! 스컬지에 감염된 괴물들이 나돌아다니는 이런 세상은 더하지!”


윤성은 주먹을 떨리도록 쥐고 있는 관영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하지만 대장님께선 그 힘을 휘두르지 않고, 따듯한 곳을 만들어내셨잖아요.”


관영은 윤성의 말을 듣고, 주먹에 힘을 서서히 풀면서 씁쓸하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어찌 됐든 이 세상이 이렇게 된 건 내가 소속된 회사의 생체병기로 인한 거니까. 죄책감이 있었지···. 적어도 이곳이라도 사람들이 웃고 떠들 수 있는 안전한 장소로 만들어주고 싶었어. 웃기는 일이지. 그런 장소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하고, 그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동안···. 그들이 가족처럼 느껴지기 시작하더군.”


윤성은 살며시 관영의 손을 잡아주며, 그를 격려했다.


“실제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대장님의 모습을 보면, 모두 한 가족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관영은 윤성의 격려에 쓸쓸한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런가···?”


이후 두 사람은 말없이 술잔을 더 주고받았고, 술기운에 사로잡힌 윤성은 관영에게 질문했다.


“그런데 이런 가족 같은 사람들이 있는 곳을 떠나서, 왜 죽을지도 모르는 위험한 곳으로 가시려고 하나요?”


윤성의 질문에 잠시 뜸을 들인 관영이 대답했다.


“딸을 만나고 싶어서일세.”

“아, 그 목걸이를 줬다는···.”

“그래. 이 임무를 맡기 전에도 다른 임무가 있었으니, 못 본 지가 한 2년은 넘었군. 게다가 이런 괴물들의 세상으로 던져져 버렸으니 다시 만나는 것도 거의 포기한 상태였고···. 그런데 자네와 빈센트 박사님이 나타났고, 겨우 이 괴물들의 세상을 끝낼 수도 있다는 희망에 가슴이 벅차올랐네. 일이 잘되면 아내와 딸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 것이었으니까.”


다시 목걸이를 열어 가족사진을 쳐다보는 관영의 눈에는 애정이 듬뿍 담겨 있었다.


“그들을 만날 수만 있다면, 어떤 짓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아. 괴물들이 득실거리는 건 나에게 문제가 되지 않아. 오직··· 내 가족들만 볼 수 있다면···.”


말을 마치면서 관영은 눈물을 흘렸고, 윤성은 슬퍼하는 관영의 어깨를 두드려 주면서 하늘을 보았다. 여전히 하늘에는 별들이 넘실거리고 있었고, 윤성은 하늘의 별들을 보면서 관영에게 말했다.


“밤하늘은 참 신기하죠? 이렇게 어두운데도 빛이 보이니 말이에요.”


눈물을 닦는 관영을 향해 윤성은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아무리 어둠이 짙게 깔려있어도 빛나는 것들은 어디에나 있는 것 같아요. 그게 희망이라는 것 아닐까요? 아무리 절망이 짙게 깔린 세상에 있어도, 그곳에서 빛나고 있는 희망이 하나쯤은 있을 거예요. 그러니 대장님도 반드시 가족들과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예요. 희망을 버리지 마세요.”


관영은 윤성의 말을 들은 후에 민망한지 술을 들이키기 시작했고, 윤성은 그런 관영에게 혼자서 다 마실 생각이냐고 따지며 그의 손에서 술병을 낚아챘다. 술병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시겠다고 다투고 있는 두 사람의 위로 비치는 하늘에는 오늘따라 별들이 더욱 많이 보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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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16) +1 16.10.13 608 11 13쪽
64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15) 16.10.12 606 11 13쪽
63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14) 16.10.11 580 13 12쪽
62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13) 16.10.10 615 9 14쪽
61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12) 16.10.07 547 12 13쪽
60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11) 16.10.06 713 10 14쪽
59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10) 16.10.05 600 10 12쪽
58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9) 16.10.04 688 12 13쪽
57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8) 16.09.30 640 11 13쪽
56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7) 16.09.29 664 11 13쪽
55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6) 16.09.28 821 9 13쪽
54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5) 16.09.27 639 10 14쪽
53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4) 16.09.26 680 11 14쪽
52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3) 16.09.23 599 9 12쪽
51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2) 16.09.22 688 10 12쪽
50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1) 16.09.21 726 10 13쪽
49 1부 검은 성벽 - 마굴 (23) 16.09.20 804 10 13쪽
48 1부 검은 성벽 - 마굴 (22) 16.09.19 617 10 12쪽
47 1부 검은 성벽 - 마굴 (21) 16.09.16 741 9 12쪽
46 1부 검은 성벽 - 마굴 (20) 16.09.15 702 10 12쪽
45 1부 검은 성벽 - 마굴 (19) 16.09.14 673 11 12쪽
44 1부 검은 성벽 - 마굴 (18) 16.09.13 685 10 12쪽
43 1부 검은 성벽 - 마굴 (17) 16.09.12 666 12 13쪽
42 1부 검은 성벽 - 마굴 (16) 16.09.09 650 11 12쪽
» 1부 검은 성벽 - 마굴 (15) 16.09.08 655 10 13쪽
40 1부 검은 성벽 - 마굴 (14) 16.09.07 652 12 13쪽
39 1부 검은 성벽 - 마굴 (13) +1 16.09.06 698 12 13쪽
38 1부 검은 성벽 - 마굴 (12) 16.09.06 690 12 13쪽
37 1부 검은 성벽 - 마굴 (11) 16.09.02 867 10 12쪽
36 1부 검은 성벽 - 마굴 (10) 16.09.02 769 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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