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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쿨러 님의 서재입니다.

우린 몸이 바뀐 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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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쿨러
작품등록일 :
2023.05.10 12:44
최근연재일 :
2023.07.11 18:35
연재수 :
7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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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2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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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23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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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54화. 그의 이야기.

DUMMY

54화. 그의 이야기.



혼이 빠져나간 정신은 멍해지고 피딱지가 내려 앉은 귀는 웅웅거렸다.

점장에게 얼마나 호되게 시달렸는지 바람소리마저 호통 소리로 들릴 지경이다.


[입고된 신제품 옥외 창고에 쳐 박아 놨으니까. 다 정리하기 전엔 퇴근할 생각 하지마!]


상품권 팔러 나간 점장이 내게 내린 명령이다.

지은 죄가 있어 항변은 못하고 입만 댓발 튀어나와 인색한 그를 헐뜯었다.


“쫌생이 영감탱이 그것 쫌 늦었다고 한 시간이나 훈계하다니.”


손은 느그적 박스더미를 헤집는데 입은 쉴 새 없이 재잘댔다.

내게 내려진 형벌이 못 마땅해 그의 인성을 시궁창에 처박아 주었다.


“확! 허구헌 날 일은 안하고 짱박혀 논다고 본사에 꼰질러 버릴까보다.”


터져 나오는 긴 한숨.

이런다고 처지가 바뀌는 건 아니다.

못마땅하지만, 일은 주어졌고 놀았던 만큼 할당량은 채워야 했다.

나는 자꾸만 치솟는 짜증을 억누르며 입고된 물품을 정리해갔다.

폐점 음악이 흘러나오는데 아직 반도 정리하지 못했다.

앞으로 적어도 두시간은 더 개 고생해야 할 걸 생각하니 짜증은 쉬 가라 앉지 않았다.


“이걸 언제 다하지. 그냥 아무데나 쑤셔 넣 놓고 집에 가버릴까?”


푸념섞인 혼잣말을 뱉기를 수차례 너무 추워 손끝이 얼얼하다. 나는 입김을 불어 손을 녹이곤 다시 속도를 높여 정리에 박차를 가했다.

대충 정리하면 금방 할 수 있지만, 어차피 다시 해야 할 일이었다.

고달퍼도 지금 깔끔하게 해 놔야 두 번 작업하는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해 녹인 손으로 음악을 실행시켰다. 그리고 그루브를 타며 즐겁다며 마음을 속였다.

음악소리에 그제야 불평이 사그라 든다.

식사때에 맞춰 집에 들어가긴 글렀고 물에 찬밥이라도 말아먹으려면 부단히 서둘러야 했다.

‘피하지 못한다면 즐겨라.’는 엿 같은 말을 누가 했는지. 하지만 당장은 필요해, 곱씹으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쿵! 콰직.’


음악소리인지 아닌지 분간하기 힘든 둔탁한 소리와 함께 창고 기둥이 흔들렸다.

궁금함도 잠시, 찬밥을 갈망하는 손은 다시 일거리를 찾았다. 그런데 얼마 후 다급한 발소리가 가까워졌다.

소리의 근원지로 고개를 돌렸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안색이 창백해진 다래를 마주할 수 있었다.

그녀는 어찌할 바 몰라 하며 차키를 든 체 몸을 가늘게 떨고 있었다.

그 모습이 어찌나 아찔해 보이던지 몸은 냉큼 그녀에게로 튀어 나갔다.


“괜찮아?”

“오···. 오빠, 도···. 도와주세요.”

“무슨 일인데?”


어쩔 줄 몰라 하던 다래가 돌연 들고 있던 차키를 내게 건냈다.

운전이 서툴러 주차장 기둥을 박았다며 내게 운전을 부탁했다.

역정 낼 점장을 생각하면 거절하는 게 맞는데, 위태로워 보여 그럴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정리는 내팽개치고 그녀 따라 사고 지점으로 이동했다.

철골 기둥에 하얀색 경차가 사고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 차를 빼자 앞 범퍼가 내려 앉았지만, 다행히 운행에는 지장 없어 보였다.

어쩐지 급해 보이는 다래의 모습에 대충 수습하고 차를 몰았다. 그러자 조금 진정 되는지 그녀는 그제야 정신없던 이유를 설명해 주었다.

사고 때문이라 생각했는데, 이유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엄마가 쓰러지셨어요. 그래서 급한 마음에 그만.”

“어머니 병원에 입원해 계셨던 거 아니었어?”

“맞아요. 그런데 병실 생활이 많이 답답하셨나 봐요. 바람 쐬러 잠시 산책을 나섰고 그러다 정신을 잃은 모양이에요.”

“많이 놀랬겠다. 투병중 기력이 많이 쇠하셔 그런 거야!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마!”

“그런데 오빠.”

“응?”

“오빠가 그걸 어떻게 아세요?”


황당함은 의심으로 바뀌더니 날 경계하기 시작했다.

아차 싶었지만, 뱉은 말을 다시 주워 담을 수는 없어 바로 화제를 돌렸다.


“네 친구, 흑형이랑 사귀는 사이잖아. 아무튼 그게 중요한게 아니고, 어머니는 어떠신데?”

“모르겠어요. 아직 깨어나지 못하고 있나 봐요. 설마, 우리 엄마 잘 못된 건 아니겠죠?”

“아무것도 상상하지마! 병원은 책임을 회피하려 사소한 문제도 부풀려 말하는 경향이 있으니까. 별일 없을 꺼야!”


나는 그녀를 안심시키고 거북이들을 요리 조리 추월해 도로를 미끄러지 듯 달렸다.

막히는 도로는 우회하고 신호를 피해 골목길을 주파했다. 그랬더니 30분도 안되어 병원에 도착 할 수 있었다.

마침 딱 맞게 건물 앞 주차장에서 차 한 대가 빠져 쉽게 주차한 우리는 병원 복도를 함께 달렸다.

그녀는 얼마나 가슴 졸였던지 열린 가방에 소지품이 떨어지는 것도 모르고 뛰었다.

뒤처리는 뒤따르던 내 몫.

나는 떨어진 소지품을 챙기다 그만 그녀를 놓치고 말았다.

5층에 있는 병동으로 들어 가는 것 까진 봤는데, 어디로 사라졌는지 도통 찾을 수가 없다.

간호사도 통화중이라 어쩔 수 없이 스스로 찾아야 했다.


“어디로 간 거야?”


두리번 두리번 손바닥만 한 병실 창문을 들여 보며 그녀를 찾았다. 그리고 얼마 후 울고 있는 그녀를 발견할 수 있었다.

1인실 제법 넓은 병실에 그녀는 제 어머니의 머리를 쓸며 안도의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차갑게 생긴 의사의 설명에 연신 고맙다며 고개를 조아리고 있었다.

그러고도 한참을 복받친 감정을 눈물로 풀던 그녀는 그제야 날 발견하고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눈물 범벅인 얼굴을 손으로 가리고 꾸벅 인사를 건넸다.


“오빠 정말 고마웠어요.”

“뭘, 난 운전 밖에 한 게 없는데. 그리고 자 이거 받아.”

“이게 뭐죠?”


나는 생각없이 주워 온 소지품을 아무렇지 않게 건넸다.

그녀는 얼굴이 홍당무처럼 벌게 지더니 낚아채 듯 소지품을 빼앗았다.

제일 먼저 생리대를 품속에 갈무리한 그녀는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몰라 아무렇게 찔러 넣은 소지품만 만지작거렸다.

나는 립스틱과 핸드크림을 든 체 화끈거리는 얼굴을 달래야 했다.

그건 줍지 말았어야 했는데, 때늦은 후회다.


“아···.미안, 내가 좀 둔해서.”

“아니에요.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아, 차키를 깜박했네. 자 여기.”


마지막 물품까지 건네고 괜스레 멋쩍어 입술을 축였다. 그녀도 민망한지 끊긴 대화에 어색해했다.

딴청 피우며 고개를 돌려 열린 병실로 시선을 피했다. 그러자 그 곳엔 그녀의 어머니가 고통스러워하며 잠에 취해 있었다.

창백한 피부에 상대적으로 얼굴 낯빛은 꺼멓게 죽어 있고 미라라 해도 믿을 만큼 몸은 메말라 있다.

수술하면 살 수 있다는 의사의 말이 거짓으로 보일 정도로 한줌 희망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녀가 이 병원에 집착하는 이유를 그제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은하를 구렁에 빠트린 침묵을 외면할 순 없었다.

공감한다 해서 그녀의 옳지 못한 행동을 응원하는 건 아니었다. 설혹 그게 누군가의 목숨을 위협하는 행동일지라도.

내게도 지켜야 할 누군가가 있었다.

나는 다시 고개를 돌리고 차분히 다음 말을 준비했다.

지금 이 말을 하는게 맞는지 모르겠지만, 더는 미룰 수 없었다.

갓 안정을 찾은 그녀에게 돌을 던지는 거 같아 가슴은 쓰라렸지만 은하를 위해 물러지는 마음을 다잡아야 했다.


“다래야.”

“네?”

“부탁하고 싶은게 있는데 말이야.”

“말씀하세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도와 드릴게요.”


체 말도 하지 못했는데 늘 동면에 빠져 있던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렸다.

받지 않으려 했는데 휴대폰을 새로 장만했다는 은하가 떠올라 손은 당연하게도 통화 버튼을 누르고 있었다.


“여보세요.”


기대는 확신이 되어 대답을 재촉했다. 하지만 소화기 넘어 흐느끼는 소리만 들리자 불길한 생각이 엄습해 왔다.

애타게 그녀의 이름을 불렀지만, 부시럭 마찰음 사이 숨소리만 웅웅 울렸다.


“말 좀 해봐! 여보세요. 잘 안 터지나?”


답답한 마음에 핸드폰을 들어 핸드폰 연결상태를 확인했다. 하지만 연결 상태에는 문제가 없었다.

이름을 불러 대답을 독촉해도 먹통이 된 전화기에서는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

대신 옆에 있던 다래의 입에서 얕은 탄식이 터져 나온다.

아차하는 생각에 고개를 돌렸다.

해명을 바라는 얼굴. 그녀는 뒤로 물러나더니 차키를 떨어뜨렸다.

하지만 그녀는 내가 아닌 다른 곳을 보고있었다.

이상해서 고개를 돌렸고 당황한 이유를 바로 알 수 있었다.

나일론 환자들과 문병 온 가족들로 북적대는 병실 복도.

그 곳엔 은하가 있었다.

그녀는 복받친 감정을 어찌 하지 못하고 울상을 짓더니 내 품을 파고 들었다.

차갑게 식은 몸을 애처롭게 떨며 불안해 하고 있었다. 무슨일이냐 묻고 싶지만 일단 안아 진정시켰다.

가슴에 묻은 머리를 쓰다듬으며 따스한 온기를 나눠 주었다.

괜찮다며 어깨를 토닥이자 어느정도 진정되는게 느껴졌다.

그녀는 그제야 고개를 들어 올렸고 나는 미소로 인사를 대신했다.

멋쩍은 그녀가 다시 고개를 떨군다. 그러더니 표정을 고치고 같은 미소로 화답해 주었다.


“진정됐어?”

“덕분에.”

“무슨 일 있었어?”

“아빠가 병원에 입원하셨거든.”

“뭐? 어쩌시다? 괜찮으셔?”


폭풍 같은 질문에 그녀는 고개짓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하지만 여전히 걱정스러워 듣지 못한 질문을 반복해 묻게 되었다.


“어디 계시는데? 크게 다치신건 아니지?”


계속되는 물음에 그녀는 말이 없다. 그리고 나를 넘어 시선을 고정시켰다.

다래를 발견한 그녀가 표정을 건조하게 굳히며 긴가민가 고개를 갸웃했다.

나는 어떻게 처신해야 옳은지 몰라 마른 입술을 적셔야 했다. 하지만 다래가 먼저 말을 건넸고 그 한마디에 그간의 노력은 무의미해지고 말았다.


“은하야 오랜만이야.”

“권다래. 너 권다래 맞지?”

“날 못 알아보는 거야? 화장이 지워져 추하다지만 좀 서운한 걸”


은하의 표정이 삽시간에 구겨지더니 눈매가 매서워졌다.

폭풍전야와 같은 살기에 재빨리 그녀의 입을 막아야 했다.

다 된 밥까진 아니지만 설득할 반석에 올리기 직전이다.

재를 뿌리는 꼴을 두고 볼 수는 없었다. 후환은 두렵지만 자리를 벗어 나는게 최선이었다.


“내가 은하랑 할 이야기가 있어서. 어머니 잘 간호하고 내일 보자.”


황당함으로 물든 것도 잠시.

은하의 살기가 내쪽으로 방향을 튼다.

나는 숨이 턱턱 막히는데도 모르는척 끌다시피 그녀를 비상구로 인도 했다.

반항한다 싶더니 곧 순순히 끌려와 주었다. 하지만 등줄기를 타고 오한이 느껴져 한차례 몸을 떨어야 했다.

비상구 문이 닫히고 은하의 로우킥이 정강이에 작렬했다.

나는 비명을 토하고 한발로 통통 튀며 충격을 문질러 희석시켰다. 또 다시 로우킥이 날아 들고 반대편 정강이에도 같은 고통이 엄습하자 무릎은 바닥으로 곤두박질 쳤다.


“설명 똑바로 해! 이게 무슨 상황인지.”

“잠시만. 너무 아파서 말을 못하겠어.”

“이번엔 하이킥 날아간다. 강냉이 털려서 새는 발음으로 말하지 않으려면 빨리 말하는 게 좋을 거야!”


디딤발이 머리를 노리기 좋은 위치에 놓여 지고 곧이어 오른발이 움찔댄다. 나는 방어 자세를 취할 세도 없이 생각 나는 데로 변명을 늘어 놓았다.


“어머니가 쓰러지셔서 도움을 청하는데 못 본체 할 수 없었어. 그래서 같이 있었던 거고.”

“누가 같이 있다고 뭐라 하는 줄 알아? 왜 내 입을 막았냐고 이유가 뭐냐고!”


우리 사이를 오해해 모진말 할까 두려웠다 말할까? 하지만 거짓말은 뱉어지지 못하고 입안에서 맴돌았다.

널 돕고 있다는 말 또한 거짓말에 뒤섞여 옹알이만 주절거렸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짱돌을 굴리는데 왼발을 축으로 바람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차라리 정신을 잃기를 바라며 눈을 질끈 감았다.

풍압이 왼쪽 뺨을 훑으며 머리결이 날렸다. 가늘게 뜬 시야엔 그녀의 신발 밑창이 보이고 멈춰져 있었다.

그녀의 가늘어진 눈매에 물기가 촉촉히 고여있었다.

내 과잉 보호가 더 아픔이 된 것 같아 가슴이 울렁거렸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진실을 토해 버렸다.


“네가 잃은 기억, 내가 가지고 있어.”


그녀의 눈이 보름달만큼 커진것도 잠시 회귀했던 오른발이 다시 바람을 갈랐다. 그리고 방어할 새도 없이 관자놀이에 적중했다.


‘빠각!’


세상이 새하해졌다 암흑으로 점철됐다. 그리고 오늘에서야 알게 됐다.

만화에서 머리를 맞으면 별이 뱅글뱅글 돌았던 이유를.

새 지저귀는 소리와 이명소리가 머리 가득 차고 몸은 제어에 벗어나 바닥으로 곤두박질 쳤다.

후련함도 잠시 미안함이 엄습해 왔다.

내가 바랬던 고해성사는 이게 아닌데, 짐을 떠 넘긴 심정은 얻어 맞은 통증보다 더 쓰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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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몸이 바뀐 게 아니었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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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72화. 그의 이야기. 23.07.11 13 0 11쪽
72 71화. 그녀의 이야기. 23.07.10 11 0 12쪽
71 70화. 그의 이야기. 23.07.09 10 0 14쪽
70 69화. 그녀의 이야기. 23.07.08 12 0 13쪽
69 68화. 그의 이야기. 23.07.07 18 0 12쪽
68 67화. 그녀의 이야기. 23.07.06 10 0 12쪽
67 66화. 그의 이야기. 23.07.05 14 0 11쪽
66 65화. 그녀의 이야기. 23.07.04 13 0 12쪽
65 64화. 그의 이야기. 23.07.03 14 0 12쪽
64 63화. 그녀의 이야기. 23.07.02 18 0 13쪽
63 62화. 그의 이야기. 23.07.01 15 0 12쪽
62 61화. 그녀의 이야기. 23.06.30 16 0 14쪽
61 60화. 그의 이야기. 23.06.29 12 0 12쪽
60 59화. 그녀의 이야기. 23.06.28 18 0 14쪽
59 58화. 그의 이야기. 23.06.27 17 0 13쪽
58 57화. 그녀의 이야기. 23.06.26 16 0 14쪽
57 56화. 그의 이야기. 23.06.25 16 0 14쪽
56 55화. 그녀의 이야기. 23.06.24 17 0 13쪽
» 54화. 그의 이야기. 23.06.23 17 0 13쪽
54 53화. 그녀의 이야기. 23.06.22 18 0 14쪽
53 52화. 그의 이야기. 23.06.21 14 0 14쪽
52 51화. 그녀의 이야기. 23.06.20 14 0 15쪽
51 50화. 그의 이야기. 23.06.19 18 0 11쪽
50 49화. 그녀의 이야기. 23.06.18 22 0 13쪽
49 48화. 그의 이야기. 23.06.17 16 0 12쪽
48 47화. 그녀의 이야기. 23.06.16 20 0 14쪽
47 46화. 그의 이야기. 23.06.15 19 0 15쪽
46 45화. 그녀의 이야기. 23.06.14 18 0 13쪽
45 44화. 그의 이야기. 23.06.13 19 0 13쪽
44 43화. 그녀의 이야기. 23.06.12 20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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