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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쿨러 님의 서재입니다.

우린 몸이 바뀐 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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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쿨러
작품등록일 :
2023.05.10 12:44
최근연재일 :
2023.07.11 18:35
연재수 :
7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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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글자수 :
421,635

작성
23.06.2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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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52화. 그의 이야기.

DUMMY

52화. 그의 이야기.



1층 후문 안내 데스크.

다래는 걱정과 달리 새로 얻은 직장에 잘 적응하고 있었다.

아이와 함께 온 손님을 위해 유모차를 대여해 주고 바쁜 손님을 위해 빠른 동선을 알려준다.

처음이라 버벅 댈 법도 하건만, 베테랑 직원처럼 행사장 위치는 물론 문화센터 행사 시간까지, 능숙하게 응대했다.


‘한국대 출신은 역시 다르다는 건가?’


문득 같은 대 출신의 정 반대 성격을 갖은 이가 떠 올랐다. 그리고 까칠하게 응대하는 모습이 겹쳐져 이 와중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은하가 저 자리에 있었다면 재밌었을지도.’


나는 혼자만의 공상에 빠져 킥킥대며 같은 질문을 반복해 묻는 손님이 떠나길 기다렸다.

여전히 모르겠다며 의문부호를 그린 손님이 사라지고 다래는 퉁퉁 부은 발을 남몰래 주물렀다.

움직임 없어 더 힘들 텐데, 입가엔 힘든 기색 없이 직업 특유의 가식적인 미소가 걸려 있다.

그 모습이 퍽 서글퍼 잠시 우두커니 바라보았다. 그리다가 이내 눈이 마주쳤다.

시선을 느낀 그녀가 나를 찾았고 나도 피하지 않았다.

우린 서로를 의식했고 이제 조우할 일만 남겨두고 있었다.

자리를 지켜야 하는 그녀 대신 다가서기 위해 발을 땠다. 그런데 갑자기 세상이 암전 된 듯 어둠에 잠기더니 덩그러니 나타난 두 빛이 그녀와 나를 비췄다.

황당한 현상에 당황할 법도 하건만 빛을 쫓아 기억을 더듬었다.

오늘 하루 수차례 경험했던 터라 더는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흐릿한 기억 속 그녀의 표정이 빛 바랜 영사기 화면처럼 지나간다. 그리고 과거의 모습과 겹쳐지더니 현재의 모습이 지워진다.

나는 흑백 영상에 몸을 던져 그녀의 기억에 녹아 들었다.

전공 수업을 막 끝 마친 빈 강의실.

항상 밝았던 다래가 유독 어두워 보인다.

장학금에 어학연수 기회를 얻은 그녀는 기뻐하지 못하고 낙담해 실의에 빠져 있다.

그런 그녀를 위로하며 조교가 어깨를 두드렸다. 하지만 그녀의 기분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다음사람에게 양보하자! 지금 네가 포기하지 않으면 기회는 증발해 버려.”

“죄송해요. 언니, 저 양보할게요.”


우두커니 바라보는 은하의 입술이 맞물린다.

기회를 뺏은 거 같은 죄책감에 그녀는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바닥으로 시선을 피했다.


“은하야, 미안해할 필요 없어. 내가 여건이 안되는 걸 누굴 탓해!”

“그래도 이건···.”

“또 오겠지. 기회가 이번만은 아니니까!”


다래의 어머니는 암이 재발해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유일한 가족은 그녀뿐.

기회를 얻고도 쟁취하지 못한 이유다.

병원비에 허덕이는 마당에 간병인은 꿈도 못 꿨겠지. 그리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수술을 앞두고 떠날 수도 없었을 것이다.

그녀는 안타깝게도 자식 도리를 위해 인생이 바뀔지도 모르는 기회를 버려야 했다.


“다래야, 마지막으로 물을게. 주미국 대한민국대사관에서 반년간 실무와 어학을 배울 기회야. 정말 괜찮겠어?”

“은하에게 더 어울리는 기회예요. 전 포기할 게요.”

“네 뜻이 정 그렇다면.


이게 기억의 파편이 보여준 두 사람의 과거다.

감정이 상할 거 하나 없는, 안타까운 양보와 죄스럽게 얻은 기회.

둘은 서로 친하진 않았지만, 도리를 알고 의리가 있었으며 절차를 벗어나지 않았다.

둘 사이엔 악 감정이 생길 건덕지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은하의 아버지가 대권을 도전하고 상황은 변한다.

작은 불씨도 상대 진형에겐 거대한 산불이 될 명분이었던 것이다.

수술은 실패했고 어머니를 끔찍이 여기는 그녀가 취할 태도는 하나뿐이었다.

친구를 곤경에 빠트리는 제안이었지만, 거절하지 못할 정도로 달콤했고 다른 방법도 없었다. 게다가 침묵은 죄가 아니니 죄책감은 들지 않았을 테다.

너무 공감되고 이해되는 결정이라 마냥 나쁘게만 보이지 않는다.

어느 누가 가족의 목숨을 담보로 정의를 논할 수 있겠는가?

이해되는 변절에 입술이 잘근 물렸다.


‘상황이 이런데 “진실 구명 계획”으로 그녀를 설득한다고?’


말도 안 되고 절로 콧방귀가 새어 나오는 계획에 아미가 찡그러졌다.

한국대까지 나온 여자가 생각이 이리 짧을 줄이야.

직설적인 성격이 호탕한게 아니라 생각이 없었던게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들었다.

그녀의 계획은 이랬다.

박장화 씨를 설득해 다래가 침묵하는 원인을 해결해 주는 것. 하지만 이 계획은 첫 단추부터 끼워질 수 없었다.

역풍을 맞을 지도 모르는 방법에 정계에 잔뼈가 굵은 박장화 씨가 들어 줄리가.

사심 없이 도왔을지라도 기사 한 줄에 입막음을 위한 방편이 되는 건 한순간이기 때문이다.

도저히 방법이 없다.

그녀는 가족의 생명을 담보로 모험을 하지 않을 테고 나는 강요할 수 없다.

방치로 마냥 흐를 와전된 소문에 인상은 펴지질 않았다. 그러다 번뜩 뇌리에 한가지 기억이 박혔다.

뒤죽박죽 들어찬 기억의 파편 속 숨겨진 진실.

나는 생각할 틈도 없이 다래를 향한 시선을 거두고 토커의 집무실로 향했다.


“무슨 일로 오셨죠?”


갑작스러운 방문에 비서는 몸을 일으키더니 경계의 눈초리를 보냈다.

은테 안경을 차갑게 고쳐 올린 그는 숨도 고르지 못한 내게 이유를 채근하며 물었다.


“점장님께선 따로 지시한 사항은 없었는데요.”

“은하일로 지점장님을 뵙고 싶습니다.”

“업무 중입니다. 개인적인 용무는 끝나고 보시죠.”


제 선에서 정리하려는 비서의 행동이 불쾌해 아미가 찡그려 졌다.

지는 매번 개인적 용무로 불러 놓고 안 된다니.

나는 내로남불식 거절을 거절하고 집무실 문을 활짝 열었다. 그리고 태평하게 일하고 있는 토커를 쏘아보았다.


“이 사람이, 뭐하는 겁니까!”


비서가 거칠게 밀며 그런 나를 제지했다. 하지만 발에 공구리라도 친 양 버티며 그를 불렀다.


“저 좀 보시죠!”


토커는 작성 중이던 서류를 덮더니 깍지를 끼고 실랑이하는 우리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몸을 세우더니 의아해하며 비서를 물렸다.


“괜찮습니다. 조 비서님. 일 보세요.”


조 비사가 목례 후 사라지고 나는 권하지도 않았는데 매번 앉던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와서 앉으라고 까닥이며 고개 짓 했다.


“평소랑 분위기가 많이 다르시네요. 무슨 일이시죠?”

“우선 앉으세요. 그리고 조금만 기다리세요. 나도 아직 정리할 게 남았으니까.”

“무섭네요. 뭐, 그러죠. 오늘 처리해야 할 업무는 다 끝냈으니까. 그리고 마침 물어볼 것도 있고.”


맞은편 소파에 앉아 턱을 괸 그가 오늘따라 더 재수 없어 보인다.

가늘게 늘어진 눈매는 돌발 행동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고 반쯤 들린 입꼬리는 아무일 아니거든 각오하라 경고한다.

나는 그의 실체가 역겨워 눈을 흘기며 뒤엉킨 기억에서 실마리를 찾고자 집중했다.

꿈을 꾼 듯한 희미한 기억, 시점도 제 멋대로고 모르는 얼굴투성이다.

단편적이고 충격적인 기억만 전이된 탓에 퍼즐을 끼워 맞추기도 벅찼다. 하지만 손에 들린 퍼즐은 아무리 봐도 이해되지 않는다.

전당포 CCTV 화면 속 남자, 그리고 병원 대합실에서 남자를 향해 허리 숙여 연신 인사하는 다래의 모습.

두 남자는 동일인이었고 한 사람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흐리고 단편적인 기억이라 확신할 순 없지만, 간과해선 안 될 조각임엔 분명했다.


“당신이지?”

“앞 뒤 다 자르고 그게 무슨 말이죠?”

“은하 곤란하게 만든 사람. 당신이잖아!”


얼굴을 굳힌 토커의 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그는 어이없다며 더운 콧김을 뱉더니 자세를 고치며 매섭게 날 노려보았다.


“뭐 하자는 겁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당신이야.”

“뭐가요? 뭘 묻고 싶은 겁니까?”

“몰라서 물어? 당신이 아니라면 대체 누군데.”

“흠···.”


질문에 질문으로 응수했더니 그는 말을 아꼈다. 그리고 검지로 콧등을 비비며 모르쇠를 일관했다.

당장에라도 놈의 멱살을 잡고 따지고 싶은 마음이 들 끓었다. 하지만 지금은 참아야 할 때.

가지고 있는 패를 숨기고 차근차근 사실관계를 물어야 했다.

아무리 똑똑하고 철두철미한 성격이라도 반드시 헛점을 보일 테니, 그때를 위해 감정을 다스려야 했다.


“다래가 이 백화점에서 알바 하는 이유. 점장님 작품이죠?”

“명호 씨가 다래 씨를 어떻게 알죠? 우주도 얼굴은 모를 텐데.”

“그건 중요한 게 아니고 대답해 주시죠!”

“제가 왜 대답해야 하는지 모르겠네요. 명호 씨와는 상관없는 일인데요.”

“제 여자친구 일입니다.”


여자친구란 대답에 토커의 눈썹이 잠시 일그러졌다. 그리고 콧방귀를 뀌더니 등을 떼며 내게 얼굴을 바짝 붙였다.


“다래 씨와 그렇고 그런 사이가 된 지 몰랐네요.”

“말장난 하지 마시고 말씀해 주시죠.”

“명호 씨 상상속에서나 사귀는 거 아닙니까!”

“그렇게 정신 승리하면 마음이 편합니까? 피차 바쁘니 어서 말 해 주시죠.”


입술을 잘근 씹은 토커는 등받이에 기대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늘 그랬던 표정 그대로 선심 쓰듯 말을 꺼냈다.


“친구의 걱정이라 생각하고 대답해 드리죠.”

“그건 알아서 생각 하시고.”

“아실런지 모르겠지만, 그녀를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있습니다. 매수된 조교의 증언을 무력화시키고 현혹된 사람들에게 진실을 알리는 일입니다.”

“그건 대충 압니다. 그런데 휴학한 그녀가 왜 백화점에서 알바를 하고 있는 거죠?”

“생각보다 많이 아시네요. 그러면 대화가 편하겠네요. 쉽게 말해 설득 중입니다.”

“설득이요?”

“제 영역 내에 두고 관찰하면 문제의 본질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요. 은하랑 마주칠까 망설여졌지만 어차피 기억을 잃었으니 그런 자극 또한 좋을 거라 판단했습니다.”

“변명이 생각보다 비 논리적이시네.”

“네?”

“근본적인 이유를 알고 있잖아요. PD종합병원으로 어머니를 이송시켜 준 것만으로는 설득이 부족했습니까?”

“그걸.··· 명호 씨가 어떻게.”


놀라 눈을 휘둥그레 뜬 그는 커피를 흘리는 추태까지 보였다.

혼자 보기엔 아까운 얼굴. 은하도 가면이 벗겨진 놈의 면상을 봐야 하는데 한편으로 아쉽기도 했다.

차분하고 댄디 했던 표정은 온데간데없고 거짓말을 들킨 아이 같은 표정을 지었다.

나는 그 모습이 역겨워 팔을 뻗어 멱살을 움켜 잡았다. 그리고 거칠게 잡아당겼다.

여기서 이 말까지 하면 그는 어떤 표정을 지을까?

나는 참지 못하고 기대 반 분노 반 격한 음성으로 대차게 따졌다.


“시계는 왜 가져 갔어?”

“그건 또 어떻게···.”

“시계를 준 사람도 당신이지?”

“아닙니다. 그건 아니에요.”

“은하를 곤경에 빠트리는 저의가 뭐야?”

“오해니까. 이거 놓으세요.”

“당신, 은하 좋아했던 게 아니었어?”

“오해할 만합니다. 화나시는 게 당연하고요. 하지만 ···.”


‘벌컥.’


그가 변명을 늘어 놓으려는 찰나, 황망해하는 조 비서를 밀며 은하가 들어섰다.

그녀는 배신감에 치를 떨며 차갑게 토커를 쳐다보았다.


“너라고?”

“은하야, 아니야. 내 말 좀 들어봐.”

“변명은 듣고 싶지 않아. 묻는 거에나 똑바로 답해! 내가 들은 게 진짜야?”

“맞아! 하지만 그게 어떻게 된 거냐면···.”


‘챙그르 차르르르.’


은하가 던진 화분 받침이 바닥에 부딪혀 뱅글뱅글 돌았다.

그녀는 화를 이기지 못해 씩씩거리면서도 화분은 고이 원래 자리에 올려 놓았다. 그리고 매섭게 돌아서며 나직히 경고했다.


“식물은 잘 못이 없지.”

“은하야···.”

“나를 위해서라 믿을게. 내 편이 한 명 사라지는 일은 그 닥 유쾌하지 않으니까.”

“그게 아니라···.”

“시계, 어쩌면 네가 가지고 있는 게 더 나을지도. 하지만 이런 식은 곤란해. 한번 더 이러면 각오하는 게 좋을 거야!”


돌아 나가는 그녀를 잡지 못했다.

뒷모습이 너무 슬퍼 보였던 탓에, 의도했던 일이 아니었음에도 먹먹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물은 엎질러 졌고 주워 담을 수 없다.

나는 듣지 못한 변명은 무시하고 그녀 따라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당장 시계를 회수하지 않는 게 잘하는 짓일까? 생각은 많은데, 담담한 표정에 몸은 경직되고 입은 잘 떨어지지 않는다.

내리기 전에 기분을 풀어주고 싶은데 움츠려든 어깨를 펴기도 버겁다.

엘리베이터 계기판의 숫자는 빠르게 바뀌고 층마다 사람이 바뀌는데 우린 말이 없다.

차라리 날 보고 있지 않고 있다면 좋으려만, 뚫어져라 시선을 고정한 그녀가 폭풍 전야같이 무서웠다.

그녀는 2층에 도착하자 먼저 내리며 따라 내리는 날 올려 보았다. 그리고 오밀조밀한 입술을 움직여 짐작한 바를 물어 왔다.


“시계 어떻게 알았어?”

“그게···.”


눈동자는 사선을 향하고 당장이라도 튀어나올 듯 목 울대가 출렁였다.

독기 어린 시선의 진실을 향한 다그침에 감히 똑바로 처다 볼 수 없었다.

나는 한바터면 기억을 훔쳤다고 이실직고 말할 뻔했다. 하지만 이어지는 그녀의 말에 너무 쉽게 멈춰지더니 삼켜졌다.


“CCTV속 남자, 토커였던 거야?”

“아니, 조비서.”

“제법 눈썰미가 있네. 난 전혀 몰랐는데.”

“구두가 같았거든.”

“아 그래? 그래도 다행이다. 그가 가지고 있어서.”


저 말의 의미는 뭘까? 성격상 참기 힘들었을 텐데.

뺨을 떼리고 어떻게 네가 그럴 수 있냐며 몰아붙여야 마땅한데 오히려 다행이다며 두둔하다니.

이해되지 않았다.

나는 너무 쉽게 풀린 그녀를 말꼬리를 물으며 해명을 요구했다.


“다행이다고?”

“다른 뜻은 없었을 거야! 시계의 존재를 알려준 이도 그였으니까. 시계를 가지고 있다가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싶었겠지.”

“다른 건?”

“또 뭐가 있어?”

“아니야!”


한편으로는 다행이었다. 다래 이야기는 듣지 못해서.

짊어지려 했던 십자가를 지켜내서 기분은 참 오묘했다.

어떻게 둘러 댈까 고민했는데, 덧없는 걱정이 되고 말았다.

지금은 때가 아니다.

잃어버린 기억이 나를 택했다면 이유가 있을 터, 잠시지만 고민으로부터 해방시켜 주고 싶었다.

시계는 찾았고 남은 문제는 다래.

어찌되었건 무대는 만들어졌으니 기회를 반드시 살려야 한다.

곧 있으면 자유민주당 당내 경선. 지지율이 3위로 내려 앉은 그녀의 아버지를 위해서라도 시간은 촉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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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72화. 그의 이야기. 23.07.11 14 0 11쪽
72 71화. 그녀의 이야기. 23.07.10 12 0 12쪽
71 70화. 그의 이야기. 23.07.09 10 0 14쪽
70 69화. 그녀의 이야기. 23.07.08 12 0 13쪽
69 68화. 그의 이야기. 23.07.07 20 0 12쪽
68 67화. 그녀의 이야기. 23.07.06 13 0 12쪽
67 66화. 그의 이야기. 23.07.05 15 0 11쪽
66 65화. 그녀의 이야기. 23.07.04 15 0 12쪽
65 64화. 그의 이야기. 23.07.03 15 0 12쪽
64 63화. 그녀의 이야기. 23.07.02 18 0 13쪽
63 62화. 그의 이야기. 23.07.01 16 0 12쪽
62 61화. 그녀의 이야기. 23.06.30 18 0 14쪽
61 60화. 그의 이야기. 23.06.29 13 0 12쪽
60 59화. 그녀의 이야기. 23.06.28 18 0 14쪽
59 58화. 그의 이야기. 23.06.27 17 0 13쪽
58 57화. 그녀의 이야기. 23.06.26 16 0 14쪽
57 56화. 그의 이야기. 23.06.25 16 0 14쪽
56 55화. 그녀의 이야기. 23.06.24 17 0 13쪽
55 54화. 그의 이야기. 23.06.23 17 0 13쪽
54 53화. 그녀의 이야기. 23.06.22 19 0 14쪽
» 52화. 그의 이야기. 23.06.21 15 0 14쪽
52 51화. 그녀의 이야기. 23.06.20 14 0 15쪽
51 50화. 그의 이야기. 23.06.19 18 0 11쪽
50 49화. 그녀의 이야기. 23.06.18 24 0 13쪽
49 48화. 그의 이야기. 23.06.17 17 0 12쪽
48 47화. 그녀의 이야기. 23.06.16 21 0 14쪽
47 46화. 그의 이야기. 23.06.15 21 0 15쪽
46 45화. 그녀의 이야기. 23.06.14 18 0 13쪽
45 44화. 그의 이야기. 23.06.13 19 0 13쪽
44 43화. 그녀의 이야기. 23.06.12 22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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