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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더 님의 서재입니다.

망한 세상의 무공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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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사우더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4
최근연재일 :
2023.08.23 22:30
연재수 :
10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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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27,994

작성
23.06.17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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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글자
12쪽

42화 용종 라부(3)

DUMMY

우일신이 라부와 맞서 싸우기 위해서 가장 먼저 처리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바로 둘 사이의 거리다.


못해도 2킬로미터는 되었다.


아무리 영웅 업적으로 3배 강화되었다고 해도 이 거리를 단숨에 주파할 수는 없었다.


질풍일도의 순간 가속은 분명 바람과 같이 재빨랐다.


그러나 그 속도를 계속 유지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였다.


먼 거리를 질주하는 것은 신법이 아니라 경공의 영역이었다.


삼재보 기초적인 경공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건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으리라.


단순히 거리만 좁히면 되는 문제라면 이것만으로 충분했으리라.


경공의 부족함을 보충할 수 있을 정도로 신법이 압도적이었으니까.


그러나 폭풍의 마수는 그렇게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물의 채찍이 비처럼 쏟아져 내렸다.


채찍의 교묘한 궤적은 이중삼중으로 겹겹이 쌓여 있어서 피하는 게 쉽지 않았다.


마치 우일신이 어떻게 움직일지 모조리 알고 있는 듯했다.


쿨룰루와 어인들을 주변의 물을 신검합일의 감각처럼 썼다.



하지만 라부는 그보다 한 단계 위였다.


폭풍의 눈 전체가 녀석의 간격이었다.


부족한 경공이 발목을 잡힌 이유였다.


영웅 업적으로 모든 게 3배로 뻥튀기되어야 겨우 대등하게 맞설 수 있었다.


-고작 그 정도더냐.


라부가 비웃음을 흘렸다.


이대로 가다가는 피하기만 하다가 끝날 판이었다.


경공 이외에 속도를 높일 수단이 필요했다.


우일신은 공격을 피하면서 필사적으로 방법을 생각해 냈다.


‘저거다!’


우일신은 물의 채찍이 수면을 때리는 걸 보고 눈을 번뜩였다.


이쪽의 공력이 부족하다면, 상대에게서 가져오면 그만이었다.


우일신은 신검합일의 감각을 최대한 끌어올렸다.


등 뒤를 노리고 채찍이 날아든 순간.


몸을 크게 회전하며 이중 경파를 터트렸다.


물의 채찍과 겸격 경파가 충돌하면서 큰 반발력을 만들어 냈다.


우일신은 그 반발력을 거스르지 않고 추진력으로 삼았다.


이제까지는 첩진경의 경파를 연속해서 사용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금종조의 대성하면서 그 한계점이 크게 진척되었다.


기존의 두 배까지 반동을 버틸 수 있게 되었으며, 반동 해소도 빨라졌다.


우일신은 채찍의 공격을 교묘하게 이용하여 연속해서 가속했다.


-단념을 못 하는군.


라부의 신경질적인 어조로 중얼거렸다.


전투 양상이 바뀌었다.


핑퐁게임마냥 튕기듯 이동하는 우일신과 이를 막으려는 물의 채찍.


우일신은 풍류검결에 실린 쾌검의 묘리를 최대한 이용했다.


호흡을 가져가는 쾌속한 검격이 연달아 터지며 흐름을 주도했다.


신법의 움직임과 함께하는 검격은 불규칙한 채찍의 궤적에 완벽하게 대응했다.


그러나 극심한 내공의 소모를 피할 수 없었다.


중단전의 공능이 있음에도 그랬다.


내공을 절반가량 퍼부은 결과, 간신히 용종에게 닿을 수 있었다.


가속이 그대로 실린 풍류검결의 검격이 빛살처럼 내리꽂혔다.


진동의 내가중수법이 더해진 공격이었다.


팅!

그러나 회심의 일격은 통하지 않았다.


검이 비늘과 부딪힌 순간, 튕겨 나갔다.


반탄력만으로 손아귀가 찢어지는 듯했다.


진동의 내가중수법이 통하는 감촉은 분명히 있었다.


그러나 상대가 너무 큰 것이 문제였다.


그야말로 바다 위에 잉크 한 방울을 떨어뜨린 격이었다.


-칼질이 제법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이 몸을 쓰러뜨리기에 부족하다!


라부가 일갈하며 몸을 뒤흔들었다.


300미터가 넘어가는 거체가 움직이자, 거대한 파도를 일어났다.


여기에 물의 채찍까지 연계되어 쏟아지니, 우일신은 속수무책으로 밀려났다.


그때 라부가 크게 숨을 들이켰다.


그것만으로 대기가 크게 울렸다.


용종이 숨을 들이켠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는 뻔했다.


‘브레스 웨폰!’


마법도, 몬스터의 흉내도 아닌 진짜 용의 숨결.


저건 위험하다고 생존 본능이 경종을 울려댔다.


방해하고 싶어도 거리가 너무 멀었다.

여기까지 접근하는데, 내공 절반을 썼다.

머리 위까지 올라갈 시간이 물리적으로 부족했다.


피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숨결의 유효 범위는 폭풍의 눈 전체였다.

뛰어봤자 부처님 손바닥 위였다.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하나뿐.


바로 요격이었다.


‘삼재합일!’


여섯 번 중첩된 경파를 일점에 집중해 쏘아냈다.


채찍을 피하면서 절기를 완성해 낸 것은 그야말로 기적이었다.


동시에 폭풍의 마수가 숨결을 토해냈다.


압축된 번개 폭풍이 굉음과 함께 광선처럼 쏘아졌다.


숨결과 삼재합일이 허공에서 부딪혔다.


두 거대한 힘의 부딪힘은 공간을 일그러뜨렸다.


아래에서 위로 뚫느냐, 위에서 아래로 밀어내느냐.


결과는 숨결의 승리였다.


첩진경의 삼재합일을 조금씩 기세를 잃더니 이내 완전히 사그라졌다.


우일신의 머리 위로 폭풍이 내리꽂혔다.


* * *


-신기하군. 절대 살아남을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라부는 폭풍의 눈 속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마무리할 작정으로 쏘아낸 숨결이었다.


힘과 힘의 충돌로 위력이 떨어졌다고 해도 사람 하나 죽이기에는 차고 넘쳤다.


그런데 해골을 두른 기사는 아직도 죽지 않고 살아 있었다.


멀리 튕겨 나가기는 했으나, 범어로 반짝이는 방어막이 생존을 증명하고 있었다.


절체절명의 순간, 팔찌의 능력을 사용해 숨결을 막아내고야 말았다.


그러나 팔찌에 새겨진 글자의 빛은 확연히 줄어들었다.


앞으로 남은 방어막은 한 번뿐이었다.


-어떻게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는지 모르겠지만, 이건 이것대로 열등종에게 어울리는 결말이로군.


우일신은 물에 둥둥 떠 있는 채 라부가 지껄이는 말을 듣고만 있었다.


도저히 이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풍류검결이 닿지 않는다.


질풍일도도 따라잡지 못한다.


발경 파동, 신검합일, 내가중수법.


모두 소용없었다.


최대 화력이었던 첩진경의 삼재합일까지 스톰 브레스에 밀렸다.


가지고 있는 모든 수를 다 썼는데도 승산이 전혀 보이질 않았다.


‘이대로, 끝나는 건가?’


포기라는 두 글자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웃기, 지, 마······!”


쥐어짜 내는 한 마디.


마음속 깊숙한 곳에서부터 우러나온 진심이었다.


재앙의 화신이나 다름없는 존재를 눈앞에 두고서.


아직 꺾이지 않았다.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비틀거리며 어떻게든 몸을 일으켰다.


깨진 투구 너머로 보이는 두 눈이 형형하게 빛났다.


-다 죽어가면서 일어나다니.


폭풍의 마수는 질린 듯이 말했다.


-격차를 몸으로 체감했을 터. 이길 수 없다는 걸 절절히 느꼈을 있을 거다. 그런데 어째서 그렇게까지 발버둥 치는 거지?


거창한 이유 따위는 없었다.


별다른 대의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당연하다는 듯이 내려다보는 시선으로 지껄이는 말들이 열 받고 짜증이 나서 견딜 수 없었다.


뭐가 그리 잘나서 그런 시선으로 내려다보는 거지?


약하다고 해서 무조건 죽어야 하나?


약하면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것도 안 되나?


“그딴 좆같은 이치 따위 알까 보냐!”


피를 토하듯 외치며, 있는 힘껏 고개를 쳐들었다.


핏발이 선 눈으로 대적을 노려보았다.


설령 이 숨이 끊기는 한이 있더라도 저항하는 걸 멈추지 않으리라.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발버둥 치겠다.


꼴사납고 추해도 상관없었다.


어떤 고난과 역경에도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겠다.


그것은 가슴에 새긴 다짐이자, 나아가겠다고 정한 길이었다.


타오르는 듯한 짙은 의념이 머릿속을 불태웠다.


필요와 의념이 함께 하니, 자연스레 방법이 뒤따라왔다.


둥! 둥!

종을 두드리는 듯한 소리가 울렸다.


종소리가 울릴 때마다 우일신의 몸이 두둥실 떠올랐다.


내공으로 증폭된 진동이 신체를 허공으로 밀어 올리고 있었다.


진기와 완전히 합일된 진동, 아니 저것을 진동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그것은 진동의 성질을 품은 진기나 다름없었다.


본래 진기가 그러하듯이 의념에 따라 물리 법칙마저 일그러뜨렸다.


진기이자 진동이 주변 공간에 끊임없이 파문을 일으켰다.


본래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자신만의 무공을 만들어 나가던 재능이 3배로 증폭된 결과.


직관만으로 눈앞의 어려움을 타파할 정답에 도달하고야 말았다.


번뜩이는 영감이 머릿속에서 들끓는 의념을 무공 구결을 빚어냈다.


모든 고난과 역경을 뛰어넘기 위한 경공.


이를 정의하는 네 글자를 새겼다.


초극일로(超克一路).


그 어떤 어려움이 닥쳐와서 이겨내고 이 길을 나아가겠다는 맹세였다.


-무슨 바보 같은······!


라부는 경악에 차서 소리쳤다.


-아무리 뛰어난 재능이 있어도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실제로 눈앞에 일어나고야 말았다.


원하는 미래의 결과를, 과정을 무시하고, 현재로 끌고 오는 듯한 주객전도.


인과와 이치에 맞지 않는 불합리 그 자체였다.


무엇보다 그 밑바탕이 되는 저 타오르는 듯한 집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정해진 대로 죽이고, 본능에 따라 영역을 넓혀온 몬스터는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이었다.


우일신은 진동으로 된 진기를 발판 삼아 허공에 바로 섰다.


뒤이어 질풍일도의 발경 파동이 전신을 휘감았다.


경공의 진동, 신법의 경파.


둘이 만나는 순간.


콰릉!

천둥 치는 듯한 굉음이 울렸다.


진동의 보조를 받으며, 추진 경파가 신체를 떠밀었다.


하늘을 나는 것처럼 허공을 내달렸다.


드디어 신법이 제 짝을 찾았다.


새롭게 만들어 낸 경공은 모든 환경을 무시하고 달릴 수 있게 해주었다.


그것이 물이든 공중이든 상관없었다.


콰릉!

천둥이 칠 때마다 가속했다.


신체가 비명을 질러댔다.

내공을 움직일 때마다 격통이 내달렸다.


목적을 위해서 수단을 가리지 않고 모든 걸 내던지고 있었다.


신체의 한계, 체력, 내공, 정신력.

가지고 있는 모든 걸 불태워서 눈앞의 길을 뚫는 단기결전의 경공이었다.


물의 채찍이 요격하지만 따라잡지 못했다.


우일신은 그대로 라부의 몸을 타고 수직으로 올라갔다.


발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추진 경파와 함께 퍼지는 진동이 용종의 체내에 스며들었다.


진동을 이용한 내가중수법이었다.


경공과 신법이 맞물리며 이동이 공격 초식으로 승화했다.


-카아악! 뭐냐 이 고통은?!


용종이 몸을 비틀며 고통에 찬 신음을 흘렸다.


산불처럼 서서히 번져오는 격통.


그 고통의 중심에는 머리를 향해 일직선으로 달려오는 우일신이 있었다.


라부는 이대로 가만히 두면 위험하다는 걸 본능적으로 느꼈다.


아니, 위험을 넘어서 난생처음으로 공포라는 걸 느꼈다.


-오지 마라, 다가오지 말란 말이다!


발작하며 방해를 위해 물을 퍼부었다.


그러나 겨울바람이 물살을 갈라버렸다.


삭풍검이 번뜩이며 풍류검결을 풀어냈다.


경공이 더해지며 검력이 한층 고강해졌다.


이중 경파가 터질 때마다 물의 채찍을 사라졌다.


멈추기는커녕 속도는 점점 빨라졌다.


그럴수록 라부의 체내에 축적된 진동 역시 많아졌다.


내가중수법의 난타는 제아무리 크고 튼튼한 용종이라고 버틸 수 없었다.


이제는 마침표를 찍어야 했다.


삭풍검에 아직 이름을 짓지 않은 진동 진기를 한계까지 밀어 넣었다.


‘미안하다.’


웅!

괜찮다고 화답하듯이 삭풍검이 울었다.


-그, 그만! 멈춰! 멈춰라!

“안 멈춰. 절대로!”


우일신은 용종의 애원을 단칼에 거절했다.


화룡점정을 위해 각혈하는 용의 정수리를 향해 내가중수법을 때려 넣었다.


그러자 머리부터 시작해서 거대한 진동이 서서히 신체 첨단까지 퍼지기 시작했다.


쿨룰루의 창을 터트렸던 축적된 진동의 연쇄 공명.


미완성의 절기가 이 순간 완벽해졌다.


‘축진파쇄(築振破碎)!’


용종 라부의 몸이 거대한 폭탄이 되어 폭발했다.


폭발이 일으킨 바람(爆風)이 폭풍(暴風)을 집어삼키며 주변 일대를 뒤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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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41화 용종 라부(2) +1 23.06.16 1,073 19 12쪽
40 40화 용종 라부 +2 23.06.15 1,096 21 11쪽
39 39화 중간 보스(3) +1 23.06.14 1,140 21 13쪽
38 38화 중간 보스(2) +1 23.06.13 1,217 20 13쪽
37 37화 중간 보스 +1 23.06.12 1,237 19 14쪽
36 36화 풍류검결 +1 23.06.11 1,292 22 12쪽
35 35화 첫 번째 귀환 +3 23.06.10 1,319 23 12쪽
34 34화 신검합일(2) +1 23.06.09 1,253 22 12쪽
33 33화 신검합일 +6 23.06.08 1,290 23 12쪽
32 32화 남포역 철도(2) +1 23.06.07 1,276 22 12쪽
31 31화 남포역 철도 +1 23.06.06 1,346 20 11쪽
30 30화 울프팩 제거(2) +1 23.06.05 1,357 23 12쪽
29 29화 울프팩 제거 +1 23.06.04 1,452 20 12쪽
28 28화 종말 추적자의 나침반 +2 23.06.03 1,508 23 10쪽
27 27화 불청객 +2 23.06.03 1,508 25 10쪽
26 26화 손님 +4 23.06.02 1,542 26 10쪽
25 25화 삼재공 +3 23.06.01 1,584 31 11쪽
24 24화 종말을 걷어내는 영웅 +1 23.05.31 1,591 30 12쪽
23 23화 질풍일도 +1 23.05.30 1,613 26 11쪽
22 22화 고블린 주술사 +1 23.05.29 1,631 27 13쪽
21 21화 도발 +1 23.05.28 1,670 23 13쪽
20 20화 부산역 철도 2층 +1 23.05.27 1,728 26 12쪽
19 19화 파티 신청 +1 23.05.26 1,764 29 12쪽
18 18화 스컬맨 +1 23.05.25 1,838 29 11쪽
17 17화 재회 +1 23.05.24 1,857 30 10쪽
16 16화 너무 쉽다 +2 23.05.23 1,894 29 12쪽
15 15화 테러를 하자 +2 23.05.22 1,950 31 12쪽
14 14화 삼재합일 +2 23.05.21 1,965 28 12쪽
13 13화 미노스 +2 23.05.20 1,948 34 10쪽
12 12화 발상의 전환 +2 23.05.19 1,963 3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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