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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숑의 서재입니다

스타 작가 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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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숑
작품등록일 :
2017.06.29 15:20
최근연재일 :
-
연재수 :
2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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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83
추천수 :
6,139
글자수 :
104,683

작성
17.07.1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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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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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
글자
8쪽

Episode 3. 사건을 만들어라 (5)

DUMMY

새로운 스킬이라고?

그렇게 원할 때는 안 만들어지더니, 이제 와서?

나는 재빨리 스킬창을 열어 보았다.


<일반 스킬 – 궤변(레벨3)>

설명 : 논리라고는 쥐뿔도 없는 당신이 어떻게든 말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고안해 낸 스킬이다. 궤변을 들은 상대는 당신의 말에 설득되거나 혼란에 빠진다.


······스킬 설명이 영 마음에 안 든다.

왜 스킬이 만들어져도 이딴 게 만들어지는 거야?

어쨌거나 나는 말을 계속했다.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는 누구나 한번 쯤 다른 사람을 죽이는 상상을 합니다.”


스킬 탓인지 모르겠지만 말이 줄줄 흘러나온다.


“친한 친구, 상관, 심지어는 가족 가족까지. 단지 그것을 실천으로 옮기지 않을 뿐이지, 우리는 모두 누군가를 죽일 가능성을 가지고 있단 말입니다.”


[일반 스킬 ‘궤변’을 사용합니다.]

[궤변 스킬 성공! ‘그럴듯한 헛소리’가 발동합니다!]

[경비병 ‘베인’이 당신의 궤변에 설득됩니다.]

[경비병 ‘제크’가 당신의 궤변에 혼란을 느낍니다.]


“흠, 졸개 놈 맞을 수도 있겠군. 제크 너도 감봉 날마다 대장님 등에 칼 꽂는 상상할 거 아냐?”

“닥쳐, 죽고 싶냐?”

“오호라! 이것 봐라, 날 죽이겠다고? 대장님, 제크 녀석도 감옥에 같이 넣어야 할 거 같지 않습니까?”

“······이봐, 죄 없는 도적놈. 나도 좀 변호해 주지 그래?”


이거 생각보다 쓸 만한 스킬일지도 모르겠는데.

나는 제크를 향해 씩 웃으며 말했다.


“제크 님이라고 하셨습니까? 물론 당신은 감옥에 가실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죽이느냐 마느냐’의 기로’에서 늘 올바른 선택을 하며 살아왔으니까요. ‘죽이지 않겠다’는 선택을 하는 것. 그 선택을 통해 우리는 비로소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겁니다.”


제크라는 경비병의 표정이 묘해진다. 그만 쐐기를 박아 볼까. 나는 경비병들의 얼굴을 하나씩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비록 도적이지만 아직 아무도 죽이지 않았고, 앞으로도 죽이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이 당신의 상관을 죽이지 않는 것처럼 말입니다. 왜냐하면······ 저는 여러분과 같은 ‘인간’이고 싶기 때문입니다.”


[궤변 스킬 성공! 이제 상대방은 ‘콩으로 메주를 쑨다’라는 당신의 말도 믿을 것입니다.]


역시! ······아니, 메주는 원래 콩으로 쑤는 건데?


[경비병 ‘제크’가 당신의 궤변에 설득됩니다.]


“······대장님, 생각해 보니 죄목도 없는 놈인데 그냥 풀어 줘도 되지 않겠습니까?”

“하하핫! 이 친구가 같이 감옥에 갇히긴 싫은 모양이군!”


[경비대장 ‘솔제니친’이 당신의 말에 혼란을 느낍니다.]


······성공인가?


“도적놈이 어디서 글줄깨나 읽은 모양이구나.”


[경비대장 ‘솔제니친’이 당신의 궤변에 저항합니다.]


망할. 미친 대문호 같으니.


“네놈은 도적이다. 어쨌거나 도적단에 가입한 이상, 언젠가는 높은 확률로 사람을 죽이겠지! 뭐하냐, 어서 끌고 가라!”


이건 뭐 뇌까지 전투력으로 만들어진 놈인지 좀체 설득 될 기미가 없다.

빈틈을 찾아야 했다.

나는 경비대장의 인물 정보, 그 중에서도 ‘설명’ 칸을 다시 한 번 노려보았다. 그러자 아까는 제대로 보이지 않았던 정보가 떠올랐다. 상상력 레벨이 올랐기 때문일까?


[인물 정보]


인물 : 솔제니친

설명 : ······(중략)······ 최근 그는 가출 중인 아들 때문에 걱정이 많다. 천생 사막 남자라 무뚝뚝한 자신의 성격이 아들의 교육에 악영향을 끼쳤을까봐 자책하는 그는······.


······생각보다 평범한 가장이었잖아? 잠깐, 이걸 잘 활용해서 말해 보면······?

나는 재빨리 문장을 구성했다.


“······만약 제가 경비대장님의 아들이라면 어떻겠습니까?”

“뭐?”

“제가 경비대장님의 아들이라도, 대장님은 지금처럼 말씀하실 겁니까?”


갑작스런 질문에 솔제니친의 눈빛이 경계하는 기색을 띠었다.


“당황하지 마십시오. 그냥 가정해보자는 거니까.”

“아아, 흠흠.”


아무래도 아들이 가출했다는 사실은 비밀인 모양이지.


“당연하지. 네가 내 아들이라도 범죄를 저질렀다면 구형은 피할 수 없다!”

“아들의 죄목이 그저 ‘잠재적 범죄자’일 뿐이라도 말입니까?”

“내, 내 아들은 범죄를 저지르지 않아!”

“모르는 일이지요. 지금쯤 어디선가 저 같은 도적 나부랭이가 되어 있을지도.”

“······그럴 리가 없다!”

“아아, 흥분하지 마십시오. 그냥 가정해 보자는 거니까. 아무튼 도적이 된 대장님의 아들은, 어딘가의 경비대에 붙잡혀서 이렇게 말할지도 모릅니다. ‘이게 다 아빠 때문이야.’”


솔제니친의 얼굴이 희게 질려가는 것이 보인다.


“그, 그런······.”

“강제로 형을 집행 당한 그는 생각하겠지요. ‘아빠가 조금만 더 다정했더라면’ ‘아빠가 검술 연습을 조금만 덜 시켰더라면’ ‘아빠가 조금만 덜 무뚝뚝했더라면’ 나는 집을 나오지 않았을 텐데.”


[일반 스킬 ‘궤변’이 발동합니다!]


정말 봐줄 만한 얼굴이로군.

마치 전 세계에 수출한 자기 소설이 도합 100부 밖에 팔리지 않았음을 전해 들은 대문호의 표정이 저럴까.


“나, 나는······ 나는······.”


솔제니친의 콧수염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아빠가, 날 조금만 더 사랑해줬더라면.”


표정을 보고 있자니 어쩐지 내 가슴이 다 후벼 파이는 것 같다.


[일반 스킬 ‘궤변’이 효과를 발휘합니다!]

[경비대장 ‘솔제니친’이 혼란에 빠졌습니다.]


“그래, 모두 나 때문인가······.”


사막 남자의 자존심만 아니었다면 당장에라도 눈물을 떨어뜨릴 눈빛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끝내면 섭섭하지. 아직 끝이 아니라고.


“아뇨. 말했다시피 이건 가정일 뿐입니다. 어쩌면 그 반대일 수도 있으니까요.”

“······?”

“가출한 아드님께서는, 어쩌면 이제 당신을 이해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솔제니친의 눈빛이 흔들리고 있었다.


“‘그래, 어쩌면 아빠의 본심은 그게 아니었을지도 몰라.’ ‘아빠는 사막 도시 출신이니까.’ ‘아빤 자기 마음을 잘 표현할 줄 모르는 분이시니까.”

“······!”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의 원칙을 고수하는, 고집스런 사람이니까.”

“어째서 그런 말을 하는 거냐? 나는······.”


솔제니친은 내가 아들이라도 된 것처럼 나를 보고 있었다. 이제 그만 결정타를 날릴 시간이었다.


“왜냐하면 당신은 ‘아직 아무 잘못도 없기 때문’입니다.”

“······!”

“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든, 그건 당신 잘못이 아닙니다. 당신은 무뚝뚝한 사람이지만, 사랑을 모르는 사람은 아니니까요. 아들이 가출한 건 당신 때문이 아닙니다.”

“어째서······.”

“어째서냐고요? 저는 당신을 믿으니까요.”

“나를 왜······?”

“그게 무릇 ‘인간’이란 것 아니겠습니까?”


솔제니친의 얼굴에 번져가는 깊은 충격. 그의 감동은 곁의 경비병들에게까지 퍼져 가고 있었다.


“당신이 ‘아버지’라는 이유로 그 모든 책임을 덮어 쓸 이유는 없습니다. 마치 제가 ‘도적’이라는 이유로 세상 모든 도적의 비난을 대신 받을 이유는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궤변 스킬 대성공!]

[경비대장 ‘솔제니친’이 설득되었습니다.]

[이제 상대방은 1더하기 1이 1이라는 당신의 말도 신뢰할 수밖에 없습니다.]

[궤변 스킬의 레벨이 4로 올랐습니다!]


흐뭇한 메시지를 들으며, 나는 마지막 대사를 날렸다.


“저는 그저 평범한 인간일 뿐입니다. 대장님, 그만 저를 풀어주십시오.”


[일부 별들이 당신의 궤변에 감탄합니다!]

[일부 별들이 당신의 이야기에 2000 더스트를 지불하였습니다.]

[거성 중 하나가 당신의 행동을 흘끗거립니다.]

[3000 더스트를 추가로 획득하였습니다.]


기뻐 날뛰고 싶은 것을 간신히 참았다.

멍한 얼굴의 경비대장, 솔제니친이 나를 보고 있었다.


.

.

.


그리고 잠시 후, 나는 다시 구치소에 갇혀 있었다.


작가의말

여.. 연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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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Episode 3. 사건을 만들어라 (7) +19 17.07.14 5,087 216 16쪽
17 Episode 3. 사건을 만들어라 (6) +22 17.07.13 4,964 245 8쪽
» Episode 3. 사건을 만들어라 (5) +26 17.07.13 4,851 235 8쪽
15 Episode 3. 사건을 만들어라 (4) +31 17.07.12 5,278 251 9쪽
14 Episode 3. 사건을 만들어라 (3) +39 17.07.11 5,688 250 12쪽
13 Episode 3. 사건을 만들어라 (2) +76 17.07.10 6,020 265 14쪽
12 Episode 3. 사건을 만들어라 (1) +27 17.07.09 6,519 242 14쪽
11 Episode 2. 주인공이 되어라 (6) +38 17.07.08 6,588 320 10쪽
10 Episode 2. 주인공이 되어라 (5) +33 17.07.07 6,782 31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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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Episode 2. 주인공이 되어라 (3) +29 17.07.06 7,003 297 8쪽
7 Episode 2. 주인공이 되어라 (2) +22 17.07.06 7,827 279 10쪽
6 Episode 2. 주인공이 되어라 (1) +28 17.07.05 9,658 277 9쪽
5 Episode 1. 재벌집 10서클 소드마스터의 회귀 (4) +16 17.07.05 9,762 281 12쪽
4 Episode 1. 재벌집 10서클 소드마스터의 회귀 (3) +26 17.07.05 12,275 317 9쪽
3 Episode 1. 재벌집 10서클 소드마스터의 회귀 (2) +31 17.07.05 12,144 319 10쪽
2 Episode 1. 재벌집 10서클 소드마스터의 회귀 (1) +55 17.07.05 17,770 367 10쪽
1 Prologue. 24억 짜리 노하우 +54 17.07.05 30,372 406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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