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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숑의 서재입니다

스타 작가 되는 법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싱숑
작품등록일 :
2017.06.29 15:20
최근연재일 :
-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200,318
추천수 :
6,139
글자수 :
104,683

작성
17.07.05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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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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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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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쪽

Prologue. 24억 짜리 노하우

DUMMY

프롤로그


24억 짜리 노하우






1년 전쯤인가.

유튜브에서 다음과 같은 제목의 동영상을 본 적이 있다.


『누구나 연봉 10억 가능? 웹 소설 쉽게 쓰는 방법 특별 편집본!』


영상 속 스튜디오에는 캐주얼한 복장의 작가와 사회자가 나와 있었다.

왜 그 동영상을 클릭했더라.

돌이켜 생각해 보면 이유야 여러 가지를 찾을 수 있다.


이유 하나, 청탁을 받던 문예지의 담당 편집자에게 “작가님, 아무래도 소설집 출간은 조금 힘드실 것 같아요”라는 말을 들었다.


······말하는 것을 잊었는데, ‘이 시점에서’ 나는 순문학 작가다.

좀 더 고급진 표현으로는 ‘본격문학 작가’라고 해둘까. 하여간 이건 중요한 게 아니고.


이유 둘, 새로 게재한 단편 소설이 몇몇 평론가들에게 “웹 소설에나 어울릴 졸렬한 구성”이라는 혹평을 들었다.


말하자면······ 그렇다.


내가 그 동영상을 눌러 본 것은 쉽게 말해 순문학에 대한 원한 때문이었다. “시발, 그래 니들이 그렇다면 나도 웹 소설이나 써 주마”라는 치기의 발로랄까.

물론 그것만이 내가 그 동영상을 클릭한 이유의 전부인가 하면, 그건 또 아니다.

세 번째 이유는 지금 당신들도 보고, 과거의 나도 보고 있을 동영상의 자막이 대변하고 있다.


<연봉 10억 웹 소설 작가, 유찬영>


아니, 아무리 웹 소설이라고 해도 작가가 10억을 번다고?

10억이면 한국에서 50만 부 이상을 팔아대는 극소수의 작가들도 벌지 못하는 돈이었다.

여기가 롤링 아줌마가 있는 영국도 아니고, 도대체 헬조선에서 가당키나 한 소린가?

내 생각을 대변하듯, 마침 사회자가 입을 열고 있었다.


―많은 분들이 작가님께 질문을 보내주셨는데요. 호, 처음부터 굉장히 도발적인 질문이네요. ID믿고본놈님께서 보내주신 질문입니다. “유찬영 작가님! 연봉 10억, 사실인가요?”

―아뇨.


즉문즉답이다.

역시나.

작가가 10억을 벌 리가 없지!

실망 반 안도 반으로 동영상을 끄려는 순간.


―정확히 말하면 24억입니다. 사실 이 숫자를 말씀드리면 믿지 않으실 것 같아서.


나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동영상을 뒤로 돌려 보았다. 그러자 작가가 다시 한 번 말했다. 정확히 말하면 24억입니다······.


······이십 사억?!


눈도 동영상을 보고 있었지만, 키보드를 두드리는 손이 더 부지런하게 움직였다.

구글. 웹 소설 작가 연봉. 검색······ 시발, 이거 진짜야?

사실을 알게 되자 모니터 속 작가가 다르게 보였다.

동시에 치졸한 감정들이 샘솟았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선망과, 그가 가지고 있는 것을 깎아 내리는 질투.

나도 저런 걸 못 써서 이러고 있는 게 아니라는 자기 위안.


“저게 무슨 문학이라고······.”

“저것도 문장이야?”

“아니, 저딴 이야기를 쓰고도 10억. 아니, 24억이라고?”


나는 유찬영 작가가 대답하는 모든 말에 일일이 태클을 걸어가며 인터뷰를 들었다.

지금 생각하면 부끄러운 일이지만······ 뭐, 누구에게나 흑역사란 있는 법이니까.

아무튼 인터뷰는 어느덧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어느덧 마지막 질문입니다. ID웹소지망생님께서 보내주신 질문인데요. “작품을 쓸 때 특별한 노하우가 있으신가요?”라고 물으시는군요. 이건 저도 조금 궁금한데요.

―노하우랄까, 비슷한 게 있긴 하죠.

―오, 여쭤 봐도 될까요?

―직업 비밀이라 알려드리면 곤란한데요.

―하하, 24억짜리 비밀인가요? 혹시 저한테만 살짝 공개해주시면 안 될까요?


능글맞게 웃는 편집자.

어차피 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걸 알지만, 그래도 이렇게까지 분위기를 잡으니 궁금했다.

24억 짜리 노하우라.

뭐 얼마나 대단한 말을 하려고 하기에?

이윽고 묘한 웃음을 짓던 유찬영이 입을 열었다.


―주인공이 되는 겁니다.


······대체 뭔 소리야?

아마 사회자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한 모양이었다.


―아······ 그러니까······ 무릇 작가라면 주인공에 몰입해서 써야 한다, 뭐 그런 말씀을 하고 싶으신 거죠?

―아뇨, 말 그대로 주인공이 되어야 합니다.


저건 대체 뭔 개소리······ 라고 말하려는 순간.

나는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끼며 마우스를 놓쳤다.

모니터 너머의 유찬영이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가 나를 보는 것이 아니라 카메라를 보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 영상이 생방송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 눈을 마주한 순간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주인공이 되어라.

그것만이 네가 살아날 길이야.


내가 정신을 차린 것은 사회자가 한 박자 늦게 멘트를 뱉은 후의 일이었다.


―직접 주인공이 되어라! 하하, 역시 소설가 다운 비유시군요.

―후후, 제법 그럴 듯 했나요?

―하하하!


······뭐라?

이후는 시답잖은 이야기들의 연속이었다.

나는 황급히 동영상을 껐다.

고작 모니터 너머의 사람에게, 그것도 한낱 웹 소설 작가에게 압도당했다는 사실이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폼 잡기는. 그냥 빤한 소리구만.”


빤한 소리······.

만약 지금 1년 전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내 뒤통수를 세게 때려 주고 싶다.


제발 정신 차리라고.

그리고 대비하라고.


왜냐하면 그때의 나는 몰랐기 때문이다.

그가 사실을 말하고 있었다는 것을.

작가의 말은 결코, 비유가 아니었다는 것을 말이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싱숑입니다.

잘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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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Episode 2. 주인공이 되어라 (6) +38 17.07.08 6,590 32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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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Episode 2. 주인공이 되어라 (2) +22 17.07.06 7,829 279 10쪽
6 Episode 2. 주인공이 되어라 (1) +28 17.07.05 9,659 277 9쪽
5 Episode 1. 재벌집 10서클 소드마스터의 회귀 (4) +16 17.07.05 9,764 281 12쪽
4 Episode 1. 재벌집 10서클 소드마스터의 회귀 (3) +26 17.07.05 12,277 317 9쪽
3 Episode 1. 재벌집 10서클 소드마스터의 회귀 (2) +31 17.07.05 12,146 319 10쪽
2 Episode 1. 재벌집 10서클 소드마스터의 회귀 (1) +55 17.07.05 17,772 367 10쪽
» Prologue. 24억 짜리 노하우 +54 17.07.05 30,378 406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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