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갸아악

방구석에서 무적 분신으로 꿀빱니다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김꾸룽꼬룡
작품등록일 :
2024.07.10 12:56
최근연재일 :
2024.08.2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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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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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마당 멀티(1)

DUMMY

여우굴 프로젝트의 청사진이 그려졌다.

라케인이 제시한 계획은 이러했다.


“본진 JW타워. 앞마당 멀티기지 세컨드 하우스. 둘은 직선거리로만 500M가 넘어. 심지어 10M에 달하는 고저차이가 존재하지. 땅굴을 파서 둘을 연결하는 거?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비효율적이야.”


이진우의 요구대로 무식하게 본진과 멀티를 땅굴로 연결하는 건 논외.


“전문 장비들도 없으니, 넉넉잡아도 몇 달은 족히 걸릴걸.”


아무리 4성 무인 독귀와 4서클 결계 마법사 실비아가 있다지만, 최소 몇 달은 갈아먹는 일이었다.

비전문가인 이진우가 낸 의견이니 현실로 옮기기가 힘들었던 것이다.


“근데, 쓸만한 요소가 있어.”


하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라케인이 종이 한 장을 펼쳤다.


속초시 지하공간통합지도.

속초 지하 공간이 어떤 형태로 되어있고, 어떤 시설과 구조물이 설치되어 있는지가 그려진 지도였다.


"여길 봐봐."


라케인의 손가락이 지하 지도 위에 찍혔다.


“그게 뭔데?”

“지하 배수로. 아직 한국 정부가 속초시를 포기하지 않았을 때 설치해둔 시설이야. 지금은 방치된 지 50년이 훌쩍 넘었지. 이걸 이용할 생각이야.”


이게 바로 라케인의 대안이었다.


“JW타워 지하로부터 가장 가까운 배수로까진 직선거리로 50M만 파면 되거든. 심지어 고저 차도 2M 미만이야.”

“JW타워와 배수로를 연결한다?”

“바로 그거지! 그럼, 배수로를 이용해서 세컨드 하우스 바로 아래까지 도달할 수 있어.”


그의 손가락이 지도를 죽 따라갔다.


“여기서 천장을 30M만 파면 돼. 어때?”


요컨대, 폐쇄된 지하 배수로를 땅굴 삼아 이용하자는 뜻이었다.

500M가 넘는 공사규모를 80M로 줄여버리는 묘안!


“...들킬 염려는?”

“없지. 50년간 방치됐으니까. 기존 입구도 다 매설됐고, 정 불안하면 배수로도 요새화하면 그만이지.”


이진우로선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좋아, 그렇게 하자.”


다만, 이번 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단연 은밀성이었다.


“실비아.”

“예.”

“공사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조치 가능하겠어?”

“전문분야입니다.”


원래 멀티는 몰래 먹어야 제맛이 아닌가?


“30분만 기다려주세요.”


실비아가 결계를 치는 것을 시작으로, 프로젝트의 막이 올랐다.


【소음 차폐Noise Shielding】


지하 외벽, 홈 스위트 홈의 피해 면역 효과를 제거했다.

이후 외벽을 허물었다.

단단한 암벽이 곧장 모습을 드러냈다.


쾅! 쾅! 쾅! 쾅! 쾅!


독귀는 양손에 권기를 두른 채, 벽을 부쉈다.

대단한 도구는 필요하지 않았다.

권기를 가진 무인은 그 자체로, 굴삭기의 수십 배에 달하는 능률을 자랑했으므로.


실비아는 땅굴이 무너지지 않도록 결계를 통해 지지를 보강하고, 라케인은 실시간으로 독귀가 나아갈 좌표를 제시했다.


‘땅굴이 아니라 제대로 된 터널을 만들어서 두 건물을 이으면, 터널도 건물로 취급되려나? 그럼 홈 스위트 홈에 영역으로 등록할 수 있을 텐데.’


아쉬움이 없진 않았지만, 지금은 이게 최선이다.

여우굴 프로젝트는 백년대계를 바라보는 장기 계획이 아닌가?

첫술부터 욕심을 부리지 않기로 했다.


하루.

이틀.

사흘.

나흘.


시간이 쭉쭉 흘러갔다.


"...폐쇄된 배수로라더니, 냄새가 최악이군요."


그로고도 겨우 1차 목적지인 배수로에 도착했을 뿐이다.

아직까지 갈 길이 멀었다.

이제부턴 천장을 뚫는 공사를 이어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게 썩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보스, 실비아. 새참 들고 해! 보스 분신들도!"


군대든, MT든, 워크샵이든.

괜히 단체 활동을 할 때 공동 작업을 시키는 게 아니다.

본래 공동 작업은 소속감과 유대감을 길러주니까.


“도울 게 없으니 샌드위치라도 좀 만들었어. 꽤 먹을만할걸?”


지금까지 라케인은 반쯤 외부인 취급이었다.

이진우와 실비아의 크로스 체크가 있었다고 해도 그렇다.

적대관계로 시작한 만큼, 긴장을 아예 풀 순 없었던 탓이다.


헌데, 다같이 으쌰으쌰 같은 목표를 위해 달리다 보니 남아 있었던 의심이 대부분 사그라졌다.


그렇게, 꼬박 일주일.


"됐다...!”


드디어 대규모 공사가 마무리됐다.

JW타워와 세컨드 하우스를 연결하는 데 성공한 거다.


“이건, 확실히 괜찮군요.”


JW타워 지하에서 시작해, 딱 7분만 걸으면 세컨드 하우스가 나온다.

심지어 세컨드 하우스 그 자체도, 실비아와 라케인이 보기엔 충분히 호화로웠다.


부지만 100평 이상.

어지간한 독채 펜션과 버금가는 3층 규모 건물에 지하실까지 갖추고 있다.

하물며 외부에 노출이 최소화되는 안전가옥 구조를 띄는 터라, 은신처로 사용하기에 제격이었다.


‘이제야 발 뻗고 자겠구만.’


여차할 때 도망칠 곳이 생겼다는 사실에 마음 한쪽이 안심이 됐다.

괜히 아지트가 남자의 로망인 게 아니지.


“오, 여기가 세컨드 하우스야?”


라케인 역시 세컨드 하우스에 모습을 드러냈다.


"라케인, 그건?"


양손에는 웬 비닐봉지를 잔뜩 든 채였다.


"맥주. 그리고 안주. 이런 날에 안 마실 순 없잖아! 청소는 잘 안 됐지만... 이삿집은 이런 감성이지."


대강 바닥에 굴러다니는 신문지를 펼친 라케인이, 그 위에 술상을 깔았다.

무엇인가에 홀린 듯 이진우와 실비아가 라케인의 곁에 앉았다.


딸칵!


라케인이 맥주캔을 뜯었다.


얼떨결에 시작된 술판.

이진우도 실비아도 별로 술을 선호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새집에서 달빛을 쬐며 마시는 술엔 그만한 분위기가 있었다.


“새로운 보금자리를 위하여, 건배!”


연장자답게 라케인이 분위기를 주도했다.


"온 김에 간단히, 이거 먹고 CCTV나 설치하고 가야겠어. 사실 홈캠도 가져왔거든."


그래봤자 대부분이 일 이야기긴 하지만, 도리어 그렇기 때문에 서로 나눌 대화가 많았다.


"확실히, 그 정도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제가 보기에도 대단한 방어 결계를 칠 필욘 없을 것 같아요. 가정집에서 침입자 방지를 위해 쓰는 세팅 정도면..."


실비아와 라케인이 어떻게 세컨드 하우스를 보완할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JW타워에서 나서면 눈에 너무 띄니까, 앞으로 독귀를 여기서 내보낼까 싶기도 한데. 괜찮을까?"

"보스, 그건 저기 뒤쪽 담장만 살짝 허물면 될 것 같은데?”


이진우 역시 대화에 끼어들어 세컨드 하우스를 활용할 방법에 대해 논했다.


그러다───


문득.


"그런데 보스, 부탁 하나만 해도 돼?"


한창 분위기가 무르익어가던 찰나에, 라카엔이 슬그머니 본론을 꺼냈다.


"나한텐 마누라랑 딸래미가 있거든. 일 저지르기 전에 잠깐 일본으로 대피시켜 놨는데, 데려온다면, 거둬줄 수 있겠어?"


레드 마피아는 세계적인 범죄 조직이다.

당연히 그 영향력은 일본에까지 닿는다.

그러니 라케인은 타지에 가족을 두는, 이진우에게 모든 걸 베팅하기로 결정한 거다.

이진우가 라케인에 대한 의심을 거둔 만큼, 라케인 역시 이진우에 대한 의심을 거둔 모양이지.


"월세를 내라면 낼 생각도 있는데. JW타워가 부담스럽다면, 여기 방 하나를 빌려줘도 괜찮아."


이건 이진우로서도 달가운 제안이었다.

본디 지킬 게 존재하는 가장은 강해지는 법이다.

조금은 미안한 말이나, 그의 가족은 인질이 되어주겠지.


말 그대로 운명공동체가 되어버리는 만큼, 라케인은 자신의 능력 이상으로 그를 서포트하리라.


"얼마든지. 어떤 건물에 살 건지는, 가족분들한테 의견 물어보고 천천히 정하자."


이진우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진짜, 내가 투자는 잘하는 것 같아."

“라케인 씨, 듣기로는 투자 잘못했다가 회사가 망하셨다 하셨는데...”

“그건 천현욱 그 새끼가 사기 친 거야!”


소소한 분위기 속에서 밤이 무르익어갔다.


라케인이 가족으로 받아들여진 이후의, 첫 파티였다.


***


여우굴 프로젝트의 첫 단추가 성공적으로 꿰였다.

이후에도 평화로운 일상은 이어졌다.


독귀는 언제나처럼 자동화 모드로 수련에 임했다.

권기를 얻은 만큼, 폭쇄결의 제4식 폭렴(爆斂)을 익힐 준비가 되어서 말이다.

폭렴은 깨달음보다 기술적인 요령이 필요한 초식인 만큼, 분신의 끊임없는 반복 훈련이 도움이 됐다.


유화 역시 자동화 모드로 마법 공부에 열중했다.


-[SYSTEM]: 분신이 성장했습니다.

-[SYSTEM]: 아바타의 효과가 강화됩니다.

-[SYSTEM]: 보상 중 하나를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2서클 후반에 머물러 있던 유화의 경지가 오른 덕이었다.


====


【선택지: LV.3】


1. 분신의 소환 위치 조정(II)

2. 분신에 중급 특성 무작위 획득(I)

3. 분신에 자동화 기능 추가(I)


====


미리 스포일러했듯, 선택지에선 3번을 골랐다.

조만간 다음 분신을 얻게 되지 않겠는가?

그때를 고려하면, 미리 자동화 기능을 갖춰둘 필요가 있었거든.

지금처럼 본체를 놀려두면서 분신을 수련시킬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고 말이다.


실비아와 라케인 두 사람은 JW타워와 세컨드 하우스의 방어 체계를 구상했고, 이따금.

그날 밤처럼 조촐한 파티를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일상이 마냥 반복되지는 않았다.


-[동영상 파일입니다.]


체스터로부터 웬 영상이 도착한 탓이었다.


“...이게 뭐야.”


백문이 불여일견, 이라는 말이 있다.

백 번 듣는 것보단 한 번 보는 게 낫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진우는 절절히 그 말이 맞다는 걸 깨달았다.

체스터로부터 전달된 영상이 정확히 그러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특유의 낮은 화질과 노이즈가 뒤섞인 화면.

그 너머에 양양 술집거리가 비친다.


‘요즘, 공사 때문에 양양 술집거리를 신경 못 쓰긴 했는데...’


영상으로 보는 양양 술집거리는 개판이었다.


-[끼익! 콰앙!]

-[뭐야, 뭐야 시발!]

-[테러?! 일단 건물 안으로 들어가!]


수많은 자동차들이 귀신이라도 들린 것처럼 움직인다.

운전자가 타지도 않았는데, 제멋대로 급가속해 담벼락을 향해 충돌했다.

콘크리트 바닥에 스키드마크가 새겨지기도, 건물과 부딪힌 차량이 폭발하기도 한다.


하지만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애써 구해놓은 마견이 차에 치여 절명한다.

경비원들이 갑자기 전신 발작을 일으키며 쓰러지는 건 덤이다.


개장수 사건 이후로 술집거리의 치안을 강화했다곤 하지만, 이런 정체불명의 사태엔 아무래도 영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


-[현재 오후 3시 22분. 실제 상황입니다.]


머지않아 화면이 뒤집어졌다.

소위 얼빡샷이라고 부르는 각도로, 체스터가 자신의 몸을 비췄다.


-[유화 님, 살려주십쇼...]


체스터의 상태도 정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몸 여기저기에 쇠독 비스무리한 게 올라온 건 기본, 평소에 자랑하던 황금 의수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있었으니까.


이진우의 판단은 빨랐다.


-[SYSTEM]: 【아바타】가 발동합니다.


그가 곧장 독귀와 유화를 소환했다.


무어라 말할 것도 없이, 두 분신이 양양 술집거리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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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마당 멀티(1) +5 24.08.19 3,822 13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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