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갸아악

방구석에서 무적 분신으로 꿀빱니다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김꾸룽꼬룡
작품등록일 :
2024.07.10 12:56
최근연재일 :
2024.08.23 17:20
연재수 :
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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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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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24,040

작성
24.08.0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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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미친 마법사(3)

DUMMY

귀신이라도 본 듯한 표정이었다.

체스터가 얼음장처럼 굳어졌다.

하지만 그런 체스터와 달리, 세릭스의 반응은 재빨랐다.

준비한 흑마법을 발동한 것이다.


【암흑학파暗黑學派】

【죽음의 손Death's Hand】


세릭스가 지팡이를 겨눴다.

지팡이 끝으로부터 그림자를 연상케 하는 검은 손 다섯 개가 뻗어 나왔다.


꽈악!


네 개의 손은 마치 촉수처럼 이진우의 사지를 봉쇄했다.

마지막 한 개의 손은 목을 움켜쥔 채 그를 치켜들었다, 바닥에 내려찍는다.


휘익! 쾅!


자고로 마법사란 물몸의 상징!

방어력이 약하고 생존력도 부족하다.

하물며 죽음의 손은 접촉한 대상을 부패시키는 추가 효과가 있다.

일반적인 마법사 사이의 싸움이었다면, 이걸로 승부가 갈린 셈이나 마찬가지였을 거다.


"좋아."


하지만 ‘일반적인 마법사 사이의 싸움’이라는 말은 이진우에겐 해당되지 않았다.


"이렇게 나오겠다는 거지."


바닥에 사지와 목이 짓눌린 채, 이진우가 자신이 창조해낸 연쇄마법을 발동했다.


【1서클FirstCircle】

【유탕학파油湯學派】

【끓는 기름Boiling Oil】


기름을 흩뿌렸다.

바닥과 자신의 몸 위로 끓는 기름이 끼얹어졌다.


다음엔 불꽃을 떨어뜨릴 준비를 했다.

화염이 퍼져나가면 번화와 응화를 순환시킴으로써, 염렬을 발동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불꽃이 모습을 드러내기 직전, 세릭스가 대응했다.


【암흑학파暗黑學派】

【다크 볼Dark Ball】


다크 볼.

타격력을 극대화한 구체를 상대에게 투척하는 암흑학파의 3서클 흑마법이다.

엎어졌던 이진우를 죽음의 손으로 당김과 동시에 다크 볼을 박는다.


콰직!


막대한 충격이 닥쳤다.

폐에 차 있던 공기가 일거에 빠져나가 커헉! 하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이진우가 그대로 창문을 부수고 건물 바깥으로 나가떨어졌다.

그가 양양 술집거리 길목을 몇 바퀴나 구른다.


【2서클SecondCircle】

【기초학파基礎學派】

【파이어 애로우Fire Arrow】


파이어 애로우가 발동된 건 그제서야였다.


‘연쇄마법 사이의 틈을 찔렀다.’


경험 부족이 나아낸 결말이었다.

이처럼 마법사들끼리 전투, 소위 마전(魔戰)은 일종의 턴제 게임과도 같다.

여러 턴의 빌드업이 필요한 염렬을 무지성으로 사용하려 했으니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게 당연했다.


“당신, 대체 뭡니까?”


물론 이진우가 알바는 아니었다.

턴제 게임이고 나발이고, 이진우는 무적 치트를 쓴 셈이나 마찬가지니.


부족한 실력?

모자란 실전 경험?

그 따위 건, 무적이라는 압도적인 비대칭 병기 앞에서 무용지물이다.


“어째서 그 공격을 맞고도─”


방금 세릭스가 마법을 발동했으니, 이번에는 이진우의 턴.

그는 장전해놨던 파이어 애로우를 자신의 몸에 스스로 갈겼다.


【연쇄마법Chain Magic】

【기름 화재Grease Fire】


그의 분신에 화염이 옮아붙었다.

이제와선 유화의 시그니처가 되어버린 분신(焚身)이다.


【다크 볼Dark Ball】


새까만 구체가 다시 한번 이진우를 날려버리지만, 이번엔 불을 붙이는 데 성공한 상태!


홰액!


다크 볼에 얻어맞아 목이 꺾이면서도 이진우는 다음 마법을 발동했다.


【2서클SecondCircle】

【화염학파火炎學派】

【번화蕃火】


사람 하나를 태울법한 불꽃이 건물 하나를 태울 듯 거대해졌다.

화마가 술집거리 일부를 덮는다.

자연스레 이진우의 모습이 불꽃 속으로 가려졌다.

이어지는 공격은 없었다.

불길 아래에 숨어버린 이진우를 어떻게 공격한단 말인가?


【죽음의 손Death's Hand】


죽음의 손이 불길 안으로 침입해 여기저기를 더듬지만, 눈먼 손길을 피하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2서클SecondCircle】

【화염학파火炎學派】

【응화凝火】


그러니 이진우는 다음 마법을 연계했다.


우우우우우웅!


거세게 타오른 불길이 한 곳으로 뭉치기 시작한다.

번호와 응화의 순환을 통한 폭주!

그 결과값이 염렬을 향해 치달아간다.


【연쇄마법Chain Magic】


쾅! 쾅! 쾅! 쾅! 쾅!


심상찮음을 느낀 세릭스는 다크 볼을 통해 폭격을 가하나 소용없다.

대부분은 빗나갔을뿐더러 몇 대 맞는다고 해서 이진우가 한 번 발동한 마법이 취소되는 일은 없으니까.


【염렬炎裂】


마침내, 극한까지 압축된 화염구가 이진우의 지팡이 앞에 형성됐다.


화악!


염렬이 불더미를 뚫고 쏘아진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머지않아, 폭발.


【다크 실드Dark Sheild】


세릭스는 뒤늦게 방어 마법을 사용해 대응했다.

새까만 방어막이 그의 전신을 둘러싼 거다.

그러나 아무리 다크 실드가 3서클의 방어 마법이라고 해도 염렬을 막아낼 순 없었다.


이글이글이글이글!


다크 실드 일부가 녹아내렸다.

화염이 일부가 세릭스의 몸을 덮쳐, 불태웠다.

작열통에 의해 세릭스가 미친 사람처럼 비명을 질러댔다.


“꺼허··· 윽!”


결과부터 말하자면, 세릭스는 그럼에도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염렬에 적중당한 곳이 폭발력이 극대화되는 실내가 아니기도 했고, 다크 실드의 방어력 역시 꽤나 뛰어났기 때문이다.


다만 딱 거기까지였다.

울긋불긋한 화상이 전신에 올라왔다.

허파는 반쯤 익어버려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것조차 힘들다.


반면 이진우는?


【번화蕃火】


염렬이 만들어낸 불길을 다시 키우기 시작했다.

화염과 화염의 연결작용.

화염 속성 마법의 진가를 발휘하려는 것이다.


포식자 지팡이의 마나 피드백 효과까지 고려한다면, 이진우는 이 정도의 마법을 연속으로 몇 번이나 발동할 수 있었다.


···그러나.


흑마법이 흑마법이라 경원시되며 일반 마법과 분리되는덴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다.


“크아아아아아악···!”


흑마법은 왜 흑마법이라고 불릴까?

왜 일반 마법사와 달리 흑마법사들은 사회에 섞여들지 못할까?


새까만 마법을 써서?

단순히 위력적이라서?

그럴 리가 없다.


흑마법은 인간을 미치게 만든다.

마나를 통해 조작하는 기운이 마력이 아닌 마기(魔氣)이기 때문이다.


마기는 마계의 기운이며, 마기를 활용하기 위해 흑마법사들은 자신의 신체에 마계와 연결된 작은 통로를 개설한다.


이를 낙인(Stigma)이라고 부른다.

흑마법사는 낙인에서 발산되는 마기를 활용해 흑마법을 발현하는 것이다.


문제는, 마기가 본질적으로 인간이 받아들일 수 없는 기운이라는 점.


마기에 노출된 인간은 온갖 종류의 부작용을 겪는다.

주체할 수 없는 수준의 폭력성을 얻게 되는 건 기본, 신체 일부가 변형되거나 비틀리기도 하는 경우도 잦다.


하물며 흑마법 중엔 제물을 필요로 하는 흑마법도 꽤나 많으니...

흑마법사라는 존재는 사회에서 받아들여지려야 받아들여질 수가 없었다.


“세릭스 님!”

“이런, 미친!”


그리고 지금, 세릭스는 어째서 흑마법사가 멸시당하는지 증명했다.


“저희가 도와드리겠───”


때마침 자신을 돕기 위해 나타난 부하 흑마법사들.


【죽음의 손Death's Hand】


그들을 향해 빈사 상태의 세릭스가 지팡이를 뻗었다.

모습을 드러낸 다섯 개의 손이 오랫동안 동고동락한 부하들의 머리통을 움켜잡곤, 터트렸다.


콰직!


인신공양(人身供養).

그가 부하들을 제물로 삼는다.


“하아··· 설마, 이걸 쓰게 만들다니.”


그 대가로 형세역전이 가능한 비장의 흑마법을 끌어냈다.


【악마학파惡魔學派】


수많은 흑마법 학파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학파라고 취급받는 악마학파의 흑마법이었다.


악마학파는 말 그대로 마계에서 신으로 취급받는 72명의 악마와 직접 연결되어, 그들로부터 힘을 받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는 학파였으니까.


다른 학파 흑마법이라면 몰라도, 악마학파의 흑마법은 필수적으로 제물을 요구하기도 했다.


【권속화眷屬化】


세릭스가 계약을 맺은 악마에게, 제물을 대가로 힘을 받기 시작했다.


마법사의 것이라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근육이 울그락부르락 부풀어 오른다.

작은 뿔이 이마를 뚫고 나왔다.

손등 위에 새겨진 낙인으로부턴 끝없는 마기가 쏟아진다.


여전히 경지는 4서클이나, 5레벨 각성자들과 상대해도 모자라지 않을 수준까지 순식간에 전력이 급상승했다.

괜히 흑마법사를 일반 마법사보다 한 급 더 쳐주는 게 아닌 것이다!


“후회하실 겁니다.”


앞으로 며칠간 부작용에 시달려야 할 테고, 신체 변이가 가속화될지도 모르지만···

뭐, 죽는 것보다야 훨씬 낫겠지.

유화라는 저 미친 마법사를 제물로 바친다면, 이번에 본 손해를 만회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리라.


【염렬炎裂】


잠시 멈칫한 이진우가 또다시 염렬을 쏘아냈다.


하지만 이번엔 통하지 않는다.


【다크 실드Dark Sheild】


위력이 강화된 다크 실드 탓이다.

다크 실드는 절반 정도 녹아내리긴 했어도, 틀림없이 세릭스의 몸을 지켜냈다.


“당신, 절대 곱게는 죽지 못할 테니까요.”


세릭스가 이를 갈며 경고했다.


“팔다리를 죄다 뜯어버린 다음, 제물로 바쳐 제 성장의 밑거름으로 써먹어 드리죠!”


그가 왼손을 들어올린다.


파삭!


그대로 세릭스의 왼팔이 먼지로 흩어져 증발했다.

이번에는 자신의 신체 일부를 제물로 바친 결과였다.


【악마학파惡魔學派】

【벨리알의 지옥사슬Belial's Hell Chain】


그렇게 발동된 마법은 악마로부터 직접 비롯된 사슬!

녹색 사슬이 거미줄처럼 뻗어 나가 이진우의 주변을 빙글빙글 회전했다.

마치 금방이라도 먹이를 낚아챌 듯한, 독수리 같은 모습이다.


세릭스는 이걸로 승리를 확신했다.

아무리 저 녀석이 단단하다고 해서 마찬가지였다.

이런 식의 제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리는 없을 테니.


“뭐, 그래.”


이진우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확실히 저건, 못 이기겠다 싶다.

독귀라면 모를까, 지금의 유화로는 이리 보고 저리 봐도 역부족이었다.


하여───


“그럼 다음번에 또 보지.”


흑마법이 완성되는 동안 얌전히 이진우는 분신을 역소환시켰다.


그야, 캐스팅을 마치는 그 사이 비전투 판정이 되어버렸거든.


-[SYSTEM]: 아바타가 역소환됩니다.


거짓말이었다는 듯 이진우가 전장에서 사라졌다.


“···어?”


부하를 제물로 바치고.

제 왼팔까지 제물로 바친 세릭스만이.

웬 병신 같은 꼴로 우두커니 서 있을 뿐이었다.


***


권속화.

계약한 악마의 힘을 직접 육신에 받아내는 악마학파의 흑마법이다.


악마학파의 흑마법인 만큼 제물을 필요로 하는 건 기본, 필연적으로 심각한 수준의 부작용과 후폭풍이 닥친다.


한 번 뽑았으면 끝장을 봐야 하는 최후의 수단이 바로 권속화란 말이다.


'대체 어디로 간 거지?'


하지만 닭 쫓던 개가 되기라도 한 심정으로, 세릭스는 이진우가 사라진 곳을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광인처럼 일대를 샅샅이 살펴봐도 미친 마법사의 모습은 보일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결국, 권속화의 지속시간이 허무하게 끝났다.


털썩!


세릭스가 무릎을 꿇었다.

휘몰아치던 마기가 소멸하고 부풀어 올랐던 근육과 뿔이 사그라진다.


그뿐만이 아니다.

권속화의 부작용이 닥쳐 머리 한 켠이 폭력성으로 새하얗게 물들었다.

양눈에선, 하수구에 사는 담수어의 그것을 연상케 하는 더러운 비늘이 자라났다.


"...진천, 원식, 제리, 홍진! 도와다오."


비늘에 의해 시야가 가려진다.

세릭스가 바닥을 기며 부하들의 이름을 애타게 불렀다.

언제 또 유화가 나타날지 모르니, 무방비한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함이다.


그리고 세릭스 패밀리의 부하들은, 그의 부름에 기꺼이 응했다.


탕!


그 목적이, 도움을 위해서는 결코 아니었지만.


쾅! 타당! 드르륵!


납탄이 불을 뿜었다.

매캐한 화약 냄새가 퍼졌다.

귀를 멀게 할 총성이 울렸다.

그리고 그 모든 게 사라졌을 때, 세릭스는 시체가 되어 바닥에 엎어져 있었다.


실로, 흑마법사에 어울리는 최후였다.


***


다음날.


"3억 2천. 받아들이겠습니다. 하지만 당장 그 거금을 현금으로 맞춰드리는 건 불가능합니다. 제게 그만한 자본은 없습니다."


미친 마법사의 세 번째 등장에, 체스터는 비로소 무릎을 꿇었다.


"최대한 현금과 현물을 사용해 절반 정도는 당장 지불하되, 나머지 절반은 몇 달에 걸쳐 지불해도 괜찮겠습니까? 아니, 차라리 앞으로 꾸준히 상납금을 바치겠습니다!"


체스터를 찾아온 목적이 이루어지게 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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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친 마법사(3) +16 24.08.09 6,949 18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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