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글공작 님의 서재입니다.

아이돌이 사랑하는 음악천재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글공작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4.06 18:13
최근연재일 :
2024.04.29 18:50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34,303
추천수 :
1,097
글자수 :
155,141

작성
24.04.23 18:50
조회
1,002
추천
36
글자
12쪽

조회수 왜 이래?

DUMMY

정지운은 결국 통화에 응했다. 도대체 왜 자신을 찾았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 덕분에 조회수 달달하게 뽑았습니다.

“뽑힌 아이돌들이 성공해서 노래 대박 터트리면, 저도 그만큼 좋은 거니까요.”

- 열심히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크항항.


잠깐 안부를 주고받은 후 개쥬아가 본론으로 들어갔다.


- 예상하셨겠지만 현재 고민되는 인원은 삐야님입니다. 인기도 많고 방송 진행도 잘해서 아까운 인재인데, 노래 실력이······ 가능성을 봤다 해도 여전히 불안하지 않습니까?

“그렇죠?”

- 저희가 비전문가다 보니까 삐야님이 과연 빠른 시일 내에 괜찮아질지 재단하기 어렵더라고요. 그나마 전문가이자, 저희 콘텐츠를 도와줬던 정지운 작곡가님의 의견이라면 반영해도 되겠다 해서 이렇게 모셨습니다.

“······그니까 삐야님을 뽑을지 말지의 결정권을 저한테 준다는 건가요?”

- 그렇습니다.

“흠······”


정지운은 이런 자리에 크게 부담 갖는 성격은 아니었다. 결정하는 게 어려울 뿐이었다.


- 이번에 [플린트]를 부를 가수를 뽑는 거잖아요? 당장 이 노래를 녹음할 수 있는지 없는지로 판단하시면 됩니다. 편하게 말해 주셔도 되고, 대답하기 어려우면 그렇게 말씀하셔도 됩니다.


선택을 도우면서도 부담을 줄이는 말. 덕분에 정지운도 마음을 굳혔다.


“솔직히 누군가의 성장을 점치는 건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변수가 너무 많아요. 삐야님의 노래가 나아지는 데 한 달이 걸릴지, 3년이 걸릴지 모르는 일이잖아요? 당장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 줄 수 있는 실력도 아니고요.”


정지운은 회귀 직후엔 포기하는 것도 용기라 생각했다. 안 되는 건 끝까지 안 된다고 여겼다. 들리는 상태로 1년, 안 들리는 상태로 14년을 간절히 부딪쳤지만 결국 좌절했으니까.


“하지만 저는 기적을 믿는 사람입니다. 삐야님의 간절함을 봤어요. 포기하지 않으리라 믿고, 언젠가는 해낸다에 걸고 싶습니다. 또, 보컬이 독특하잖아요? 그 매력을 나중에도 느끼고 싶습니다.”


놓치고 있던 게 있었다. 그는 결국 성공했으며, 그 과정 또한 사랑했음을.


이젠 간절한 사람을 응원한다. 다들 안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해내는 모습을 좋아한다. 그게 자신과 닮아 있어서 그런가 보다.


“[플린트]에 삐야님이 부르기 좋은 파트를 만들어야겠네요.”

- 축하합니다 삐야님. 마지막 멤버로 합격하셨습니다!!


개쥬아가 삐야를 통화방에 초대했다. VR 세계의 마이크도 있지만, 정지운은 따로 통화방에 있었기 때문이다.


- %#^%^@$%


뭐라는 거지. 사람 언어는 아닌 거 같은데.


- 삐야님 진정하시고요.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삐야는 자신이 뽑힌 것이 놀랍고 또 좋았는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러다 결국 눈물을 터트렸다.


- 흐엥······ 안 되는 줄 알았어요······ 저도 제가 노래 못 부르는 거 알아서······ 그래서······ 스스로도 합격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보컬 학원을 끊어 노래도 연습하고, 방송을 죽어라 열심히 했음을 안다. 안 되는 걸 알아도 포기할 수 없었던 거다.


그 마음이 얼마나 처절했을지 예상이 된다.


- 그래도 저 방송은 잘했잖아요······ 평균 시청자도 제일 많았고, 콘텐츠 할 때마다 인기도 좋았고······ 그래서 더 포기가 안 되는 거예요······ 쥬아형이 노래만큼이나 방송도 중요하다고 했으니까······


아예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거대한 하자 하나가 앞길을 틀어막았을 뿐.


그때가 생각났는지 흐느끼는 소리가 정지운의 마음까지 절절하게 했다. 괜히 과거가 떠올랐다.


- 정지운 작곡가님이 준 노래를 연습하다 보니까 제 노래에도 장점이 있다고 느꼈거든요? 그 감을 잊지 않으려고 죽어라 연습했는데······ 가능성이 보였다고 하니까······ 그 덕분에 제가 여기까지 온 거겠죠? 작곡가님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저 열심히 할게요······ 흐에엥.


삐야가 눈물을 펑펑 쏟으면서도 정지운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간신히 말을 끝마쳐서야 펑펑 울었다.


정지운은 안다. 삐야가 버추얼 아이돌 활동을 하는 마지막까지 노래가 안 된다면, 결국 좌절할 것이라는 걸. 그가 그랬던 것처럼.


그래도 노래는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영역. 상황이 조금 달랐다.


“붙었다고 끝이 아닙니다. 노래를 못 부르면 결국 아이돌이라 할 수 없어요. 열심히 하셔야 해요.”

- 네. 알겠습니닷!

“2집부터는 배려가 아닌, 본인 매력으로 파트를 따내 녹음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잘 해낼 거라 믿습니다. 보컬 트레이닝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잖아요?”


삐야가 또 펑펑 울며 감사하다고 한다. 괜히 더 건드렸다가 눈물샘이나 건드릴 거 같아 입을 다물었다.


결국 개쥬아가 나서서 상황을 정리했다.


- 합격하신 분들 모두 축하드리고, 탈락하신 분들도 너무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로써 제1회 버추얼 아이돌 오디션을 마치겠습니다! 개쥬아따!


텐션이 떨어지는 게 보이니까 급하게 마무리하는데 그것도 나름 인터넷 방송만의 맛처럼 느껴졌다.


개쥬아는 오디션을 끝내고 후열로 잔잔하게 소통 방송을 시작했다.


“으으. 진짜 삐야가 붙었네.”


그저 신기했다. 자신 때문에 누군가가 또 떨어질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오히려 전생엔 3명 뽑혔어야 할 멤버들이 5명으로 늘었고, 2명이 기회를 얻게 됐다.


기회를 잃어 미래가 걱정됐던 유지민도 지켜보니 알아서 잘할 사람이었다. 요즘 물 올랐던데 새로운 기회가 온다면 능히 잡아내겠지.


부담이 한 꺼풀 벗겨지는 기분이다.


“기분 전환이나 할까.”


음악 작업, 방송 모니터링, 노래 연습 등. 전부 실내에서 하는 작업이다. 운동도 아침에 공원을 뛰는 것 이외엔 다 홈트였고.


이동할 때 아니면 바깥을 안 나가니 틈날 때 이렇게 기분 전환하는 게 좋다.


이제는 차가운 바람이 반긴다. 입에서 입김이 솔솔 난다. 고요한 풍경이었다.


“······달이 원래 저렇게 예뻤나?”


구름 사이에 달이 수줍게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은은하게 빛나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


신기한 일이다. 귀가 안 들렸을 땐 무언갈 보면서 즐길 줄 몰랐는데.


되찾은 건 귀면서 새삼 보는 즐거움을 깨닫는다. 마음가짐이 이렇게 중요하구나. 어쩌면 불행에 집중하느라 곁에 있던 행복을 놓쳤을지 모른다.


왠지 감상에 젖는 밤이었다.



***



오디션은 끝났지만, 이게 편집 영상으로 나오는 데엔 시간이 걸린다.


또 [플린트]라는 곡을 레코딩하려면 합격자들이 전부 홈레코딩 시설을 갖춰야 한다. 단합 대회 같은 것도 있을 테니 시간이 꽤 남았다.


정지운은 오랜만에 현재 상태를 점검하고 미래 계획을 세우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았다.


“[낙화] 반응은 좋으려나? 드라마가 망해서 홍보는 안 됐겠지만.”


[아~ 학교 가기 싫다]는 배우들이 열연했지만, 엉성한 연출과 촘촘하지 못한 전개로 대중들의 외면을 받았다.


하지만 [낙화] 만큼은 호평 일색이었다.


[어른들이 나서서 만든 드라마는 망하고, 진짜 학생들이 만든 노래만 흥했네]

[드라마가 좀만 더 재밌었어도 낙화 떡상했을 텐데]

[OST 진짜 좋은데 못 떠서 아쉽다]


[낙화]라는 노래는 마니아층을 확보했다. 그 노래만 돌려 듣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드라마가 망한 것을 감안하면 성공한 노래였다. 음원 차트 순위에도 드문드문 고개를 내밀 정도.


거기까진 알고 있었는데 최근 정지운이 유명해지면서 [낙화] 언급도 자주 됐다. 혹시 몰라 확인했다.


“뭐야. 조회수 왜 이래?”


정지운이 버추얼 아이돌 오디션에 잠깐 출연한 덕에 관심이 집중되며 노래를 알렸고. 조회수가 폭발적으로 상승했던 모양.


확인하니 수박 차트도 TOP 30 안에 들어와 있었다.


“예상보다 높이 올라왔네. 최유림은 이걸 알려나? 자기 노래가 차트인 한 거 알면 좋아할 텐데.”


뭐. 알고 있겠지. 이런 쪽으로 관심 많은 애니까.


정지운이 쭉 기지개를 켰다.


“곧 졸업이네.”


학교 갈 일이 없어지면 바로 믹싱 스튜디오에 취직할 예정이었다. 이에 스튜디오에 자신의 실력을 보여 줄 수 있는 [낙화] 음원과 미디 작업 편곡한 것을 넣어 이력서를 제출해 놓았다.


직원을 뽑을 예정이 아니었던 터라 내부 상의를 해보겠다고 했다. 그 답장이 오늘 와 있었다.


- 안녕하세요. 웨이브 스튜디오의 대표 한성욱이라 합니다. 우선, 저희 스튜디오에 연락을 주신 것에 깊은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보내 주신 작업물은 제가 직접 꼼꼼히 들어 보았습니다.


······직접 메일을 작성하셨다고?


한성욱 선생님. 대한민국 사운드 엔지니어의 거장. 믹스 엔지니어 국내 순위를 따지면 꼭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인물.


그리고······ 듣지 못하는 정지운에게 인내심을 갖고 10년 동안 믹싱을 가르쳐준 은사님이다.


- 당사는 정지운님이 당장 입사해도 되는 실력이라 판단했습니다. 특별한 노하우는 없어도 당장 업무에 투입 되어도 무방할 정도로 정석적이었습니다. 전문가 입장에서도 피드백할 부분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런 분이 무려 ‘피드백할 부분이 전혀 없다’라는 극찬을 남기셨다. 정지운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가 다시 시무룩해졌다.


본디 정지운은 ‘특별한 노하우’가 많은 사람이었다. 안 들려서 못 쓴 것일 뿐이다. 음파 분석 프로그램만 있었어도 ‘국내 TOP 10 안에 드실 거 같은데요’ 소리를 들었을 거다.


- 저희 웨이브 스튜디오가 아직 직원이 필요한 단계가 아니라 정규직으로는 어렵지만, 이런 인재를 뽑지 않을 수도 없었습니다. 이에 프리랜서 계약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계약서 초안을 첨부하니 조건이 괜찮다고 생각하시면 회신 부탁 드립니다.


웨이브 스튜디오에 믹싱을 맡기면 최소 200만 원은 깨진다. 한성욱이 직접 하길 원한다면 1,000만 원은 가볍게 깨지고.


그런 스튜디오의 이름을 정지운이 빌릴 수 있게 된다. 이름값이 없다면 5만 원, 10만 원을 받으며 성장해야 하기에 큰 메리트였다.


[웨이브 스튜디오의 소속 엔지니어는 작업물 피드백을 요청할 수 있으며,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


무엇보다 계약서에 한성욱 선생님께 배울 기회가 열려 있었다.


필요한 두 가지를 모두 충족했으니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곧바로 답장하려 했으나, 마지막 추신에서 멈칫했다.


- 참고로 프리랜서 계약을 원하신다면, 한 가지 더 심사가 필요합니다. 저희 스튜디오의 이름을 사용하는 엔지니어는 책임감이 강해야 합니다. 이를 파악하기 위한 면접을 1월 6일에 진행하여 결정하려 합니다. 그전까진 일반 믹스 엔지니어로서 활동 부탁드립니다.


저 말을 해석하면, 저가로 외주를 받아 일을 하라는 뜻이다. 책임감을 운운했으니 작업물 퀄리티까지 따지겠지. 그러면서 성인이 될 때까지 기다리기까지.


“아오. 선생님 너무 철저하시네.”


실력을 보이면 바로 취직할 줄 알았더니 관문이 더 있었다. 심지어 프리랜서면 취직을 해도 시간이 붕 뜨지 않나.


······오히려 좋은데?


믹싱만 배우다 보면 지루할 수도 있다. 시간이 있으면 놀기도 하고 작곡이나 노래 연습도 할 수 있다. 굳이 팍팍하게 움직일 이유는 없다.


- 우우웅

“뭐야? 자꾸.”


아까부터 스마트폰 진동이 울린다. 문자 진동인데 무슨 전화처럼 계속 울린다. 뭔가 싶어 확인했다. 김성태의 문자였다.


[지운아. 지금 당장 나인 프로듀싱 사무실로 올 수 있을까? 널 보고 싶다는 손님이 와서 말이야.]

[상대는 HJ 엔터 실장님인데 너와 아티스트 전속 계약을 하고 싶대. 대충 조건을 들었는데, 이거 보통 기회가 아닌 것 같아.]

[지금 [낙화]랑 버추얼 아이돌 오디션에서 활약한 것 때문에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주신 것 같아.]

······

[어차피 부모님 동의 필요해서 바로 계약 못 하니까 편하게 이야기 들으면 돼.]

[우리 사무실에 언제까지 올 수 있는지 바로 알려줘]


문자가 너무 길었던 정지운은 맨 마지막 줄만 보고, 시간만 찍은 뒤 바로 출발했다. 가면 말해주겠지 뭐.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아이돌이 사랑하는 음악천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리메이크 공지 24.04.30 249 0 -
공지 [음악천재는 듣고 싶다]에서 제목 변경 했습니다. 24.04.19 30 0 -
공지 매일 오후 6시 50분에 연재됩니다. 24.04.07 734 0 -
25 ……이거 제 이야기인가요? 24.04.29 636 34 13쪽
24 그 작곡가님 모셔 와. +2 24.04.28 752 30 12쪽
23 막는 거 아니야. +2 24.04.27 800 33 15쪽
22 망할 거 같아. +1 24.04.26 808 33 14쪽
21 선생님 찾아가 봐야지. +2 24.04.25 880 37 13쪽
20 비율 협상부터 해볼까? +3 24.04.24 904 36 14쪽
» 조회수 왜 이래? +2 24.04.23 1,003 36 12쪽
18 가능성이 보여요? +2 24.04.22 1,022 43 13쪽
17 비상. 비상. +2 24.04.21 1,101 41 14쪽
16 언제부터 내가 배우게 됐지? +4 24.04.20 1,221 36 13쪽
15 이분 뭐 하는 분이야? +2 24.04.19 1,236 38 13쪽
14 아니. 나는 돼. +3 24.04.18 1,267 37 14쪽
13 노래 좀 가르쳐줘. +5 24.04.17 1,318 43 13쪽
12 나 여기 지원할래! +4 24.04.16 1,401 43 14쪽
11 비전이 뭐야? +2 24.04.15 1,370 45 14쪽
10 어!? 있다! +3 24.04.14 1,474 44 14쪽
9 듣지도 않고 뭐 하는 거야! +3 24.04.13 1,492 48 14쪽
8 도대체 못 하는 게 뭐야? +2 24.04.12 1,607 47 14쪽
7 그게 된다고......? +1 24.04.11 1,598 47 16쪽
6 잠깐만 대화 좀 하자. +1 24.04.10 1,677 47 14쪽
5 세상은 넓고 천재는 많구나······ +2 24.04.09 1,837 59 14쪽
4 천재인 거 인정할게. +2 24.04.08 1,956 59 14쪽
3 일단 실력 좀 보자. +3 24.04.07 2,044 57 13쪽
2 내가 얘 팬이었지 참? +3 24.04.07 2,236 63 14쪽
1 잠깐, 왜 시끄럽지? +3 24.04.07 2,635 61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