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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로이 님의 서재입니다.

던전탐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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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로이
작품등록일 :
2015.11.27 09:19
최근연재일 :
2016.01.30 10:08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59,999
추천수 :
1,972
글자수 :
168,724

작성
15.12.1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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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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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글자
12쪽

4층

DUMMY

파티에 엘레나가 합류한 이후 순조롭게 3층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 4층의 정보는 구해 보려고 했으나 인맥이 짧은 내 입장 상 술집에서 조금씩 흘리는 정보 밖에는 구할 수 없었다, 이제는 어쩔 수 없다. 직접 부딪쳐 알아볼 수밖에. 결심을 하고 술집에서 저녁을 먹으려는데, 내 테이블로 누군가가 앉았다.


“여! 오늘도 쓸쓸하게 혼자 술집에서 저녁식사?”

“적어도 정보수집이라고 불러줘라. 그런데 기분이 좋은 것 같네 얼굴도 활짝 핀 것 같고. 요즘 에밀리아 아가씨 파티에서 잘 나가나 봐.”

“물론! 지원도 빵빵하지, 베테랑 탐색자가 지도해주지, 검술도 많이 늘었다고! 이젠 혼자서도 오크 한 마리 정도는.... 사투를 벌이면 이긴다니까. 정말이야!”

“어 응 알았어. 몇 층이나 내려갔어?”

“우후훗 놀라지마 3층까지 내려갔어. 지금 4층에 대해서 배우고 있는데 근시일 내에 4층 입구 쪽으로 내려갈 것 같아. 물론 베테랑들의 지도를 받으면서긴 하지만 무려 4층이라고. 여기서 충실히 배우면 당당한 중견 탐색자가 된다는 말이니. 너는 어디까지 내려갔는데?”

“4층 입구까지는 갔어. 파티원도 2명을 모아서 이제 4층에 도전하려고”

“헤에? 뭐 너야 대단한 것을 인정하지만 파티원들도 대단한가 보내. 네 페이스에 따라붙는 것을 보면.”


뭐 한명은 익스퍼트이고, 한명은 엘프마법을 쓰니 대단하긴 하지. 그러나 이것도 기회인데 린에게 4층에 대한 걸 물어볼까?


“혹시 4층이 대략 어떤지 알아? 이쪽은 정보가 없어서.”

“응... 4층은 이전 층과는 달리 거대한 공동이라는데, 오크들도 5-6마리씩 무리지어 나오고, 가끔 주술사가 10여 마리씩 대동해서 다닌다던가. 재수 없으면 네임드 오크에게 걸릴 때도 있대. 오크가 부기까지 썼다던데? 그 밖에는 거대 전갈과 세눈 원숭이 패거리, 가끔 리자드맨과 늑대인간 까지 나온다더라. 리자드맨은 가죽이 오크보다 더 질긴데다, 스피드가 오크보다 빨라서 방어를 뚫기 위한 중병기만으로는 감당이 안 된다고 해. 세눈 원숭이 패거리는 돌을 던지는게 짜증난대. 패거리 숫자도 많고.”

“아무리 그래도 개미굴만큼은 아니겠지.”

“아 너 개미굴에 빠진 적 있어? 잘도 무사히 돌아왔네.”

“레나는 어떻게 지내?”

“잘 지내지. 에밀리아 아가씨나 세실리와 부쩍 친해졌더라고.”


잘 지낸다니 다행이다. 처음 만났을 때는 나 때문에 약간 불쾌한 일이 있었기 때문에, 에밀리아 아가씨나 세실리와 친해지기 어려울까봐 약간 걱정 했었는데, 린도 레나도 적응해서 잘 지내고 있는 것 같다.



3층에 올라와서 2시간 내지 3시간을 더 걸었을까? 목표로 했던 4층 입구가 보인다.


-그럼 이제 4층인가요? 각오했던 것 보다는 빨리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 그래도 엘프가 인프라비젼을 태생적으로 습득하고 있어서 다행이야. 그 비싼 인프라비젼 고글을 구입할 각오까지 했었는걸.”

“전 오히려 인간들이 마법물품이나 마법 이외에 인프라비젼을 습득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역시 세상은 넓군요.”


정확히는 조금 다른 것 같지만 어둠 속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은 동일하니, 그렇게 여겨지더라도 상관은 없을 것 같다. 우리는 눈앞에 지하로 길게 연결된 통로를 바라보면서 한걸음씩 나아가기 시작한다.


눈앞에 펼쳐진 거대한 공동. 4층으로 연결된 통로인지 확인하러 내려갔을 때 이후로 이번이 두 번째이다. 4층의 입구 부분에서 원을 그리며 조금씩 탐색하자니 멀리서 6마리의 오크무리가 이동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오크궁사 2명에 4명은 오크 전사라.”

“궁사는 제가 화살로 해결하겠습니다.”


오크궁사의 머리에 엘레나의 화살이 쏘아져 들어간다. 머리가 화살에 관통되어 쓰러지는 오크 궁사. 나머지 오크들이 우리를 발견하고 달려 들어온다. 맨 앞의 오크에게 마주 달려가서 한쪽 발을 축으로 삼아 방패를 쏘아낸다. 방패에 맞아 가슴이 함몰된 채로 위쪽으로 붕 떴다 떨어지는 오크의 몸 뒤로 하린의 검에 상처가 깊숙이 갈라지며 뇌전에 감전되어 쓰러지는 오크가 보인다. 다른 오크의 공격을 방패로 막고 뒷목을 그어버리는 순간 또 한줄기의 화살이 날아가 남은 한 마리 오크 궁사의 머리를 꿰뚫는다. 마지막으로 하린이 최후로 남은 오크를 번개가 서린 검으로 베어넘기며 전투를 마무리 짖는다.


-인첸트된 무기란 것은 정말 대단하군요. 이전에는 검기를 씌우지 않으면 오크에게 치명타를 줄 수 없었는데, 지금은 쉽사리 베어 버리는데다가 뇌전의 힘까지 깃들이다니. 마치 전설에 나오는 신병이기 같습니다.-

“나도 예전에는 오크를 기절시키는 정도였던 근접 방패치기가 마법방패를 사용하면서 한방에 즉사시켜버리던걸, 이전에 마법방패로 마족의 브레스를 막아낸 것을 봐도 엄청나게 대단하지. 그리고 보니 엘레나의 무기도 마법무기지? 마족과 싸울 때도 그렇고 방금 전도 오크의 두개골을 일격에 관통한 걸을 보니.”

“네 신목으로 만들고, 마을의 장로께서 몇 년에 걸쳐서 직접 마법을 부여하신 무기입니다. 그렇지만 보통의 인첸트로선 그 정도의 위력이 나오진 않을텐데, 스칼렛이란 마법사 분의 실력이 엄청나신 것 같네요.”


다른 마법무기가 어떤지는 사용해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스칼렛의 실력이 굉장하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어렸을 때 몇몇 마법사들을 봐본 적이 있지만 그들과 비교해 봐도 압도적이라고나 할까.


“칫 늑대들인가.”


한층 아래에서도 많이 맛보았던 익숙한 살기, 늑대인 것 같다. 게다가 숫자도 10여마리 이상인 것 같다. 오크의 피냄새를 맡아서 몰려든 것일까? 그렇지만 그렇게 살기를 드러내면 아무리 소리를 내지 않고 접근한다고 해도 들키기 마련이다.


-주변에 몇 마리가 기감에 잡힙니다.-

“이 스치는 듯한 소리가 늑대들이 접근해 오는 소리인가요? 바깥의 늑대와는 소리가 좀 다르네요.”


하린은 기감으로, 엘레나는 종족 특유의 좋은 청각으로 늑대의 접근을 감지해 낸 것 같다.


“저쪽에서 숨는다면 이쪽에서 먼저 치고 나가는게 좋겠지.”


엘레나의 화살이 근처 수풀에 숨어 있는 늑대를 꿰뚫는다. 동시에 나의 검에서 형성된 질량을 실은 예기가 공간을 격하며 늑대의 몸을 두 조각으로 가른다. 동시에 들킨 것을 느끼고 이쪽으로 달려들기 시작하는 늑대무리.


“컹” “깨갱”


엘레나의 속사가 여기로 달려오던 두 마리의 늑대를 꿰뚫는다. 동시에 이쪽으로 달려드는 늑대 한 마리를 방패치기로 날려 버리고 한 마리의 뒷목을 검으로 가른다.


“연환세”

“깨개갱”

지지지지직


몇 년 이상의 반복적인 단련으로 하린의 몸에 익은 천검연환세의 형. 연환초식의 검격 뒤로 애검 매화에서 분출된 뇌전이 뒤따른다. 순식간에 세마리의 늑대가 피륙이 찢기며 뇌전에 감전되어 절명하고 만다. 그리고 이에 당황하며 물러나려는 남은 여섯 마리 늑대의 발목을 지면에서 나무줄기가 올라와 휘감는다. 엘레나의 마법에 의해 움직이지 못하게 묶인 늑대들은 결국 우리들에게 손쉽게 마무리 당한다.


“역시 4층인가. 생각보다 좀 더 지치게 하는걸.”

-아무리 약한 상대더라도 숫자가 많으면 그만큼 무시할만한 게 못 되는 것 같군요.-

“흥~ 흥~”


전투가 끝나고 잠깐 잡담하는 시간을 참지 못하고, 여자엘프가 콧노래를 부르며 몬스터 두개골을 깨면서 마석을 채취하고 있는 것을 보니, 묘한 언벨런스가 느껴진다고나 할까. 그보다 엘레나 너 너무 잘 적응하는 것 아니야?


“뀨뀻!”

“저번 저희 마을의 결계를 관통하는 것도 그렇고, 던전의 정령은 정말 길 찾는 것에 특화되어 있군요.”


몇 차례의 전투를 치르고 토끼가 찾아낸 안전지대에 들어서면서 엘레나는 세삼 신기하다는 듯 토끼를 바라본다.


“가끔씩 길 찾는 것 외에도 식량을 바라면 마석과 바꿔서 파티에 식량을 조달해 주기도 한다는 모양이야.”

-예? 이 작은 녀석이 식량을 들어봐야 얼마나 든다고.-

“한번 마석을 줘 볼까요?”


그리고 보면, 토끼 녀석에게는 줄곧 길안내만 받았지 음식 조달 같은 것을 시험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마침 야영시간이고 하니 이번 기회에 한번 시험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뀨?”

“정령님 저희에게... 음 과일을 주세요.”

“굳이 녀석에게 존댓말을 할 필요가 있을까?”

“큐큐큐큣 큐큐”


엘레나가 준 과일을 받아들고, 잠깐 뒤로 돌아서더니 어디에서 났는지 신선한 과일을 하나씩 꺼내드는 토끼.


-정말로... 식료를 꺼내주는데요.-

“미궁에서 조난당하더라도 마석만 있으면 일단 굶어죽지는 않겠네. 이거 뭔가 마법적인건가?”

“아 마력의 유동은 없었어요 마법적인 것은 아닙니다. 아마 정령 특유의 능력일 거예요 인과나 법칙을 무시하고 결과를 현실 세계에 내놓는다는. 아! 다 주셨군요. 감사합니다.”

“뀨뀻!”


과일을 겉들인 가벼운 식사를 마치고 미리 설치해둔 경보장치를 다시 한번 점검한 다음 불침번 순서를 정하기로 했다. 여기서는 자체 회복능력 때문에 체력이 만전인 내가 중간 불침번을 자원하기로 할까.


“그럼 몇 번 했듯이 삼교대로 불침번을 설거야. 시간은 이 모래시계가 두 번 더 차오르는 시간씩. 중간 불침번은 내가 설게.”

-이전번 던전에 내려왔을 때도 중간 불침번을 서신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번은 제가 서겠습니다.-

“아무래도 자동회복능력으로 체력이 항상 만전이니까 중간은 내가 설게. 정 원한다면 내일 불침번 근무 때 중간 근무를 선택하도록 해. 어차피 한번 씩은 경험해봐야 하니까.”


잠을 자고 있는데 근처에서 인기척이 느껴진다. 남궁하린이 불침번 교대를 위해 이쪽으로 온 모양이다. 역시나 그녀가 나를 깨우는 소리가 들린다.


“아 일어났어.”

-예. 그럼 수고하십시오.-

“잠깐. 자기 전에 좀 물어볼게 있는데...”

-네 무엇을?-


그녀는 언니의 원수를 쫒아 이 세계로 내려왔다고 한다. 그 와중에 사형제들과는 뿔뿔이 흩어졌고. 들어본 바로 추측하건데 아마도 그곳은 오우거가 존재하는 6층 이하일 확률이 크며, 사형제들은 대부분은... 죽었을 지도 모른다. 어쩌다 살아있더라도, 잘못하면 하이에나로 만나는 일도 있겠지.


“던전 공략이 생각처럼 진행되지 않는 것 때문에 초조하거나 하진 않아?”

-글쎄요. 마음 같아선 당장에라도 6층으로 내려가 사형제들의 흔적을 찾고 원수와 결판을 내고 싶습니다만, 그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란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약간의 자조의 미소를 지으며 그녀는 이야기를 이어간다.


-사실 던전에서 상처입고 굶주려가면서 죽기 직전까지 가본 사실이 있었기에, 조급하더라도 무턱대고 나아가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있습니다.-

“그래...”

-어떻게 보면... 죽음의 순간 당신이나 스칼렛과 만난 것 자체가 기적일지도 모르죠. 그리고 이제는 확신합니다. 은인을 따라 던전을 차근차근 탐색해 나가는 것이 제 목적에 다가가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요.-


그녀도 지금까지 지내는 동안 그녀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려놓은 것 같았다. 다행이도 내 걱정은 기우였었나.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내일을 위해 지금은 푹 쉬어주는 것이 저에게 있어서 최선의 길이겠죠.-

“그래 내일도 잘 부탁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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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미궁 (2) +5 16.01.02 1,078 49 13쪽
30 미궁 (1) +5 16.01.01 1,158 5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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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뮌헨영지 (3) +2 15.12.27 1,420 60 13쪽
27 뮌헨영지 (2) +2 15.12.18 1,363 58 14쪽
26 뮌헨영지 (1) +5 15.12.17 1,307 65 14쪽
25 길드의뢰 +2 15.12.16 1,446 54 15쪽
24 인연 15.12.15 1,345 57 10쪽
» 4층 15.12.14 1,375 58 12쪽
22 벨페고르 (3) +2 15.12.13 1,586 57 8쪽
21 벨페고르 (2) +6 15.12.12 1,509 60 12쪽
20 벨페고르 (1) +3 15.12.12 1,581 52 10쪽
19 남궁하린 (2) +2 15.12.11 1,649 52 9쪽
18 남궁하린 (1) +2 15.12.10 1,685 52 9쪽
17 만남 +2 15.12.09 1,688 59 15쪽
16 3층 +2 15.12.08 1,783 58 14쪽
15 던전의 정령 +4 15.12.07 1,732 56 9쪽
14 막간 +1 15.12.06 1,736 62 7쪽
13 그랑비스트 (3) +3 15.12.05 1,749 58 8쪽
12 그랑비스트 (2) +6 15.12.04 1,809 56 8쪽
11 대련 15.12.03 1,765 61 11쪽
10 그랑비스트 (1) +3 15.12.02 1,973 57 10쪽
9 강도 +1 15.11.30 2,006 63 14쪽
8 오크 +10 15.11.29 2,224 56 14쪽
7 휴식 15.11.29 2,097 58 9쪽
6 2층 +5 15.11.28 2,140 5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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