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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l************ 님의 서재입니다.

제로원 하우스

웹소설 > 일반연재 > 드라마, 현대판타지

완결

rlaalstn719173
작품등록일 :
2021.01.31 19:03
최근연재일 :
2021.03.16 06:00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1,926
추천수 :
10
글자수 :
196,833

작성
21.02.05 08:00
조회
66
추천
1
글자
16쪽

제로원 하우스 6화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DUMMY

소영이 엄마와 할머니는 나란히 앉아 고구마를 까먹으며 TV를 보고 있었다.


" 엄마 이 드라마 너무 재미있지 않아요?

여주인공이 얼마나 힘이 센지 혼자서 불량배들을 다 혼내 주잖아요.

정말 대단해?"


소영이 엄마 말에 할머니는 시큰둥한 표정을 짓고있었다.


" 대단하긴...

너 어렸을 때는 저 "도뽕뽕"이보다 더 대단했지...

지금도 동네 사람들이 모이면 그때 얘기를 할 정도니 깨."


" 엄마! 또 무슨 말씀을 하시려고 그래요."


할머니는 소영이 엄마 말이 무엇이 그리도 답답한지 연신 가슴을 치며 말했다.


" 워메 답답한 거...

어째서 어릴 때 기억을 못 하는 거여.

그러니까...

네가 일곱 살인가 여덟 살 때 일일 데.

아마 네가 아버지 심부름으로 탁주를 받으러 갔다 오는 길이었을 것이다.

마을 이장 네 집엔 성질 더러운 황소 새끼가 한 마리 있었는데...

그때 마침 묶어 놓은 고삐가 풀린겨.

그놈이 운이 없던 건지 아니면 네가 운이 없던 건지 글쎄 둘이 딱 마주친 겨."


할머니 말에 소연이 엄마가 웃으며 말했다.


" 그래도 엄마 딸이 이렇게 곱게 자라서 시집 간 걸 보면 별일 없었나 보네."


소영이 엄마 말에 할머니가 콧방귀를 끼며 말했다.


" 아이고야!.. 별일이 없어?

그 모습을 언덕 위에서 농사를 짓던 마을 사람이 보고 놀라 허겁지겁 달려왔는디...

글쎄 황소 새끼가 대갈빡이 터져 죽어 있지 모냐.

황소 새끼가 덤비니깨 네가 그 황소 새끼를 때려잡은 거지."


" 에이.. 말도 안 돼.

지금 그 말을 나더러 믿으란 말이야?"


소영이 엄마 말에 할머니가 또 다시 가슴을 치며 말했다.


" 뭐에 답답한 거...

왜 어미 말을 못 믿냐.

그 솟값 물어 주느라고 아버지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아냐?

그래도 그 덕에 마을 잔치 한번 크게 했지.

그러니까 어미 말은 네가 그 정도로 힘이 좋았다는 말이다."


" 엄마는 내가 얼마나 힘이 약한데...

김서방한테 나 힘세다고 그러면 웃어요."


" 그러니까 말이다.

그 힘이 다 어디로 갔는지...

힘이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한 게 아마도 네가 중학교를 들어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부터였을 거시다.

뿔난 송아지 마냥 천지 분간 못하고 뛰어다니던 네가 언제부턴가 말수도 줄고 방구석에 틀어박혀 책만 읽으며 눈물을 찔끔 거리기 시작한게...

내 생각엔 그 때부터 였던 것 같다.

네가 방구석에서 눈물만 찔금 거리고 있으니.

힘이라는 놈도 더 이상 쓸 일도 없고 하니 그놈이 널 떠난 게 아닌가 싶다.

떠나면서 아마도 네 기억도 같이 가져가 버렸나 보다.

그러니 어릴 때 일을 통 기억을 못 하지...."


할머니 말을 듣던 소영이 엄마가 뭔가 생각이 난 듯 할머니에게 말했다.


" 엄마 이런 말 절대 김서방한테 하지 말아요. 알았죠?"


" 이년아.

김서방한테 말해봤자 믿지도 않을 겨.

김 서방이야 바람만 불어도 네가 날라갈까 봐 걱정하는 그런 인사 아닌감."


" 어쨌든요.

그리고 저 조금 있다가 김서방 만나러 나가요."


" 알았다.

여긴 걱정 말고 김서방한테 맛난 것 많이 사달라고 해라."


" 네. 그리고 돌아올 때 엄마 좋아하시는 만두 사 올게요."


소영이 엄마는 방으로 들어가 외출 준비를 하고 있었다. 화장을 하고 옷을 입고 마지막으로 서랍장에서 결혼반지를 꺼내 끼려고 할 때였다.

그만 실수로 반지를 떨어뜨렸고 하필 그것이 장롱 밑으로 굴러 가고 말았다.


" 이를 어째!..."


장롱 밑을 아무리 살펴봐도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잠시 망설이던 소영이 엄마는 방문 밖을 조용히 살피고는 문을 걸어 잠갔다.


그리고는 그 무거운 장롱을 번쩍 들어내고는 반지를 주워들었다.

그리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장롱을 들어 제자리에 갖다 놓는게 아닌가....

그리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방문을 나서며 말했다.


" 엄마 다녀올게요."


" 오냐, 맛난 거 많이 먹고 좋은 것도 보고 이왕이면 둘째도 하나 만들어 오너라."


" 엄마!~"






소영이 엄마는 집을 나서다 문득 좀 전에 들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 시절 소영이 엄마는 중학교에 올라간지 얼마 지나지 않아 윤아라는 친한 친구를 알게 되었다.


윤아는 나와 달리 착하고 예쁜 천생 여자아이였다.

며칠 뒤 놀러 간 윤아네 집에서 윤아의 대학생 오빠를 만나게 되었다.


" 윤아 친군가 보구나.

그런데 윤아랑 달리 이쁘게 생겼네."


그런 말이 싫지 않았다.

나는 얼굴까지 붉히며 오빠에게 물었다.


" 오빠는 어떤 스타일의 여자를 좋아하세요?"


내 질문이 우스울 법도 했지만 오빠는 그러지 않았다.

진지하게 생각을 하는 듯하다 책장에서 책 한 권을 꺼내 내게 건네며 말했다.


" 읽어보렴.

이 안에 오빠의 이상형이 있으니까."


그날 오빠를 본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 이었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오빠가 나의 첫사랑이었던 것 같다.


그날 저녁 집으로 돌아온 나는 방구석에 등을 기댄 채 밤이 하얗게 새도록 책을 읽어 내려갔다.

그녀의 청순함과 애절한 사랑에 나는 책을 읽는 내내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녀의 사랑이 비극적으로 끝났을 때 나는 이불에 얼굴을 묻은 채 통곡을 하고 말았다.

그날부터 나는 그 여주인공의 삶을 동경했던 것 같다.


나는 시를 외우고 수필을 읽으며 소설 속 여주인공의 삶을 흉내 내며 나 자신조차 알지 못했던 나의 여성성을 아마도 서서히 찾아가고 있었던 것 같다.


그때부터 나는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 것 같다.








이삿짐을 모두 싫었는데도 트럭 짐칸엔 아직도 여유가 있었다.

이삿짐이라고 해 봐야 고작 침대 하나가 전부였다.

내가 처음 자취를 시작할 때 소영이가 사준 침대였다.


그런데 하필이면 킹 사이즈를 사준 것이 문제였다.

그때 설치기사님이 왔다가 황당해 하던 그 표정을 나는 아직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 정말.. 여기다 놓으려고 구입 하신게 맞습니까?"


" 저도.. 선물을 받은 거라..."


잠시 망설이던 기사님이 이내 마음의 결정을 내린 듯 시원하게 말했다.


" 어쩔 수 없죠.

반품 하실 거죠?"


그 말이 당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소영이가 나를 위해 사준 선물이기 때문이었다.

며칠 전 소영이가 나를 찾아왔었다.


" 그래 방은 구했어?"


" 응. 낮에 계약했어."


" 와!~ 우리 건우가 드디어 독립 하는구나. 축하해."


" 고마워."


" 그런데 집은 괜찮은 것 같아?"


" 응. 나 혼자 생활하기엔 넉넉해."


" 다행이다.

그리고 우리 건우가 독립을 했는데 이 언니가 선물 하나 사 줘야지.

뭐 필요한 거 있어?

뭐든지 말해 봐.

이 언니가 달러 빚을 내서라도 다 사 줄테니까."


소영이 말에 나는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 괜찮아.

필요 없어.

내가 쓰던 거 가지고 와서 쓰면 되는 걸."


" 그렇다면..."


잠시 고민을 하던 소영이가 뭔가 생각이 난 듯 무릎을 탁 치며 말했다.


" 그래 그게 좋겠다.

너 침대 없잖아.

이 언니가 침대 사줄게.

아주 좋은 걸로...

나중에 결혼하고도 쓸 수 있게..."


말하던 소영이의 두 볼이 후끈 달아 올랐다.




이렇게 도착한 것이 킹사이즈 울트라 슈퍼 메가톤급 침대였다.

나는 한참 동안 고민하다 결국 눈물을 머금은 결정을 내리고 말았다.

나는 방에 있던 모든 짐을 뺐다.


뭐.. 짐이라고 할 건 없었지만...

침대를 들여놓은 방엔 더이상 책상 하나 놓을 자리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나는 문 밖에 놓여있는 책상을 보며 고민에 빠지고 말았다.


" 가구라고 책상 하난데...

집으로 돌려 보내야 하나?...

그런데...

어떻게 돌려보내지!...."






드디어 내 이름으로 된 집이 생겼다.

그리고 이사도 왔는데...

이 넓은 집에 이삿짐이라곤 고작 킹사이즈 침대 하나가 전부였다.

칠도 새로 하고 손을 조금 봤다고 집이 2배는 더 넓어진 기분이 들었다.


더구나 60~ 70년대 지은 집이라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내부 구조가 아주 특이했다.

화장실을 뺀다면 1층 전체가 커다란 원룸 구조였다.

그런 집 한가운데에 킹사이즈 침대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있는 형국이란....


" 이럴 줄 알았으면...

쓸만한 건 좀 남겨둘 걸 그랬어...

무작정 소영이 말을 따르는 게 아니었는데...."



며칠 전...


마지막으로 집안 가구를 살펴보던 우리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 모두 이리 와서 이것 좀 봐.

가구가 모두 원목 가구야.

그리고 이것 좀 봐...

먼지를 털어냈더니 완전히 새 건데.

건우 너 땡잡았다.

전자 제품만 빼 내고 나머지는 다 그대로 쓰면 되겠어.

와!~ 전부다 말로만 듣던 이태리가구네."


바로 그때였다.

소영이의 앙칼진 목소리가 들려 온건...


" 너희들 지금 뭐 하는 거야?

내가 다 갖다 버리라고 했지."


" 소영아. 네가 이걸 안 봐서 그런 말을 하는 거야.

와서 봐봐.

전부 다 새 거야! 새 거라고..."


창배 말에 소영이가 더 들을 것도 없다는 듯 단호하게 말했다.


" 다 필요 없으니까.

무조건 다 갖다 버려.. 알았어?"


하지만 이번만큼은 창배도 쉽게 물러 서려 하지 않았다.


" 주인도 아닌 우리가 이럴게 아니라 건우 한테 결정하라고 하면 되겠네...

건우 너 잘 생각해라...

짐이라고 해봐야 그 잘난 침대 딸랑 하나잖아.

너 이 멀쩡한 가구 다 갖다 버리고 나면 어차피 돈 주고 새로 사야 돼.

그때 너 이렇게 좋은 가구 살 수 있을 것 같아?

어디서 합판 쪼가리로 만든 싸구려 가구나 몇 개 사겠지...

안 그래?"


창배 말이 아니더라도 좀 전부터 내 시선을 끄는 것이 있었다.

창가에 자리하고 있는 고풍스러운 책상과 한쪽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는 책장이었다.


어느 영화에서 본 듯한 그 모습...

내가 평생 꿈꿔왔던 바로 그 모습이었다.

그래서 다른 건 몰라도 저 두 가지만큼은 절대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 저 그게..."


나는 가구와 소영이의 얼굴을 번갈아 보며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 이번 한 번만 가구를 쓰는 걸로 하자...

솔직히 버리기엔 너무 아깝잖아.

특히 저 책상하고 책장은...'


마음의 결정이 서자 나는 아랫배에 힘을 주며 소영이의 시선을 피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 저.. 그러니까.. 그게 말이지.. 나는..."


나는 마음을 굳게 먹었지만 그래도 소영이 앞이라 말이 쉽게 입 밖으로 나오질 않았다.

그때 소영이의 뜻밖의 말이 들려왔다.


" 건우야 괜찮아.

그냥 너 하고 싶은 대로 해.

난 네가 좋다면 괜찮으니까...

나는 신경 쓰지 말고.. 알았지?"


그때 나는 보고 말았다.

소영이의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는 것을....


" 소영아!...."


갑자기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 모든 행동이 자신을 위한 것임을 모를 내가 아니었다. 갑자기 마음이 흔들렸다.

아무리 그래도 이번 만은 소영이의 의견을 따를 수 없었다.


" 결정했어!"


모두는 숨죽인 채 건우를 주시했다.


" 가구를....

버릴게!"


나는 말을 하고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생각과는 달리 입에선 엉뚱한 말이 튀어나왔기 때문이었다.

순간 소영이의 목청이 커졌다.


" 들었지? 들었지?

건우가 갖다 버리래 잖아.

한 번만 더 토 달면...

다들 죽을 줄 알아?"


이런 소영이의 말에 창배가 또 다시 끼어들었다.


" 건우 너 정말 후회 안 하지...

OK 그럼 이거 우리가 다 가지고 간다.

나중에 딴 소리 하면 죽어..."


창배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길수와 현민이 달려들며 이건 내 거. 저것도 내 거 하며 난리가 아니었다.

그런 모습을 한심한 표정으로 보고 있던 소영이가 집이 떠나갈 듯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말했다.


" 동작 그만!...

이것들이 오늘 내 손에 한번 죽어볼래?

다시 한 번 분명히 말하지만 여기 있는 건 모두 잘게 부셔서 버릴 거니까.

다들 그렇게 알아. 알았어?

티끌 하나라도 빼돌리다 걸리면.. 다 죽는다."


이런 소영이 말에도 불구하고 세 녀석은 쉽게 물러서려 하지 않았다.

그만큼 가구들이 마음에 들었던 것이었다.

특히 창배의 반대가 심했다.


" 어차피 이건 건우 거니까.

건우한테 결정하라고 해야 돼.

소영이 네가 결정하는 건 월권이라고."


창배 말에 길수와 현민이도 거들고 나섰다.


" 그래 이렇게 멀쩡한 걸 버린다는 건 잘못된 것 같다.

더구나 부셔서 버린다는 건 말도 안 돼."


길수의 말에 창배가 또 다시 끼어들었다.


" 그래. 버릴 거면 날 주라니까.

건우 너 우리 집에 와 봤잖아.

애가 하도 극성맞아서 성한 가구가 하나도 없다고.

이걸 집에 가지고 가면 지수가 얼마나 좋아하겠어?

건우 너 지수 얼굴 봐서라도 절대 이러면 안 되지..."


창배 말에 길수와 현민도 거들고 나서자 듣고 있던 내 마음도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그걸 알았을까?

소영이가 나를 불렀다.


" 건우야. 잠깐만 이리 와 봐."


소영이가 구석진 곳으로 나를 데리고 갔다.


" 너 마음 단단히 먹어.

절대 약해지면 안 돼.

알았지?"


소영이 말을 들은 나는 이번만은 소영이를 설득하고 싶었다.


" 소영아 그냥 창배 주면 안 될까?

솔직히 말해서 가구들이 버리기엔 너무 아까워...

그리고 창배 말처럼 지수도 엄청 좋아할 거야."



내 말을 들은 소영이가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되겠는지 정색을 하며 말했다.


" 정말 나만 알고 넘어가려고 했는데...

너까진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얘기하는 거니까.. 정신 바짝 차리고 잘 들어...."


소영이 말을 듣던 나는 얼마나 놀랬던지 얼굴색이 수시로 변할 정도였다.

얘기를 다 들은 내 얼굴에선 식은땀이 비오듯 흐르고 있었다.


" 내가 왜 이러는지 이제는 알겠지?

소문을 믿는 건 아니지만 녀석들이 이런 물건 가지고 가는 거 난 불편해...

특히 창배 집에는 애들도 있잖아.

더구나 지수는 임신도 했고...."


소영이 말을 들은 나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체념 하는 심정으로 말했다.


" 기왕 이렇게 된 거...

다 얘기해 주는 게 좋지 않을까?

그러면 이런 오해도 없을 거 아니야."


" 그걸 누가 몰라.

그런데도 이렇게 하는 건 다 너 때문이잖아.

솔직히 너 이 집에서 혼자 지낼 생각하면 무섭잖아?

내 말이 틀려?"


그랬다.

친구들과 일을 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무거운 건 어쩔 수 없었다.

더구나 좀 전에 소영이한테 그런 얘기까지 듣고 보니 그 기분은 더 했다.


" 그런데 그게 이거 하고 무슨 상관이야."


나는 풀 죽은 목소리로 말했다.


" 내 말 잘 들어.

원래 이렇게 큰 집에 혼자 있다 보면 괜히 마음이 뒤숭숭해지는 법이야.

그런데 이렇게 사연이 있는 집이라면 더 말할 필요도 없잖아.

그나마 저 녀석들이 있어서 다행인 줄 알아.

내가 장담하건데 건우 네가 이 집으로 이사 온 날부터 먹고 자고 하며 너한테 빌붙으려 할걸.

그런데 만약 저 녀석들이 이 집에 대한 사연을 알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이 집 근처엔 오려고 하지도 않을 걸..

그렇게 되면 너 혼자 이곳에 있어야 되는데..

그럴 자신 있어?"


내 얼굴에 또 다시 그늘이 졌다.

이런 나를 보며 소영이가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 혼자 지낼 자신 없으면 가서 말해 그리고 기분도 풀어 주고 와."


소영이 말에 나는 자신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 말은 하겠는데...

기분까지 풀어줄 자신은 없는데..."


" 가서 단호하게 말해 그러면 기분은 자기들이 알아서 풀 거야."


" 정말 그럴까?"


" 나만 믿어."


" 알았어.

소영이 너만 믿을게."


나는 녀석들을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창배 앞에 선 나는 얼굴 가득 함박 미소를 지었다.

그런 내 얼굴을 본 창배는 뭔가 깨달은 듯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 고맙다. 건우야.

너밖에 없다."


창배 말이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그냥 이대로 밀고 나가기로 했다.


" 창배야. 정말 미안해...

그냥 버리기로 했다."


순간 창배의 얼굴이 오만상으로 구겨졌다.

그리고 창배의 입에서 "배신자"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곧이어 길수의 입에서도 현민의 입에서도 똑같은 말이 튀어나왔다.


점점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나는 애절한 눈빛으로 소영이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소영이는 남의 일인 양 팔짱을 낀 채 창밖만 바라보고 있었다.

문득.. 아까 소영이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 기분은 자기들이 알아서 풀 거야!...."




다음 작품에서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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