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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l************ 님의 서재입니다.

제로원 하우스

웹소설 > 일반연재 > 드라마, 현대판타지

완결

rlaalstn719173
작품등록일 :
2021.01.31 19:03
최근연재일 :
2021.03.16 06:00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1,921
추천수 :
10
글자수 :
196,833

작성
21.02.16 06:00
조회
41
추천
0
글자
11쪽

제로원 하우스 16화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DUMMY

며칠 후...


깍두기 동생들과 놀고먹는 동네 백수 십 여명이 모이자.

비좁은 사무실 안은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깍두기 1은 흐뭇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깍두기 1이 고개를 끄덕이자 깍두기2는 들고 있던 사진을 나눠 주기 시작했다.


잠시 후...

사진을 다 나눠 준 걸 확인한 깍두기 1은 헛기침을 크게 한번 한 후 말을 시작했다.


" 오늘부터 느그들이 할 일은 사진 속에 있는 그 사람을 찾는 것이다.

너그들은 사진을 보고 또 보고 그리고 사람들을 보고 또 보다 보면 거짓말처럼 그 사진 속 사람이 너그들 앞에 나타나게 될 것이다.

원래 일이란 다 정성과 노력이 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내가 소식적 때만 해도...."


그렇게 깍두기 1의 연설이 1시간째 이어질 무렵 유달리 눈에 거슬리는 놈이 하나 있었다.

다들 큰형님 앞이라 양복을 갖춰 입고 왔는데...

유독 한 놈 만이 촌스러운 파란색 삼선 츄리닝을 대충 걸쳐 입고 온 것이었다.


그것도 눈에 거슬렸는데...

이놈은 말을 시작한 뒤로 계속해서 고개만 갸웃거리며 딴 짓거리만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참다못한 깍두기 1이 손가락으로 추리닝을 가리키며 말했다.


" 너 뭐 하는 놈이여?

너 아까부터 내 얘기 안 듣고 뭐하고 있었냐? "


사람들의 시선이 추리닝을 향한지 한참 만에야 자신한테 한 얘기라는 걸 깨달은 추리닝은 멋쩍은 듯 뒤통수를 긁적이며 말했다.


'' 지는 밥 사준다고 해서 따라왔는데요.

그리고 사진 보고 있었습니다."


" 왜?.. 사진이 흐리게 나왔냐?"


" 아니요.

사진은 깨끗하게 잘 나왔는데요."


" 그럼 문제가 없잖여?"


깍두기 1의 목청이 조금 높아졌다.


" 문제가 있다는 것이 아니라...

사진 속에 있는 사람...

제가 아는 사람 같아서요."


추리닝의 말에 놀란 깍두기 1과 깍두기 2의 눈이 퉁방울처럼 커졌다.

그리고 반색하며 물었다.


" 너.. 너 지금 뭐라고 했냐?

사진 속에 있는 사람을 안다고 했냐?

확실한 거여?"


" 이 촌스러운 폭탄 머리하고...

턱 밑에 나다만 수염...

틀림없습니다.

저희 할머니가 구멍가게 같은 슈퍼를 하시는데요.

제가 가게 봐 드릴 때마다 라면 사러 자주 왔습니다."


" 구멍가게면 구멍 가게고.. 슈퍼면 슈퍼지.. 구멍가게 같은 슈퍼는 무슷 말이여?"


깍두기1의 말에 추리닝은 실없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그러게 말입니다.

아무튼 이 사진 속에 있는 사람 말입니다."


추리닝이 거기까지 얘기했을 때 깍두기 1이 추리닝의 입을 틀어막으며 말했다.


" 거기까지...

원래 중요한 야기는 격식을 갖추고 들어야 하는 법이다.

안 그러면 마가 낄 수도 있는 법이다.

너는 코피(커피) 좀 시켜 봐라."


깍두기 1의 말에 깍두기 2가 허리를 90도로 숙이며 말했다.


" 알겠습니다. 형님."


깍두기 2가 전화를 들며 말했다.


" 미스김. 여기 완판치(원펀치)야...

커피 세잔만 가지고 온나...

사장님 건 뭔지 알지?...

그라지! 그라지!...

노란자 동동..."



잠시 후...

미스 김이 세 사람 사이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미스 김은 뽀얗고 하얀 허벅지가 그대로 드러나난 미니스커트를 입고 있었다.


세 사람의 시선이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자연스럽게 미스김의 뽀얀 허벅지를 향하고 있었다.

그런 시선 따윈 신경도 쓰지 않은 채 미스김이 말했다.


" 사장님은 노란자 동동...

우리 넘버2 오빠는 설탕 듬뿍...

그리고 우리 젊은 오빠는...."


" 지는 아메리카노 주세요."


미스 김은 한참 동안 추리닝을 어이없는 눈으로 바라보다가 말했다.


" 그럼.. 오빤 블랙 먹어...."


그때 추리닝이 손가락으로 깍두기 1의 커피 속에 담겨있는 노른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 그럼 저도 이걸로 주세요.

노란자 동동...."


미스김은 추리닝을 어이없다는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 이 오빠 뭐야?...

정말 웃긴다!....."






츄리닝의 이야기를 얼마나 들었을까...

탁자 위에는 빈 커피 잔 만이 놓여 있었다.

추리닝의 이야기를 다 들은 깍두기 1은 다시 한번 확인이라도 하려는 듯 이야기를 반복했다.


" 그러니까 네 말은...

동네에 귀신 나오는 집이 있는데 그곳에 사는 미친 늙은이가 이 사진 속에 있는 사람이라 이거지?

그런데 마침 3년 전에 너는 군대를 갖고...

그 이후는 잘 모르겠다.

이 말이네?"


" 맞습니다.

제 말이 그 말입니다."


잠시 추리닝을 바라보던 깍두기 1은 긴감인가 하고 있었다.

그러다 확신이 선 듯 고개를 끄덕이며 안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지갑에서 5만 원을 집었다가 다시 한번 츄리닝을 힐끗 쳐다보았다.

그러다 다시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5만 원을 놓고 2만 원만 꺼내들었다.


" 이건 가다 맛난 거 사먹고...

나중에 전화하면 그 귀신 나온다는 집이나 한번 가르쳐 줘라.

만약에 그 사진 속 사람이 맞다면...

어차피 쓰려고 했던 돈이니까...

내가 큰 거 한 장 너한테 때 주마...."


큰 거 한 장이라는 말에 츄리닝의 입이 함박 만해 쳤다.

그리고는 넙죽 인사를 했다.


" 고맙습니다."





츄리닝이 나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깍두기 2가 물었다.


" 형님. 저노마 말이 사실일까요?"


" 글쎄다...

저놈 꼬락서니를 보면 영 신뢰가 안 가긴 하는데...

그래도 저렇게까지 말을 하는데...

한번 알아 보긴 해야겠지...

시간 날 때 네가 한번 가봐라."


" 네 알겠습니다. 형님..

내일이나 모레쯤 제가 직접 가 보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저놈한테 정말 천 만원 주실 겁니까?

아까 표정을 보니까 설찮게 좋아하던데..."


깍두기 2의 말에 깍두기 1은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


" 너 또 무슨 정신 나간 소리를 하는기가?

그깟 사람 하나 찾아주는데 천 만원이 가당키나 하나?

수고비 조로 한 10만 원 주려다 그래도 상벌은 확실하게 해야 한다는 평소 소신에 따라 100만 원을 주기로 한 것이다.

돈이라는 것은 안 주면 몰라도 이왕 주기로 했으면 아까워하지 말고 지를 줄도 알아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사나이다.

알겠나?"


깍두기 1의 말에 깍두기 2는 눈동자를 빛내며 경외심이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 형님이 이렇게 깊은 뜻을 품고 계시는지 몰랐습니다.

역시 형님은 상벌이 확실하십니다. 이래서 제가 형님을 존경하는 겁니다. 형님.. 존경합니다."


그 말을 들은 깍두기 1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아따 그놈.. 너도 내 밑에서 배우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다. 진정한 사나이의 세계를....

하하하~~~"





며칠 후.....

깍두기 2와 추리닝은 전봇대에 등을 기댄 채 집안 동정을 살피고 있었다.


" 이게 뭐꼬.. 귀신?..

귀신이 아니라 얼라들이 튀어나올 것 같구먼...

정말 귀신나오는 집 맞나?"


츄리닝은 연신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 정말 많이 변했네요.

전에는 쳐다만 봐도 으스스 했는데...

지금은 정말.. 아이들이 뛰어나올 것 같네요."


바로 그때였다.


" 누구신가요?

지금 뭘 보고 계시는 건가요?"


놀란 두 사람이 고개를 돌렸을 때...

"샤랄랄랄라~ 샤랄랄랄라~"

초콜릿처럼 달콤한 멜로디가 마치 귀속을 간지르는 것 같았다.


더구나 놀라 부릅떴던 두 눈은 초점을 잃은 채 눈앞에 있는 여인을 향하고 있었다.

깍두기 2는 아무 생각 없이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하고 있었다.


" 어딜.. 다녀오시나 보죠?"


" 네. 장을 보고 왔습니다.

먼저 고등어를 샀습니다.

숯불에 맛있게 구워 먹을 생각이죠.

그 다음으로 돼지고기를 샀습니다.

잘 익은 김치를 이용해 두루치기를 할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계란을 샀습니다.

계란은 여러 요리를 하기 위해 매우 편리한 재료입니다.

전 이걸 이용해 계란말이와 계란찜을 할 생각입니다."


" 맛있겠네요."


" 모두 별점 9.5 이상의 맛있는 요리랍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당신을 위해서도 만들어 드리고 싶군요.

그런데 여기서 뭘 하고 계시는 건가요?

우리 집에 볼 일이라도 있으신가요?"


깍두기 2는 역시 아무 생각 없이 품에서 사진 한 장을 꺼냈다.


" 사람을 찾고 있었습니다."


사진을 본 제로원이 말했다.


" 박사님을 찾아오셨군요.

그런데 지금 안 계시는데요."


거기까지 이야기를 들은 깍두기 2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리고 자신의 실수를 깨달은 순간 제로원에게 인사를 하고는 도망치듯 그 자리에서 달아나 버렸다.

그런 두 사람을 보며 제로원이 말했다.


" 박사님은 돌아가셨습니다.

이제 이곳엔 다시는 돌아오시지 않으십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제로원의 마지막 말을 듣지 못한 것 같았다.

그런 두 사람의 뒷모습을 제로원은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한편...

사무실로 돌아온 깍두기 2는 아직도 마음을 진정시키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깍두기 2를 보며 깍두기 1이 물었다.


" 무슨 일 있냐?

얼굴이 좋지 않은 것 같은데..."


깍두기 1의 말해 깍두기 2는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 형님 찾았습니다.

윤필상 박사를 찾았습니다.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그 집에 사는 어떤 여자분이 잠시 외출했다고 확인까지 해 주었습니다."


말하던 깍두기 2의 얼굴이 홍조로 물들고 있었다.

더구나 평소 초롱초롱 하던 눈빛은 어느새 게슴츠레하게 변한 채 마치 어떤 모습을 꿈꾸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 깍두기 2를 유심히 살피던 깍두기 1은 갑자기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말했다.


" 니!.. 술 먹었나?"


그 말에 화들짝 놀란 깍두기 2는 손사래까지 치며 말했다.


" 아.. 아닙니다. 형님.

절대 안 먹었습니다.

형님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전 근무 중에 절대 술먹지 않습니다.

믿어주십시오. 형님..."


그 말을 들은 깍두기 1은 언짢은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 지금 네가 나한테 거짓말을 하는 것이냐?

아따 그 자식 그렇게 안 봤는데...

네 얼굴은 누가 봐도 술을 먹은 것이 틀림없다.

내가 분명히 말했지...

아무리 우리가 어둠에 자식이라 할지라도 공과 사는 확실히 구분해야 한다고 내가 말했지?

특히 근무 중엔 절대 술 먹지 말라고. 했냐? 안 했냐?"


" 억울합니다. 형님...

하늘에 맹세코 절대 술 안 먹었습니다."


" 사나이가 하늘을 그렇게 쉽게 파는 것이 아니다.

너는 아직 기본이 안된 것 같다.

내가 너의 공을 생각해서 그냥 넘어갈 까도 생각했는데...

지금 너의 행동을 보니 그냥 넘어가면 안 될 것 같구나.

내가 직접 너를 일깨워 주마...

정신의 방으로 따라온 나."


정신의 방이라는 말에 깍두기 2는 경끼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


" 형님. 제가 무조건 잘못했습니다.

그러니 제발 그곳만은..."


" 잔말 말고 따라온 나."


그렇게 형님을 따라 간지 얼마나 지났을까.

다크서클이 턱밑까지 내려앉은 깍두기 2의 모습은 이미 사람의 형상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 맞은편에는 깍두기 1이 앉아 깍두기 2에게 연신 훈계를 하고 있었다.

점심부터 시작된 훈계가 벌써 자정이 지나고 있었다.


" 그러니까.. 그것이 말이다.

내가 말하는 것이 무슨 뜻인가 하면...."




다음 작품에서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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