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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l************ 님의 서재입니다.

제로원 하우스

웹소설 > 일반연재 > 드라마, 현대판타지

완결

rlaalstn719173
작품등록일 :
2021.01.31 19:03
최근연재일 :
2021.03.16 06:00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1,909
추천수 :
10
글자수 :
196,833

작성
21.02.01 08:00
조회
162
추천
3
글자
11쪽

제로원 하우스 2화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DUMMY

다음 날 아침...


" 아니.. 그런데 여기가 맞긴 한 거야?

저 집도 아니고 이 집도 아닌데 그렇다고 저 산자락이 집 일리는 없잖아..."


창배가 투덜거리고 있을 때 길수가 다 허물어져가고 있는 대문 앞에서 안쪽을 기웃거리고 있었다.


" 아무리 봐도 지도상으로는 여기가 맞는데...

그리고 여기가 꼭 대문 같지 않냐?"


길수의 말에 창배가 말 같지도 않은 소리라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 너 바보냐?

여기가 무슨 집이야.

입산 금지 때문에 울타리 쳐 놓은 거지.

그리고 이게 사람 드나드는 대문으로 보이냐?

입산 할 때만 가끔 열어 놓는 출입구 잖아.

이 바보야."


세 녀석이 집을 찾지 못하고 의견이 분분 할 때였다.


" 미안 내가 조금 늦었지.

전 집주인하고 얘기가 조금 길어지는 바람에.. 미안."


그런 나를 보며 창배가 버럭 소리를 쳤다.


" 이 자식이 주소를 가르쳐 주려면 똑바로 가르쳐 주던가..

아니면 일찍이라도 와야 될 거 아니야.

지금 우리가 얼마나 헤매고 있었는 줄 알아."


창배 말에 나는 웃으며 말했다.


" 그래도 잘 찾았네."


" 그게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야.

그리고 잘 찾긴 뭘 잘 찾아.

우리 여직 헤매고 있었다는 말 못 들었냐?"


제대로 뿔이 난 창배를 뒤로 한 채 나는 호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 좀 전까지 실랑이를 벌이고 있던 그 문을 열었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아우성이 터져 나왔다.



" 뭐야. 집을 샀다 더니...

야산을 산 거야?"


길수의 말에 현민이가 그러면 그렇지 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 내가 이럴 줄 알았다니까.

집은 개뿔.. 무슨 집."


현민의 말을 들은 나는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 따라와 봐.. 안쪽에 집도 있어."


내가 문을 활짝 열어 젖히자 제일 먼저 창배가 문 안으로 머리를 들이밀며 말했다.


" 이거 뭐야!

집이 아니라 완전 숲이잖아.

정말 여기에 사람이 살긴 한거야?

잘하면 저 숲에서 범새끼라도 나오겠다."


창배 말을 들은 나는 인정 할 수밖에 없었다.


" 조금 심하긴 하지?

이 집에 살던 분이 몸이 불편했데...

그래서 손을 보지 못하고 살았나봐.

그래도 생각보단 괜찮아.

조금만 손보면 괜찮아질 거야."


나와 창배가 안으로 들어가자 그 뒤를 길수와 현민이 따랐다.


" 이 띨띨이...

혹시 사기 당한 거 아냐?

집이랍시고 다 허물어져가는 건물 하나만 덩그러니 있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 그럴지도 모르지..."


안으로 들어선 세 녀석의 입은 쉽게 다물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 넋을 놓고 바라보던 세 녀석 중 제일 먼저 창배가 내 어깨에 팔을 걸며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 건우 너 내가 대한민국 최고의 건설회사에 다니는 거 알지?

그래서 하는 말이니까. 잘 들어...

집이라는 것은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사람의 손길이 가능한 집이 있고.

다른 하나는 사람의 손길이 불가능한 집이 있다. 이거야.

그런데 여기는 딱 봐도 후자에 속하는 곳이야.

너 내가 이쪽 계통으론 대한민국 최고의 전문가라는 거 알지?

쉽게 말해서 여기는 수리하는 것 보다 부시고 새로 짓는 게 더 싸다는 말이다.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듣겠냐? "


" 그 정도야?..."


" 그러니까 당장 가서 해약을 하던가 아니면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싸게 팔아.

그게 멀리보면 남는거다.

그리고 집을 살려면 먼저 이 형님하고 의논을 하던가.

쥐뿔도 모르는 놈이 멋대로 사고를 치고 그래.

그러니까 이런 사단이 벌어지는 거 아니야."


창배의 말에 길수와 현민도 이구동성으로 맞장구를 쳐 대고 있었다.

그 말을 듣고 있던 내 얼굴엔 어느새 짙은 그늘이 드리우고 있었다.

바로 그때 현관문 쪽에서 소영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여기가 맞는 거야?..

다들 안에 있어?"


소영이의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창배가 제일 먼저 큰 소리로 말했다.


" 소영아...

다들 여기 있어.

어서 들어와"


창배의 말에 소영이가 잡풀을 헤치며 안으로 들어 오고 있었다.


" 뭐야! 사람이 사는 곳 맞아?

무슨 잡초가 이렇게 많아...."


소영이 말을 창배가 거들었다.


" 집을 보면 더 놀랄거다."


이윽고 소영이가 들어와 주위를 둘러 보기 시작했다.

말 없이 한참을 둘러보던 소영이가 친구들을 향해 말했다.


" 뭐! 손좀 보면 괜찮겠는데."


소영이가 창배를 보며 말하자 창배 역시 억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어쩜.. 너도 그렇게 생각했구나.

나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금 가고 깨진 것만 조금 손보면 새 집 되는 거지...

내가 또 그런 거 전문 아니냐..."


" 그래 그럼 창배 네가 집수리는 알아서 하고

건우하고 길수는 저 큰 나무 보이지?

세 그루만 남기고 몽땅 베어버려 그리고 현민이는 어제 말한 장비 챙겨 왔지?"


" 그럼 아버지한테 말하고 챙겨 왔지."


" 그럼 현민이 넌 대문부터 고쳐.

대문이 주저 앉아 있으니까 중심이 잡히지 않는 것 같아 불안하다."


" 소영이 너도 그렇게 느꼈구나...

알았어 소영아.

완벽하게 고치고 나서 내가 칠까지 다 해 놓을 게."


" 좋았어.

그럼 지금 바로 시작하자."


소영이의 한마디로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잡초를 제거하고 집 밖 여기저기를 손 보자 제법 집 다운 면모를 조금씩 찾아가기 시작했다.


그러는 사이

한낮의 열기가 점점 대지를 달구기 시작했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땀이 뚝뚝 떨어지는 얼굴을 들이밀며 창배가 말했다.


" 건우야...

음료수 좀 가지고 와 봐."


" 미안! 나도 서둘러 오느라고 준비를 못 했다.

내가 얼른 가서 사가지고 올게."


내 말에 창배의 짜증이 폭발하고 말았다.


" 음료수나 간식 같은 건 형님이 말하기 전에 알아서 챙겨 와야 할 거 아니야.

이 자식이 세상을 꽁으로 먹으려고 하네.

너 내가 얼마나 고급 인력인 줄 알아?.

사회 같았으면 넌 바로 아웃이야. 임마."


난 연신 창배에게 사과를 해야만 했다.

그렇게 어느 정도 화가 풀렸을 때 나는 음료수를 사러 가려 했다.

그때 소영이가 나를 불러 세웠다.


" 내가 갔다 올게."


소영이 말에 내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 아니야. 그럴 필요 없어.

내가 얼른 갔다 올게."


" 넌 계속 일이나 하라고 임마...

내가 쉬엄쉬엄 갔다 올테니까."


" 어!.. 알았어."


소영이가 집을 나서려 할 때 창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소영아 난 오렌지 주~스."


그런 창배를 보며 소영이가 쏘아 붙이듯 말했다.


" 죽을래? 그냥 식혜 먹어."


소영이가 사라지자 창배의 불만이 또 다시 터져 나왔다.


" 내가 오렌지주스를 먹겠다는데 왜 식혜를 먹으라는 거야."


창배의 불만 섞인 목소리에 길수가 그것도 모르냐는 투로 말했다.


" 소영이가 다니는 회사가 식혜로 유명하거든."


" 정말?"


그제서야 창배도 알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 젠장...

이제부턴 한동안 식혜만 먹고 살겠군..."


처음 소영이가 생수 공장에 취직 했을 땐 그녀가 생수 공장을 그만 둘때까지 모이면 물만 먹어야 했다.

그리고 빵. 라면. 치킨...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녀의 직장생활이 그리 오래 가진 못 했다는 사실이었다.

왜냐하면 그놈의 성깔 머리 때문이었다.









한편 한참을 걸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소영이 눈엔 가게가 보이질 않았다.


" 무슨 동네가 구멍가게도 하나 없는 거야."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길가 모퉁이에 작은 구멍가게 하나가 보였다.


" 찾았다!"


소영이는 반가운 마음에 가게를 향해 한달음에 달려갔다. 가까이에서 본 가게는 어릴적 봤을 법한 그런 작고 낡은 가게였다.


" 와!~ 서울에 아직도 이런 가게가 있네."


가게 문을 열려는 순간 문 앞에 걸려있는 메리크리스마스라는 빛바랜 팜플렛이 보였다.


" 한 여름에 메리크리스마스라니..."


마치 이곳은 시간조차 빗겨간 듯 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정겨운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백발의 할머니 한분이 들어오는 손님 따윈 신경도 쓰지 않은 채 맞은편에 앉아 있는 볼살이 토실토실한 인상좋은 아주머니와 이야기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소영이는 냉장고 쪽으로 걸어가 냉장고 안을 살피기 시작했다.

식혜를 찾는 중이었다.

그런데 가게 안이 워낙 작아서인지 아니면 두 사람의 목소리가 워낙 커서인지 모르겠지만 두 사람의 대화를 의도치 않게 엿듣는 형국이 되었다.


" 그러니까...

그 집이 나갔다고?"


" 예. 오다 보니까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는 것 같던데요."


" 워메.. 내 평생 이곳에서 나고 자랐지만 그 집에서 곱게 나간 사람을 단 한 명도 못 봤는디...

일을 어쩐다냐...

자네는 젊어서 잘 모르겠지만 그 집에 이사 들어온 사람들은 모두 죽어서 나가던가 아니면 다 미쳐버렸다니까..."


" 저도 그런 얘기 많이 들었요.

더구나 그 집 때문에 그 근처에 있는 집들도 덩달아 집값이 떨어진다고 사람들이 날리잖아요."


" 그렇지 더 이상한 건.. 밤 12시만 넘으면 꼭 그 집 근처만 정전이 됐잖여.

그 일 때문에 한전에서도 숱하게 나왔고...

안 그런감?"


" 맞아요! 할머니...

그런데도 불구하고 한전에서는 시원한 대답을 못하더라고요.

고작 한다는 소리가 벼락을 맞았다나..."


" 그게 말이 되는감.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에 벼락은 무슨 얼어죽을 벼락.

그게 다 궁핍한 변명이여."


"맞아요.

저도 그 집 근처를 지날때마다 괜히 등골이 오싹하고 그러더라고요.

그런데 이상하네요.

생각해 보니까!

할아버지 돌아가시고 한 3년은 정전이 안 된 것 같아요."


" 생가해니 그렇구만!...

그 미친 늙은이 죽고 나서 동네가 조용해진 것 같아...

그러고 보면 귀신들도 사람이 살아야 해꼬지를 하는가 보네..

그 자리가 원래 터가 아주 세다고 하더라고.

옛날에 거기가 연못 자린데 처녀들이 그렇게 많이 빠져 죽었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귀신들이 득실득실 해서 사람들이 살 수 없는 터라고 안하나."


" 그래요? 얘기만 들어도 무섭네요."


얘기를 듣던 소영이가 음료수병을 내밀며 말했다.


" 할머니 이 동네에 그런 흉가가 있어요?

와! 한번 구경 하고 싶다."


소영이 말에 할머니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 못써.. 처녀가 그런데 함부로 가면 귀신 붙어."


" 그곳이 어딘데요?

알아야 피해 다니죠."


할머니는 식혜 다섯 병을 검은 봉지에 넣어 주며 소영이에게 작은 목소리로 일러 주었다.


" 내가 손녀딸 같으니까 말해 주는 건데...

막 소문내고 다니면 안돼.

집 값 떨어진다고 사람들이 싫어하니까.

알았지?"


" 할머니. 저 입 엄청 무거워요.

걱정하지 마세요."


" 그려..."


잠시 후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던 소영이의 두 눈이 놀란 토끼 마냥 커지고 있었다.

그리고...

검은 봉지를 들고 뛰어가는 소영이의 모습이 무척이나 다급해 보였다.


" 이런 멍청한 자식!...

집을 사도 하필 그런 집을...."




다음 작품에서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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