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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원 하우스

웹소설 > 일반연재 > 드라마, 현대판타지

완결

rlaalstn719173
작품등록일 :
2021.01.31 19:03
최근연재일 :
2021.03.16 06:00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1,935
추천수 :
10
글자수 :
196,833

작성
21.02.02 08:00
조회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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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제로원 하우스 3화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DUMMY

소영이가 나가기가 무섭게 네 녀석은 하던 일을 멈추고 한 자리에 모여 앉았다.

그때까지 앉아서 땀을 닦고 있던 현민이가 문쪽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 그런데 말이야...

나는 아직도 소영이 걔 볼때마다 주눅이 들더라...

창배 너는 안 그러냐?"


현민이 말에 창배가 같잖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 우리 이쁜 소영이한테 주눅은 무슨...

어릴 때 현민이 네가 좀 까불었냐...

네가 까불다가 소영이한테 하도 맞아서 그러지..."


창배 말에 빈정이 상한 현민 역시 내뱉듯 말했다.


" 내 말이 그 말이라니까...

생긴 것만 계집애지 그 성깔에 어디 시집이나 제대로 가겠냐?

시집을 가도 문제다.

누가 그 성깔 머리를 맞출 수 있겠어...

아마도 신혼 첫날 밤에 물씬 두들겨 맞고 달아나버릴 가능성이 커...

안 그러냐?"


현민이 말에 창배가 땅을 박차고 일어서며 말했다.


" 너! 이자식...

소영이가 내 첫사랑인 걸 알면서 내 앞에서 소영이를 그딴 식으로 말을 해.

내가 비록 지수하고 결혼은 했지만 아직도 내 첫사랑은 소영이란 말이야."


씩씩거리는 창배를 보며 현민은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빈정거리며 말했다.


" 내가 잘 알지.. 그 앞니 소영이한테 고백하던 날 소영이한테 맞아서 부러진 거잖아? 아마 그때 하도 맞아서 너 병원에 실려 갔을 걸..."


현민의 말에 창배가 두 주먹을 불끈 쥐며 말했다.


" 감히 내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을 모독 하다니.

도저히 참을 수 없다.

싸우자..."


창배 말에 현민도 지지 않겠다는 듯 주먹을 불끈 쥐며 몸을 일으켰다.

그런데 두 사람의 모습이 영 어색했다.

더구나 두 사람이 그러던지 말던지 건우하고 길수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마치 늘상 일어나는 일인 것 마냥...


바로 그때 대문 쪽에서 발 소리가 들려왔다.

네 녀석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튀어 오르는 용수철 마냥 각자의 자리로 뛰어 가고 있었다.

그때 소영이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 김건우?.. 김건우?..."


순간 모두가 뛰어가던 걸음을 멈춘 채 숨을 헐떡이고 있는 소영이를 향했다.


" 왜? 무슨 일 있어?"


건우 말에 소영이가 큰일났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 그래 큰일 났어...

지금 당장 나랑 같이 부동산에 가자."


" 부동산에?"


" 그래 임마! 이 집 중개한 부동산 말이야."


" 왜.. 그러는데?"


" 너는 잔말 말고 빨리 앞장서기 나 해.

내가 다 알아서 할테니까.

어서 앞장서지 않고 뭐 해!....."






건우는 무슨 죄인인냥 이유도 모른 채 소영이 손에 이끌려 부동산을 향할 수 밖에 없었다.

잠시 후...

세 사람이 부동산 탁자에 마주 앉은 채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 다 알고 계셨죠?"


소영이의 날카로운 질문에도 부동산 사장은 무슨 소리냐며 딴청만 피우고 있었다.


" 도대체 무슨 말을 하시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 이번에 산 집 말이에요.

소문난 흉가던데 그런 걸 속이면 어떡하세요.

그 사실을 알았다면 우린 절대 그집을 사지 않았어요.

절대로..."


소영이의 말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사장의 얼굴엔 이상할 정도로 여유가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한참 동안이나 아무 말 없이 소영이 말을 묵묵히 듣고 있던 부동산 사장이 서랍에서 뭔가를 꺼내들었다.


" 사모님께서는 아직 계약서를 보지 않으셨나 봅니다.

자세히 한번 읽어 보시고 다시 말씀하시지요."


탁자 위에 놓인 계약서를 읽어 내려가던 소영이의 두 눈엔 강한 불신이 묻어나고 있었다.


" 이.. 이것은!..."


" 예. 맞습니다.

사모님. 거기 특이 사항에 분명히 적혀 있죠?

(본인은 이 집터에 관한 흉가나 폐가 따위의 소문은 상관하지 않겠습니다.) 라고 분명히 적혀 있죠?"


순간 소영이는 도끼눈을 뜬 채 나를 처다보고 있었다.


" 똑바로 말해...

너 정말 알고도 이런 집을 산 거야?"


" 그게 말이지...

듣긴 들은 것 같은데...."





나는 출장을 나왔다가 작은 상가 화장실을 들리게 되었다.

그리고 우연치 않게 부동산 유리창에 붙어 있는 작은 전단지 한 장을 보게 되었다.


" 정말...

이런 집이 이 가격이란 말이야?

설마...."


아닐 거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부동산 안으로 조심스럽게 들어가고 있었다.

가게 안에 있던 부동산 사장님은 나를 확인하고는 서둘러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 어떻게 오셨습니까?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말하는 사장님의 얼굴엔 세월의 연륜처럼 깊은 주름이 페어 있었다.

나는 어정쩡하게 손가락 끝으로 유리에 붙어 있는 전단지를 가리키며 말했다.


" 저걸 보고 왔는데요..."


그 말을 들은 부동산 사장님의 눈빛이 빛난 건 순간이었다.


" 아! 그러세요.

지금 막 붙인 건데...

아무래도 손님한테 인연이 있나 봅니다."


나는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물었다.


" 정말 저런 집이.. 저 가격이 맞나요?"


" 맞습니다.

개인 사정으로 인해 정말 헐 값에 내놓은 거죠.

건물은 둘째 치고 땅 값도 안 되는 가격입니다."


" 그럼 지금 한번 볼 수 있을까요?"


" 지금요?"


시계를 한번 쳐다 보던 부동산 사장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 시간이 좀...."


" 3시 반 밖에 안 됐는데요."


" 그게 사정이 좀 있어서...

그러지 말고 내일 12시 어떻습니까?"


나는 어쩔 수 없이 내일을 기약하며 부동산을 나올 수 밖에 없었다.

다음날 나는 외근을 핑계로 부동산을 다시 찾았다.


" 안녕하세요? 사장님..."


마침 사장님은 통화 중이 었고. 나는 의도치 안게 통화 내용을 엳듣게 되었다.

통화 내용은 어제 내가 본 집에 관한 것 같았다.


" 글쎄. 내일까지 무작정 기다릴 수 없디니까요.

오늘 보여주기로 이미 약속이 돼 있다니까. 그러시네. 뭐라고요?

돈을 먼저 입금 시키겠다고요.

계약서도 쓰지 않았는데 무슨 돈을 보낸다는 겁니까.

저는 절대 그런 식으로 일하지 않습니다.

뭐라고요?

내일 첫 비행기로 일찍 오시겠다고요.

알겠습니다.

혹시라도 거래가 되지 않으면 연락 드리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사장님이 나를 반색 하며 맞아 주셨다.


" 아이고 죄송합니다.

급한 전화가 와서...."


" 괜찮습니다."


" 앉아서 차나 한잔 하시죠."


부동산 사장님의 여유로운 말투에 갑자기 내 마음이 급해졌다.


" 괜찮습니다.

그보다 괜찮으시다면 집 먼저 볼 수 있을까요?"


그 말을 들은 부동산 사장님의 얼굴에 의미심장한 미소가 일고 있었다.


" 그럼.. 그럴까요."







부동산 사장님과 나는 전단지에 붙어 있던 집 주소에 도착했다.

그리고 대문 앞에 선 나의 심정은 뭐라고 딱 꼬집어 말하기 힘들었다.


싼 거 같은데.. 싼 거 같지 않은 묘한 기분 때문이었다.

그런 표정을 읽은 부동산 사장님이 먼저 말을 꺼냈다.


" 보기엔 이래도 풀만 거더 내면 마당이 꽤나 넓답니다.

들어가 보시죠."


마당에 들어선 첫 느낌은 마치 마법의 숲에 혼자 서 있는 듯한 적막감 같은 묘한 기분이었다.

뭔가 평범하지 않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 집도 한번 보시죠."


슬쩍 나를 한번 돌아본 부동산 사장님은 따라오라는 말도 없이 안으로 성큼 성큼 들어가 버렸다.

그리고 안쪽 깊숙히 마치 사람들의 눈을 피해 몸을 움추리고 있는 것 같은 낡고 으스스한 건물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순간 나는 한편의 공포영화를 볼 때 들었을 법한 환청이 들리는 것 같았다.

동시에 온몸에 소름이 돋고 악담은 주먹이 금새 땀으로 흥건히 젖어 들었다.


" 여.. 여긴가요?"


" 조금 낡긴 했지만 조금만 손을 보면 새집 같아 질 겁니다."


" 정말.. 그럴까요?..."


왠지 불신이 묻어나는 말투였다.

그런 내 말엔 신경도 쓰지 않은 채 부동산 사장님은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 어떻습니까?

밖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넓지요?

조금만 손을 보면 원룸이 4개는 나올겁니다.

그럼 월세만 따져도 그게 얼맙니까?

노후 걱정은 끝난 거죠?

그리고 2층에서 사장님이 사시면 좋을 것 같은데...

( 살짝 눈치를 살피던 사장님)

아니면 1층을 통째로 전세를 주셔도 괜찮겠습니다.

요즘 전세가 꽤 올랐거든요."


원룸 4개라는 말을 듣는 순간 내 귀가 솔깃했다.

내 마음이 흔들림과 동시에 머리 속이 빛의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돌아가고 있었다.


물욕 때문이었을까...

좀 전까지 느꼈던 공포심은 이미 오간데 없이 사라진 후였다.

나는 눈동자를 빛내며 말했다.


" 아!.. 그렇겠군요."


그 뒤로 계약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부동산으로 돌아온 나는 분명히 들떠 있었다.

마치 내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본 것처럼 모든 것이 완벽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부동산 사장님은 그런 나를 만족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후...

" 여기다 싸인만 하면 끝인가요?"


" 그렇습니다.

그런데 싸인하기 전에 이거부터 한번 읽어 보시죠."


" 이게 뭐죠?"


" 집이 3년이나 비어 있다 보니 별의별 소문이 많습니다. 원래는 외국에 나가 있는 아들이 들어와 살 생각이었는데 3개월이 반년이 되고 반년이 1년이 됐습니다.

그러다 3년이 흐르고 말았지요.

보시다시피 이젠 세를 놓기는 힘들어졌고 그냥 헐 값이라도 처분 하기로 결심한 거죠."


" 아! 그랬던 거군요."


" 읽어 보시면 알겠지만 원래 집이 오래 비어 있다 보면 흉흉한 소문이 돌기 마련입니다.

뭐 귀신이 나온다.

흉가다 하는 그런 소문들이죠. 하하하~"


부동산 사장님의 말에 나는 허세라도 부리 듯 목소리에 힘을 주며 말했다.


" 요즘 세상에 그런 소문을 믿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전 그런거 신경 쓰지 않습니다."


" 그러시겠죠.

하지만 제 직업상 모든 것은 문서로 남겨 놔야 하기 때문에... 이해해 주십시오."


" 이해라니요.

당연히 그렇게 하셔야죠."


" 그럼 다시 한번 꼼꼼히 살펴보시고 그 밑에 싸인하시고 제가 말한 서류만 첨부하면 계약은 체결되는 겁니다."


" 알겠습니다."


일은 그렇게 마무리 되었다.






부동산 사장을 흘낏 쳐다보던 소영이가 갑자기 계약서를 찢어버리기 시작했다.

깜짝 놀란 내가 소영이를 말리며 말했다.


" 이게 무슨 짓이야?

그만 둬...."


나는 소영이를 말리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부동산 사장님의 표정을 살피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소영이의 무례한 행동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사장님의 표정엔 별반 변화가 없었다.


" 죄송합니다. 사장님."


" 괜찮습니다.

죄송하기는요.

이리해야 분이 풀리시겠다면 얼마든지 찢으셔도 괜찮습니다.

이럴까봐 제가 사본을 십여장 더 복사해 놨습니다."


부동산 사장은 말을 하며 서랍에서 같은 종이를 여러장 꺼내 또 다시 탁자 위에 올려 놓았다.

철두철미 했다.


천하의 소영이조차 더 이상 방법이 없음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부동산을 나서는 소영이는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는 모양이었다.


" 이런 젠장...

그 영감탱이 사기성이 농후해...

처음부터 네가 어리숙해 보이니까 대놓고 덤벼든 게 분명해.

아니 넌 어쩌자고 그런 집을 산 거야?

딱 보면 모르겠어?"


나는 소영이를 위로하 듯 말했다.


" 그래도 1층을 원룸으로 개조하면 괜찮을 거야.

방이 4개는 나올걸!

내가 10년동안 자취를 해봐서 아는데 원룸 4개면 대단한거다 너..."


내 말에 소영이는 한심하다는 듯 혀를 차며 말했다.


" 이 바보야.

저 큰 길 쪽에 있는 원룸하고 고시원도 남아도는 판에 이런 산 밑에 그것도 차도 들어오지 못하는 집에 누가 들어 오겠어?

그리고 집을 개조 하는데 돈이 얼마나 많이 드는 줄 알아?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니...

아이고 답답해..."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말을 하고 있는 소영이를 보고 있자니 문득 소영이를 처음 만났을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도 소영이는 지금만큼이나 용감한 계집아이였다.




다음 작품에서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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