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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풋님의 서재입니다.

어쩌다 던전 재벌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완결

레드풋
작품등록일 :
2022.03.21 08:56
최근연재일 :
2022.07.07 08:15
연재수 :
1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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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7,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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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851,840

작성
22.03.27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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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15화. 공사 중에 발견한 것 (2)

DUMMY

< 15화. 공사 중에 발견한 것(2) >




“아니! 이게 왜 여기서 나와?”


어느 웹 소설에서나 튀어나올 대사가 태훈의 입에서 튀어나왔다.


지하 3층 정도의 깊이.

그곳에 덩그러니 게이트가 보였다. 타원 형태의 차원문이 푸른 빛의 소용돌이. 차원의 문이 반쯤 땅에 묻혀있었다.


태훈의 눈이 자동으로 커졌다가 다시 반달로 휘었다.


‘설마 이건 천 평 건물을 하나 더 올리라는 신의 계시?’


처음 생각난 것은 던전 안전 건축물 시설 예외 조항.


일반 건축법을 씹어 먹는 것이 던전 안전 관련 법규였다.

군사와 안보 관련 시설물들이 그러하듯 던전 안전관리 시설은 건축법상 예외로 분류되니···, 그 법이 민간업자인 길드와 만나면 깡패와 다름없어진다. 거기에 주변에 인접한 건물도 없으니 이곳이라면 일조권이나 조망권 같은 분쟁도 없을 터. 마탑을 세워도 문제될 게 없었다.


마른침부터 꿀꺽 삼키고 구하린을 불렀다.


“저기 궁금하다고 절대로 들어가면 안 돼요! 알죠?”

“···네. 절대로 안 가요. 절대로.”


‘음? 뭔 트라우마가 있나?’


“그러니, 대표님도 절대로 들어가지 마세요.”


하얗게 뜬 얼굴에 눈빛엔 깊은 수심이 가득.

뭔가 개인적인 사연이 있는 듯싶었다.


‘그러고 보니 걱정이 되긴 하네. 저 안에 뭐가 있을 줄 알고···.’


둘 다 헌터라고 해봐야 자격으로는 E등급일 뿐이다.

이 조합으로 신규 던전 클리어는 말도 안 될 일이고.


‘아무리 신룡의 갑주가 있어도 혼자 들어가려니 쫄리네. 자체 조사는 무리겠고···.’


전화로 가장 만만한 전직 헌터이자 자신의 회계사인 정대진 대표부터 찾았다.


“여보세요. 정 대표님?”

[여보세요? 아니고, 강 대표님. 오늘은 왜 안 오십니까?]

“아. 대표님. 긴히 상의드릴 일이 있는데요.”


이어진 설명.


[음. 그쪽 땅 소유가 지금 법인 명의예요? 아니면 강태훈 대표님 개인 명의예요?]

“제 개인 명의로 등기치고 법인에 임대하는 형식이에요. 그렇게 진행하라고 그때 말씀하셨잖아요. 그래서 지금은 제 명의입니다.”

[아, 맞다. 그랬죠. 다시 한번 확인하는데 지금 강태훈 대표님 개인 명의 땅에 던전이 신규로 발견됐다는 말씀이시죠?]

“네. 그렇죠.”

[그럼 먼저 ‘헌터 관리국’에 신고부터 하셔야 해요. 새로 신규 던전의 등급판정부터 받으셔야 합니다. 개인 명의로 신청하면 수수료 50만 원 정도로 등급판정 받으실 수 있어요.]

“아.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요?”

[그 이후 관리는 등급판정받고부터 시작입니다. 그때 직접 관리할지, 토벌 가능한 상급 헌터를 모아 토벌을 할지, 타 길드에 의탁해야 할지 결정을 봐야죠.]

“그렇군요.”

[신규 던전에 몬스터가 발견되면 조사대 파견부터 토벌까지 할 일이 많아집니요. 자원이나 광산이 발견되면 더 좋고요. 신고부터 하세요. 멋진 던전이길 기대하겠습니다.]

“네. 저도 그러길 바라야겠네요. 감사합니다.”


이어서 헌터 관리국에 전화부터 돌렸다.


[신규 던전이라고요?]

“네. 땅 파니까 방금 나왔어요.”

[아···, 거기 주소가 어떻게 되죠?]

“여기는 주소가 광명시 소하동 00번지고요. 구름산 올라오는 서쪽 입구입니다.”

[네. 접수됐고요. 관리국 헌터 파견할 테니까 잠시만 기다리고 계세요. 우선 경찰 출동시켜드릴게요. 협조 구하시면 인원 통제 부탁드려요. 절대로 아무도 들여보내선 안 됩니다. 다른 이상 징후는 없죠?]

“네. 없습니다. 오시는데, 얼마나 걸려요?”

[경찰은 바로 보내드리고요. 관리국 헌터는 늦어도 두 시간 안에는 도착할 거예요.]

“알겠습니다.”


그렇게 기다리길 잠시.

경찰이 먼저 도착해 이것저것 물어보더니 안전 펜스부터 친다. 상황을 살피며 경위서 몇 장을 써서 제출하고 사진을 찍고 하니 드디어 헌터 관리국 등급관리위원이 도착했다.



***



허름한 승용차 한 대와 비싸게 생긴 빨간색 스포츠카.

헌터 관리국에서 배정한 국선 헌터가 던전 등급 관리 담당 공무원과 함께 터파기 공사장에 나타났다.


“여깁니까?”


빨간색 스포츠카에서 내린 인물.

말끔한 신사복 차림의 헌터가 이쪽을 보며 밝게 웃으며 인사한다.


“어이쿠. 안녕하세요. 두 분 많이 놀라셨죠?”

“아. 아닙니다.”

“오늘 제가 마침 자격 헌터 의무 봉사하는 날인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이렇게 출동이 걸리네요. 만나게 돼서 반갑습니다. 전 강남 길드의 정기태라고 합니다. ”

“저도 반갑습니다. 잘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건넨 명함은 강남 길드 원소 법사로 A등급.

한 마디로 거물이었다.


“우와! 원소 마법사로 A등급이시네요.”

“염혼비랑(炎魂飛狼) 정기태라고 못 들어보셨어요?”

“······.”

“아하하. 제가 요즘 휴가를 길게 썼더니···, 유명세가 많이 꺼졌나 봅니다.”

“아···, 예···.”


‘아는 척을 좀 해줄걸···.’


뻘쭘한 표정의 그를 보고 있으니 괜히 미안해졌다. 립서비스가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뭐라 떠들어줄까 고민하는 사이 그는 벌써 구하린에게 붙어있다.


“와우. 이런 곳에서 귀인을 만나네요. 딱 제 스타일인데··· 그쪽은 성함이···.”

“구하린입니다.”

“반갑습니다. 염혼비랑 정기태입니다.”


적당한 하이톤, 구하린을 붙잡고 뭐라뭐라 떠들고 있다.


“제가 말입니다. ······”


돌려 말하고는 있지만, 결론은 별호까지 있는 자신 같은 유명한 헌터가 와준 걸 고맙게 알아먹으라는 것. 국선 헌터 자격으로 달랑 50만 원에 이곳까지 왕림해 주셨으니 감사할지어다 뭐 그런 이야기다.


별 시답잖은 이 던전의 등급판정은 자신 같은 대단한 몸께서 몸소 측정해주겠다는 생색.


‘허이구야···. 입 헐겠다. 헐겠어.’


짜증이 다 나네.


헌터 등급 규정에 B급 이상 헌터는 강제로 월 1회 무조건 의무 봉사를 해야 한다. 그나마 자신 같은 A급 헌터가 배정 왔으니, 수수료 50만 원으로 부를 수 있는 그쪽 입장에서는 횡재라면 횡재란다. 아무리 그래도···


‘적당히 나불대야 이뻐해 주지 이건 뭐···.’


“이쪽 미녀분께서는 여동생?”


등 뒤에선 구하린의 코에서 흥소리가 자동으로 튀어나왔다.


“···아니면 여자친구?”


‘아. 어쩌라는 거지?’


“젊어 보이시는데 설마 부···”

“하던 일 하시죠?”

“아하하···. 제가 괜한 걸 물었나 봅니다. 그럼 물러나 계세요. 직접 들어가서 살펴보겠습니다.”


‘그래, 그거 하라고 부른 거니까···’


거 차~암 서론 길다.


함께 온 관리국 공무원은 경찰을 대동해 주변 지형을 살피며 연신 사진을 찍고 있었다. 왠지 아직 이쪽 공사 터는 설계나 착공 신고 전이라 신경이 쓰였지만, 던전이 발견되어 나온 이상 던전 안전 관리법으로 대충 얼버무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진입하시게요?”

“그럽시다.”


관리국 공무원이 장부에 뭔가를 기록하며 헌터와 쑥덕거렸다.

대충 준비는 된 모양. 태훈이 그에게 물었다.


“헌터님! 혼자 들어가시게요? 제가 좀 도와드려요?”

“설마 혹시 헌터십니까?”

“뭐 대충 자격은 있죠.”

“그럼 등급이 C? 아니면 B?”

“E입니다만.”

“와. 요즘은 그 등급으로도 헌터 자격을 따시는 분이 계시나? 큭큭. 그건 그냥 일반인 아닙니까?”

“······.”

“아. 불쾌하셨다면 사과드리겠습니다.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서.”

“도와드려요? 말아요?”

“괜찮습니다. 함께 있으셔도 별 도움을 받을 거 같진 않네요. 저 혼자 살짝만 들어가서 보고 나오겠습니다. 제가 B급 던전도 혼자 토벌하는 사람인데 오늘은 보셔서 아시겠지만, 장비가 없네요. 대충 마력량만 점검하고 등급만 파악해서 금방 나오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잘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놈의 비릿한 웃음.

갑자기 그 표정에 없던 짜증이 올라왔다.


그렇게 들어가서는 한 1분?

심드렁한 표정으로 헌터가 튀어나왔다.


“어? 벌써 다 보셨어요?”

“아. 그렇네요.”

“어떻습니까?”

“아. 여기 던전은 D··· 아니 E급으로 분류하면 되겠습니다. 저 같은 능력자가 굳이 둘러보지 않아도 충분했겠어요. 이 던전이면 E급이 아니라 일반인이 와도 토벌하겠군요. 그나마 다행입니다. 여기 땅 주인과 레벨이 같으니.”


웃는 얼굴로 슬슬 긁는 것이 딱 즐기고 있는 스타일. 저 도발에 넘어가 한 마디만 건들면 한 판 떠주겠다는 눈치가 분명하게 보였다.


“아. 고블린 두 마리는 제가 방금 처리했습니다. 그쪽이라면 엄두가 안 날 위험한 놈들이지만 말이죠.”


‘그래. 계속 긁어봐라. 내 멘탈은 방탄유리, 아니 방탄 갑주니까. ’


“그래도 이걸 어쩌나? 정부 차원에서야 위험이 없어 좋다지만, 그쪽 땅 주인 입장에서는 난감하겠네요. 돈줄이 줄줄 새게 생겼으니.”


그러니까 저놈 이야기는 여기가 딱 돈 될 거 하나 없는 혹 덩어리. 즉, 100원 던전이란 이야기다. 그러면서 정기태는 태훈을 보며 방긋 웃었다.


“다행인 것이 여기 입지가 도심지랑 가까우니 길드에서는 그래도 값을 톡톡히 쳐서 매입은 해줄 겁니다. 던전 안전시설 올리는 조건이라면 시세보다는 고가로 거래를 해줄 거니까요.”

“그래요?”

“땅 주인이시니 횡재하셨네. 혹시 알아? 그걸 빌미로 길드 가입이라도 하게 해줄지.”


‘얼씨구. 이제 말까지 짧아졌네? 뭐 횡재? 거기에 내 인생 설계까지 해줘?’


다시 말해 일반인이 들고 있어 봐야 돈 먹는 하마겠지만, 이걸 길드가 소유하면 천 평 건물 자동으로 올릴 수 있는 프리패스 허가증이란 얘기다. 그러니 돈 될 때 지금 당장 팔라는 조언.


“제가 안 팔면요?”

“아마도 팔게 될 거야. 그건 내가 장담하지.”

“전 안 팔 거 같은데?”

“흥. 퍽이나 그러겠다.”


이젠 노골적인 하대.


“뭐라는 거야?”


뒤에서 분노로 부들부들 떨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구하린의 혼잣말. 그녀의 차가운 눈빛에 태훈의 뒤통수가 다 따갑다.

분위기가 요상했는지 담당 공무원이 앞으로 나섰다.


“헌터님 실력이 엄청나시네요. 짧은 시간에 안전 점검에 고블린 두 마리까지 잡으시고 둘러보시는데 1분도 채 안 걸리시니··· 정말 대단하십니다.”

“예?”

“음?”

“잠깐만요. 1분이라니요? 지금 몇 시죠?”

“오전 11시 35분이요.”

“헐.”

“왜요?”


그의 눈이 지진이 난 듯 떨렸다.

자신의 왼손에 감겨있는 롤렉스 시계에 걸려 떨어질 줄 모른다.

기계식으로 태엽에 의해 움직이고 있는 수천만 원짜리 최고오오급···.


“······.”


그가 하얗게 뜬 얼굴로 공무원에게서 시선을 돌려 태훈을 바라봤다.


“여기 이 땅 주인이 진짜 맞으시죠?”


‘앵? 갑자기 웬 존대?’


“···네.”

“이 땅, 저희 길드가 당장 매입하겠습니다. 위험한 던전이니 바로 파시죠.”

“아니···. 방금 전까지는 고블린 둘 뿐인 아무것도 없는 던전이라고··· 일반인도···.”

“아! 그···. 그놈들은 척추···. 아니 처처처척후병입니다. 척후병! 그 뒤로 몇 마리가 더 나타날지 몰라요. 아마도 부락 단위로 있을 겁니다. 잘못하면 던전 지하에 왕국이 있을지도 모르고요. 그놈들 화나면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엄청나죠. 그걸 토벌하려면 감당 안 되실 거예요. 그리고 매월 안전 점검이랑 토벌확인서 떼려면 비용도 천문학적으로 올라갈 거고요. 그러니 저희 길드에 파시면···.”


‘뭔 웹 소설 써? 뭔 혀가 이리 길어?’


태훈의 띠꺼운 표정에 헌터 정기태가 자신이 생각해도 지금 상황이 이상했는지 고개를 푹 숙였다.


“하아. 씨발.”


그 모습에 묘한 눈치를 챘는지··· 관리국 공무원이 다시 물었다.


“저··· 그럼 헌터님. 등급은 어떻게 정할까요? 아까 말씀하신 대로··· E등급···?”


퍼뜩 정신을 차린 정기태는 눈을 몇 번 뛰룩뛰룩 굴리더니 빠르게 말을 쏟아냈다.


“B등급!! 아니···. A! A등급으로 설정하시죠. 여기 아주 위험한 곳입니다. 아주아주 위험해요! 다른 헌터도 등급 안되면 절대로 들어가지 못하게 막으세요. ‘꼭’입니다. 아셨죠? 절대 위험합니다. 경찰 세우고 24시간 감시하세요.”


그렇게 이야길 끝내곤 황급히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얼굴이 벌겋게 된 모습이 뭔가 스스로 엄청난 실수를 한 느낌. 놈의 빨간 스포츠카가 뿌연 연기를 내며 황급히 사라졌다.


씁쓸한 표정의 관리국 공무원은 혀를 쯧쯧 차며 서류 하나를 적어 태훈에게 내밀더니 이렇게 말했다.


“아니, 헌터시면 좀 참지 그러셨어요? 등급 높은 헌터들 성격이 어떤지 뻔히 아시면서···.”

“아하하. 제가 좀 그런 걸 못 참는 성격이라서요.”

“이거야 원···. 저도 어쩔 수 없습니다. 이거 들고 신규 던전 등록은 구청에서 직접 진행하시면 됩니다. 방금 보셨다시피 이 던전은 위험등급 A로 감정 평가를 받으셨고요. 위험 A등급 던전은 한 주에 한 번 안전 점검. 한달에 한 번 토벌확인서를 제출하셔야 합니다.”

“예?”


헐.


‘저 헌터 쉐끼가 작정하고 나한테 똥을 줘?’


그래도 뭐···


“알겠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등급평가서를 받아들자 공무원도 황급히 자릴 피했다.

공무원이 사라지자 경찰들도 상황을 정리한다.


“여기 안 지켜도 되나요?”

“에이. 무슨. 딱 봐도 E급 던전 꼬장 부리려고 등급 올려 부르던데요. 이런 일 흔해요. 대충 시간 좀 끌다가 등급판정 다시 받으세요. 아셨죠? 한 두어 주 지나서 새로 신청하시면 됩니다. 그땐 아는 헌터 불러오시든지.”

“네···. 알겠습니다.”


담당 경찰이 떠나고, 일단은 시킨 대로 구청에 가서 신고부터. 하지만 돌아올 땐 회계법인에 들러 심심하다던 정대진 대표를 함께 데려왔다.


“신규 던전은 진짜 오랜만이네요.”


정대진 대표는 자신의 회계사무실 벽에 걸려있던 큼지막한 대검을 직접 들고 왔다. 공터에서 자세를 잡아 보더니 이리저리 대검을 휘둘러 본다. 자세가 제법 그럴듯했다.


“아이고! 이놈도 간만에 잡아 보니 어색하네.”


신사복 안쪽에는 장비까지 착용하고. 정년이 넘었다곤 해도 헌터 구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말은 어색하다고 하지만 딱 봐도 자세가 나왔다.


씁쓸한 미소로 대검을 쓰다듬는 모습. 나이가 있다고 길드에서 더는 공략대 인원으로 끼워주질 않으니 자연스럽게 퇴출, 은퇴의 수순을 밟는 것이리라.


“그놈들 눈치가 고블린 2마리 정리하고 아무것도 없었다면서요. 그럼 걱정할 거 없으니 우리도 한번 들어가 봅시다.”

“넵!”


밖에 대기하는 구하린에게 먼저 신호부터.

그녀가 스톱워치를 누를 준비를 했다.


“그럼 전 준비됐어요. 들어가시면 바로 시간 잴게요.”

“좋아요. 시작해보죠.”

“들어갑니다.”


둘이 소용돌이 속, 게이트 입구로 사라지는 순간. 구하린은 자신의 손에 있는 스톱워치의 스위치를 눌렀다.



***



첫인상은 메케하게 올라오는 역한 탄내.


“허흠.”

“큼.”


썩은 고기를 태운 듯했다.

천천히 그리고 주의 깊게 주위를 살펴봤지만, 던전 내부엔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허허벌판의 황무지.


저 멀리는 던전의 끝을 나타내는 하얀 벽이 보인다.

대충 둘러보니 잠실 경기장의 3~4배 정도의 크기.


“와. 정말 여긴 아무것도 없네요.”

“이런 땅은 파봐도 건질 것이 없어요. 딱 봐도 버려진 땅 같군요.”


그나마 있는 둔덕을 지나자 저 멀리 보이는 시체 둘.

죽은 고블린, 역한 냄새의 근원이었다.

검게 그을려 해골이 드러날 정도로 타 있는 두 마리의 고블린은 화염 공격 한 방에 사멸한 듯 검은 연기를 내며 앙상한 뼈만 남아있었다.


“그 친구, 실력은 깔끔하네요.”

“그렇네요.”


태훈은 주위를 둘러보며 지형지물부터 파악해본다.


모든 던전이 다 이런가 싶게 느껴지는 저 하얀 벽.

할아버지 던전에서 처음 들어갔을 때 만났던 그 농구장만 한 공간을 막았던 벽과 같은 벽이다.


‘임시 던전···? 아니, 가상의 던전이라고 했던가?’


그렇다면···.


할아버지의 던전과 바로 옆에 붙어있다면 이곳도 왠지 증조 할아버지가 만들었을 것 같았다. 그 용도는 알 수 없지만···. 어떻게 고블린이 들어왔느냐가 관건인데···.


4군데 벽을 아무리 살펴봐도 다른 게이트나 연결된 통로는 발견하지 못했다.

그리고 발견한 작고 네모난 돌 기둥.


‘역시···’


태훈이 그 작고 하얀 돌 기둥에 손을 가까이 다가가자


[대마법사 김용우 님의 실험 던전 12를 용왕 엘비가르엘의 금지의 던전과 연결하시겠습니까?]


“커허헉!”


아니, 아니. 절대 안되지.


“놉!”

“네?”

“아, 아닙니다.”

“대충 둘러본 것 같은데··· 그만 돌아가죠?”

“···예. 잠시만요.”


들어오면서 누른 핸드폰의 스톱워치가 째깍째깍 돌고 있다.

유심히 핸드폰을 바라보며 게이트 앞에서 준비를 마쳤다.


“그럼, 나갑시다.”

“네!”


우웅!


나오자마자 구하린을 바라보자 스톱워치를 정지시키고 손가락으로 원을 그린다.


“몇 분이에요?”

“3분 53초요.”

“예? 그럼 나는···?”


태훈은 자신의 핸드폰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심각한 표정으로 시간을 읊었다.




선작과 좋아요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즐겁게 보셨다면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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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61화. 차원문 +6 22.04.30 6,412 163 14쪽
61 60화. 아기 고블린 +12 22.04.29 6,434 157 13쪽
60 59화. 길드 인수 +12 22.04.28 6,460 166 16쪽
59 58화. 보스 사냥 +14 22.04.27 6,564 162 16쪽
58 57화. 오크의 동굴 +12 22.04.27 6,770 155 13쪽
57 56화. 세 장의 양피지 +12 22.04.25 7,101 168 13쪽
56 55화. 가고일 라이더와 차원의 링 +13 22.04.24 7,202 167 15쪽
55 54화. 성녀들 그리고 혈마석 +15 22.04.23 7,229 177 14쪽
54 53화. 오크 주술사 +17 22.04.22 7,313 178 15쪽
53 52화. 오크 상전사 고호권 +19 22.04.21 7,554 184 14쪽
52 51화. 모략 +16 22.04.20 7,773 190 12쪽
51 50화. 귀환석 +16 22.04.19 7,790 205 14쪽
50 49화. 2 서클 +12 22.04.18 8,097 196 14쪽
49 48화. 광전사 힐러 +20 22.04.17 8,182 212 15쪽
48 47화. 대현 길드와 마력석 +19 22.04.16 8,362 214 15쪽
47 46화. 유물 감정사 구하린과 주조령 +11 22.04.15 8,492 209 16쪽
46 45화. 그녀들의 이름은 메딕 +21 22.04.14 8,575 211 13쪽
45 44화. 제주 던전 공략 회의 +17 22.04.13 9,057 206 14쪽
44 43화. 길드 사업 (2) +12 22.04.12 9,462 213 18쪽
43 42화. 길드 사업 (1) +7 22.04.11 9,602 224 15쪽
42 41화. 실전 전투 훈련 (8) +14 22.04.10 9,846 212 19쪽
41 40화. 실전 전투 훈련 (7) +16 22.04.09 10,280 227 15쪽
40 39화. 실전 전투 훈련 (6) +18 22.04.08 10,592 244 14쪽
39 38화. 실전 전투 훈련 (5) +5 22.04.07 10,842 246 14쪽
38 37화. 실전 전투 훈련 (4) +8 22.04.06 10,992 245 15쪽
37 36화. 실전 전투 훈련 (3) +16 22.04.06 11,112 240 14쪽
36 35화. 실전 전투 훈련 (2) +17 22.04.05 11,218 244 14쪽
35 34화. 실전 전투 훈련 (1) +8 22.04.05 11,419 241 13쪽
34 33화. 일 대 일 대전 +16 22.04.05 11,924 278 16쪽
33 32화, 평가전 +11 22.04.04 12,097 268 15쪽
32 31화. 두 호구 +18 22.04.04 12,859 280 22쪽
31 30화. 오크의 아이템 +12 22.04.03 12,688 282 14쪽
30 29화. 호텔 사업 (4) +11 22.04.03 12,967 277 14쪽
29 28화. 호텔 사업 (3) +19 22.04.02 13,276 277 15쪽
28 27화. 호텔 사업 (2) +25 22.04.02 13,389 303 15쪽
27 26화. 호텔 사업 (1) +17 22.04.01 13,639 314 12쪽
26 25화. 대장간 (2) +16 22.04.01 14,006 293 19쪽
25 24화. 대장간 (1) +8 22.03.31 14,627 294 18쪽
24 23화. 마수 조련사 (2) +14 22.03.31 14,385 300 14쪽
23 22화. 마수 조련사 (1) +8 22.03.30 14,497 297 14쪽
22 21화. 시간차 던전 (4) +15 22.03.30 14,813 311 14쪽
21 20화. 시간차 던전 (3) +15 22.03.29 14,593 339 12쪽
20 19화. 시간차 던전 (2) +17 22.03.29 14,915 308 16쪽
19 18화. 시간차 던전 (1) +22 22.03.28 15,057 337 17쪽
18 17화. 공사 중에 발견한 것 (4) +21 22.03.28 15,304 314 14쪽
17 16화. 공사 중에 발견한 것 (3) +20 22.03.27 15,297 321 18쪽
» 15화. 공사 중에 발견한 것 (2) +14 22.03.27 15,570 339 17쪽
15 14화. 공사 중에 발견한 것 (1) +24 22.03.26 15,796 354 15쪽
14 13화. 가디언 파수꾼 +15 22.03.26 15,869 359 14쪽
13 12화. 아이템 팔이 (5) +22 22.03.25 16,037 348 16쪽
12 11화. 아이템 팔이 (4) +20 22.03.25 15,781 330 16쪽
11 10화. 아이템 팔이 (3) +19 22.03.24 15,820 343 12쪽
10 9화. 아이템 팔이 (2) +14 22.03.24 16,034 360 13쪽
9 8화. 아이템 팔이 (1) +17 22.03.23 16,298 354 13쪽
8 7화. 금지의 던전 (5) +35 22.03.23 16,519 361 15쪽
7 6화. 금지의 던전 (4) +21 22.03.22 16,753 357 13쪽
6 5화. 금지의 던전 (3) +18 22.03.22 17,239 341 13쪽
5 4화. 금지의 던전 (2) +16 22.03.21 18,636 361 14쪽
4 3화. 금지의 던전 (1) +25 22.03.21 19,760 388 16쪽
3 2화. 던전을 상속받았다 (2) +41 22.03.21 20,360 415 14쪽
2 1화. 던전을 상속받았다 (1) +20 22.03.21 22,514 365 15쪽
1 프롤로그 +13 22.03.21 25,056 323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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