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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풋님의 서재입니다.

어쩌다 던전 재벌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완결

레드풋
작품등록일 :
2022.03.21 08:56
최근연재일 :
2022.07.07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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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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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2.03.2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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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18화. 시간차 던전 (1)

DUMMY

< 18화. 시간차 던전 (1) >



대진 회계법인의 정대진 대표가 미안한 듯 쑥스럽게 웃었다.


“강 대표께는 미안합니다. 본의 아니게 여기 던전의 비밀을 이분께 말해버렸습니다.”


태훈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그때 들려오는 메시지.


[능력 ‘행운 S’가 발동합니다.]


‘뭐지?’


분위기가 묘해졌다. 우려 반이 기대 반으로.

그리고 정 대표의 표정도 미안한 마음은 있을지언정 필요했기에 그랬다는 당당함도 엿보인다.


‘시간차 던전’의 비밀은 강남 길드가 작정하고 퍼트린다면 막을 수도 없겠지만, 그게 내부자의 소행이라면 그건 전혀 다른 문제였다. 특히 ‘신용’이란 측면에서 정 대표의 처신은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따로 이유가 있나? 일단 이유를 들어보고 결정해도 늦진 않으니까···.’


능력 【행운 S】가 발동한 상황이었기에, 태훈은 좀 더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강남 길드를 깨부쉈다는 소문은 들었습니다.”

“아하하. 그래요? 그게 소문이 났습니까?”

“그 소문이 아니었다면 제가 이분을 모시고 찾아오지도 않았을 겁니다.”


쓴웃음을 짓는 정대진 대표가 옆에 어정쩡하게 서 있던 인물을 바라본다.

이름 모를 그의 눈빛은 두려움 반 기대 반.


‘설마···.’


정 대표가 그를 소개했다.


“이쪽은 고상만 씨. 제 고객이기도 하고, 헌터 시절 이래저래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던 헌터 동료입니다.”

“고상만입니다.”


얼굴만 봐도 고생 많이 한 얼굴.

자글자글한 잔주름에 검게 죽은 얼굴색은 딱 봐도 환자처럼 보였다.


“반갑습니다. 강태훈입니다.”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강 대표님 우리 어디 조용한 곳에서 이야길 좀 하시죠.”

“그러시죠.”


태훈은 그 둘을 데리고 공사가 거의 마무리된 신축 길드 사무실을 향해 걸었다.



***



“그래서··· 절 찾으신 이유가··· 있으신 거죠? 무슨 일입니까?”

“아. 여기 고상만 씨도 강 대표님처럼 개인 길드 사업자십니다. 이분이 사업을 좀 독특하게 하셨어요. 우리가 ‘시간차 던전’을 발견했기도 했고, 생각난 김에 겸사겸사 오랜만에 전화를 드렸더니 꼭 한번 만났으면 싶다 하셔서요. 아! 이분도 ‘시간차 던전’을 소유하고 계십니다.”

“예?”


태훈이 놀란 눈으로 고상만을 바라보자 그가 한껏 찡그린 얼굴로 뭔가를 고민하더니 불안한 눈빛으로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제가··· 설명하기보다는 정 대표님이 설명해주시는 게 좋겠습니다. 저는 감정이 너무 앞서서··· 하아···. 설명하기가 좀···.”

“아. 그럼 같이 설명 드리시죠. 제가 먼저 간략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설명은 이랬다.


고상만 씨가 현역 헌터일 때 우연히 안전 점검을 나갔던 던전이 ‘시간차 던전’이었다. 집주인은 처치 곤란이라며 울상인 상황.


‘어째 엊그제랑 비슷한 느낌인데···.’


단돈 백 원만 주면 던전을 넘겨준다는 말과 함께 제발 좀 가져가 달라는 부탁과 애원. 던전 주인이 울며 매달리고 자신도 시간차 던전에 욕심이 생겨 당일 바로 그 던전을 매입했단다.


“저도 양심이 있어서, 제값을 최대한 맞춰 주고 샀죠. 백 원에 샀다가는 나중에 문제가 생길 수 있거든요.”

“그렇겠네요.”

“우리 던전은 시차가 3시간, 즉 3배입니다.”

“!!”


던전 내 환경은 거의 초원과 황무지. 거기에 공간도 넓어서 처음 든 생각은 여기에 뭔가를 기르면 대박이겠다는 생각뿐이었단다. 각성 전에는 축사에서 돼지 기르던 농부였으니···. 가뜩이나 던전 공략하다 어처구니없게 동료를 잃어 회의감에 빠진 그로서는 좋은 계기였다.


“헌터를 때려치우고 싶은 마음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던전은···”

“한눈에 반해버렸죠. 그곳이라면 뭐든 기르면 3배는 빠르게 키워 출하를 할 테니까요. 그래서 거기에 헌터하며 번 돈과 그간 모았던 장비를 모두 팔아서 축사를 올리고 돼지 사육을 시작했지요.”


6개월을 키워야 하는 돼지가 두 달 만에 출하가 되니 회전율이 장난이 아니었단다. 거기에 도심 안에 있는 던전이었기에 주변 상가에서 음식물 잔반을 수거하면서 수거비용으로 돈을 더 받을 수 있었으니 양 문으로 이문이 남았다.


“진짜 처음엔 어마어마하게 벌었지요. 돈을 갈퀴로 긁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출하 일자를 이상하게 여긴 몇몇 경쟁업자가 끝내 이 던전이 ‘시간차’임을 알아버렸다고 한다. 그리고 그때부터 나타난 기이한 현상.


“던전 안에 그동안 없었던 몬스터가 한 마리씩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음?”

“저도 헌터 10년 짬밥 먹고 은퇴한 놈인데 그게 장난질인지 진짜 던전에서 튀어나온 놈인지 구분 못 할 놈도 아니고요. 처음엔 혼자서도 잡을 만했는데, 그게 점점 능력 밖으로 강한 놈들이 나오는 바람에···”

“그러면···.”

“누군가 몰래 제 던전에 괴물을 몰아넣은 것이죠. 그때쯤 어떤 길드에서 계속 던전을 팔아달라고 접촉도 있었고요.”

“흠!!”

“저도 더는 버티질 못해서 그럼 내놓을 테니 얼마 쳐주겠느냐 했더니···. 이놈들이··· 글쎄···.”


고상만의 눈이 붉어졌다.

딱 봐도 각이 나왔다.


던전에 괴물이 있으니 가격을 후려쳤겠고. 그 괴물은 길드의 누가 몰래 집어넣은 것이겠지. 길드 입장에서는 자본력이 있으니 ‘시간차 던전’을 ‘돼지나 키우는’ 곳으로 두기보다 다른 사업을 진행하고자 했을 터.


정 대표가 푸근한 표정으로 설명을 이어간다.


“고민하시다 상담을 오신 차에 저도 강 대표님이 강남 길드 깨부쉈다는 소식을 들었죠. 그래서 이리 모시고 오게 된 겁니다.”

“아!”

“고상만 씨도 금액만 적당하다면 팔 마음이 있으십니다. 지금은 너무 심신이 지치셨어요. 감당할 수 없는 곳이니 제값만 받을 수 있다면 강 대표님 길드에 넘기고 싶어 하십니다.”

“그럼 한두 가지만 묻겠습니다. 그 던전 위치가 어디쯤인지···.”

“노량진입니다.”

“예?”

“노량진에 있던 폐지 수거하던 고물상 부지였어요.”

“그럼 혹시 던전 안에 있는 괴물이 어떤 종류인지 알 수 있을까요?”


잠깐의 침묵.


고상만이 주섬주섬 핸드폰을 꺼내 사진첩을 이리저리 넘겨본다. 그리고 내보이는 사진 하나.


“!!”


그곳엔 잔뜩 인상을 쓴 돌 가고일이 돼지 한 마리를 늠름하게 물고 서 있었다.


“헙!”

“이 괴물이 뭔지 아십니까?”

“가고일 아닌가요?”

“예. 맞습니다. 가고일 중에서도 상급 종인 돌 가고일입니다. 이놈들이 마지막에 나타난 놈들입니다. 특히 원소 마법에 면역이고, 물리력과 방어도가 뛰어나서 여간 까다로운 놈이 아니에요. 저런 놈이 벌써 네 마리나 들어와 있어요. 그놈들이 달려들어 키우던 돼지를 죄 잡아먹는 통에 사업이고 뭐고 이젠 아무것도 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제가 안 죽은 게 감사할 따름이죠.”


“······크큽!”


‘표정 관리! 표정 관리!’


태훈이 눈을 부릅뜨고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참담한 설명을 듣는데 왜 이렇게 웃음이 나는지···.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있는 힘껏 잡아 내렸다.

호흡을 가다듬고 태훈이 그에게 물었다.


“크허험. 그럼 던전은 매매하시는 데 얼마를 생각하고 계시는지요.”

“어찌 제 입으로 말할 수 있겠습니까? 던전의 가치를 생각해서 잘 쳐 주시면 저야 아무 말 않고 그 가격에 팔겠습니다.”


태훈은 오히려 고상만 씨보다 시선을 돌려 정대진 대표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가 적정한 가격을 알고 있을 거란 예감.


“그 던전에 투자한 비용도 있고, 그 던전의 가치를 생각한다면···.”


‘아이고, 대표님. 뜸은 그만 들이시고 본론만 합시다.’


태훈의 눈치를 슬쩍 본 정 대표가 심각하게 고민했다는 뉘앙스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


“40억이면 적당하다 싶네요.”

“40억이요?”

“어떠십니까? 40억.”

“아이고. 저야 지금 상황에서 그 정도라도 감지덕지죠.”

“거기가 몇 평입니까?”

“노량진 땅은 좁습니다. 한 48평 정도죠. 그리고 제 던전 주변 땅은 어떻게 알았는지 그 길드가 이미 구입을 했더라고요. 제가 던전을 넘기면 바로 신축을 올리겠다는 심보에 더 부아가 치밀어서···. 허허. 거참.”

“그러니까 내가 범인이다. 그러니 어서 찌그러져라! 뭐 그런 심증을 주면서 계속 압박했겠네요?”

“그렇습니다. 그래서 거기엔 죽어도 제가 못 팔겠더라고요.”


지금은 저 던전 덕에 천 평짜리 건축 허가가 자동으로 생겨도 주변 땅을 이미 놈들이 선점해서 구매 못 하니 안전시설은 지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그래도 노량진이면 평당 단가가 2천이 훌쩍 넘을텐데···.


정 대표가 거기에 쐐기를 박듯 말했다.


“그 길드는 삼천만 원 줄 테니 팔고 나가 달라고 했답니다.”

“크허험. 와! 삼천이요? 완전 도둑놈들이네요.”


어쩜 그래도 세상에나··· 상도가 있지.

삼천만 원이면 창고에 널려있는 괜찮은 칼 한 자루 값도 안 된다.

지들은 그 땅 받아서 대지 천 평에 건평으로 수만 평짜리 마탑을 올릴 계획이었으면서.


“거기 길드 이름이 뭡니까?”

“오창 길드라고 이쪽에서는 사업 더럽게 하기로 유명한 길드 있습니다.”

“오창···. 오창 길드라···.”


태훈은 잠시 고민을 한 후 결심이 선 듯 말했다.


“현금으로 드릴까요? 아니면 헌터 코인으로 드릴까요?”



***



태훈이 노량진의 ‘시간차 던전’의 등기를 마치고 오창 길드에 대해 알아보는 동안 구하린은 아직도 지하 3층에 있는 던전에서 나오질 않고 있었다.


그렇게 일주일. 그리고 오늘은 시험 당일.


공부를 마치고 나온 구하린은 퀴퀴한 냄새를 풍기며 퀭한 눈빛으로 나타났다. 그 눈빛은 마치 오지 탐험을 막 마치고 나온 탐험가 같았다. 하지만 아직도 표정에 자신감이 없다.


“··· 준비 많이 했어요?”

“하아···!”

“아니 떨어지면 어때요? 또 보면 되지?”

“절대! 네버!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에요. 제가 저 안에서 얼마나···”


아이고 울겠네.


“우선 갑시다. 어서 씻고 와요. 시험은 봐야죠.”


겸사겸사 노량진으로 향하는 태훈의 차, 옆자리에 앉은 그녀가 궁금한 듯 묻는다.


“대표님은 정말 신기한 거 같아요.”

“네?”

“E등급이면서 엄청 강하고. 판매하는 아이템도 엄청 많고. 거기에 골렘까지 길들이시고···.”

“그게 다 조상님 덕이에요.”

“예?”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아! 그래서 길드 이름이 ‘어쩌다’ 길드 군요···.”

“전 별 능력 없는 놈입니다. 다 운이죠.”


구하린이 그런 태훈의 운전하는 모습을 유심히 바라본다.

그냥 평범하게 생긴 얼굴인데··· 왜 멋져 보일까?


“대표님은 차는 안 바꾸세요?”

“네. 전 상관없어요. 차야 굴러가기만 하면 되죠. 그리고 유물 감정사 자격 취득하시면 새로 차 한 대 뽑아줄게요. 그땐 운전 연수부터 합시다.”

“네···? 지··· 진짜죠?”

“동기가 분명해야 시험도 잘 치게 됩니다. 물론 차량 소유는 법인 소유겠지만.”

“저저저··· 저야 그게 더 좋죠. 보험도 안 내고. 완전 좋아요. 반드시 통과하겠습니다.”

“그래요. 믿고 있겠습니다. 시험 끝날 때까지 시간 맞춰서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가 감사합니다. 대표님.”


시험장 앞에 그녀를 내려주고 그녀가 시험장 문을 넘어설 때까지 손을 흔들어주었다. 뭐가 불안한지 자꾸만 뒤를 돌아본다.


“그렇게 열심히 했으니, 알아서 잘 보겠지.”


구하린이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그는 바로 자신이 구매한 던전으로 향했다. 기다리고 있을 고상만 씨에게 전화부터 걸었다.


“강 대표님! 여깁니다.”

“별일 없으셨죠?”


던전 입구로 통하는 문 앞에는 그래도 근심을 좀 덜어낸 인상의 고상만이 태훈을 기다리고 있었다.

굳게 닫힌 철문. 녹슨 커다란 자물쇠가 이곳이 이젠 죽어있음을 증명했다.


“정말 혼자 들어가시게요?”

“네. 문만 열어주세요.”

“음···. 장비는 따로 없으신가요? 다른 공격대원들은···”

“저 혼자면 충분합니다.”

“그··· 그래요?”


놀라긴 했지만, 태훈을 믿지 못하겠는지 걱정 가득한 눈빛.

돌 가고일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 막 설교를 시작하려는 걸 막으며 게이트부터 살폈다.


“이 자물쇠 열쇠만 주고 가시면 됩니다. 이후는 제가 다 알아서 진행하겠습니다. 비행기 시간 생각하시면 지금 바로 출발하셔야겠네요.”

“저···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물론이죠. 혹 오창 길드 놈들이 보면 해코지할지 모르니 어서 빨리 피하세요.”

“알겠습니다. 그리고 정말··· 감사합니다.”


그렇게 전 주인을 떠나보내고.

태훈이 천천히 게이트를 통과했다.


“후음···?”


[대마법사 김용우 님의 실험 던전 9에 입장하셨습니다.]


“허어어억!”


진짜 할아버지는 무슨 실험을 하신 걸까? 그리고 이곳은 광명시 자신의 땅에 있는 실험 던전 12보다 번호가 빨랐다.


가장 먼저 찾아본 것은 그 하얗고 네모난 돌 기둥.

있어야 할 위치가 어디인지 알기에 그곳으로 가 보니 기둥은 있으나 사선으로 반이 갈려 부서진 모습.

아무리 손으로 더듬어보고 조각을 맞춰봐도 다른 메시지는 보이지 않았다.


‘하. 여긴 완전히 부서져 버렸네.’



돼지 사육 축사로 사용했다는 말이 무색하게 돈 분 냄새는 심하지 않았다. 굉장히 깔끔하게 관리된 느낌. 눈앞엔 잘 정돈된 축사들. 하지만 어디를 봐도 빈 축사뿐. 돼지는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아직 먹이지 못한 사료 포대가 한쪽에 가득 쌓여 있었다. 하지만 그 뒤를 돌아가자 보인 것은 전혀 다른 분위기.


“허. 이쪽은 완전 전쟁터다.”


이곳저곳 부서진 벽과 무너진 막사, 뭔가 질질 끌려갔음 직한 핏자국이 바닥 가득 보였다.


‘무슨 호랑이가 턴 것 같냐.’


[능력 【심안(諶眼)】이 발동합니다.]


각성 능력으로 주위를 살피길 잠시, 저 멀리 보이는 돌산의 중턱쯤에 늘어지게 낮잠을 자고 있는 가고일 넷이 눈에 들어왔다.


[사육된 돌 가고일 네 마리를 발견하였습니다.]


“역시···!”


사육되었다면 특성이 【마물 조련】인 헌터가 오창 길드에 있다는 이야기겠지.

늘어지게 돼지를 처먹고 퍼져있는 놈들은 딱 봐도 온실 속 화초처럼 평범하게 자란 놈들처럼 보였다.


“나와라!”


태훈의 아공간을 열자 그곳에서 근육질의 가고일 오형제가 튀어나왔다.


“쿠엉!”

“저기 보이지? 자! 그럼 부탁해.”


태훈의 반달로 휘어진 눈웃음이 저 멀리 돌산에 걸렸다.



***



“크앙!”

“깨갱”

“쿠엉”

“끼애애앵”


과직.


“어이쿠야! 죽이진 말어!”


상쾌한 구타음을 들으며 기다리길 잠시.

가고일 오형제 중 블랙, 레드, 핑크, 그린이 침입한 가고일을 한 마리씩 목덜미를 물고 돌아왔다. 잡혀 온 놈들은 죽진 않았지만, 왠지 완전 주눅 든 눈빛. 그중 블랙의 무시무시한 눈빛을 마주칠 때마다 놈들의 시선이 아래로 떨궈졌다.


“크르르르르”

“잘했어. 블랙!”

“쿠앵.”


목덜미를 쓰다듬어주자 점잖게 머릴 끄덕인다.


“허허허! 짜식. 포스 보소.”


태훈은 주머니에서 가져온 자갈을 꺼내어 던져줬다. 그러자 블랙이 그 돌을 무슨 사료처럼 우적우적 씹어 삼켰다. 나머지 아이들에게도 자갈을 한 주먹씩 던져주자 연신 좋아하는 눈치. 어깨 위의 블루도 작은 조약돌 하나를 받아 우두둑우두둑 씹었다.


‘허허! 이빨도 좋지.’


잡혀 온 놈들이 그 모습에 연신 침을 질질 흘리면서도 쳐다보면 못 본 척.


‘눈치 빤한 놈들.’


[사육된 가고일들이 자신의 주인을 애타게 기다립니다.]


“어허! 이놈들 봐라?”


태훈이 좌우에 블랙과 그린을 대동하고 다가서자···.


[사육된 가고일들이 경계합니다.]

[사육된 가고일들이 공포에 휩싸입니다.]

[사육된 가고일들이 새 주인을 섬길지 갈등합니다.]


“손!”

“······.”


명령을 따르지 않자 바로 블랙의 입에서 거친 울림이 튀어나왔다.


“크르르르르 크아앙!”

“깨기갱 꾸··· 꾸잉?”

“자, 손!”


척!


“그래! 잘했어!”


손을 내놓은 놈에겐 확실한 보상으로 조약돌 한 주먹을 입에 넣어준다.

우두둑 우두둑.

하하. 그놈 잘도 받아먹네.


“너도 손?”


척!


‘크히히. 이놈들도, 귀엽네.’


[가고일(Lv. 18) 네 마리가 전 주인과의 연결을 끊었습니다.]

[가고일(Lv. 18) 네 마리가 강태훈 님을 새로운 주인으로 지정합니다. 이제부터 가고일들은 당신의 명령을 따를 것입니다.]


그렇게, 경험 없고 조금은 어리지만, 말 잘 듣는 새로운 가고일 네 마리를 얻었다.


“너희들은 영지 던전에 데려가서 훈련부터 좀 받아야겠다.”


어째 이상하게 태훈 자신보다 옆에 선 블랙이 더 즐거운 표정.

가고일 블랙의 눈빛이 어디 특수부대의 조교처럼 날카롭게 빛났다.


신입 네 마리가 꼬리를 말고 덜덜덜 떤다.


“자. 이리 와. 아공간에 들어가보자.”


태훈은 가고일들을 자신의 아공간에 한 마리씩 집어넣었다.



***



“크헉!”


오창 길드의 마물 사육사, 헌터 마성욱은 잠에서 막 깨어나 크게 떠진 눈으로 멍하니 한쪽 벽에 뜬 메시지를 확인했다.


“무··· 무슨!!”


[능력 【마물 사육】으로 포획된 네 마리의 가고일과 연결이 끊어졌습니다.]

[더는 가고일이 당신의 명령을 따르지 않습니다.]


“내가 지금 마수를 빼앗겼다고?”


충격을 벗어나지 못한 마성욱이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선작과 좋아요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즐겁게 보셨다면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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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61화. 차원문 +6 22.04.30 6,414 163 14쪽
61 60화. 아기 고블린 +12 22.04.29 6,437 157 13쪽
60 59화. 길드 인수 +12 22.04.28 6,462 166 16쪽
59 58화. 보스 사냥 +14 22.04.27 6,566 162 16쪽
58 57화. 오크의 동굴 +12 22.04.27 6,772 155 13쪽
57 56화. 세 장의 양피지 +12 22.04.25 7,104 168 13쪽
56 55화. 가고일 라이더와 차원의 링 +13 22.04.24 7,205 167 15쪽
55 54화. 성녀들 그리고 혈마석 +15 22.04.23 7,231 177 14쪽
54 53화. 오크 주술사 +17 22.04.22 7,315 178 15쪽
53 52화. 오크 상전사 고호권 +19 22.04.21 7,556 184 14쪽
52 51화. 모략 +16 22.04.20 7,777 190 12쪽
51 50화. 귀환석 +16 22.04.19 7,793 205 14쪽
50 49화. 2 서클 +12 22.04.18 8,099 196 14쪽
49 48화. 광전사 힐러 +20 22.04.17 8,184 212 15쪽
48 47화. 대현 길드와 마력석 +19 22.04.16 8,365 214 15쪽
47 46화. 유물 감정사 구하린과 주조령 +11 22.04.15 8,494 209 16쪽
46 45화. 그녀들의 이름은 메딕 +21 22.04.14 8,577 211 13쪽
45 44화. 제주 던전 공략 회의 +17 22.04.13 9,059 206 14쪽
44 43화. 길드 사업 (2) +12 22.04.12 9,464 213 18쪽
43 42화. 길드 사업 (1) +7 22.04.11 9,604 224 15쪽
42 41화. 실전 전투 훈련 (8) +14 22.04.10 9,848 212 19쪽
41 40화. 실전 전투 훈련 (7) +16 22.04.09 10,283 227 15쪽
40 39화. 실전 전투 훈련 (6) +18 22.04.08 10,594 244 14쪽
39 38화. 실전 전투 훈련 (5) +5 22.04.07 10,844 246 14쪽
38 37화. 실전 전투 훈련 (4) +8 22.04.06 10,994 245 15쪽
37 36화. 실전 전투 훈련 (3) +16 22.04.06 11,114 240 14쪽
36 35화. 실전 전투 훈련 (2) +17 22.04.05 11,220 244 14쪽
35 34화. 실전 전투 훈련 (1) +8 22.04.05 11,421 241 13쪽
34 33화. 일 대 일 대전 +16 22.04.05 11,926 278 16쪽
33 32화, 평가전 +11 22.04.04 12,099 268 15쪽
32 31화. 두 호구 +18 22.04.04 12,861 280 22쪽
31 30화. 오크의 아이템 +12 22.04.03 12,691 282 14쪽
30 29화. 호텔 사업 (4) +11 22.04.03 12,970 277 14쪽
29 28화. 호텔 사업 (3) +19 22.04.02 13,279 277 15쪽
28 27화. 호텔 사업 (2) +25 22.04.02 13,391 303 15쪽
27 26화. 호텔 사업 (1) +17 22.04.01 13,641 314 12쪽
26 25화. 대장간 (2) +16 22.04.01 14,009 293 19쪽
25 24화. 대장간 (1) +8 22.03.31 14,629 294 18쪽
24 23화. 마수 조련사 (2) +14 22.03.31 14,388 300 14쪽
23 22화. 마수 조련사 (1) +8 22.03.30 14,499 297 14쪽
22 21화. 시간차 던전 (4) +15 22.03.30 14,816 311 14쪽
21 20화. 시간차 던전 (3) +15 22.03.29 14,596 339 12쪽
20 19화. 시간차 던전 (2) +17 22.03.29 14,918 308 16쪽
» 18화. 시간차 던전 (1) +22 22.03.28 15,060 337 17쪽
18 17화. 공사 중에 발견한 것 (4) +21 22.03.28 15,306 314 14쪽
17 16화. 공사 중에 발견한 것 (3) +20 22.03.27 15,299 321 18쪽
16 15화. 공사 중에 발견한 것 (2) +14 22.03.27 15,572 339 17쪽
15 14화. 공사 중에 발견한 것 (1) +24 22.03.26 15,799 354 15쪽
14 13화. 가디언 파수꾼 +15 22.03.26 15,871 359 14쪽
13 12화. 아이템 팔이 (5) +22 22.03.25 16,039 348 16쪽
12 11화. 아이템 팔이 (4) +20 22.03.25 15,783 330 16쪽
11 10화. 아이템 팔이 (3) +19 22.03.24 15,822 343 12쪽
10 9화. 아이템 팔이 (2) +14 22.03.24 16,036 360 13쪽
9 8화. 아이템 팔이 (1) +17 22.03.23 16,300 354 13쪽
8 7화. 금지의 던전 (5) +35 22.03.23 16,521 361 15쪽
7 6화. 금지의 던전 (4) +21 22.03.22 16,755 357 13쪽
6 5화. 금지의 던전 (3) +18 22.03.22 17,241 341 13쪽
5 4화. 금지의 던전 (2) +16 22.03.21 18,639 361 14쪽
4 3화. 금지의 던전 (1) +25 22.03.21 19,762 388 16쪽
3 2화. 던전을 상속받았다 (2) +41 22.03.21 20,362 415 14쪽
2 1화. 던전을 상속받았다 (1) +20 22.03.21 22,516 365 15쪽
1 프롤로그 +13 22.03.21 25,058 323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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