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

파혼 후 코인 대박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새글

백건우.
작품등록일 :
2024.08.19 13:22
최근연재일 :
2024.09.18 16:20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621,806
추천수 :
11,620
글자수 :
147,959

작성
24.09.12 14:17
조회
19,712
추천
449
글자
11쪽

왕주성 1열 직관.

DUMMY


‘왕주성, 그 인간. 불도저 같은 인간이에요.’


불도저같이 걸릴 것 없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쭉 빨아 마셨다.


‘한번 꽂히면 뒷일은 조금도 생각하지 않고, 앞만 본다니까요. 옆을 볼 줄을 몰라.’


나 역시 앞만 보았다. 옆을 바라볼 건 없었다. 오전 일과 시간.

유엘 엔터테인먼트는 3일 연속 상한가를 치고 올라간다. 시장가는 금세 2만원을 뚫었고, 왕주현 대표의 인터뷰는 경쟁 심리에 불을 붙였다. 한 눈을 팔 수 없다. 장 팀장과 홍 대리가 기쁨을 표현하는 율동을 추고 있다.


‘저는 이걸 이용하려고 해요. 남을 말려 죽일 생각이었으면, 본인도 한번 말라 죽어봐야지.’


싸움을 걸었으면, 끝장을 봐야지. 후환을 남기지 않으려, 미리 싹을 잘라두는 왕주현 대표의 생각은 나와 정확히 일치했다. 연습생 지명권을 한 장 더 얻었으니, 나야 손해 볼 건 없었다. 그냥 가만히 있기만 하면 되는 일인데.


떡상 의식을 다 치룬 장 팀장이 슬그머니 내게 다가온다.


“아, 오늘 진짜··· 일이 집중이 안 되네.”

“팀장님, 일은 원래 잘 안하셨잖아요.”


홍 대리가 들떠오른 장 팀장 기분 위로, 찬물을 끼얹었지만, 아무렴 상관없다.

차가운 물기를 다 증발시킬 정도로, 유엘 엔터 주가는 붉게 타오른다.


“나 솔직히 왕 대표가 한발 물러설 줄 알았거든?”

“왕 대표요? 어떤 왕 대표. 명인? 아니면 유엘?”


차트에 뚫어져라 시선이 꽂힌 홍 대리가 장 팀장 말을 대충 건네 받는다.


“아, 당연히 유엘이지. 뒤로 물러설 건 왕주현 부사장 밖에 없어. 왕주성 대표는 뭐, 꿇릴 게 있어? 그냥 쭉쭉쭉- 앞으로 나가면 되는 일이지. 그런데, 명인이 이 정도로 돈이 많을 줄은 꿈에도 몰랐네. 이만 삼천원이 넘어도 계속 돈을 태울까?”


홍 대리가 어깨를 으쓱인다.


“상대도 맞선다 선언했고, 이미 돈을 태웠으면 끝까지 가야 의미가 있지 않겠어요? 어차피, 팀장님 말씀대로 유엘은 이 주가 못 버틴다면서요.”

“응응. 못 버티지. 며칠 사이에 거의 두 배가 됐는데.”


여기까지는 홍 대리와의 스몰 토크, 이제는 나를 향한 장 팀장의 본론이 이어진다.


“백 대리는? 백 대리는 주식 어떻게 했어? 백 대리도 유엘 꽤 갖고 있었다고 말했었잖아.”

“아, 저는.”


두 손을 절레 흔들었다.


“이미 다 팔았습니다.”

“다 팔았다고? 왜? 무슨 안 좋은 소식이라도 들었던 거야? 들었구나? 뭔데? 뭔데. 그런 소식 있으면 우리한테 바로 알려줬어야지.”

“소식 같은 건 없었고, 그냥 계속 주식이 올라가는 게, 광기 같아서요. 목표 수익을 달성해서 욕심 안 부리고 다 팔았습니다.”


감당할 수 없어, 무서워 내던졌다는 식으로 말했다.

어차피 왕주현과의 비즈니스를 말할 수도 없는 일이고, 설령 말하더라도 장 팀장과 홍 대리는 믿지 않을 것 이다.


“에이, 우리 냉철한 백 대리도 이런 실수를 다 할 때가 있네. 너무 성급했다. 이거 내 생각에는 100%야. 2.5까지 찍는다.”

“그렇게나 더 많이 올라가요?”


홍 대리는 지금 아무런 생각이 없다. 그저 붉은 숫자에 중독 됐을 뿐, 차트를 제대로 바라보지 않는다. 뭐, 바라본다고 알 수 있을 차트가 아니다. 정확한 분석으로 올라가는 그래프가 아닌 많은 사람들의 광기로 올라가는 그래프. 왕주현 부사장 말 한 마디에 하락은 시작한다.


“당연하지. 그래봤자 3일 밖에 안됐어. 오너끼리 한번 불 붙으면, 적어도 일주일은 잡아야지. 유엘도 똥줄 좀 타는 모양인데, 돈 구하는 게 쉬운 줄 알아? 돈 갖고 있는 애들이 얼마나 약아 빠졌는데. 장 부사장 사정 다 알고 뜯어 먹을 대로 다 뜯어 먹을 걸.”


응, 뜯어 먹을 대로 다 뜯어 먹긴 했지.

현재 23,200원, 장 팀장은 허공 위로 올린 손가락은 계속해서 올라간다.


“지금이 여기니까, 한 이쯤까지는···”

“떨어져요.”


홍 대리가 외쳤다.


“응?”


놀란 장 팀장이 차트를 같이 확인한다. 그런 장 팀장을 돌아보고, 홍 대리가 조심스레 물었다.


“이거 이대로 그냥 떨어지는 건 아니겠죠?”

“안 떨어져. 잠깐 조정 받나 보지. 하긴, 생각해보면 그래. 얘네가 반도체 기업도 아닌데, 너무 올라가긴 했어. 그래도 다시 올라갈 걸?”

“팀장님. 저 이번에는 진짜 안돼요. 유엘 나락가면 저 이혼할 수도 있다니까요.”

“걱정 마. 걱정 마. 주식은 코인이랑 달라. 하한가가 있다니까. 그리고 근본도 없는 코인이랑 유엘이랑 같아?”

“그렇죠? 지금 잠깐 숨고르기 하는 거겠죠?”

“이때다 싶어 던진 놈 있나보지.”


모두가 숨을 고르면서, 차트를 빤히 바라본다.

금방 붉게 돌아올 줄 알았던 차트는 끝없이 파랗게 물들었다.


+


- 이건 악의적인 행동이라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명인이 우기고 있는 주장은 말 그대로 억지일 뿐입니다. 저희가 아이돌 끼워팔기를 했다뇨.


공식 입장 기사를 띄운 뒤, 유엘 엔터테인먼트 왕주현 부사장은 직접 얼굴을 드러낸 영상을 공식 계정으로 올렸다.


- 저희로써는 당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오디션 제안 하나 없이, 무작정 캐스팅을 하겠다는 건 명인이었습니다. 어른들끼리 연이 있었기에, 당연히 이걸 고깝게 보고 있었다는 시선이 있었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진짜 이해가 안 가요.


카메라는 갑자기 왕주현 낯짝을 향해 깊게 클로즈 업이 들어간다.


- 저희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지, 아직도 이해가 안간다니까요.


억울한 진심을 담아 표정을 연기했다.


“진짜··· 연기 한번 잘하네. 애들을 데리고 연기할게 아니라, 부사장이 직접 드라마 찍어도 되겠어. 노래를 부르던지.”


더 볼 것 없다는 듯이 왕주성 대표는 영상을 내렸다. 왕주성은 왕주현을 비웃었다.

명인을 상대로 맞서 싸운다는 게, 기껏해야 여론전.


부당하다고 동정을 구걸하는 감성 팔이를 해봤자, 달라지는 건 없다. 유엘 엔터 소속 아이돌 팬들이 뭘 어쩔 수 있는데? 앨범 사주듯이 주가를 사주기라도 할 거야. 명인 기획 앞으로 트럭 시위를 하기라도 할 거야. 자본주의 시대 따라, 공정하게 돈으로 회사를 사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


정당한 인수 작업이지.


“어쩌냐. 왕주현. 이번 추석에는 백수로 집안 어른들 보겠네.”


여론이라도 제 편으로 만들 영상을 올리면, 찬물이라도 부을 줄 알았나? 아니지. 오히려 왕주현은 기름을 부었다. 시장은 냉정했다. 대표가 직접 나와 읍소해도, 유엘 엔터 주식의 상승세는 둔화되지 않았다.


“어떡할까요? 대표님. 더 매집할까요?”


왕주성을 향해 본부장이 물었다. 이만삼천원이 넘은 금액, 이제 명인도 슬슬 한계에 부딪힌다. 하지만, 왕주성은 멈추지 않았다.


“해야지. 보낼 수 있을 때, 확실하게 보내야 돼. 어중간하게 갖고 있다간 우리가 역풍 당한다니까.”


왕주성이 계산한 지분, 유엘은 절대 35% 이상을 들고 있을 수 없다. 현재 유엘과 손을 잡은 JK파트너스도 유엘이 돈을 없다는 걸 알게 된 순간, 우리를 향해 등을 돌릴 것이다.


“사. 더 사.”


보유금이 바닥난다 해도, 유엘을 인수하면 현금 흐름은 다시 돌아온다. 더 많은 금액으로.


똑똑.


이 중요한 순간, 아무도 방해하지 말라고 했는데, 방해꾼이 들어온다.


“저, 대표님. 지금 왕주현 부사장님께서···”


비서가 밀려나고, 왕주현이 비좁은 문틈을 열고 들어왔다.


“나와. 따까리하고는 이야기하고 싶지 않으니까.”


출입을 막던 비서가 밀려나고, 왕주현 등장에 앉아서 작업을 치던 본부장도 왕주성 눈치를 살핀다. 앉으란 말도 안했는데, 왕주현은 왕주성 반대편 자리에 앉았다.


“앉으란 말도 안 했는데, 앉는 건 뭐야.”

“친척 동생이 왔는데, 인사 한 마디 없이 쏘아대는 건 뭐야.”


얼굴을 한번 쓸어내린 왕주성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그렇지. 직접 이렇게 와야지. 우리가 앞으로 정리해야 할 것도 많은데, 그치?”

“우리가?”


난생 처음 듣는 이야기인 것처럼 왕주현이 웃었다.


“우리가 앞으로 정리할 게 뭔데? 난 그냥 1열 직관하러 온 건데.”

“뭘 하러 와? 야, 너 아직도 이 상황이 파악이 안 돼?”

“파악 안되는 건, 우리 왕 대표님인 것 같은데.”


왕주현이 명인 기획 본부장을 향해 물었다.


“많이 샀어요?”

“···네?”

“우리 회사 주식 많이 샀냐고. 많이 올랐던데.”

“많이 샀지. 이제 유엘이 명인이 되야 하니까.”


얼타는 본부장 대신 왕주성이 답했다. 왕주성이 승리의 미소를 올렸다. 농담 아닌 농담도 날렸다.


“회사 하나 먹겠다고, 돈 많이 썼다-. 진짜.”

“그래? 많이 썼어?”

“그래. 이제 유엘에서 캐시 좀 당겨야지.”


왕주현은 왕주성이 올린 승리의 미소를 받아쳤다.


“그래? 그럼 됐네.”


악마의 미소를 올린 왕주현은 전화를 걸었다.


“네, 진행해주세요.”

“뭐가 돼? 뭘 진행해.”


전화를 끊은 왕주현은 왕주성을 향해 카메라를 올렸다. 동영상을 녹화했다.


“대.. 대표님.”


본부장이 깜짝 놀라며 멍하니 왕주성을 돌아봤다. 아직도 상황파악이 되지 않은 건 왕주성 본인이다.


“역시, 우리 팀장이 일을 잘해. 기사가 벌써 뜰 정도면.”


왕주성이 고개를 돌려, 본부장을 향해 설명을 요구한다. 본부장이 말을 더듬는다.


“어··· 어.. 그러니까.”


답답한 왕주성 대표가 본부장이 띄운 태블릿을 낚아채, 기사를 확인한다. 빳빳한 종이를 구기듯이 왕주성 대표 얼굴이 구겨진다. 이런 모습이 왕주현의 핸드폰에 잘 녹화하고 있다.


“야··· 야. 왕주현. 너··· 지금 어떻게 된···”


하이라이트는 여기까지.

왕주현은 녹화를 끊고 볼일 다 봤다는 듯이 자리에서 일어선다.


“낄낄, 고놈 참 잘 나왔네.”

“야, 너 지금··· 말 안 들려?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꺼억, 잘 먹고 갑니다.”


+


- 유엘 엔터 “경영권 확보를 위한 35% 지분 모두 준비완료!!”

- 왕주현 대표 “악의적인 M&A를 단행한 명인 기획에게 지지 않겠다. 반드시 정의구현!”

- 유엘 엔터, 명인 기획 인수 막았다. 비싼 주가에도 경영권 지켜···

- 유엘 엔터 “이번 기회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사업 다각화 의지 분명히 보여···”

- 왕주현 SNS ‘김준한 출연작 ‘퍼즐’ 투자에 깊은 관심 보여···’


“이··· 이게 어떻게 된···”


호재인지 악재인지 모를 기사, 적어도 박대현에게는 악재인 건 맞았다. 주가는 벌써 푸르게 빠지기 시작했다. 보고 있던 차트, 벌써부터 주가는 떨어지기 시작했다.

아닐 거라 생각했다.


왕주성 대표는 끝이 살아 있는 사람이다. 이대로 끝날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이게.. 이게 이렇게 이대로···”


빠질 리가 없는데-.

그러면서도 매도를 향해 올라가는 손, 누를 가 없었다.

아내에게서 온 전화.


“어··· 왜?”

- 아, 일하는데 미안해요. 연락이 급해서. 아니, 우리 빌라 있잖아요. 세입자가 이사 갈거라고 전세금 좀 달라는데. 그거 바로 빼줄 수 있죠?


답할 수 없다.

이미 보증금은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파혼 후 코인 대박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26화 수정 공지 24.09.17 414 0 -
공지 무진단 후원 목록 +1 24.08.21 27,520 0 -
28 호구 형. NEW +7 6시간 전 5,105 177 11쪽
27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저는 속박과 굴레를 벗어 던지고... +10 24.09.17 11,331 292 12쪽
26 백무진의 슬기로운 회사 생활 - 수정. +26 24.09.16 15,396 348 10쪽
25 긁? +17 24.09.15 16,614 381 11쪽
24 과거는 과거일 뿐이에요. +26 24.09.13 18,880 401 10쪽
» 왕주성 1열 직관. +13 24.09.12 19,712 449 11쪽
22 화가 난다. +11 24.09.11 20,519 474 13쪽
21 그릇이 너무 작아요. +10 24.09.10 21,074 459 13쪽
20 이 놈이나, 저 놈이나. +22 24.09.08 22,665 449 13쪽
19 오르는데요? +12 24.09.07 22,263 470 13쪽
18 한강물 따듯하냐? +9 24.09.06 22,858 469 11쪽
17 오랜만이야. +16 24.09.05 24,506 452 13쪽
16 번데기 앞에서 주름. +15 24.09.04 23,493 467 14쪽
15 파국이다. +18 24.09.03 23,189 497 11쪽
14 제가 책임집니다. +19 24.09.02 23,008 457 13쪽
13 둠스데이, 그거 오늘입니다. +13 24.09.01 23,440 450 12쪽
12 네가 거기서 왜 나와? +12 24.08.31 23,147 425 12쪽
11 조금만 참지 그랬어. +9 24.08.30 23,648 405 14쪽
10 다시는 도와주나 봐라! +14 24.08.28 24,342 400 12쪽
9 그렇게 용하다고? +13 24.08.27 24,071 400 9쪽
8 세상 진짜 좁다. +12 24.08.26 24,301 436 14쪽
7 사람이란 게 그래, 아무리 말해줘도 안 듣더라고. +12 24.08.25 24,284 420 15쪽
6 수 십억이라니, 백 억이다. +11 24.08.24 24,546 389 10쪽
5 이 집, 잘하네요. +9 24.08.23 25,624 419 13쪽
4 사부라 불러도 되요? 백 사부. +14 24.08.22 26,274 416 12쪽
3 로우 리스크 하이 리턴. +10 24.08.21 26,962 405 11쪽
2 뜨거워요, 내 손이. +14 24.08.20 28,684 400 11쪽
1 납득이 안 간다고, 납득이. +20 24.08.19 31,699 413 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