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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혼 후 코인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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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건우.
작품등록일 :
2024.08.19 13:22
최근연재일 :
2024.09.1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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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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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네가 거기서 왜 나와?

DUMMY


[페페 : 0.0102]

였던 시세는.

[페페 : 0.0253]


대충 계산해도 2배.


내가 갖고 있던 페페의 수량.

[보유 페페 : 483,870,967,741.94]


내가 갖고 있는 페페의 가치는 12,241,935,483가 되었다.

러프하게 우수리 떼고 단순 계산해도, 120억.

4일 동안 가만히 앉아, 90억을 벌었다. 가격이 오를 수록 오 주임은 실시간으로 포효를 내질렀고, 밈코인은 근본이 아니라던 듀크도 참지 못했다.


페페 등 뒤로 올라탔다. 이미 2배가 된 가격이지만, 17일 전까지는 무난하게 계속 올라가겠지. 돈을 잘 넣었다면, 잘 빼기만 하면 된다. 뒤늦게 올라탄 듀크도 찌질한 개구리의 눈빛에 매료되었다. 실시간으로 올라가는 인증 사진을 보낸다.


돈을 넣고 가만히 있지 않는다. 모두가 함께 도파민에 절여졌다. 변동성이 큰 코인 답게, 듀크는 가격이 떨어질 때마다 물을 타기도 했다. 그것보다 일 안해?


작업실에서 신곡 작업 라이브가 아닌 코인 차트 라이브를 틀어 놓고, 시청자들과 놀고 있다. 악성 시청자들이 선물을 하자며, 부추긴다.


“얘는 좀 위험한데-.”


오늘은 8월 14일. 발신표시제한이 말한 데드 라인 17일은 3일이 남았고, 퇴근 시간도 10분이 남았다. 할 일은 없다. 그렇다고 눈치껏 일을 찾아 할 분위기도 아니다. 모두가 남몰래, 차트를 확인한다.


오 주임은 대놓고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대박!!”


[페페 : 0.0273]


페페는 0.03을 향해 달려나가고 있다. 오 주임은 손을 흔들면서, 다른 동료들에게 응원이 아닌 허세를 보인다. 각 자리마다 자신의 핸드폰을 비추며, 페페를 선동한다.


“저 지금 보이세요?”


업다운 비트에 찍힌 코인 자산 보유 현황은 14억.

2억을 태운 오 주임의 투자금이 14억이 되었다.


“12억 벌었습니다.”


크게 소리 지른 오 주임이 2팀이 아닌 1팀을 바라본다. 오 주임의 시선 끝, 열심히 일하는 김민주로 향했다. 김민주가 이 소식을 들었으면 하지만, 헤드셋을 착용한 김민주는 연습생 아이들의 월말 평가를 확인 중.


오 주임 옆은 김민주가 아닌 그의 러닝 메이트, 장 팀장이 달라붙었다.


“그럼 오늘은 오 주임이 크게 한 턱 쏘는 건가?”

“에이, 장 팀장님. 팀장님도 저 덕분에 많이 벌지 않으셨어요?”

“내가 아무리 벌어도, 1억이나 벌었겠어? 12억에는 잽도 안 되지.”


오 주임이 우리 팀 눈치를 돌아본다.


“그··· 러면, 제가 오늘 회식 쏠까요?”


정확하게는 우리 팀보다는 1팀을 향해 물었다. 장 팀장도 눈치가 없진 않다. 1팀장에게 쪼르르 달려가, 회식을 추진한다. 홍 대리가 눈치를 한번 살피고, 묻는다.


“백 대리는 회식 하면 갈 거야?”

“아뇨.”


가야 할 이유도 생각도 없다. 괜히 튕기는 것처럼 볼까봐, 미리 선수를 쳤다.


“연습생 B조 확인해야 되서요.”

“아아-, 난 고민 중이야. 나도 딱히 가고 싶진 않는데, 괜히 갔다가···”

“괜히 갔다가?”


홍 대리의 말꼬리를 따라잡았다. 잠깐의 뜸을 들인 대답.


“거기 있는 사람들만 돈을 벌면 어떡하지?”


속사정을 많이 순화해 답이 돌아왔다. 오 주임이 거기서 있는 사람들한테만 소스를 내던지면, 어떡하냐는 말이다. 그럴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은데.


“그럴까요?”

“그렇지. 나도 지금 더 담을 지, 말지 고민 중이란 말이야.”


홍 대리가 스마트폰을 내게 비췄다. 홍 대리, 이미 1500만원으로 페페를 담았다.

끝없이 오르고 있지만, 1원도 안하는 가격. 아무리 올라도 이 가격이 다른 코인들에 비해, 비싼 가격인지 싼 가격인지, 크게 체감이 되지 않는다.


페페는 담을수록 돈이 되는 착각을 만들었다.


홍 대리는 내게 의견을 구했다.


“백 선생은 어떻게 생각해? 남편이랑 나랑 총 합쳐서 3천을 담았는데, 고민이거든. 적금까지 깨서 더 담을지. 오 주임이 그랬잖아. 18일까지는 걱정하지 말라고.”


정확히는 17일까지고.


“글쎄요. 그렇게까지 무리할 필요가 있을까요? 이미 충분히 수익 올리고 계신데.”

“우리 연말에 아파트 입주하는데, 잔금 치뤄야 하거든. 이것도 살짝 빡빡해.”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 홍 대리는 이 한 탕으로 아파트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엿보인다. 이미 귀와 눈이 멀었다. 하긴, 나같아도 그럴 수밖에 없지. 바로 옆에서 12억을 벌었다고, 동네방네 자랑을 하는데. 내가 홍 대리였어도, 질투와 부러움과 동경, 뭐라 부를 수 없는 감정이 솟구쳤겠지.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치솟는 도파민을 잠깐 가라앉히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


“한번 지켜보시고, 판단하시죠. 감당 가능하시면 넣으시고, 이 정도는 무리다 싶으면 홀드 하시고, 얼마를 넣던지 엑시트만 잘하면 되죠.”

“에이, 그건 그렇지. 자기는? 페페 더 안 들어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페페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며칠 동안 크게 상승만 하겠지. 이제 페페는 그만.

이제 남은 건 D-테라. 개미 털기를 세 번 정도 한다더니, 많이 빠지긴 했다.

개당 987원.


D-테라 차트를 확인했다. 세력들은 이게 저점이라고 볼까?

아니라면 얘네들은 가격을 얼마나 더 떨구려나?


아, 지금 계속해서 차트를 보는 순간, 가격이 더 떨어졌다. 921원. 한 틱이 떨어지자, 70원이 떨어진다. 아직 때가 아니구나-.


그리고 내 차트 위로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뭐야, 백 대리. D-테라 아직도 보고 있었어?”


참석 확인을 묻던 오 주임이 나까지 찾아왔다.


“응. 나는 아직 가능성 있다고 생각해서.”

“페페는? 돈 좀 벌었어?”

“응.”


경쟁의식이 들었는지, 오 주임은 속이 보이도록 내 속을 떠본다.


“페페로는 얼마나 벌었어?”


음··· 난 12억보단 좀 많이 벌었긴 한데.

이걸 솔직히 말해? 말아?


“그냥. 조금.”


손가락 아홉개를 올렸다.


“9천?”


0자리는 다르지만, 앞자리는 똑같네. 단위, 참 귀엽네.

별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자, 이제야 속이 편안해진 오 주임은 훈수도 편하게 둔다.


“D-테라는 이제 망했지. 이거 내가 보기에 상폐 빔이야. 그냥 페페에 더 넣어. 그게 돈 버는 길이야. 장 팀장님도 2천원 끝물에 결국 파셨어.”


오 주임이 고개를 돌려, 장 팀장의 답을 구했다.


“그쵸? 장 팀장님.”

“2천원이라도 할 때, 판 게 다행이더라. 그때가 지하인 줄 알았는데, 심해가 있을 줄이야.”

“이거 아마, 내핵까지 파고들 걸요.”


그럴지도 모른다.

D-테라는 아슬아슬하게 앞자리 6을 터치했다. 이 정도 속도라면, 4가 마지노선이려나-.

‘걱정‘ 포장지를 덧 씌운 ’기만’이 다 끝난 오 주임은 회식 참석 여부를 물었다.


“회식은?”


나는 고개를 저었다.


“B조 연습생 애들 좀 보고 가게.”

“아, 그래? 아쉽네.”


애초에 예의상 물어보는 질문이었다. 오 주임은 더 묻지도 않고, 김민주를 향해 쪼르르 달려가 회식 참여 여부를 묻는다. 김민주가 고개를 젓는다. 나완 다르게 끈질기게 여러 번 질문을 던졌고, 1팀장 지시 아래 김민주가 가방을 들고 일어선다.


6시가 넘은 퇴근 시간.

장 팀장도 1팀장을 보고, 팀장 노릇을 따라 한다.


“백 대리는 진짜 안 갈거야? 오 주임이 소고기 쏜다는데.”

“저는 진짜 괜찮습니다. 저까지 가면, 애들 관리할 사람이 없어져요.”

“쩝-. 그러면 할 수 없지, 뭐.”


마지막으로 컴퓨터 전원을 내리며, 장 팀장이 말했다.


“B조 애들 확인 끝나고, 시간 되면 문자로 장소 알려줄 테니까. 와.”

“네, 시간 되면 가겠습니다.”


하나둘씩, 문을 열고 퇴근 인사를 나누며 사라진다. 1팀과 2팀이 통째로 빠지자, 정적이 흐르는 사무실. 조용하다. 나는 마지막으로 D-테라 시세를 확인했다.


676원이던 시세는 아예 자리를 잡았다.

412원. 그새 200원이 또 빠졌다.


이미 털릴 대로 털린 개미는 시세를 일으킬 힘이 없었고, 세력도 이 정도면 만족했는지 더 이상 하락은 이어지지 않았다.


“지금이니!!”


[D-테라를 매수하시겠습니까?]


나는 앉아서 30억을 태웠고, 이제 무럭 무럭 자라기만을 기다리면 된다.


+


- 지금이라도 싹싹 빌 수 있으면 빌어.


엄마의 신신 당부, 엄마란 사람이 딸을 아직도 잘 모른다.

대치 키즈에다 직업 좋지, 얼굴 이쁘지, 집안 좋지, 몸매 좋지, 성격 좋지. 애교 많지. 나이도 어리··· 딱 결혼 적령기지. 연애, 결혼 시장을 통틀어 이런 매물 구하기가 쉽지 않지.


“빌긴 뭘 빌어. 다시 만나주면 고마워 해야 할 사람은 백무진이지.”


현성 엔터테인먼트 1층 화장실. 박윤주는 손을 씻으며 나왔다.

엔터 회사가 이런 건 참 좋다. 다른 일반 회사들은 임직원이 아니면, 아예 출입도 힘들게 만들던데. 아이돌, 배우 팬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 대놓고 굿즈 좀 구매해달란 카페를 만들었다.


유튜브 보면, ‘성덕 인증’이라고 해서 죽 치고 앉아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들 보는 영상들도 심심찮게 올라오던데.

그런 건 모르겠고, 박윤주는 백무진을 기다렸다.


시간을 확인했다. 오후 6시.


“아직 퇴근을 했을리는 없을 텐데.”


엘리베이터가 열리고, 수군거린 한 무리가 나왔다.


“어?”


백무진과 어울렸던 여자가 보였다. 이름이 뭐더라. 김민주?

백무진 SNS에서 엇비슷하게 봤던 사람들도 여럿 있었다. 백무진과 일하는 동료들.


하지만, 백무진은 없다. 박윤주는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그러면서도 귀를 쫑끗 세웠다.


“백 대리는 얼마나 벌었을까요?”

“제가 아까 물어봤는데, 페페로는 9천만원 이래요.”


까불거리는 남자가 구멍 뚫린 것처럼 백무진 이야기를 흘린다. 입이 싸다.


“9천이면, 백 대리. 돈을 많이 안 넣었나? 나보다도 못 벌었는데.”

“그냥 돈이 없는 거죠.”

“에이, 백 대리가 돈이 없기는. D-테라로 많이 번 거 아니었어?”

“얼마나 벌었는지는 아무도 모르죠. 백 대리가 말을 안 하니까. 민주 씨는 알아?”


김민주란 사람은 입을 열지 않았다.


“잘 모르겠어요. 전.”


알았다.

백무진이 어떻게 반포 원 빌리지를 구매했는지 비밀을 알았다. 코인이었다.


까불거리는 남자는 신신당부하며, 목소리를 키웠다.


“제가 여러번 말 안합니다. 페페, 8월 18일. 이것만 꼭 기억하세요. 다들 인생 역전 해보자구요.”


고개를 돌린 박윤주는 조용히 까불거린 남자의 말을 받아 적었다. 까불거린 남자와 눈이 마주쳤지만, 상관없다. 직원 무리는 부리나케 사라진다.


슬그머니 눈치를 본 박윤주는 페페를 매수했다. 30년간 열심히 모아온 3억. 약국 개업을 위해 모은 돈이었다.


"백무진, 너만 부자될 수는 없지."



+


“6시 10분이면 되려나-.”


그쯤이면 1층에 내려가도, 회식무리를 마주칠 일이 없겠지. 지금이 6시 2분. 앞으로 8분을 더 버텨야 한다. 페페도 사놓고, D-테라도 사놓았다. 남은 건 17일까지 기다려, 수확만 잘하면 되는 일.


할 일 없어 살펴 본 발신표시제한 문자 메시지.

1번과 2번 카드는 사용되었다. 이제 남은 건, 3번.


퍼즐 + 김준한.

아직도 이게 무얼 뜻하는 지 몰랐다. 분명, 코인은 아니다.


해외 거래소부터 국내 거래소까지 ‘퍼즐’이란 코인을 찾았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주식 종목도 아니다. 김준한.


“배우 김준한이라면, 알고 있는데.”


워낙 흔한 이름이라, 어떤 김준한인지도 감이 영 잡히지 않는다.


“어···”


어?

시간을 때우며, 돌아다닌 사무실.

1팀장 책상 위로 반쯤 접힌 종이 아래로, 떡하니 쓰여진 대본이 하나 있다.


‘퍼즐’


“이게 왜···”


말을 더듬으면서도, 손은 빠르게 움직였다.

정확히는 영화 시나리오, 프런트 중심 야구 단장물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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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과거는 과거일 뿐이에요. +26 24.09.13 18,876 40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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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그릇이 너무 작아요. +10 24.09.10 21,072 459 13쪽
20 이 놈이나, 저 놈이나. +22 24.09.08 22,663 44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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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번데기 앞에서 주름. +15 24.09.04 23,492 467 14쪽
15 파국이다. +18 24.09.03 23,189 49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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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가 거기서 왜 나와? +12 24.08.31 23,145 425 12쪽
11 조금만 참지 그랬어. +9 24.08.30 23,647 405 14쪽
10 다시는 도와주나 봐라! +14 24.08.28 24,341 40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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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사람이란 게 그래, 아무리 말해줘도 안 듣더라고. +12 24.08.25 24,283 420 15쪽
6 수 십억이라니, 백 억이다. +11 24.08.24 24,545 38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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