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

파혼 후 코인 대박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새글

백건우.
작품등록일 :
2024.08.19 13:22
최근연재일 :
2024.09.18 16:20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622,114
추천수 :
11,623
글자수 :
147,959

작성
24.08.21 14:20
조회
26,967
추천
406
글자
11쪽

로우 리스크 하이 리턴.

DUMMY

+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무릇 성공하려면 높은 담보를 걸어야 하지만, 나는 이기적인 놈이다.


로우 리스크 하이 리턴을 원한다.


[자산 현황]

[총 보유자산 : 53,200,000 KRW]


[D-테라 : 1,662,500]

[D-테라 평균 매수 : 32.00 KRW]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정신이 나가버렸다.


로우 리스크를 원한다면.

이성적인 사람이라면, 난생 처음 들어본 코인에 돈을 넣는 것이 말이 안된다. 미친 놈이지.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투자 실패로 이혼하는 부부 사례도 본 적이 있다. 음하하하하, 실패해도 상관없다. 내겐 이혼할··· 아니, 결혼할 여자도 이제 없다.


······.


야, 백무진.

너 지금 무슨 미친 소리를 하는 거야. 상관이 없긴 왜 없어?

이거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자취방 보증금.

알고 있다. 주식도 마찬가지지만, 이 코인 판에서도 오천이 그리 크지 않은 돈이라는 거.

하지만, 이거. 내게는 미친 듯이 큰 돈이다.


그런 돈을 고작 신원도 불분명한 문자 한 통에 모두 꼬라 박았다.

박윤주와 헤어지고 돌아온 날, 떨어지는 빗소리를 안주 삼아 소주 한 병을 마셨다.


누가 봐도 스팸인데, 난 그런 스팸을 보고 돈을 투자했다.

어차피 이 이상 잃을 것이 없었다.


나는 벼랑 끝에 몰렸고, 더 이상 물러 날 곳도 없었다.

딛고 있던 절벽이 무너지며, 살고 싶다 부여 잡은 동아줄이 바로 D-테라.


이게 지금 왜 뜨고 있는지, 왜 만들어졌는지, 어떤 분야에 쓰이는 코인인지, 아무것도 모른다.

나름 코인을 공부하고 있다는 오중석은 잡코인이라고, 이거 분명 스캠이라고 김민주를 향해 으름장을 놓았다.


하지만, 이상하다.


주식도.

코인도.


차트도 제대로 읽어 낼 수 없는 내가 지금 이 코인이 돈이 된다는 건 알 수 있었다.

붉은 색처럼 뜨겁게 올라가는 호가 창.


[D-테라 - 45.32 KRW]

[D-테라 - 58.12 KRW]

[D-테라 - 72.89 KRW]


1개당 32원에 샀던 매수가는 어느 새, 72를 넘어섰다. 두 배를 벌었다.



코인은 72원을 횡보하며, 떨어지지 않는다.

더 높이 오를 준비를 하며, 힘껏 무릎을 굽힌다.

차트는 그래 보였다.


[자산 현황]

[총 보유자산 : 10,420,000 KRW]


한창 비트 코인이 광풍을 불던 무렵, 뉴스는 말했다.

‘벼락 거지’란 자극적인 타이틀을 걸며, 요즘 젊은 사람들이 코인에 미쳐 일을 안한다고 말했다.


뒷북이지만, 나는 지금 떨어지는 노동 가치를 느꼈다.


일 왜함?

돈을 넣은 지 하루만에 넣은 돈을 벌었다.


꼴에 어디서 주워 들은 건 많았다. 지금 보유 현황에 0이 찍힌 건, 내 돈이 아니다.

매도를 해야 내 돈이라고.


“뺄까?”


심장이 두근거렸다.

오랜만이었다. 살면서 이런 설레임을 느껴버린 게-.


놔두면 더 오르지 않을까?

나는 고개를 저었다.


떨어질 수도 있잖아.

저었던 고개를 멈췄다.


출처를 알 수 없는 문자는 말했다. 3일간 저점 횡보를 하다,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할 거라고.

3일 간이라 말했다. 작업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이 정도가 저점이라면, 얼마나 더 말아 올린다는 거지?


D-테라.


지금 이 가격이 비싼 지, 싼 지는 모른다.

이건 알고 있다. 나는 가만히 있어도 돈을 벌고 있다는 것.

아니, 돈이 복사가 되고 있다는 것.


“민주 씨. 우리 배도 부른데, 커피 한 잔 하러 나가지 않을래요?”


팀도 다른데, 오중석은 당당하게 김민주를 향해 다가갔다. 나는 그런 오중석을 돌아봤다.

한 놈은 D-테라가 스캠 코인이라 말했고, 다른 한 놈은 ‘사우스’에 절대 발을 담구지 말라고 했다.


서로가 주장하는 바가 다르다. 도긴개긴, 믿을 수 없는 건 똑같다.

그 놈이 그 놈이지만, 내 눈은 믿음을 보았다. 지금으로선, 발신 표시 제한이 조금 더 신뢰가 가는데.


“운이 좋았을 수도 있지.”


개소리가 어쩌다 운이 맞았을 수도 있다. 차트를 하염없이 바라본다.

70원 대를 횡보하던 시세는 어느 새, 80원을 돌파했다. 이러다 한 번 고꾸라질 수도 있을 것 같긴 한데. 그때 물을 더 타?


“진짜··· 계속 보게 되네.”

“뭘.. 임마. 뭘.”


등 뒤로 장수찬이 나타났다. 급히 홈버튼을 눌러, 코인 앱에서 나왔다. 봤나?

봤다.


“코인?”


장수찬 팀장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비트 코인 하게?”


다행히 차트만 보았을 뿐, 어떤 코인인지는 보지 못했다. 나는 아직도 껄떡 중인 오중석을 향해, 화살을 돌렸다.


“한번 봤어요. 오 주임이 아까 점심 먹을 때 코인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거짓말은 아니니까.

나와 같은 시야를 공유한 장수찬은 혀를 내찼다.


“쟤는··· 참. 아직도 저러고 있네.”

“네?”


무슨 일이 있었다.

쯧쯧거린 장 팀장은 경고했다.


“오 주임이 말한 거 반만 들어. 반은 걸러 듣고.”

“왜요? 무슨 일 있으세요?”

“나도 저 녀석 말 몇 번 들었다가, 손해 봤어. 소액 넣었으니 다행이지.”


장 팀장은 분이 아직도 안 풀렸는지, 혀가 길어진다.


“100% 손해만 본 건 아닌데, 우리 오 주임. 조미료를 너무 많이 칠 때가 있어요. 그걸 잘 피했어야 했는데, 막판에 너무 신나 가지고.”


장 팀장이 발을 굴렀다.


“타율은 어떠신데요?”

“음··· 딴 건 180만원. 잃은 건 230만원?”


결과론적으로 50만원 손해.


“이건 무조건 뜬대요. 넣으래. 그래서 넣었지. 언제더라? 11월까진 무조건 뜬대. 그냥 가지고 있다가, 까먹으래. 그러고 11월 되면 팔으라는 거야. 그런데 자꾸 떨어지더라. 코인이야, 워낙 변동성이 크니까 그러려니 하고 있었지.”


장 팀장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건 찐텐이다.


“그러고 한 달 됐나. 오랜만에 접속했지. 합병 빔 맞았더라. 2000원 주고 산 거, 800원 됐더라. 그래서 물었지. 이거 뭐냐. 뭐라는 줄 알아? 나보고 왜 탈출 안했녜.”

“이름이 뭔데요?”


장 팀장이 턱을 긁었다.


“뭐였지? 싱귤.. 래리.. 어쩌고 였어. 기억도 안나. 기억하고 싶지도 않고.”


검색했다. 차트는 파랗다. 바다같이 너무 맑은 색깔을 보인다.


“500원 됐네요. 아니다.”


아, 지금 막 5가 깨졌다.

상승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주르륵 흐른다.


“에휴, 시부럴. 적어도 소개를 시켜줬으면 탈출 할 때, 한 마디 해줄 순 있잖아? 그게 어려워? 11월 까지 무조건 기다리라고 그렇게 큰 소리 칠 때는 언제고. 익절 타이밍 알려주겠다고 하더니, 자기만 쏙 발 빼고. 나만 등신 만들지 않나.”


장 팀장이 나를 내려다본다.


“알아, 나 등신이라는 거. 어떤 푸념을 해도 투자는 본인 책임인 거. 나도 할 말 없지. 뭐. 그냥 내 기분이 그렇다는 거지.”


장 팀장은 소름이 돋았다. 두 팔을 쓰다듬으면서,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전제를 깔았다.

장 팀장은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용돈 갖고 놀았으니, 다행이지. 전재산 꼻아 박았으면 어휴-.”


다시 떠올려도 불타오르는 속을 장 팀장은 억지로 커피로 삭힌다.


“백 대리는 코인 하지 말라고. 할 때 하더라도, 잘 알아보고 하라고.”


비등비등했던 두 놈 중 한 명의 신뢰가 확 떨어졌다.

커피를 마시던 홍 대리가 벌떡 일어섰다.


“팀장님, 밑에 ‘최강 아이돌’ 촬영 팀 도착했대요.”


마시던 커피를 내려놓고, 바쁘게 내려가는 장 팀장처럼 여러 알람이 울린다.


[D-테라 신고가 돌파!!!]

[D-테라 거래 주의 알람!]


[D-테라 - 112.37 KRW]


100원을 뚫은 D-테라.


[자산 현황]

[총 보유자산 : 182,000,000 KRW]


넣었던 5000이 순식 간에 1억을 넘었다.


“미··· 미친.”


+


‘듀크’


4세대 아이돌이 만연하는 현재, 3세대 아이돌 메인 래퍼로 활동했다. 7년.

7년을 넘긴 활동 기간은 자연스러운 그룹 해체를 불러왔고, 듀크는 연기자가 아닌 솔로 활동과 작곡가로서 활동을 이어왔다.


그리고 현재, 명실상부 최고의 작곡가라고 불러도 손색 없을 행보를 보여주었다.


“최강 아이돌, 돈 좀 썼네.”


곡만 썼다 하면, 국내, 해외 차트 1위를 찍는 듀크를 메인 심사위원으로 데려왔다. 장 팀장 말대로 너무 핫해, 쉽게 볼 수 없는 듀크지만 이런 듀크도 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지금 당장 나를 미치게 하는 건 듀크가 아닌 D - 테라. 더 보고 싶다.


하루 종일 붉은 차트만 보고 싶다.

내 도파민이 흘러 내리는 기분이야. 너무 좋아.


1억으로 뭐하지?

일단, 대출금부터 일정 부분 갚을까? 아니면, 이걸로 더 돌려?


100원이 저점이라고?

그럼 한 개당 천원까지 올라가면 얼만데?

아니다. D-테라. 이 녀석 바로 윗칸에 위치한 솔라나. 이 녀석은 십만원이 훌쩍 넘은 가격을 자랑한다. D-테라. 이 녀석도 10만원 단위로 올라가지 말란 법은 없지.


아쉽게 끝난 점심시간.


계속 차트만을 볼 수 없어, 핸드폰 배경 화면.

D - 테라 시세를 아예 위젯으로 띄워놨다.


쉴 틈 없이 흘러가는 방송.

연락 확인하는 척, 시세를 확인하자. 아니다 싶으면 바로 익절하고.


’최강 아이돌‘ 연출 피디와 듀크를 맞이하는 장 팀장 뒤로, 홍 대리가 슬쩍 다가와 말했다.


“백 대리님.”

“네.”

“오늘 우리 듀크 꼭 잡아야 해요.”


단순히 연습 중인 연습생 한 두명 보여주겠다고, 신인 개발팀 모두가 제작진을 마중 나오지 않았다.


“본부장님께서 이번 마린세스 컴백 곡을 꼭 듀크 곡으로 하고 싶다고 신신당부를 하셔서···”

“그래요?”


마린세스 뿐일까? 현성 엔터 소속 아이돌 모두가 듀크의 프로듀싱을 받고 싶어할지도 모른다.

홍 대리의 말을 증명하듯이, 연습생만을 찍는 촬영인데도 현성 엔터 A&R 팀까지 모두 내려왔다.

손에 꽉 붙들고 있던 핸드폰이 울린다.


뭐야, 떡락했나?


발신표시제한에게서 온 메시지.

음성 메시지다.


“뭐지?”

“네?”

“저, 잠시 전화 좀 받고 올게요. 홍 대리님.”


홍 대리를 피해 잠시 나온 복도. 나는 블루투스 이어폰을 연결하고, 짧은 메시지를 들었다.

밑도 끝도 없이 훅 들어오는 욕설.


- 아, 씨발!!


이건 분명 듀크 목소리인데.

장 팀장과 인사가 끝난 듀크가 내 옆을 지나간다.


- 나 진짜 기분 나빠서, 못하겠다고.


뭘 못해?


- 촬영 못 하겠다고. 어떡할거야? 내 돈. 내 도오-온!! 씨이-발!!!


악을 지르는 듀크와는 달리, 나를 스쳐 지나간 듀크는 오 주임과 반가운 인사를 나눈다.

뭐지? 이거.


“이걸 믿으라고?”


짧은 음성 메시지가 끝났고, 나는 발신 번호 표시 제한이 뜬 메시지 창을 돌아봤다.

마치 정체를 알 수 없는 메시지가 라이벌을 떨어트리고, 나를 더욱 믿어달라고 살살 꾀어내는 것 같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파혼 후 코인 대박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26화 수정 공지 24.09.17 415 0 -
공지 무진단 후원 목록 +1 24.08.21 27,539 0 -
28 호구 형. NEW +7 6시간 전 5,193 178 11쪽
27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저는 속박과 굴레를 벗어 던지고... +10 24.09.17 11,366 292 12쪽
26 백무진의 슬기로운 회사 생활 - 수정. +26 24.09.16 15,414 348 10쪽
25 긁? +17 24.09.15 16,629 381 11쪽
24 과거는 과거일 뿐이에요. +26 24.09.13 18,890 402 10쪽
23 왕주성 1열 직관. +13 24.09.12 19,719 449 11쪽
22 화가 난다. +11 24.09.11 20,524 474 13쪽
21 그릇이 너무 작아요. +10 24.09.10 21,081 459 13쪽
20 이 놈이나, 저 놈이나. +22 24.09.08 22,673 449 13쪽
19 오르는데요? +12 24.09.07 22,271 470 13쪽
18 한강물 따듯하냐? +9 24.09.06 22,863 469 11쪽
17 오랜만이야. +16 24.09.05 24,514 452 13쪽
16 번데기 앞에서 주름. +15 24.09.04 23,498 467 14쪽
15 파국이다. +18 24.09.03 23,196 497 11쪽
14 제가 책임집니다. +19 24.09.02 23,013 457 13쪽
13 둠스데이, 그거 오늘입니다. +13 24.09.01 23,443 450 12쪽
12 네가 거기서 왜 나와? +12 24.08.31 23,150 425 12쪽
11 조금만 참지 그랬어. +9 24.08.30 23,653 405 14쪽
10 다시는 도와주나 봐라! +14 24.08.28 24,349 400 12쪽
9 그렇게 용하다고? +13 24.08.27 24,078 400 9쪽
8 세상 진짜 좁다. +12 24.08.26 24,305 436 14쪽
7 사람이란 게 그래, 아무리 말해줘도 안 듣더라고. +12 24.08.25 24,293 420 15쪽
6 수 십억이라니, 백 억이다. +11 24.08.24 24,553 389 10쪽
5 이 집, 잘하네요. +9 24.08.23 25,628 419 13쪽
4 사부라 불러도 되요? 백 사부. +14 24.08.22 26,281 416 12쪽
» 로우 리스크 하이 리턴. +10 24.08.21 26,968 406 11쪽
2 뜨거워요, 내 손이. +14 24.08.20 28,692 400 11쪽
1 납득이 안 간다고, 납득이. +20 24.08.19 31,707 413 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