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

파혼 후 코인 대박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새글

백건우.
작품등록일 :
2024.08.19 13:22
최근연재일 :
2024.09.18 16:20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621,583
추천수 :
11,617
글자수 :
147,959

작성
24.09.06 20:20
조회
22,850
추천
469
글자
11쪽

한강물 따듯하냐?

DUMMY


UL 엔터테인먼트.

정확한 명칭은 울트라 엔터테인먼트지만, 직원들의 많은 반발로 인해 그나마 세련된 사명으로 바꾼지 얼마 되지 않았다. 한 2년 됐나.


UL 엔터테인먼트 왕중근 대표는 표기를 깔끔하게 바꾸면서도,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내심 울트라 엔터라고 불릴 거라 예상했지만 보기좋게 빗나갔다.


줄임말의 민족은 표기처럼 단순하게 울트라 엔터를 그냥 ‘유엘’로 부르기 시작했다.

통칭, 유엘 엔터를 알기 위해서는 대표 왕중근의 가족사를 알아야 한다.


왕중근, 왕대근.

이 두 형제는 아디다스와 푸마를 만든 루돌프와 아돌프 다슬러 형제처럼 한 형제였고, 각각 엔터 회사를 소유하고 있는 대표들이다.


왕중근이 유엘 엔터를.

왕대근이 명인 기획을.


물론 이름을 보면 알다시피, 왕대근이 형이다.

왕중근은 왕대근 밑에서 명인 기획을 도우다, 따로 독립했다.


명인 기획은 배우 기획사를 중심으로 영화, 드라마를 제작하는 제작사까지 소유하고 있었고, 유엘 엔터는 철저히 아이돌 그룹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가 짜진 기획사.


같은 연예계 바닥에서 돈을 갈퀴로 긁어도, 서로 주요 분야가 엄연히 달랐기에 독일 형제처럼 불화는 없었다.


하지만, 발신표시제한은 말했다. 유엘 엔터를 조용히, 아무도 모르게 사모으라고.

최대한 많은 지분을 사들여라.


여전히 딸깍쟁이에 불과하지만, 그건 알고 있었다. 5%를 넘지 않는다.

유엘 엔터 지분 5% 이상을 취득하게 되면, 주주 공시를 해야 한다.


음-.


그건 아무도 모르게 사는 것이 아니다. 대놓고 광고하는 거지.

정확하게 4.8-4.9%를 취득해야 한다.


돈이 될 테니, 사모으라는 건 알겠다.

하지만, 왜 돈이 되는데?


이건 내가 풀어가야 할 숙제였다. 갑자기 유엘 엔터 지분을 사모으라는 건, 한 가지 시나리오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형제의 불화.


왕중근의 유엘 엔터는 현재 13,200원 정도.

시총은 1200억 정도. 단순 계산하면, 5%는 60억 정도.


주가는 흐르고 있다. 나도 이 업계 사람이지만, 엔터 주가 이렇다.

특히 유엘 엔터는 더 그렇다. 아이돌이 상품인만큼, 열애설 하나만 반짝여도 주가는 흐른다. 음주 전동 킥보드를 타도 흐른다.


아무리 성공한 아이돌 그룹이 있다고 해도, 새로운 아이돌 데뷔 계획이 없다면 주가는 흐른다. 기간이 지날 수록, 딱히 이렇다 할 호재가 없는 유엘 엔터는 그냥 흐른다.


잠깐, 유엘 엔터 기사를 찾아보는 와중에도 13의 벽은 깨졌다.

12,900원.


코인도 아닌데, 코인처럼 300원이 빠졌다.

코인보단 많은 눈들이 지켜보는 거래, 나는 심심풀이로 2억을 넣었다.


[유엘 엔터테인먼트를 매수하시겠습니까?]


[유엘 엔터테인먼트]


[보유 주식 : 15,503]

[매수 : 12,900]

[매수 금액 : 200,000,000]


2억이란 거액이 들어갔지만, 주가는 50원 잠깐 오르다 제자리 횡보.

오히려, 눈치보며 주가는 계속 흐르고만 있는다.


그럼에도 나는 발신표시제한을 믿었고, 떨어질 때마다 추격 매수했다.

1시간 동안 6억을 썼음에도,


음-.

주가는 크게 오르지 않는다. 이거 진짜 개잡주인데-.

여론을 확인하고, 답을 찾아야 한다.


[한강넷]

명실상부, 국내 최고 최대의 주식 커뮤니티.


“아부지가 2억을 날리신 걸 보고도, 내가 살다 살다 단타넷에 가입을 하게 될 줄이야.”


닉네임을 정하란 말에 고민했다.


“백···”


백으로 그럴 듯하게 멋있는 닉네임이 뭐가 있지? 고민하다 말았다.


“백기사.”


[’백기사‘ 사용가능한 이름입니다.]


아이디를 만들고, ’유엘 엔터테인먼트‘ 종목 토론방을 접속했다. 시총에 비해서, 그리 크지 않은 6억. 그럼에도 흐르기만 하락세에 누군가 거래량 물꼬를 텄다. 유엘 주주들은 벌써부터 말들이 많았다.


- 유엘 뭐 있음? 오늘 아침부터 거래량 갑자기 왜 터지죠?

- 기관 아니고, 개미던데. 그냥 물린 거 아니냐?

- 아오, 지금 던졌어야 되는데 ㅠㅠㅠ 누가 지금 내 물량 받아줄 사람 없나?

- 유엘 이번에 걸그룹 데뷔함?

ㄴ ㄴㄴ. 아무것도 없음. 기존에 활동하는 애들도 컴백 안함. 그냥 어떤 개호구가 산듯.

ㄴ 개호구가 미쳤다고 6억을 써?

ㄴ 그러니까 개호구지.

- 이럴 때 닼나 님이 계셔야 하는데··· 어디 가신 거임?


“닼나?”


검색창 위로, 그대로 검색했다. 당연히 영양가 있는 글들은 나오지 않았다.


“닼나. 닼나. 닼나.”


이 단어를 계속해서 중얼거려도 보고, 작성자 검색으로 쳐보기도 했다. 그러다 갱신된 종목 토론방. 고정 닉네임을 가진 누가 글을 올렸다.


- 닼나님. 유엘 누가 그냥 작전 치고 있는 건가요?

[다크나이트] : 작전을 칠 때 치더라도 사이즈가 나와야 치죠. 크큭. 저건 아무것도 아님.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 역시 엔터 전문가, 다크나이트!!!! ㅅㅅ!!!

- 그러면 진짜 유엘은 아무것도 없는 건가요?

[다크나이트] : 유엘은 아무것도 없고, 다들 엔터 담을 예정이시라면 ’파로디우스‘ 스튜디오 담으시는 게 이득일 듯.

ㄴ 왜죠?

[다크나이트] : 이제 곧 김준한 영화 찍을 때, 됐슴더.

- 와··· 진짜 미쳤네.


차분히 휠을 돌리며, 알아차렸다.

김준한이 컴백할 시기라는 건, 이쪽 바닥에 조금만 기웃거려도 알 수 있는 사실.

그런데 드라마로 돌아올지, 영화로 돌아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찌라시 하나 나오지 않았는데, 저리 확신할 수 있다는 건.


“업계 사람이네.”


누군지는 몰라도, 이 다크나이트란 사람.

미리 듣는 업계 소식으로 ‘한강넷’에서 유명세를 얻었다. 이 사람이 얼마나 대단한 영향력을 끼칠지는 몰라도, 그나마 다행이다. 이 사람이 유엘 사라고 손가락 까딱였으면 얼마가 올랐을지 몰라도 가격은 올랐을 테니까. 심심풀이 분탕을 쳤어도, 지금은 발신표시제한이 말한대로 조용히 숨을 죽이고, 유엘 매수에 집중하는 게 맞다.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발신표시제한이 매수 말고도 여럿 주문을 날렸다.

가격은 떨어져도 계속해서 거래량이 터진다면, 많은 전문가들은 이상 낌새는 눈치 채겠지. 오늘 분량은 여기까지.


아, 온도도 샀다.

오늘 매매를 끝마치고, 다크나이트의 글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김준한이 파로디우스 제작사 영화를 찍을 거라고?”


어림도 없는 일이지.

유엘과 별개로 김준한을 절대 빼앗기지 않을 거라는 내 의지를 담아, 한 글자로 댓글을 달았다.


[듀크] : 백 사부. 이따 시간 맞춰 오실 거죠?


그렇게 퍼줬던 빚을 써먹을 차례, 나는 ‘퍼즐’ 대본을 챙겼다.


+


[듀크] : 진짜 내가 인생적으로 존경하는 형님임. 실수 노노.

[김준한] : 내가 너보다 예의를 차렸으면, 더 차렸지. 난 실수 안 해.

[듀크] : ㅇㄷ?


코인충이 인생적으로 존경하는 형이라고 한다. 대단한 자산가, 혹은 혁신적인 사업가 일 줄 알았다. 현성엔터테인먼트 직원이라고 한다.


듀크가 형이라길래, 본부장급은 되는 줄 알았다. 듀크, 이 자식이 급은 엄청 따지니까.

신인개발팀 대리라고 한다. 하긴, 직급이 코인 벌어다 주는 건 아니니까.


“너무 빨리 왔나?”

“현성, 강남 아니야? 여기까지 오는 시간이 있겠지.”


듀크한테 졸라 마련된 자리, 엄청난 코인 고수라길래 친하게 지내고 싶었다. 그리고 옆에서 배우고 싶었다. 매매란 무엇인가? 돈도 돈이지만, 매매를 잘한다는 건 그만큼 멘탈이 강하다는 뜻 아닐까? 이런 사람이라면, 매매 말고도 배울 것이 많을 사람일 텐데.


차트를 보며, 다음 작품을 고른다.

옆자리에 쌓인 대본, 그 중 중간에 끼인 대본을 하나 골랐다. ‘퍼즐’


순간, 매니저 형 표정이 굳는다. 그리고 손을 뻗어 가로 채려 한다.


“그게 아직도 있었네. 준한아, 그거 말고 다른 거.”


은근히 청개구리인 면모가 있다. 그거 말고 다른 거라니, 더욱 보고 싶잖아.


“왜? 뭔데.”

“그거 망했어.”

“응?”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라, 작품이 망했다고. 제작 안한다고.”


망했다고 하니, 이제는 반발심보다 호기심이 들었다. 도대체 어떤 내용이길래, 망했다고 하는 지. 각본 - 고정운.


“이 분 독립 영화 쪽에서 나름 유명한 분 아니야?”

“응. 그래서 망했다고. 요즘 영화관도 사람들 잘 안 가는데, 누가 독립 영화까지 챙겨 봐. 보아하니, 이 사람도 자기 잘난 맛에 살았던 사람이더라.”

“응?”

“라인이 하나도 없어. 우리 판에서 이 정도 굴렀으면, 누가 끌어줄 법도 한데. 봐, 아무도 없잖아.”

“내가 한다고 해도?”

“야, 관둬. 이상한 생각 하지 말고, 준한아. 네 티켓 파워 센 건 알겠는데. 우리가 굳이 모험할 필요는 없잖니?”

“그건 그렇지.”


어차피 기다려야 하는 시간, 그런 사람이 쓴 작품이라면 읽을 만한 가치는 있겠지.

첫 페이지를 열었던 손가락은 어느 새, 마지막 페이지를 문지르고 있었다.


“어···”


이거, 미친 듯이 재밌는데.

야구 팬이라서가 아니다. 오랜 한국 야구계에 물든 비리들을 파헤치는 주인공이 너무나도 시원했다.


“준한아. 시간 됐다. 가자.”

“어? 어어...”


코인도 코인이지만, 시간만 된다면 ‘퍼즐’ 이 작품을 쓴 작가를 만나고 싶었다. 연출할 감독을 만나고 싶었다. 자신이 그렸던 장면을 더 생생하게 연출을 가다듬을 수 있을까? 서로의 생각을 나눠보고 싶었다.


아역 배우로 데뷔부터 지금까지 배우로 활동했던 17년간 쌓인 감이 말해주고 있었다.


‘이건 될 거라고.’


그리고 이 성공의 맛은 또 한번 느꼈다.

레스토랑 룸으로 들어서던 그때, 듀크와 함께 나란히 앉은 남자가 ‘퍼즐’을 읽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준한 씨. 백무진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김준한입니다.”


악수를 건네는 와중, 실례라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눈은 자꾸만 백무진의 ‘퍼즐’ 시놉시스로 눈이 간다. 참을 수 없었다.


“혹시...?”

“아-, 이거요?”


백무진이 말했다.


“한번 투자해볼까 하는 작품입니다. 너무 재밌어서요.”


백무진이 말했다. 벌써부터 이 사람과 결이 맞을 것 같다는 건 착각이겠지?

아직 이렇다 할 대화도 나눠보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상하게 믿음이 간다.


될 것 같다는 자신의 감에 확신을 심는다.

성공한 사람의 감을 믿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


현성 엔터테인먼트 컨텐츠 제작&투자 팀장, 박대현.


댓글 알림-1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다크나이트. 별 다른 뜻은 없다. 배트맨 영화를 감명 깊게 봤을 뿐이다.


그리고 여기, 자신을 막는 존재가 나타났다.


[다크나이트] : 유엘은 아무것도 없고, 다들 엔터 담을 예정이시라면 ’파로디우스‘ 스튜디오 담으시는 게 이득일 듯.

ㄴ 백기사 : 놉.


놉?


이건 뭐하는 새끼야?


“야, 박 팀장.”


저 멀리서 본부장이 달려온다. 보고 있던 ’한강넷‘ 창을 급히 내렸다.

방금 중얼거렸던 말을 본인이 들을 줄은 몰랐다.


“너 뭐하는 새끼야?”

“네? 왜 그러십니까?”

“야, 이 새끼야. 왜 그러긴. 김준한이 걔, 파로디우스 작품 안한다잖아!”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9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파혼 후 코인 대박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26화 수정 공지 24.09.17 414 0 -
공지 무진단 후원 목록 +1 24.08.21 27,512 0 -
28 호구 형. NEW +7 6시간 전 5,059 175 11쪽
27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저는 속박과 굴레를 벗어 던지고... +10 24.09.17 11,307 292 12쪽
26 백무진의 슬기로운 회사 생활 - 수정. +26 24.09.16 15,379 348 10쪽
25 긁? +17 24.09.15 16,598 381 11쪽
24 과거는 과거일 뿐이에요. +26 24.09.13 18,870 401 10쪽
23 왕주성 1열 직관. +13 24.09.12 19,707 449 11쪽
22 화가 난다. +11 24.09.11 20,513 474 13쪽
21 그릇이 너무 작아요. +10 24.09.10 21,070 459 13쪽
20 이 놈이나, 저 놈이나. +22 24.09.08 22,661 449 13쪽
19 오르는데요? +12 24.09.07 22,258 470 13쪽
» 한강물 따듯하냐? +9 24.09.06 22,851 469 11쪽
17 오랜만이야. +16 24.09.05 24,501 452 13쪽
16 번데기 앞에서 주름. +15 24.09.04 23,485 467 14쪽
15 파국이다. +18 24.09.03 23,186 497 11쪽
14 제가 책임집니다. +19 24.09.02 23,002 457 13쪽
13 둠스데이, 그거 오늘입니다. +13 24.09.01 23,433 450 12쪽
12 네가 거기서 왜 나와? +12 24.08.31 23,143 425 12쪽
11 조금만 참지 그랬어. +9 24.08.30 23,644 405 14쪽
10 다시는 도와주나 봐라! +14 24.08.28 24,337 400 12쪽
9 그렇게 용하다고? +13 24.08.27 24,065 400 9쪽
8 세상 진짜 좁다. +12 24.08.26 24,296 436 14쪽
7 사람이란 게 그래, 아무리 말해줘도 안 듣더라고. +12 24.08.25 24,282 420 15쪽
6 수 십억이라니, 백 억이다. +11 24.08.24 24,544 389 10쪽
5 이 집, 잘하네요. +9 24.08.23 25,619 419 13쪽
4 사부라 불러도 되요? 백 사부. +14 24.08.22 26,270 416 12쪽
3 로우 리스크 하이 리턴. +10 24.08.21 26,956 405 11쪽
2 뜨거워요, 내 손이. +14 24.08.20 28,681 399 11쪽
1 납득이 안 간다고, 납득이. +20 24.08.19 31,696 413 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