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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혼 후 코인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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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글

백건우.
작품등록일 :
2024.08.19 13:22
최근연재일 :
2024.09.1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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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959

작성
24.08.2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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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그렇게 용하다고?

DUMMY


- 뭘 이런 걸 보내고 그래?

“제가 매일 안마 해드릴 수가 없으니까요. 이제 연세도 있으신데, 쉴 때는 푸-욱 쉬세요.”


안마의자가 집에 도착했다는 문자와 함께, 어머니한테서 전화가 울렸다.

역시 돈이 좋다. 뭐가 뭔지 몰라, 그냥 제일 유명한 브랜드. 제일 좋은 프리미엄 모델로 구매했다.


시골 산간인데도, 하루만에 가는 구나.


“설명서 잘 읽으시고, 지금 기사님 계시죠? 모르는 거 있으시면 바로 물어보시구요.”


기능이 너무 많았다. 상품 페이지를 읽는 나도 이게 도대체 무슨 기능이지? 이해가 안 갈 때가 많았다. 어르신들은 오죽할까?


- 걱정 말어. 네 아부지, 이런 건 또 기가 막히게 잘 다루더라. 벌써 옆집 김씨, 덕구 삼촌 부르고 난리 났어.

“기뻐하신다니, 다행이네요.”

- 안 그래도 덕구 삼촌이 지난 달에 딸내미한테 안마 의자 받았다고 자랑 했잖니? 은근히 부러웠던 모양이야.

“걱정 마세요.”


이제 이건 시작일 뿐이니까.

안마의자 다음은 아버지의 오랜 애마, 13년 동안 고장 한번 없이 굴러가준 고마운 썩차를 폐차시킬 차례.


“아버지, 요즘도 그 차 자주 모세요?”

- 일상이지. 알잖니? 여긴 서울이 아니니까, 장 좀 보려고 하면 어쩔 수 없어. 차 타고 나가야지.


그러다 길가에서 퍼지면 어쩌려고.


“혹시 아버지가 차 갖고 싶단 이야기는 안하세요?”

- 말은 언제나 하지.


어머니가 멈칫했다.


- 얘. 너 혹시나 허튼 생각하지 말아라. 안마의자도 그렇고, 지난 번에도 그렇고. 네가 갑자기 돈이 어딨어서··· 무진아, 혹시 너 자취방 전세 자금으로 우리한테 다 쓰는 건 아니지?


역시, 어머니의 촉은 무섭다.

자금의 원천은 맞지만, 쪽박을 찬 건 아니다. 오히려 대박이 터졌지.


“걱정 마세요. 저 부자라고 했잖아요.”

- 장난치지 말고.


장난 아닌데.


“어머니는 다시 서울로 올라오실 생각은 없으세요?”

- 됐어. 다 늙어서 뭔, 서울 살이야.

“그럴 수록 병원은 더 중요하니까요.”

- 됐어, 피곤해. 갑갑하고. 무진이 너야말로 괜찮은 거지?

“네, 저 조금 있으면 이사해요. 집들이 오세요. 그때 다 말씀 드릴게요.”


걱정이 담긴 한숨이 들려온다.


- 아들, 별 일이 아니길 바란다.

“별 일 아니에요.”


어머니는 내가 은근히 실연의 아픔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걸로 착각하셨다. 뭐, 생각해보면 그럴 만도 하지. 7년을 만났는 걸-. 오히려 지금처럼 너무 낙천적인 것도 사람이 이상한 걸지도 모르지. 치료는 완벽히 끝났다. 금융 치료.


“그럼 그때 봴게요.”


통화를 끊고, 제 자리로 돌아왔다. 김민주가 환한 얼굴로 나를 돌아본다.


“오래 기다리셨죠? 죄송해요. 이야기 하다보니, 어머니랑 통화가 길어져서.”

“괜찮아요. 어머님은 잘 지내고 계세요? 안부라도 전해드릴 걸.”

“덕분에요.”


강남 백화점, 생각지도 못한 저녁 식사를 얻어 먹는다. 괜찮나? 디너 시간, 자리 좋은 곳에서 와인까지 시켰다. 화장실 가면서 미리 계산이라도 해둘까?


김민주가 식기류에 고정된 내 시선을 읽었다.


“계산은 이미 끝났어요. 그리고 이건 선물.”


종이 가방이 한 두 개가 아니다. 작은 것도 있고, 큰 것도 있다.

어···


“이거 다요?”


화들짝 놀란 나를 향해, 김민주가 환하게 웃었다. 본인 선물인 것처럼 환한 얼굴로 나를 재촉였다.


“네! 그러니까 얼른 뜯어 보세요. 들킬까봐 숨기느라, 진짜 혼났다구요.”


박스를 열고, 열었다.

지갑과 서류 가방. 돈이 꽤 들었을 것 같은데, 김민주는 이 정도는 아무렇지 않다고 미리 밑밥을 깔아둔다.


“거절 하시면 안돼요. 제가 무진 씨 덕분에 번 돈에 비하면, 이건 진짜 새발의 피도 안된다구요.”


명품 지갑을 열었다.

코끝을 찌르는 새 가죽 냄새와 함께, 5만원 짜리 신사임당 두 장이 꽂혔다.


“아, 그건 제 마음. 히히.”

“오늘 저녁도 그렇고, 지갑, 가방까지. 돈 너무 많이 쓰신 거 아니에요?”

“말씀 드렸잖아요. 새발의 피도 안된다고. 온라인으로 결제 다 해놨는데, 무진 씨가 오늘 저랑 같이 시간 안 보내주시면 어쩌나, 걱정했다구요.”


이러면 너무 미안한데.

집값도 흥정해주고, 이런 선물까지.


나는 뭘 해줘야 하지?

김민주가 두 손을 들어, 온갖 생각이 드는 나를 만류했다.


“진짜 부담스러워하지 마세요. 무진 씨. 솔직히 말씀 드리면, 저도 무진 씨 덕분에 몇 억 벌었어요. 이 정도는 뭐··· 사람이라면 응당 보답해야 하는 도리죠.”


음-,

예전부터 D-테라에 돈을 넣었던 김민주다, 딱히 내가 아니더라도 돈은 많이 벌었을 것 같은데.

눈이 마주치자, 김민주가 할 수 없다는 듯이 뜸을 들였다.


“그러면 정 그렇게 마음에 걸리시면, 저랑 데이트 몇 번 해주시면 되죠.”


단순히 예의상 그냥 하는 소린 줄 알았다.


“무진 씨는 시간 언제 괜찮으세요?”

“시간이요?”


김민주가 핸드폰을 올려, 캘린더를 열었다.


“네, 약속 미리 잡아두게요. 저 그냥 하는 소리 아닌데.”

“제가 비는 시간 대가...”


시간은 많지.

남는 게 시간이긴 한데, 쉽게 보이지 않으려 핸드폰을 올렸다. 그리고 알람과 함께 메시지가 울린다.



+


현성 엔터테인먼트.

누군가는 ‘아, 거기 라뷰린스 있는 회사잖아?’ 라고 아이돌 명가로도 알고 있지만, 누군가는 ‘아, 거기 윤서연’ 있는 회사잖아?‘ 탄탄한 배우들이 몰려 있는 곳으로 알고 있기도 한다.


현성 엔터.

원래는 아이돌 명가가 아니라, 배우 명가였다.

점점 세계로 뻗어나가는 K-pop. 돈이 있다면 못할 것도 없다는 지론 하에, 돈독이 올라버린 유현성 대표가 아이돌 사업을 벌였고, 그게 운이 좋게 터져버렸다.


“될놈될이라니까?”


그리고 ’아, 거기 윤서연‘ 있는 곳이잖아?의 윤서연의 입지는 점 예전만 못했다.


연이은 영화는 OTT에 밀려 폭망했고, 회사에는 싱그러운 신인 배우들이 물밀듯이 들어왔다.


“뭐야? 저기.”


윤서연이 그런 회사 중 한 곳을 바라보며, 물었다.


실적으로 밥그릇 두고 싸워야 할 신인 개발 2팀과 1팀이 서로 핸드폰을 붙잡고, 하하-호호 웃음 꽃을 터뜨린다.


“내가 알던 현성 엔터가 아닌데?”


조 실장이 아무렇지 않게 귀를 후비적거린다.


“아, 저기. 대박 났다더라.”

“라뷰린스? 걔네, 아직 컴백 하지도 않았잖아.”


1,2팀. 배우보단 엄연히 아이돌에 비중이 쏠린 팀이었다. 조 실장은 정확한 보충 설명을 덧붙였다.


“아니, 그거 말고 코인.”

“코인? 내가 아는 그 비트코인? 그게 대박이 나? 왜?”

“누구더라? 백 대리.”

“뭔 대리.”

“백무진 대리. 걔가 코인 좀 할 줄 아나 봐. 그걸로 뭐라더라, 듀크 돈 잃을 것도 지켜주고, 돈도 벌게 해줬다는데. 되게 용하다고 하더라.”

“그 정도면 대리가 아니라, 무당 아니야?”


조 실장이 윤서연 눈치를 보다, 한번 운을 띄웠다.


“한번 물어볼까?”

“뭘?”


조 실장이 가방에서 여러 대본을 꺼내 들었다.


“우리 다음 작품 어떤 거 할지?”

“오빠.”


윤서연이 끌끌, 혀를 찼다.


“그냥 맞춰준 거지. 뭘 또 부정타게 물어. 그냥 운이 좋아 코인 하나 맞춘 거겠지. 그걸로 작품 물어보는 건 아니지 않아? 코인이랑 드라마랑 같아?”

“야야, 서연아. 그냥 이 코인 뜨겠다 싶어서 그런 게 아니라, 정확히 떨어질 시간까지 맞췄다고 하더라.”


비웃었던 입꼬리가 들썩인다. 윤서연은 창 너머, 개발 2팀을 돌아봤다. 정확히 떨어질 시간까지 맞췄다고?


“그럼 한번 가서 물어보던가.”


+


휴가를 썼다.

3일 동안 밖에 나가지도 않고, 오로지 차트만 보았다.


오 주임은 궁금했다. 코인은 커녕, 주식 이야기만 해도 물음표를 짓던 백무진이 어떻게 코인 전문가가 되었지? 단순히 운이 좋았나?

그게 아니라면, 차트를 깨우칠 줄 알았나?


평소 백무진이 하고 다니는 꼬라지를 보면, 차트를 깨우칠 능력은 없었다.


“그냥 운이 좋거나, 누가 알려줬겠지.”


알트 코인 중 수많은 코인이 생겼다. 신원이 확실한 이더리움, 솔라나 같은 알트 코인은 시도 때도 없이 흐를 순 있어도 개인이 시세를 움직일 수는 없다.

하지만 D-테라는 달랐다. 근본도 없는 개잡주 코인.


큰 고래 두 세명만 잠식한다면, 시세 정도는 충분히 움직일 수 있다.


“생각해보면 그래. 떨어질 시간을 정확하게 아는 것도 말이 안되잖아.”


분명히 백무진 뒤로 누군가 있는 게, 분명하다.


“누가 읊어준 거 그대로 복붙하는 녹음기 주제에, 어?”


말이 이어지지 않는다. 짜증 난다.

그거 몇 마디 좀 했다고, 민주 씨랑 계속 붙어 다니기나 하고.


“민주 씨 옆자리는 원래 내거였는데.”


오 주임이 얼굴을 박박 긁는다.


“누군 친구가 없는 줄 알아?”

- 누군 친구가 없는 줄 알아? 크크. 오영수 이 새끼, 완전히 찐따 다 됐네.

“야, 닥치고. 그러니까 페페 코인 이거 확실히 뜬다는 거지?”

- 아, 그렇다니까. 내 말 못 믿냐?

“나 그러면 올린다.”


[오 주임] : 여러분, 안녕하세요 ㅎㅎ D- 테라. 다음은 페페입니다. 지금 얼른 사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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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긁? +17 24.09.15 16,609 381 11쪽
24 과거는 과거일 뿐이에요. +26 24.09.13 18,875 401 10쪽
23 왕주성 1열 직관. +13 24.09.12 19,708 44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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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이 놈이나, 저 놈이나. +22 24.09.08 22,663 44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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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다시는 도와주나 봐라! +14 24.08.28 24,341 40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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