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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궁금 님의 서재입니다.

가난뱅이 귀족의 성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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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박궁금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7
최근연재일 :
2023.07.16 21:01
연재수 :
69 회
조회수 :
85,444
추천수 :
1,752
글자수 :
387,789

작성
23.07.05 21:01
조회
521
추천
10
글자
13쪽

화합과 각자의 마음

DUMMY

라그레타의 중재를 통해 다시 시작된 협상은 꽤 지지부진하게 진행되었다.


할란드 세력에 아바즈를 받아들이는 문제는 다른 의견이 없었지만, 그 방식에 있어서 의견 차이가 있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도록 하죠."


낮부터 시작된 회의는 늦은 저녁까지 이어졌고.


결국 벤자민은 라울이 제시한 조건을 받아 들이 기로 했지만, 그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그럼, 이쪽에서 사람을 보낼 테니 인계 준비를 해줘."


"이렇게 바로 말입니까?"


"왜 이상한가? 기왕에 결정을 내렸으니 빨리 움직이는 게 서로에게 좋을 거 같은데?"


"네, 알겠습니다. 다른 마음을 먹어서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벤자민은 방금전 자신이 한 말이 혹시라도 라울의 심기를 거스른 건 아닌지 걱정하는 눈치였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니 너무 신경 쓰지 말도록. 그리고 혹시라도 다른 마음을 먹어도 걱정은 하지 않는다. 내 나름대로 대비책을 가지고 있으니까."


"....."


라울이 벤자민의 속내를 잘 읽은 건지 벤자민은 마른침을 삼키며 괴로워하였다.




벤자민이 이렇게 괴로워하는 이유는 자기 손으로 만들어 낸 도시인 아바즈를 떠나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라울은 벤자민을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앞으로 5년 동안 이번에 점령한 도시들을 맡아 달라고 요구하였다.



아카바를 포함한 총 5개의 도시들을 관리하는 문제로 라울은 그동안 상당히 골치가 아팠다.


벤자민의 충성심도 확인하며, 동시에 도시들의 문제도 해결할 겸 그를 5개 도시의 총책임자로 임명하였다.



지금은 벤자민이 라울에게 머리를 숙이고, 스스로 휘하 세력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문제가 없지만.


언제 어떤 문제가 생겨서 관계가 틀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나름 최선책을 찾은 것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과하다 싶은 요구를 한 이유에는 벤자민의 능력과 그가 가지고 있는 마도기 때문이었다.


문무를 겸비한 천재인 벤자민이라면 능히 빠른 시간 안에 5개 도시를 안정시킬 수 있어 보였고.



그의 마도기는 충분한 마나석만 있다면, 언제든지 지정한 곳으로 순간 이동이 가능한 물건이었다.


고로 아침에 아카바에서 일을 보다가도 오후에는 다른 도시에서 일을 볼 수도 있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 아바즈 소속 병력이 얼마나 되지?"


"정예 병사는 메디나에 나가 있는 1,000명과 아바즈에 700명 그리고 수비병이 1,200명 정도 입니다."


"그럼 총 2,900명인가? 생각보다는 적군."


"그동안은 필요시 용병들을 고용했습니다."


"음, 그랬군. 용병 길드가 있으면 여러모로 도움이 되긴 하겠지."


벤자민의 대답에 라울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까 이야기했던 사람들 말이야. 명단을 작성해서 넘겨줘."


"네, 알겠습니다."


자기 할말을 마친 라울은 기지개를 길게 펴고는 회의장 밖으로 나섰다.


벤자민은 주변 세력 중 회유할 만한 인물들을 라울에게 몇몇 이야기 했었다.



"항상 이런 식인가요?"


"으으음,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라울님은 자기 사람들에게는 한없이 너그러우신 분이지만, 적들에는 일 절의 자비가 없는 분이세요. 그럼, 저도 이만."


할 말을 마친 라그레타는 서둘러 라울의 뒤를 따라나섰고, 회의장에는 벤자민만 홀로 남게 되었다.



"내가 선택을 잘못한 건 아니겠지? 쯥, 한동안은 정신이 없겠군."


이번 일은 어떻게 보면, 벤자민에게는 기회가 될 수도 있었다.


라울의 핵심 가신이 된다면, 지금 자신이 가진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을 소유하게 될 기회였다.



그리고 라울은 앞으로 5년 동안 아바즈에서 발생하는 모든 이익을 기존처럼 벤자민에게 모두 넘겨주기로 약조해 주었다.


그런 파격적인 약속이 있었기 때문에 벤자민은 고민 끝에 승낙을 한 것이었다.



* ***** *



"하하하!! 자 어서 마시라고!!!"


"캬아하!!! 흥! 이 정도쯤이야!! "


"와!!! 대단하다."


"나도 저 정도는 마실 수 있어!"


"하하하, 웃기고 있네. 그런 놈이 술만 먹으면 항상 헬렐레냐?!"


지금 하몽과 헥토르는 한참 술 싸움 중이었다.


그리고 그 주변에는 메디나의 병사들과 아바즈에서 온 병사들 그리고 용병들이 함께 어울려 흥겹게 음식과 술을 먹고 마시는 중이다.



"할아버지, 남자들은 다 저런 건가요? 얼마 전까지 전투를 벌이던 사이였는데?..."


"쩝, 저들도 말은 하지 않지만. 더 이상 피 흘리지 않게 된 이 상황이 그저 기쁜 거겠지. 저들도 돌아가면 한 집안의 가장이자 아들일 테니까."


"아..."


아리아는 울릭이 자신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이야기 해주자, 조금이나마 저들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술이나 음식이 더 필요 하신 분?"


"아가씨, 여기, 여기! 술 좀 부탁해!!"


"우리랑 같이 마셔요. 술은 저놈이 직접 가져다 먹게 하고."


"하하하하! 말 도둑같이 생긴 놈이 어디서 수작질이야!! 아가씨 어서 일 보세요."


"하하하! 내가 말 도둑이라고?! 흥! 지는 살인마, 같이 생긴 놈이!! "


어째서인지 모두 엄청나게 흥이 달아올라 있었다.


아마도 전쟁의 공포에서 벗어났기 때문일 것이다.



"이봐! 왜 빨리 마시질 않는 거야?!"


"으음, 정말 훌륭한 맛이야. 조금만 기다려, 천천히 음미 좀 하자고! 이런 좋은 술은 정말 오랜만이야."


거대한 맥주 통을 모두 비운 하몽은 쌍둥이 형제가 건네준 코냑에 푹 빠졌다.



"아시리사막 한복판에 이런 곳이 있을 거라고는 예전에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저 많은 곡식과 이런 술을 만들어 내는 곳이라니."


"야! 지금 메디나를 무시하는 거냐?!"


"쯧, 무시하는 게 아니라 감탄하는 중이다."


드워프족은 말로는 항상 아니라고 하지만, 장신인 종족들에게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고.


그래서 그런 건지 헥토르는 거인족 혼혈인 하몽에게 트집을 잡는 중이다.



"라울님의 야망은 어디까지 바라보고 계신거지?"


하몽이 뜬금없는 질문을 하자, 각자 웃고 떠들며 잔치를 즐기던 가신들은 냉소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갑자기 왜 그런 질문을 하는 건가?"


울릭이 제일 먼저 그를 추궁하고 나섰다.



"다른 뜻은 없습니다. 저도 이제 라울님을 모시게 됐고, 지금은 난세지 않습니까? 그래서 문뜩 궁금하더군요."


"하하하! 그건 라울님을 가장 오래 모셔 온 우리 형제가 잘 알고 있지."


"우리 형님 말씀이 맞아! 라울님은 전에는 큰 야망이 없으셨지만, 지금은 남대륙의 주인이 되시려고 하는 중이지!"


"두 분 너무 많이 마신 거 아니에요?!"


아리아는 하몽에 대한 경계심을 풀지 않고 있었고.


너무 쉽게 말을 꺼내는 쌍둥이 형제가 못마땅한지 쏘아보며 큰소리로 꾸짖었다.



"아리아! 미안하네. 손녀가 실수했구먼."


"할아버지?!"


아리아는 울릭이 자신을 나무라자 분한 마음이 들었는지 얼굴이 붉어졌다.



"하하하! 괜찮습니다. 아리아양 마음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울릭님, 너무 역정 내지 마세요. 그러다 쓰러 지십니다. 하하하!!"


쌍둥이 형제는 호탕하게 웃으며, 무거워진 분위기를 풀어내려 하였다.



"주군께서 이미 저들을 받아들이셨다. 그런데 우리가 저들을 배척한다면, 앞으로 주군 얼굴을 어떻게 볼 것이냐?!"


이어진 울릭의 이야기를 듣고는 아리아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다들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저는 전쟁터에서 죽고 싶지 않습니다. 어떻게든 오래오래 살아남고 싶습니다."


"....."


하몽은 취기가 오른 건지 다시 그의 입에서 충격적인 이야기가 흘러나왔고.


다들 숨죽인 체 그를 바라 보았다.



"깍쟁이 같은 여자와 결혼하고, 내 손으로 밭을 일구면서 살고 싶었습니다."


"이 친구 덩치에 안 맞게 벌써 취한 거 같군. 나는 해군을 전역하면, 커다란 낚싯배의 선장이 되어서 고기를 낚는 어부가 되고 싶었다네."


"하하하!! 나는 일족 최고의 장인이 되고 싶었지만, 손재주가 없어서 포기를 했지."


"우리 형제는 유명한 모험가가 되고 싶었어. 신비로운 보물과 비밀을 찾으러 온 세상을 돌아다니고 싶었지."


"그래 맞아! 그때 돈 때문에 용병질을 하는 게 아니었는데!!"


하몽이 취기 때문에 시작한 이야기 덕분에 다들 자신들이 이루지 못한 과거의 꿈을 털어놓게 되었다.



"어찌 되었든! 지금은 내 한 몸 그리고 가족조차도 건사하기 힘든 어지러운 난세다!! 우리는 주군을 믿고 따르면 되는 거야!!"


"맞습니다!! 느긋하게 인생을 즐기며, 늙어 죽을 놈들은 빠지라고! 주군을 위하여!"


"과거는 과거일 뿐!! 할란드의 영광을 위하여!!!"


"주군!!!! 흑흑흑..."


울릭이 엄숙한 표정으로 모두를 바라보며, 일장 연설을 하자.


모두 잔을 높게들고, 한뜻으로 의기투합하였다.



늦은 밤까지 합병을 축하하는 잔치가 이어졌고, 사람들은 울고, 웃고, 떠들며 이 순간을 함께 즐겼다.



* ***** *



할란드 영지에서 막대한 자원을 지원받은 가스팔과 트리스탄은 결국 열화판 골렘 아머 생산에 성공하였다.


트리스탄은 열화판 골렘 아머 개발을 위한 실험 도중 마도 시대의 정수를 깨닫고 무려 마나 서클이 2단계나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다.



골렘 아머를 조종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익스퍼트 초급 수준의 실력이 필요했지만.


열화판 골렘 아머는 그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지만, 출력 문제로 인해 너무 느린 반응 속도와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8서클의 대마법사가 된 트리스탄은 새로운 방식의 원리를 개발하였고 이러한 문제는 부분적으로 해결이 되었다.


이후 열화판 골렘 아머는 2가지 종류로 생산되었다.



기본 골렘 아머의 40% 출력의 힘을 낼 수가 있는 익스퍼트형.


기본 골렘 아머의 25% 출력의 힘을 낼 수가 있는 노말형.



그리고 필요에 따라 5분 동안 2배의 출력을 사용할 수 있는 부스트 기능을 공통으로 설치해 두었다.



자원 절감을 위해 개발된 열화판 골렘 아머도 생산하기 위해서는 많은 자원이 필요했기 때문에 대량 생산은 불가능했다.


결국 익스퍼트형 10개, 노말형 100대를 생산한 후 더 이상의 추가 생산은 없었다.



그 대신 새로운 골렘 아머와 비공정 개발을 위해서 여러 종족의 마법사들과 공동으로 힘을 쏟는 중으로.


마도 시대의 유물인 비공정처럼 높은 고도로 날아다니는 수준은 불가능했기 때문에, 최소 5미터 최고 10미터라는 목표를 두고 개발 중이다.


기존의 가장 가벼운 경량급 샌드쉽이 최대 1미터 정도 부양이 가능했기 때문에 개발은 희망적이었다.




"역시 할란드성이 가장 편한 거 같아."


"그래요? 저는 이곳도 좋지만, 활기가 넘치는 메디나가 더 마음에 들어요."


라울과 라그레타는 반년 만에 분지 안쪽에 있는 할란드성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라그레타의 말처럼 이곳은 한정된 사람들만 살아가는 곳이다 보니 어느 시골 마을 같은 한적함이 느껴졌다.



"그동안 가스팔과 트리스탄이 확실히 노력을 많이 한 거 같군."


보고서를 내용을 읽어 보던 라울의 입에서 뜻밖에도 가스팔과 트리스탄을 칭찬하는 말이 나왔다.



두 사람 다 라울에게 밉보인 인물들이었지만, 가스팔에 대한 마음은 오래전에 이미 풀어 버렸었지만.


라울은 그동안 원망의 눈초리로 트리스탄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이제 마음이 조금은 풀렸는지 칭찬을 한 것이었다.



"웬일이세요? 트리스탄을 칭찬하시고."


"쯧, 언제까지 미워만 할 수 없잖아. 이렇게 나와의 약속을 하나하나 지켜 가는데..."


라그레타가 의아한 표정으로 라울을 바라보며 말을 건넸고.


라울은 마음 한편이 씁쓸한지 창밖으로 보이는 할란드성내 풍경을 바라보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를 생각하셨나요?"


"미안. 갑자기 생각이 나네."


라울의 등 뒤로 다가간 라그레타는 라울을 꼭 안아 주었다.



"저는 다 이해해요. 하지만, 저를 위한 자리도 만들어 주셔야 해요."


"..고마워."


라그레타는 겉으로는 전혀 티를 내지 않고 있지만, 속으로 마음이 아파져 왔다.


그러나 살아있는 사람도 아니고, 죽은 사람에게 질투심을 느끼지는 않았다.



단지, 조금이라도 빨리 자신이 라울의 상처를 모두 치료해 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안타깝게도 그럴수록 그녀 또한 마음의 상처를 입는 중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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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합과 각자의 마음 23.07.05 522 1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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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힘든 여정 23.07.03 558 13 12쪽
58 즐거운 요청, 황당한 요청. 23.07.02 581 1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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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승냥이떼. 23.06.30 639 15 13쪽
55 칼을 높이 들다. 23.06.29 687 14 12쪽
54 악연을 끊다.2 23.06.28 730 14 13쪽
53 악연을 끊다. 23.06.27 736 17 12쪽
52 산 넘어 산 23.06.25 733 16 13쪽
51 힐라의 부흥 +1 23.06.24 743 17 13쪽
50 저력을 과시하다.3 23.06.23 751 1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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