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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궁금 님의 서재입니다.

가난뱅이 귀족의 성공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박궁금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7
최근연재일 :
2023.07.16 21:01
연재수 :
69 회
조회수 :
85,440
추천수 :
1,752
글자수 :
387,789

작성
23.07.02 20:46
조회
580
추천
13
글자
13쪽

즐거운 요청, 황당한 요청.

DUMMY

필요했었던 양의 약재와 식량을 모두 구할 수 없었지만, 더는 지체할 수가 없었던 라울은 일행들을 이끌고 다시금 아카바로 향했다.


중간에 마을 몇 개를 지나쳤지만, 이미 인기척이 사라진 지 오래된 마을뿐이었다.


노숙 도중 마물들의 공격을 받았지만, 라울과 라그레타의 활약으로 병사들의 피해는 경미 했고. 낙타 몇 필을 잃어버렸지만,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아하..."


"아카바 생각 중이었나요?"


"하하하, 그렇게 티가 났나?"


"아까부터 계속 한숨을 쉬는데 어떻게 모르겠어요? 언제나 완벽하게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없어요."


"쩝, 알고는 있는데.. 쉽지 않네."


"마음의 짐을 조금 내려 놓으세요. 그러다 병나겠어요."


"걱정 해줘서 고마워."


'항상 이렇게 앞날을 걱정하기에는 변수가 너무 많아.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충실해지자. 그러다 보면 답이 나오겠지.'


인상이 구겨져 있던 라울의 얼굴이 조금 펴지고, 입가에 미소가 생겼다.



아카바에서 고통받고 있을 부하들과 주민들 생각에 잠겨 있던, 라울은 라그레타의 조언을 듣고 조금이나마 마음의 짐을 털어 낼 수 있었다.



이튿날도 날이 밝아오자 아침 일찍 길을 나섰던 라울 일행은 해가 지고 밤이 찾아왔지만, 밝은 달빛 아래서 다음 날 아침까지 꼬박 하루를 걸어 목적지인 버려진 도시에 도착할 수 있었다.



"어떻게 저런?!"


"도대체 무슨 일인지 모르겠네요? 분명히 버려진 도시였는데."


며칠 동안 노숙에 지친 라울 일행은 버려진 도시에서 마음 놓고 휴식을 취하기 위해 하루 동안 무리하게 강행군을 했었다.



그런데 도착한 버려진 도시 입구 쪽 성벽에는 수십 명의 사람이 목매달려 있었다.


시체들의 상태를 보았을 때 목 매달린 지 오래된 거 같지는 않아 보였다.



라울은 수송용 샌드쉽을 지킬 소수의 병력을 남겨두고, 나머지 일행들과 함께 약간 긴장한 상태로 도시 안으로 들어갔다.


도시 안쪽에는 유민들로 보이는 헐벗은 수많은 사람과 어설프지만, 무장을 한 이들이 보였다.


그들 중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건장한 웅인족 남자가 경계심을 가지고, 나름 공손하게 라울 일행을 맞이했다.



"안녕하십니까. 오반이라고 합니다. 이곳은 무슨 일로?"


"쉬어 가려고 잠시 들렸는데, 성문 입구에 시신들은 누가 저런 거지?"


"무슨 이유로 물어보시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저들은... "



오반이라는 사내는 웅인족 답게 큰 골격을 지니고 있었지만, 한눈에 보아도 오랫동안 고생을 한 듯 초라한 몰골을 하고 있었다.



그는 아시리사막의 유목민 출신으로 5년 전 그의 부족을 거대한 모래 폭풍이 순식간에 덮쳤고.


그로 인해 부족원 대부분과 부족의 생명줄 같은 가축들을 모두 잃게 되었다.



그 후 살아남은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살아남은 부족의 전사들과 함께 작은 용병단을 만들어 활동을 시작했고.


그러던 중 식량 문제가 남대륙 전체로 퍼지기 시작하자, 가족들을 보호하며 떠돌던 중 우연한 계기로 유민들을 하나둘 받아들이게 되었다.



처음에는 겨우 수십에 불과했던 유민이 점차 눈덩이처럼 늘어나 어느 순간 수천 명이 되어 있었고.


3일 전 젊은 여자들과 식량 등 재물을 노리고 덤벼드는 도적들을 용병단과 자경단이 힘을 합쳐 물리친 것이었다.



주변의 도적들에게 경고 차원에서 저렇게 처리한 놈들을 목매달아 놓은 것이라고 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번과 같은 일이 그동안 수없이 벌어졌었다고 했다.




============================


[이름] 오반 [종족] 웅인족 [성별] 남성


[보유 재능]


통솔력 - B 무력 - A 체력 - A


정신력 - C 지력 - D 마력 - C


[각성] 오러 엑스퍼트 각성有


[심성] 선량함 - 98 악함 - 39


============================




'완전히 순한 곰이잖아! 어떻게 선량함이 저렇게 높지?!'


오반은 가진 재능도 뛰어난 인재였지만, 그의 선량함 수치를 확인한 라울은 꽤 놀라고 말았다.


험악한 인상과 달리 오반은 라울이 지금까지 만나본 사람 중 가장 선량한 인물이었다.



'웅인족 답지 않게 왜 이리 몰골이 형편없나 싶었는데..들어보지 않아도 알겠군.'


라울이 그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보고 듣지는 못했지만, 선량함 수치를 보았을 때 아마도 오반은 자신은 굶어도 가족과 다른 사람들을 챙겼을 것이다.



* ***** *



이들의 어려운 사정을 알게 된 라울은 마음 같아서는 모든 식량을 내어 주고 싶었다.


그러나 아카바의 어려운 사정을 생각해 소량의 식량만을 지원해 주었다.



"라울님, 감사합니다. 아무 연고도 없는 저희를 이렇게."


"아니야. 더 많은 도움을 주지 못해 미안하네."


"절대 아닙니다! 저 정도면, 이거저거 섞어 끓이면 며칠은 먹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시절에..감사합니다."


라울은 하루치 식량 정도를 주었는데, 오반이 며칠을 먹을 수 있다고 하자.


라울의 불편했던 마음 한구석이 더욱 쓰라려 왔다.



'부족원들도 대부분 인성이 좋은 거 같아. 어떻게 하지?...'


오반의 소개로 부족원들을 모두 둘러본 라울은 욕심이 나기 시작했다. 인재 욕심이 말이다.



오반의 부족원들은 다들 궁핍해 보였지만, 라울이 식량을 건제주자, 풀죽을 끓여 유민들에게 먼저 나누어 주었다.


라울이 보기에 그들도 허기져 보였지만, 이들은 자신들의 배를 채우지 않고 남을 먼저 배려한 것이었다.



'유목민인데, 하는 짓은 완전히 물러터진 호구들이잖아!! 이들 부족은 어떻게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그런 그들을 보고 있자니 라울은 가슴이 답답해 죽을 거만 같았다.


이들은 지금까지 라울이 알고 있었던, 유목민들과는 전혀 달랐다.



"입에 맞으실지 모르겠지만, 식사 좀 하시죠."


잠시 생각에 빠져 있던 라울에게 오반이 밝게 웃으며 죽그릇 하나를 건네주었다.



죽그릇 안에는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잘게 다져진 육포가 풀죽과 함께 섞여 있었다.


못 먹고 허약해져 병에 걸리는 사람들을 위해 남겨 두었던, 육포를 라울을 위해 사용한 것이었다.



"어허..그동안 참 고생이 많았네. 수고했네. 정말 수고했어."


자신의 죽그릇을 보고 대충 감을 잡은 라울은 뜨거워지는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눈시울이 붉어진 라울은 죽그릇을 옆에 내려놓고, 오반의 손을 잡아 주며 자신의 마음을 전했다.



"..으어엉엉엉!!!"


라울의 마음이 오반에게 전해 졌는지 잠시 당황해하던 오반은 마치 어린아이처럼 눈물 콧물을 흘리며, 큰 목소리로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수년 동안 가족과 부족원들 그리고 유민들을 돌봐오며, 그동안 남들에게 말 못 한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오반은 그동안 다른 이들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살아왔었지만, 정작 자신이 외롭고 힘들 때 기댈 곳이 없었다.


그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지자, 부족원들과 유민들 사이에서도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고, 버려진 도시 안은 순식간에 울음 바다가 되고 말았다.




"라울님! 보잘것없는 저희지만, 받아만 주신다면..충심을 다해 섬길 것을 맹세합니다. 받아 주십시오!!"


한참을 시원하게 울고 난 오반은 라울 앞에 다가와 무릎을 꿇고 충성을 맹세해 왔다.


오반의 눈은 마치 어두운 밤에 밝게 빛나는 별처럼 초롱초롱하였고, 그의 목소리에서는 굳건한 신념이 느껴져 왔다.



"라울님! 저희를 받아 주십시오!!!"


"저희를 받아 주십시오!!!!"


라울이 잠시 주춤한 사이, 마치 사전에 약속한 것처럼 부족원 모두가 라울에게 엎드려 간청하기 시작했고.


그 뒤로 수천의 유민들도 자신들을 받아달라 애원해 왔다.



"....."


"라울..."


라울은 가슴 벅찬 전율로 인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소름이 돋았다.


옆에 함께 있던 라그레타도 태어나 처음 겪는 이 상황에 많이 놀란 눈치였다.



"할란드 가문의 가주이자 영주인 나 라울은 오늘 하늘에 맹세한다!!"


"....."


"할란드?..."


라울이 허리에 찬 검을 하늘 높이 빼 들고, 크게 목소리 높여 자신을 알리자, 오 반과 모든 사람은 몹시 놀랐다.


자신들이 충성 맹세를 한 사람이 그 유명한 할란드 영지의 주인이라는 사실에 말이다.


요즘 남대륙에서 할란드 영지에 관한 소문을 들어 보지 못한 사람은 한명도 없을 정도로 유명했다.



"나를 향한 너희들이 충성심이 변하지 않는 이상!! 내가 너희 모두를 지켜주는 방패가 되어주고!!! 너희의 굶주림을 채워주는 어버이가 되어 주겠다!!!!"


라울의 가슴 울리는 맹세를 들은 사람들은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크게 기뻐하였다.


흥에겨운 일부 사람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 사람들과 서로 부둥켜안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



* ***** *



할로우와 그의 수하들은 이른 새벽을 틈타 자신들의 임시 숙영지 바로 옆에 자리 잡은 군상들의 야영지를 사방에서 포위하기 시작했다.



"할로우님, 포위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실수는 없겠지?! 혹시라도 놈들이 도망을 가게 된다면, 네놈 목숨은 없는 거다."



제구실을 못 하게 된 광풍단을 이른 시일 안에 다시 키워내기 위해서는 막대한 물자가 필요했고.


할로우는 그 물자들을 자신의 주머니가 아닌 남의 주머니에서 꺼내 쓰기로 마음을 먹었다.



아무리 칼과 힘으로 살아온 할로우 였지만, 자신이 불러들인 군상들을 털었다는 소문이 나길 원치 않았다.


이번 경우처럼 앞으로도 군상들의 협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네! 확실합니다."


"좋아. 습격해라!"


할로우가 비릿하게 웃음을 지으며, 습격 지시를 내리자. 부하들이 군상들의 야영지로 돌격해 나갔다.



"죽여라!!"


"와아아!!!"



슈슈슈슈슈!!


"으앜!"


"복병이다!"


"아아앜! 살려줘!!!"


광풍단 중 가장 선두에서 달려 나가던 이들이 수없이 날아든 화살을 맞고 고슴도치가 되고 말았고.


할로우와 부하들은 그 자리에 얼어 벌렸다.



"할로우, 역시 네놈은 기생충 같은 놈이구나!!"


"하몽! 네놈이 어떻게 여기에?!!"


할로우는 마치 못 볼 것을 본 것처럼 얼굴색이 하얗게 질리고 말았다.



"이새X야! 이제는 하다 하다 네놈이 끌어들인 군상들까지 털어먹으려 들어?!!"


"네..네놈이 무슨 상관이냐!!"


"쓸모없는 벌레 같은 놈! 죽여라!!"


하몽은 할로우의 하찮은 변명을 듣자마자 공격 명령을 내렸고.


그 즉시 정예 병사 1,000명과 용병 800명이 날카로운 칼날로 광풍단의 목을 노렸다.



* ***** *



"젠장! 헉..헉..."


쓰러져 있는 할로우의 복부에서 흥건한 피가 흘러나오는 중이다.


그의 주변 사방에는 광풍단의 시체들이 피투성이 되어 널브러져 있었다.



"쓰레기, 네놈이 모아둔 재물은 우리가 잘 사용하마."


"하..하몽!! 이 개..."


푸욱!


할로우는 입에 피거품을 물고는 하몽에게 욕지거리를 하려 했지만.


하몽은 그조차도 허락하지 않았다.


자신의 거대한 대도로 놈의 목을 잘라 버렸다.



"너 같은 놈한테 욕을 듣고 싶지 않다. 잘 가라 쓰레기 같은 놈아! 하하하!!!"


하몽의 지시를 받은 병사들은 곧바로 전장을 수습하기 시작하였고.


할로우가 평생 모은 재물을 그대로 환락의 도시 아바즈의 주인인 벤자민의 소유가 되고 말았다.



군상들은 하몽에게 감사한 마음과 함께 소정의 물자를 넘겨주고, 이곳이 질색이 났는지 서둘러 하나둘 사라졌다.





그리고 다음 날 메디나로 황당한 내용이 담긴 서신 하나와 팔찌 한 개가 전달되었다.


팔찌는 할로우가 사용하던 마도기였다.



"와..정말 정신 나간 놈들이 많은 거 같네요."


"왜? 무슨 내용인데?"


아리아가 서신을 읽으며 험담하자 울릭의 궁금증이 발동하였다.



"아니, 자기들 마음대로 쳐들어오고는..뭐가 어째? 참나,하하하..."


서신의 내용을 듣게 된 울릭은 기가 막혔는지 한참 동안 크게 웃었다.


나름 오랜 세월 살아오며, 다양한 경험을 했었지만, 서신의 내용은 정말 황당했다.



서신을 보낸 사람은 다름 아닌 하몽으로 그간의 사정을 세세하게 설명한 후 한 가지 이상한 요청을 해왔다.


순순히 항복할 테니, 자신이 속해있는 아바즈를 할란드 세력으로 받아 달라고 요청한 것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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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힘든 여정 23.07.03 558 13 12쪽
» 즐거운 요청, 황당한 요청. 23.07.02 581 1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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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승냥이떼. 23.06.30 639 15 13쪽
55 칼을 높이 들다. 23.06.29 687 14 12쪽
54 악연을 끊다.2 23.06.28 729 14 13쪽
53 악연을 끊다. 23.06.27 736 17 12쪽
52 산 넘어 산 23.06.25 733 16 13쪽
51 힐라의 부흥 +1 23.06.24 743 17 13쪽
50 저력을 과시하다.3 23.06.23 751 14 13쪽
49 저력을 과시하다.2 23.06.22 755 1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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