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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궁금 님의 서재입니다.

가난뱅이 귀족의 성공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박궁금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7
최근연재일 :
2023.07.16 21:01
연재수 :
6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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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441
추천수 :
1,752
글자수 :
387,789

작성
23.05.10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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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글자
11쪽

수습기사 라울1

DUMMY

어두운 우주 속에서 푸른 수정과같이 찬란한 빛을 내뿜는 아름다운 행성 파리스.


파리스에서는 다섯 곳의 대륙을 터전 삼아 수많은 생명이 태어나고 사라지길 반복하였다.



유구한 세월 속에서 다섯 곳의 대륙에서는 인간, 엘프, 드워프, 오크와 수인족 등 다양한 종족들이 자신들만의 고유한 문화와 역사를 가지게 되었다.



엘프들은 자연을 파괴하는 삶이 아닌, 자연에 녹아든 삶을 지향하였다.


그 결과 자신들만의 고유한 문화 속에, 그들 스스로를 가두는 우를 범하고 점차 세력이 약화되어 가는 중이다.



드워프들은 뛰어난 손재주와 천재적인 창조 능력으로 언제나 새로움의 삶을 추구하였다.


수많은 도구와 예술품 등을 창조해 냈지만, 허영심과 자만심에 빠져 생활하였다.


그 결과 그들의 보물을 탐내던 다른 종족들에 의해서 부서지고 분열하게 되었다.



오크들은 강인한 힘과 넘쳐나는 생명력으로 힘을 지향하는 삶을 살아갔다.


그 결과 그들 대부분이 지혜와 문화를 잃어버리고 괴물과 같은 살육에 찌들어 살게 되었다.


지혜로운 소수의 오크만이 꺼져가는 그들만의 문화의 불씨를 겨우 지켜가는 중이다.



인간들은 끊임없는 욕심과 탐구심으로 지배자의 문화를 꽃피워 나갔다.


그 결과 마도 제국을 만들어 모든 대륙을 힘으로 정복하여 패자의 자리에 올라섰었다.


그러나 어리석게도 신의 권위에 도전하다, 그들이 이룩한 힘의 결정체인 마도 시대 문명을 잃고 말았다.



* ***** *



때앵! 땡! 때앵!


아침을 알리는 신전의 종소리가 네드리아 내성 전체에 울려 퍼졌다.



"아차차! 또 늦었다!"


희미하게 들려오는 종소리에 정신을 차린, 라울은 서둘러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라울은 어제 늦은 밤까지 홀로 수련하다가 지쳐 쓰러졌었다.




꽈앙!


"아아아..."


정신없이 옷가지들을 챙겨 입던 중, 라울은 그만 청장 모서리에 이마를 찧었다.


그러나 상처를 돌볼 겨를도 없이, 어제저녁에 먹다 남은 씁쓸한 보리빵을 입에 물고 서둘러 방을 나섰다.



자신의 마스터 로버트 경의 애마 쉐도우의 말먹이를 챙겨 주기 위해서 마구간으로 달려갔다.


이일은 수습 기사인 라울의 첫 번째 아침 일과로, 이런 생활을 해온 지도 어느덧 5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있었다.



* ***** *



라울의 집안은 몰락한 남작 가문이었다.


어린 시절 라울과 하나뿐인 누나는 평민들보다 조금 나은 환경 속에서 자라났다.



부모님이 살아 계시던 때에는 어느 정도 교육도 받으며, 나름 여유로운 생활을 누렸었다.


그러나 어느 날 부모님이 돌연히 사라진 이후 모든 게 달라졌다.



당시 하나뿐이던 누나는 젊은 용병과 정분이 난 상태였는데.


그녀는 신전 보호소에 기부금을 내고는, 아직 여덟 살의 어린 라울을 버려두고 그대로 사라져 버렸다.



신전 보호소의 생활은 라울에게 지금까지도 상처로 남아 있었다.


그곳의 아이들은 몰락한 귀족 출신인 라울을 이유 없이 괴롭히고 따돌리기 일쑤였다.



친누나와 보호소 생활 속에서 받게 된 상처들로 인해서 라울은 자신의 삶을 비관하였다.


세상을 향한 증오심에 빠져, 어린 나이지만 마음속에 복수심 품었었다.



10살이 되던 봄날 전혀 예상치 못했던 기회가 라울에게 찾아왔다.


자신의 집안과 선대 때부터 교류가 있었던, 네드리아 자작 가문의 기사인 로버트와의 만남이었다.



"네가 라울이구나?"


"나를 알아요?"


"그렇게 눈에 잔뜩 힘을 주면서 경계할 필요 없다."


"....."


"네드리아 가문을 알고 있니?.. 나는 네드리아 가문을 섬기고 있는 기사 로버트라고 한다."


"....."


네드리아 가문은 라울의 할아버지 때부터 가깝게 지내온 자작 가문이었다.



부모님과 함께 살던 시절에 아버지는 종종 네드리아 가문을 이야기하시곤 하셨다.


당시 가족들과 함께 살던 집도 네드리아 가문에서 마련해 준 집이었다.



"나와 함께 가자. 앞으로 내가 너의 마스터가 되어주마."


"....."


"기사가 되기 위한 모든 것들을 가르쳐 주마."


로버트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라울의 두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그동안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가슴속에 응어리졌었던, 모든 것들이 마치 눈물에 씻겨 내려가는 듯하였다.



* ***** *



네드리아성은 에센 왕국의 국토를 동서로 가르며, 흐르는 거대한 에센 강의 지류 중 한 곳으로 수상 관문 역할을 맡고 있었다.


또한, 주변 여러 영지의 물류를 책임지는 거점성이기도 하였다.



성 주변은 파란 사파이어같이 투명하고 아름다운 에센 강과 황금빛으로 빤짝이며 물결치는 밀밭이 어우러져 정말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그 때문인지 네드리아성은 항상 오가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여행객들과 상인들에게서 받는 각종 세금은 웬만한 백작가 이상의 세수를 네드리아 가문에 안겨 주고 있었다.



"아이코! 라울님, 조심하세요."


"앗! 미···. 미안해요."


창고에서 마른 풀을 한 아름 가슴에 품고 급하게 달려가던 라울은, 그만 지나쳐 가던 수비대 병사 어깨를 살짝 부딪치고 말았다.



"어머머.. 라울님은, 오늘도 힘이 넘치시네요."


"그러게요."


그 모습을 지나가다 우연히 본 시녀들은 왁자지껄하게 수다를 떨었다.



"이년들아! 그 주둥이 좀 조심해."


"시녀장님, 죄송합니다."


"라울님은, 별로 기분 상해 하시지 않던데요?"


"어휴, 이 답답한 것들아! 여기는 네드리아 내성이야. 윗분들이 몇 분이나 계시냐?!"


"그게..."


"운이 없으면, 말 한마디 때문에 경을 치르는 법이야. 매사 조심해!"


"네..."


시녀장에게 한 소리를 듣게 된 젊은 시녀들은 하던 일을 다시 시작하였다.



네드리아 가문에서 일을 하며, 밥 먹는 사람 중에는 이제 덤벙거리는 수습 기사 라울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몇몇 사람 말고는, 라울이 몰락한 남작 가문의 유일한 상속권자라는 사실은 모르고 있었다.



"쉐도우, 많이 먹고 마시렴."


로버트의 애마인 쉐도우는 북쪽 지방 출신의 전투마로 온몸이 밤하늘처럼 아주 새까맣다.



"너도 마스터처럼 식성 하나는 역시 좋구나. 하하하..."


"그대로 움직이지 말고, 잠시만 기다려."


라울은 말 전용 빗을 꺼내 들고는 쉐도우의 청결을 위해 털 손질을 시작했다.


스르륵... 스르륵..



푸히히힛...


철퍼덕..


"야! 엉덩이 쪽은 방금 정리해 주었는데, 아이고 내가 못 살아."


쉐도우는 일부러 라울을 골탕 먹이기 위해 그런 건지 똥을 한가득 싸질렀다.


덕분에 라울이 힘들게 정리 해둔 꼬리털과 엉덩이에 똥이 묻고 말았다.



"에잇!"


찰싹! 히히히이잇...



얄미운 마음에 쉐도우의 엉덩이를 살짝 때리자, 놈은 뒷발질하며 난리를 피웠다.



그러나 라울이 쉐도우의 뒷발에 맞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런 일은 이제는 이골이 난 지 오래였다. 라울은 이미 몸을 살짝 뒤로 빼고 난 뒤였다.



"하아아, 기사 서임은 언제나 받을 수 있으려나?"


"기사가 되기 위한 것들을 가르쳐 준다고 하더니? 현실은 완전 잡부야! 잡부!..."


지금 라울은 이렇게 투덜대고 있지만, 지난 5년 동안 자신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잘 알고 있었다.



내년이면 벌써 열여섯 살 성인이 되는 라울은, 그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열심히 수련을 해왔었다.


라울은 이제 숙련된 병사들과 비교를 하여도, 키와 덩치가 비슷할 정도로 성장해 있었다.



수습 기사의 수련 과정은 어딜 가나 비슷하였다.


매일매일 각종 심부름을 하며, 마스터의 무구 손질과 전투마를 관리하여야 했다.



그런 힘든 일과들을 매일 같이하다 보면, 끊기와 인내심을 키울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종종 마스터에게 기사로서의 소임과 무술에 관한 가르침을 받을 수 있었다.



"로버트님, 좋은 아침입니다."


"아.. 라울 어서 오너라."


"지난번에 맡겼던 사슬 갑옷이구나. 수고했다."


라울보다 머리 하나 이상 차이가 날 정도로 거대한 덩치인 로버트의 사슬 갑옷은 꽤나 무거웠다.


그의 사슬 갑옷은 사슬고리를 이중으로 두껍게 겹겹이 이어 붙여 만든 상등급의 갑옷이다.



그 덕분에 이렇게 수리라도 하는 날이면, 라울에게 고생문이 열리는 날이 되었다.


냄새나고, 무거운 사슬 갑옷에 녹을 방지하기 위해서 일일이 공을 들여 기름을 먹여야 했다.



라울은 차라리 물을 길어 나르는 일이 좋지, 이일 만큼은 아직도 적응하기 힘들 정도로 힘들었다.



"아직 아침 전이지? 여기 네 몫이다."


"마스터, 감사합니다."


"역시! 우리 성 주방에서 구워낸 밀빵은 정말 맛있어요."


"하하하, 그런가? 많이 먹고, 많이 배우렴."


"네!"


"지금까지 너는 잘해오고 있다. 조만간 너는 분명히 강한 기사가 될 수 있을 거야."


"감사합니다. 마스터..."


"앞으로도 잘 부탁 하마."


기사 서훈의 길은 화려하고 멋진 기사의 모습과는 다르게, 하루하루가 고난의 연속이었다.


라울은 이렇게 마스터에게 격려의 말 한마디를 듣는 날이면, 그동안 쌓였던 고단함이 모두 풀리는 거 같았다.



* ***** *



네드리아성의 저녁 시간은 라울에게는 또 하나의 바쁜 일과시간 중 하나였다.


내성에 거주하고 있는 가신들은 아침 식사로 대충 빵 한 덩이와 묽은 포도주 한 잔을 마시곤 하였다.



점심은 기본적으로 빵과 스튜를 먹었고, 자신의 취향과 주머니 사정에 따라서 치즈나 햄 등을 곁들여 먹었다.


그러나 저녁 식사만큼은 내 성안의 커다란 홀에서 자작과 가문의 혈족들과 모든 가신이 함께 모여 먹고 마셨다.



"빨리, 고기 좀 가져다줘!"


"여기는 빵과 포도주도 부족해!"


"네.., 갑니다!"


그중 보통의 사람들보다 두 배 이상 많이 먹고, 마시는 기사들의 식탁은 항상 수선스러웠다.


그래서 보통 여러 명의 수습 기사와 시종들이 그들에게 먹고 마실 음식과 음료 등을 날라 주어야 했다.



특이하게도 네드리아성의 기사들 중 현재까지 수습 기사를 받아들인 기사는 로버트가 유일하였다.


그 덕분에 지금 라울은 진땀을 빼며, 시종들과 함께 기사들의 요구 사항에 맞춰 서빙을 하는 중이다.



로버트를 제외한 다른 기사들이 라울 같은 수습 기사를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는 의외로 간단했다.


기사들의 눈이 다들 높다는 것이다.



장차 준 귀족인 정식 기사로 서임 받을, 수습 기사들은 특별한 경우를 빼놓고는 귀족 집안의 아이 중에서 선별하여 뽑았다.


계승권이 처지는 삼남이나 몰락한 귀족 자제 중에서, 근골이 뛰어난 아이들을 선별하여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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