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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궁금 님의 서재입니다.

가난뱅이 귀족의 성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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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박궁금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7
최근연재일 :
2023.07.16 21:01
연재수 :
6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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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458
추천수 :
1,752
글자수 :
387,789

작성
23.06.19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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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3
추천
14
글자
13쪽

인연의 꼬리

DUMMY

중앙 대륙의 가장 넓은 영토와 대륙의 질서를 좌지우지하던 다이어제국을 무너뜨린 벤젠 왕국.


강력한 마도기를 이용해 주변 나라들을 침략하고, 멸망시키던 그들도 결국 각지에서 일어난 군벌들에 의해서 갈기갈기 찢어지고 말았다.



현재 중앙 대륙에는 기존의 모든 제국과 왕국들이 무너지고, 사분오열되어 수를 헤아리기 힘든 군벌들과 혁명단 무리가 곳곳에서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그 여파는 중앙 대륙을 넘어 모든 대륙으로 뻗어 나가는 중이었다.



"윈드호 선장과 벌써 만나고 온 거냐?"


백발의 노신사가 라그레타를 책망하듯 물어보았다.



"네, 할아버님. 잠시 배만 구경하고 오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일이 그렇게 됐습니다."


"나랑 함께 가자니까.. 여자라고 얕보지 않던?"


"그런 기색은 없었습니다. 생각보다 사람이 말이 통하고, 믿을만해 보이더라고요."


"다행이구나. 다행이야."


노신사는 라그레타와 헥터의 외조부로, 보르그 공국이 망하자 전쟁의 화마를 피하고자 주변 나라로 서둘러 몸을 피하였고.


그 후 헥터를 포함한 가문의 모든 일원을 돌보며, 이곳저곳으로 끝없는 피난길에 올라야 했었다.


나이에 비하여 매우 정정했던 그도 이제는 기력이 다해 얼굴 혈색이 좋지 않아 보였다.



노구의 몸으로 동분서주하던 그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몇 달 전 나타났다.


바로 라그레타였다.



그 이후 그는 가문의 모든 대소를 라그레타에게 의지하며 함께해 오고 있었다.


라그레타의 명석함과 뛰어난 무위는 그동안 곳곳에서 빛을 발했고, 이제는 여러 지역의 사람들이 그녀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



"할아버님, 함께 가시죠. 지금쯤이면 저희를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그래, 오냐. 어서 가자꾸나."


지금 두 사람이 가려는 곳은 윈드호의 선장인 파울을 만나기로 한 고급 주점으로, 과거에는 귀족들의 사교 장소로 사용되었던 곳이었다.


지금에 와서는 돈 좀 있는 상인들과 크고 작은 군벌을 이끄는 자들이 서로의 이익을 위해서 교류하는 장소로 이용 중이었다.



"말씀드렸던, 제 할아버님이십니다."


"반갑습니다. 윈드호의 선장 파울입니다."


"퍼밀이라고 하네. 만나서 반갑네."


파울과 눈인사를 나눈 라그레타는 자기 할아버지를 소개하였다.



"퍼밀씨, 저희는 중간 기항지 없이 퀘오른까지 갈 예정입니다."


"이야기는 손녀에게 대충은 들었소."


"아네, 출항한 이후에는 돌이킬 수 없어서 다시 한번 말씀드리겠습니다."


막대한 뱃삯을 받기로 한 파울은 나름 친절하게 앞으로의 일정이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한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남부 대륙 남단에 있는 항구도시 퀘오른까지 긴 항해 중 괴혈병과 같은 손쓸 수 없는 질병에 걸려 죽음에 이를 수 있다는 점.


언제든지 폭풍 등의 자연재해로 인하여 배가 침몰할 수 있다는 점.


해적 군도를 지나치는 중 높은 확률로 해적을 상대 해야 하는 점.



라그레타는 말을 최대한 순화해서 자신에게 이야기를 해줬지만, 파울은 거침없이 이야기해 나갔고.


이야기를 듣는 퍼밀의 안색은 점점 더 어두워져만 갔다.



하지만, 그에게 다른 선택지 따위는 더는 없었다.


전쟁의 난리 통에서 언제 화를 당할지 모르는 불안한 삶을 어린 자손들에게 더이상 겪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라그레타의 말이 모두 맞는다면, 남부 대륙 이라면 지금의 아픔을 딛고 일어나 재기할 수 있는 희망이 보였던 것이었다.




"사실대로 이야기를 해줘서 고맙소."


"별말씀을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가능하다면, 오늘이라도 지옥 같은 이곳에서 빨리 떠났으면 하는 마음이오."


"알겠습니다. 내일 바로 출발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파울의 이야기를 모두 듣고 났지만, 퍼밀의 기존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라그레타양, 잘 부탁합니다. 소문대로 실력이 확실하다면, 어설픈 해적 놈들쯤이야. 하하하!"


"그 정도는 아니지만, 노력은 해 보겠습니다..."


"너무 겸손한 거 아니오? 오러 엑스퍼트 상급 실력자가?"


"하하하!! 맞는 말이지. 내 손녀가 한 칼질 하지! 아무렴!"


"할아버지..."


파울과 퍼밀이 라그레타를 치켜세우자, 그녀의 얼굴은 잘 익은 사과처럼 빨갛게 달아올랐다.



"내가, 너무 부담을 준 거 같군요. 하하하! 그렇게 걱정 안 해도 되오. 해상전은 거의 포격전으로 시작해 포격전으로 끝나기 마련이니."


"....."


"우리 애들이 마동포는 기막히게 잘 쏘는 편이오. 해적 놈들은 대부분 몇 방 맞으면, 도망치기 바쁘지. 흐흐흐... "


"기대해 보겠습니다."


"아! 간혹 재수가 좋으면, 배를 나포하는 때도 있는데. 백병전 때 확실하게 활약한다면, 나포 수당을 쏠쏠하게 챙겨 주겠소."


"얼마나요?"


"하하하! 돈 이야기가 나오니, 눈빛이 달라지는군. 음, 나포한 배를 처분한 금액 중 3분의 1을 주겠소."


아무리 퍼밀이 큰 상단을 운영해 왔었지만, 그동안 버는 거 없이 계속 이곳저곳에서 돈을 사용해야 했었고.


이번에 막대한 뱃삯을 지급하고 난 후 앞으로가 걱정이 되었는데, 나포 수당 이야기를 듣게 되자, 라그레타는 눈이 번쩍 뜨였다.



해적들이 사용하는 배가 엄청 좋은 배는 아닐지라도, 어선이 아닌 전투선의 가격은 일반인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비싼 물건이었다.


그리고 배에 달린 마동포와 실드 역시 입에서 억 소리가 나올 정도로 값비싼 물건들 이었다.



* ***** *



"누나, 정말 저 배가 우리가 타고 갈 배야?"


"응, 맞아."


"과연! 엄청 크구나."


퍼밀과 헥터는 자신들이 남대륙까지 타고 갈 윈드호를 보고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지금의 윈드호는 과거 날렵했던 쾌속선이 아니었다.


배의 길이가 60미터에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전투함으로 무식할 정도로 두꺼운 장갑 능력을 갖추고 있고.


3층 갑판 구조에 포문이 60문으로 보는 거만으로도 압도되는 느낌이 들었다.



과거 파울은 라울과 이별을 한 뒤 남대륙의 항구 도시들을 돌아다니며, 무역업과 소소한 의뢰를 처리하며 생활하던 중.


그에게 일생일대의 천운이 다가왔다.



군벌들과 혁명단 무리가 여러 나라들을 무너뜨리고 있을 때.


중앙 대륙의 모 왕국도 내부에서 시작된 반란과 외부 군벌 세력에 의해서 무너지고 말았고.


이때 해군의 신형 전투함 소속의 2등 항해사를 중심으로 수병들이 힘을 합쳐 해상 반란을 일으켰고, 그들은 반란에 성공하였다.



그 후 이들은 해적 생활을 시작하기 위해서 해적 군도로 향하던 중 배에 괴혈병이 창궐하여, 대부분 선원들이 목숨을 잃고 말았고.


그때 이들 선박과 조우한 파울은 신형 전투함을 손쉽게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그 후 파울은 지금의 새로운 윈드호로 대륙 간 무역선들을 보호하는 호위함으로 활동하였고.


해적들의 전투함을 무자비하게 박살 내고 다니며, 바다에서 나름 이름을 날리고 있었다.



* ***** *



"우웨엑! 으으응.. 누나, 죽을 거 같아."


"바보야! 그러게 왜 먹었어?!!"


뱃멀미 때문에 헥터는 다 죽어 가는 사람처럼 얼굴이 창백하게 질려 있었다.


라그레타는 동생의 등을 두드려 주며, 자신의 충고를 따르지 않은 헥터를 꾸짖었다.



자신 또한 과거 뱃멀미로 고생을 한 기억이 있었던, 라그레타는 헥터에게 하루 이틀 정도는 물만 조금씩 마시라며 충고를 해주었지만.


헥터는 어리석게도 평소처럼 식사를했다.


그리고 지금은 자신의 어리석은 행동을 눈물 콧물을 흘려가며, 후회하는 중이다.



"우웨에엑!! 아하..아아아..."


헥터의 얼굴은 눈물과 침으로 범벅이 되어 가관이였다.



"저러다가 탈수증이 심하게 오면, 죽는 일도 있는데."


"저럴 때는 기절시켜서 묶어 두면 조금 좋아지지."


"그래 맞다! 하하하! 악엘 네놈이 저랬잖아?!"


"닥쳐!! 언제 이야기를 지금 하는 거야!!!"


남매 주변에서 선원들은 자신들의 경험담 이야기를 하며, 왁자지껄하게 웃고 떠들었다.



퍽! 털썩.


'헥터야 미안. 어쩔 수가 없구나.'


라그레타는 헥터를 기절시킨 뒤 품에 안아 들고는 자신들의 선실로 향했다.



선원들의 경험담은 확실히 도움이 되었다.


헥터는 선실 침대에 묶인 채 몇 번 더 기절하고 나자 그제야 뱃멀미를 떨쳐낼 수 있었다.



* ***** *



"해적선일까요?"


"아직은 조금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아무래도 해적 같아 보이는군요."


파울은 뒤쪽에서 빠르게 다가오는 정체불명의 함선을 관찰 중이다.



"빠르군. 이런 바다에서 빈 배로 항해하는 배는 해적뿐이지."


관찰을 마친 파울은 입에서 해적이라는 말이 나오자, 라그레타는 자신도 모르게 긴장하기 시작했다.



대륙과 대륙을 오가는 함선들은 대부분 조금이라도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해서 흘수선 한계치까지 사람과 짐을 싣고 다녔다.


그런데 지금 윈드호를 쫓아오는 저 함선은 덩치에 비해 너무나도 빠른 속도를 내고 있었다.



"전투 준비!"


파울이 전투 준비 지시를 내리자, 조금 전까지 쥐 죽은 듯 조용히 대기 중이던 선원들이 자신들의 담당구역으로 뛰어갔다.



"아마도 근처에 다른 놈들이 뒤따르고 있겠군."


"저 배 한 척이 아니라는 말씀인가요?"


"우리 윈드호는 해적선 한 척으로 넘볼 수준이 아니오. 그런 점은 해적 놈들도 잘 알고 있고."


"..저도 준비를 하고 나오겠습니다."


파울의 설명을 듣고 경각심이든 라그레타는 전투 준비를 위해서 선실로 향했다.



"포수장! 지금부터 모든 마동포의 지휘권을 맡기겠다."


"네! 선장님, 알겠습니다."


"오늘은 상황 좀 보면서 하자고. 우리 배가 튼튼한 건 포수장도 잘 알고 있잖나? 저번처럼 몽땅 날려 버리면, 남는 게 없잖나?"


"하하하!! 네, 알겠습니다! "


해적들과의 전투를 앞두고 있었지만, 선장을 비롯한 모든 선원에게서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각자의 담당구역으로 이동한 선원들은 오히려 농담 따먹기를 하며, 해적선을 기다리기 시작하였다.



* ***** *



제법 가까이 윈드호에 접근한 해적선은 길이가 대충 50미터로 보이는 대형 돌격함선이었다.


포격전보다 충각으로 들이받은 후 백병전을 벌이는 형태의 함선으로, 접근하게 둔다면 상당히 위험한 함선이었다.



"역시! 조금 있으면 다른 놈들도 모습을 보이겠군."


해적들 계획대로 돌격함선과 윈드호가 백병전을 벌인다면, 혼란에 빠져 정신을 못 차리는 사이에 다른 놈들이 들이닥칠 게 분명했다.



"우로 선회! 우로 선회!!!"


거대한 윈드호가 거친 파도를 하얗게 부스며, 오른쪽으로 뱃머리를 돌렸다.



"발포!"


돌격함선이 사정권에 들어오자, 포수장은 발포 명령을 내렸다.



쾅! 슈우우! 풍덩! 풍덩!...


윈드호의 좌측 쪽의 30문의 포구에서 마동포들이 시끄러운 굉음을 만들어 냈다.


아쉽게도 대부분이 해적선 근처 바다에 맞췄고, 흰 물보라를 일으켰다.



일부는 돌격함선의 선체에 맞았지만, 실드 때문에 아무런 피해를 주지 못했다.



"이 자식들이! 단체로 손이라도 다친 거야!! 재장전! 재장전!"


대부분의 마동포가 빗맞자, 포수장은 화가 머리 끝까지 났는지 포수들에게 고함을 질렀다.



놈들도 우리쪽으로 마동포 공격을 해왔다.


돌격함선에 설치된 마동포는 숫자도 적었고, 윈드호의 실드 능력은 다른 전투함선들보다 탁월했기 때문에 전혀 피해를 입지 않았다.



"포격 명령을 기다려! 좌로 20도!! 좌로 20도!!!"


놈들이 마동포로 우리에게 심각한 위해를 입힐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던 포수장은 포각을 잡기 위해서 선회 명령을 내렸다.




처음 생각과 달리 윈드호와 해적 돌격함선과의 싸움은 길어지고 있었다.


우리 쪽의 화력이 월등히 좋았지만, 돌격함선의 실드 능력이 생각보다 뛰어났다.


지금까지 큰 피해를 주지 못하고, 가벼운 피해만을 안겨 주었다.



파울은 놈들과의 백병전만큼은 피하고 싶었는지, 최대한 거리를 벌리려 노력하였다.


하지만, 해적 놈들은 끈질기게 윈드호의 뒤를 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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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힐라의 부흥 +1 23.06.24 743 1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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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각자의 사정 23.06.20 789 1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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