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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궁금 님의 서재입니다.

가난뱅이 귀족의 성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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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박궁금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7
최근연재일 :
2023.07.16 21:01
연재수 :
6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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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452
추천수 :
1,752
글자수 :
387,789

작성
23.06.20 19:46
조회
788
추천
15
글자
13쪽

각자의 사정

DUMMY

결국 해적들은 윈드호 바로 옆까지 따라붙었고, 갈고리 밧줄을 이용해 놈들은 윈드호 갑판 위로 넘어오기 시작하였다.


대충 90명 정도로 보이는 해적들이 넘어왔을 때쯤, 윈드호의 마동포가 놈들의 함선 우현을 날려 버렸다.


그통에 돌격함선 선채 일부터 터져 나갔고, 마동포와 선채 파편을 맞은 해적들은 피를 흘리며 쓰러져 갔다.



"소등! 소등! 엄폐하며 응전하여라!"


전략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 파울은 서둘러 갑판 위의 모든 조명들을 끄게끔 하였다.


매일 이곳에서 생활하는 윈드호의 선원들은 눈을 감고도 다닐 정도로 갑판 구조를 꿰고 있었다.



"투항해라! 투항하는 녀석들은 살려는 주마. 크흐흐흐."


"구석에 처박혀서 벌벌 떠는 모습이 가관이구나! 하하하!!!"


"크크크. 귀여운 녀석들. 죽여라!"


어둠 너머에서 해적들이 윈드호 선원들을 비웃으며 위협을 가해왔다.



"저년은 또 뭐야?"


"어디? 어디야?"


"누가 횃불 좀 비춰봐."


하프아머와 사슬갑옷으로 완전 무장을한 라그레타가 어둠을 틈타 해적들 앞으로 당당하게 다가가고 있었다.



해적 중 밤눈이 좋은 녀석은 그녀의 모습을 발견하였다.


동료의 말에 당황한 해적 중 한 명이 서둘러 횃불을 던졌다.


그리고 해적 놈들은 자신들 바로 앞까지 다가온 라그레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라그레타는 검에 검기를 뽑아 들고는 과감하게 해적들 사이로 파고들었다.


순식간에 해적 무리 중 3명의 목숨을 빼앗았다.



"젠장! 엑스퍼트급 기사다!!"


그 모습을 본 해적 하나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소리를 질렀다.



"저 아가씨가! 돈독이 올랐나?!! 젠장! 엄호 사격을 해라!"


라그레타의 모습을 확인한 파울은 선원들에게 지시를 내렸고, 엄폐 중이던 선원들이 해적들을 향해서 화살 날렸다.



슈슈슈슈! 씨씨잉! 씨웅!


핑! 퍽! 피빙! 퍼버버벅!


화살 수십 발이 바람을 가르고 날아갔고, 해적들과 갑판위에 화살이 박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피해라!!"


"아앜! 내발!!!"


"으아앜!"


기습적으로 한차례 화살 공격을 받자, 조금 전까지 의기양양하던 해적들은 겁을 먹고 이곳저곳으로 몸을 숨겼다.



라그레타는 화살 따위는 신경 쓰이지도 않는 듯 해적들을 향해서 검과 주먹을 정신없이 휘둘렀다.


그녀가 지나간 자리에는 해적들이 바닥에서 피를 뿌리며 뒹굴고 있었다.



건틀릿 주먹을 정통으로 맞은 해적들은, 갈비뼈와 같은 급소 부위가 부러져 숨이 오락가락하거나 죽음을 맞이했고.


날카로운 검기에 당한 자들은 머리통이나 팔, 다리가 달아나 있었다.


그녀는 적들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았다.



주변의 해적들이 고함을 지르며, 사방에서 그녀에게 덤벼 왔다.


그녀는 가장 가까이에 있던 해적의 심장에 검을 찌른 후 발로 놈의 배를 차며 검을 뽑아냈다.



그녀가 틈을 보이자 해적 두 놈이 동시에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라그레타는 날아드는 검을 몸을 비틀어 피한 후 한 놈의 사타구니를 발로 걷어찼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뒤로 쓰러진 놈은 비명을 내질렀다.



"아아앜!!!으으으..."


으드득!


놈의 비명은 길게 가지 못했다.


라그레타가 발에 오러의 기운을 실어 놈의 목을 사정없이 밟았기 때문이다.


놈의 목은 그대로 부러져 덜렁거렸다. 발길질 두 번만에 목숨을 잃은 것이다.



"살려주세요! 투항하겠습니다!"


겁에 질린 해적이 검을 내던지며, 투항을 해왔다.



"투항? 네놈들은 애초에 우리에게 손을 대지 말았어야 했다!!"


스걱!


라그레타는 해적의 투항 의사를 무시한 채 검으로 놈의 목을 잘라냈다.



"저기 봐! 저기!"


"어엇! 어떻게 저럴 수가?!"


"저게 뭐야?"


해적들을 상대하는 라그레타의 모습에 선원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얼굴이 구겨졌다.


모두들 눈이 휘둥그레졌다.


라그레타의 잔인한 전투 모습에 심장이 놀라 충격을 받은 것이었다.



"소문 이상이군, 무서운 여자야."


뒤쪽에서 모든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던, 파울도 그녀를 보며 치를 떨었다.



* ***** *


"정확한 사망자 숫자는 알 수 없지만, 대략 257명 정도로 보입니다. 살아남은 놈들은 29명입니다."


"그래? 우리 쪽 사상자는?"


"사망자가 15명, 부상자가 62명입니다."


전투가 끝난 후 파울은 갑판장에게 보고를 받는 중이다.


해적들과의 전투에서 크게 승리하였지만, 파울은 입맛이 쓰게 느껴졌다.



윈드호의 갑판과 해적 놈들의 배를 정리하던 선원 중 일부는 끔찍한 모습에 구토하는 자들이 속출 하였다.


팔다리가 사라진 시체는 기본이었고, 머리가 으깨지거나 배가 갈라져 내장이 쏟아져 나온 시체도 많았다.



'미친년, 날뛰어도 좀 적당히 날뛸 것이지...'


온몸에 피칠을 한 라그레타는 피를 씻어내는 중이라, 지금은 갑판 위에 없었다.



파울은 살아남은 29명의 해적 발에 철재 구속구를 채운 후 핏물이 스며들기 전에 윈드호와 해적선 청소를 시켰다.


목재로 만들어진 함선 특성상 이런 부분은 엄격한 관리가 필요했다.



그렇다고 배를 멈춘 것은 아니었고.


혹시 모를 다른 해적선의 공격을 대비해 급한 대로 먼저 돛을 조정해 다시금 정상 항로를 향해 항해 중이다.



* ***** *



파울은 함께 식사를 하자며, 함장실로 라그레타를 초대하였다.


윈드호의 함장실은 상당히 컸다.


선실이 아니라 어느 저택 방에 들어온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말이다.



"오늘 저녁은 뭐지?"


파울이 요리사에게 점잖게 물어보았다.



"선장님, 오늘 저녁 식사는 어린 양고기 스테이크와 양송이스프 그리고 셀러리 무침과 밀 빵입니다."


요리사는 언제나처럼 자연스럽게 식사 시중을 들며, 공손하게 답했다.



음식 수레 위에는 뜨거운 양송이스프가 무쇠솥에 한가득 있었고.


리넨천을 깐 바구니에는 밀 빵이, 그리고 양고기 스테이크가 개인용 사기 접시 위에 담겨 있었다.



향긋한 음식 냄새에 라그레타는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그동안 항해 중 그녀와 가족들의 주식은 수분이 없는 딱딱한 마른 빵과 건조된 치즈와 육포 정도였었다.



요리사는 시중을 들며, 손님인 라그레타에게 먼저 양송이스프를 떠 주었다.


뜨끈하고 향긋한 양송이스프를 한 숟갈 떠먹은 라그레타의 표정이 오묘하게 변하였다.



"으음..."


매일 딱딱한 음식을 먹다 오랜만에 향긋하고 부드러운 양송이스프가 입에 들어오자. 그녀에게 감동을 안겨 주었다.


양송이를 버터로 볶아서 그런지 감칠맛과 향이 정말 최고였다.



그녀가 음식에 정신이 팔려 막 어린 양고기 스테이크 한 점을 포크로 집으려 할 때였다.



"라그레타양 실력은 제가 상상했던 거 이상이더군요."


파울이 실력을 칭찬하며 말을 꺼냈고. 라그로타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포크에서 손을 억지로 뗐다.



"그럼, 이번에 나포한 배의 3분의 1을 제 몫인가요?"


"하하하! 물론, 물론이고 말고요."


라그레타의 입에서 예상치 못했던 말이 나오자, 파울은 눈물을 흘리며 웃어 댔다.



"함선 가격은 얼마 정도 할까요?"


"배 가격이라는 게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달라지는 물건이라. 지금 딱 잘라 얼마라고 말하기는 힘들 거 같군요."


파울에게서 자신이 원했던 이야기가 나오지 않자, 라그레타는 실망한듯 보였다.



"참고로 말해 주자면, 윈드호 같은 신형 전투함 같은 경우. 새로 만들고, 무장까지 한다면..대략 천만 골드 정도가 필요합니다."


"내?!!! 천만 골드요!!! 그럼, 제가 받게 될 돈이 300만 골드 정도나 되는 건가요?"


"하하하!!! 라그레타양 덕분에 오늘 제가 많이 웃게 되는군요."


"....."


"이번에 나포한 돌격함선이 생각보다 상태가 좋지만, 윈드호와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가요?"


"제 생각에는 라그레타양 몫으로 100만 골드 정도는 되지 않을까하고, 조심스럽게 생각중 입니다."


"100만이요!!"


'이럴 때 보면, 귀여운 아가씨가 맞는데...'


잠시 풀죽은 모습을 보이던, 라그레타가 놀란 토끼 눈을 하며 흥분하였다.



이번에 나포한 돌격함선은 600톤급 전투함으로, 상당히 큰 규모의 함선이였다.


그리고 선박을 만드는 데 사용한 목재 또한 일반적인 배들보다 두 배 이상 두꺼워 보였고.


연식이 오래된 마동포 였지만, 12문이나 실려 있었다.



그런데 실드가 보통 물건이 아니었다.


잘만 한다면 뱃값 이상을 받을 수도 있는 정도의 실드로.



3대 마탑중 한곳인 블루 마탑에서 가장 최근에 생산한 전투함 전용 실드였다.


파울은 해적들이 어떻게 이런 물건을 사용하고 있었는지 의문이 생겼다.



단 한번의 전투로, 엄청난 소득을 얻게된 라그레타는 라울과의 약속이 아니였다면.


전문적으로 해적 사냥에 뛰어들었을 것이다.





처음 예정보다 늦어진 한 달 후 남부 대륙의 항구 도시 중 한 곳인 퀘오른에 도착할 수 있었다.


마동포 공격으로 손상된, 돌격함선을 수리하기는 했지만.


임시방편으로 응급 수리 정도만, 조처했던지라 돌격함선의 항해 속도가 느려져 함께 오느라 일정이 늘어난 것이었다.



'퀘오른..그동안 많이도 변했구나.'


파울은 오랜만에 다시 찾은 항구도시 퀘오른을 바라보며, 기억 속 옛 기억을 떠올렸다.



'그때 야자열매가 맛이 좋았는데.. 잘지내고 있겠지.'


과거 라울과 함께 아리아를 구출하기 위해서 거쳐 가야 했던 퀘오른.


당시 이곳은 해적단의 공격을 받고 폐허로 변해 있었다.



* ***** *



할란드 상단이 작은 규모의 오아시스 도시인 힐라에 도착하자, 몰려든 사람들로 인해 성문 입구에서 소동이 벌어졌다.


그들 중 대부분은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었던, 이곳 힐라의 주민들이었다.



근처 도시에서 몰려든 상인들이 이끌고 온 용병들에게 밀려 쓰러진 그들은 어린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마른 눈물을 흘리며 통곡하였다.



"거렁뱅이 녀석들이 감히! 어서 꺼져!!"


용병들이 주민들에게 욕지거리하며 함부로 대해도 그 누구 하나 그들을 신경 쓰거나 보호해 주지 않았다.



차왁! 챡!!!


"으으읔!!"


"아빠!! 때리지 마세요!! 아앜!!"


"귀찮게 하지 말고, 나가 죽어 이것들아!! "


힐라 소속의 경비대원들은 오히려 인상을 쓰며, 주민들에게 무자비하게 채찍질했다.


그들은 주민들을 보호하는 게 아니라, 쫓아내기 바빠 보였다.



"허어!! 정말 식량이 샌드쉽마다 가득 쌓였군."


"요즘 같은 시절에 어떻게 식량을 구했지?"


"그러게 굉장하군."


성문 한쪽에 나무 그늘에 모여있던 상인들은 성문을 통과하는 할란드 상단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엄마, 배고파요..."


"아가..미안하구나. 못난 어미를 만나서. 흑흑흑."


배고픔에 지쳐 흙을 물에 섞어 마셔야 했던 어린아이는 배부른 임산부처럼 배가 나와 있었다.


먹지 말아야 할 것을 먹고는 병에 걸려 배가 심하게 부풀어 올라 죽음 기다리는 중이었다.



힐라의 이곳저곳에서 이 모자와 같은 주민들이 넘쳐나고 있는 중으로, 이 모든 사태는 부족한 식량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일반적인 평민들의 주식인 호밀빵의 재료인 호밀은 평상시 한 자루에 20실버 정도면 쉽게 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전쟁의 여파로 물류 파동이 생겨나자 30실버, 40실버, 50실버 쉴 새 없이 가격이 오르더니 지금에 와서는 돈을 주고도 구하기가 어려울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열심히 한 달 동안 땀을 흘려 2골드 내외를 버는 보통의 평민들에게 지금의 상황은 견뎌낼 재간이 없었다.


먹어야 힘을 내 일을 하는데, 먹지 못하니 기력이 없어지고.


기력이 달리니 일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끔찍하군요."


"어휴, 그러게 말이야."


"저기 저들을 도와..."


"어허! 나는 냉혈 인간이라서 저들의 아픔을 못 본 척 하는 줄 아는가?!"


"울릭님, 죄송합니다."


가웨인은 입을 잘못 놀렸다가 울릭에게 야단을 맞고 말았다.



"자네는 우리 상단의 안전을 위해 함께 온 거야. 내 말이 맞나?"


"네. 맞습니다."


"자네 생각대로 저들을 우리가 도와준다고 치면, 어떻게 될거 같나?"


"....."


울릭의 물음에 가웨인은 선뜻 입을 열 수 없었다.



"한 명을 도와주면 두 명이 되고, 그 숫자가 점점 늘어나 결국 우리가 자지고 온 식량을 모두 털어놓게 되겠지."


"....."


"그래도 저들 중에는 우리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이들이 있을 거야. 그들은 우리를 원망하며, 우리에게 도움받은 사람들의 것을 탐할 것이야. 결국에 가서는 호밀 한 줌을 위해서 서로의 목숨을 노릴 것이고."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자신이 생각해도 울릭의 말이 모두 맞는 말이었다.


가웨인은 부끄러움에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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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승냥이떼. 23.06.30 640 1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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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산 넘어 산 23.06.25 733 16 13쪽
51 힐라의 부흥 +1 23.06.24 743 17 13쪽
50 저력을 과시하다.3 23.06.23 751 14 13쪽
49 저력을 과시하다.2 23.06.22 755 1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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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자의 사정 23.06.20 789 15 13쪽
46 인연의 꼬리 23.06.19 813 1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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